헌팅턴 병은 유전병이고, 우성 대립 형질임.

발현 시기와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당첨인 경우 40대 전후 즈음 정신에 문제가 생김.

물론 이 시기 즈음에는 이미 결혼하고 애 낳고 할 거 다한 나이고... 우성 형질이므로,

자식 입장에서는 죽어가는 아버지 혹은 어머니를 보며 50%의 확률로 자신도 동일한 운명임을 알 수 있음.


여기까지 들으면 그냥 운 나쁜 개인들의 비극이지만,

유전학의 발달에 따라 헌팅턴 병의 유전자를 가졌는지 검사가 가능해지자 갑자기 상황이 복잡해짐.


만약 부모 중 어느 쪽도 질환이 없다면 그냥 검사 안 받아도 됨.

우성 형질이니까 둘 다 아니면 자식도 아님.

문제는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당첨일 경우인데, 이 경우 자식에 대해 두 가지 질문이 생김.

1. 검사를 받아야 하는가?
2. 검사를 받아도 되는가?





1. 검사를 받아야 하는가?

어떤 사람들은 검사를 받고, 본인이 당첨임을 알고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심하기도 했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일찍 알기 두려워하고 검사를 거부했음.

물론 검사를 거부한 사람이 아이를 가졌는데 본인이 당첨인 경우, 아이는 50%의 확률로 같은 병으로 뒤짐.


그런 비극을 막기 위해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할까?

하지만 그렇다면, 유전적 결함에 따라 누군가는 아이를 가지면 안 되는걸까?

생물학자 Charles Davenport는 검사를 시행하고 당첨인 사람들을 불임 수술 시켜야 한다며 우생학적 주장을 하기도 했음.

이건 뭔가 좀 아닌 것 같긴 해.

하지만 아이에게 불행한 운명을 물려줄 수 있는 상황에서 아무 생각 없이 낳을 수 있을까, 그것도 참 미묘한 문제인듯...

근데 그러면 애초에 아이를 낳아도 되는 사람이 누굴까 좁히다 보면 끝이 없긴 함.

그 끝에는 반출생주의가 있는 걸까?





2. 검사를 받아도 되는가?

본인이 당첨인 사람이 아이를 가진다는 선택을 할 경우,

배아 단계에서 동일한 검사를 통해 아이가 헌팅턴 병인지 알 수 있음.
만약 50%의 확률로 배아가 당첨이면, 낙태하고 다시 임신한다는 선택이 가능해짐
이런 걸 흔히 "리세마라"라고 하던가?


이런 행위가 너무나도 비윤리적이라고 느껴진다면, 애초에 검사를 금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하지만 부모는 원래는 알 수 있는 결과를 반드시 몰라야 하고, 복불복으로 길러야만 할까?




[참고 자료]
하트웰 유전학 교재 챕터 1

헌팅턴 병 영문 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