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노력하다

새하얀 방, 평소와 똑같이 소녀가 다시 나타났다.

???
네가 본 건 진실일까...?
이것도 함정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지휘사
?! ...사라졌어?


좋은 아침. 또 방을 어질러---
어? 당신 방이 이렇게 정리되어 있다니...
처음 봤어... 혹시 직접 정리했어?

지휘사
응, 안이 이런 잡일을 할 때가 아니니까.


미안해, 나 때문에...

지휘사
괜찮아, 천천히 해도.
평소처럼 각 구역을 순찰하자.
열심히 일하면 안화도 분명 우리가
배신하지 않았다는 걸 알거야.
조만간 중앙청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거야.


...응!
고마워, 지휘사!

---쿵쿵쿵

길을 걷고 있자, 발밑 지면이 갑자기 심하게 흔들린다.
도로의 모든 맨홀에서는 차례차례 분수처럼
오수가 뿜어져 나왔고, 뚜껑은 저 위로 날아갔다.
대체로 살상력이 높은 철뚜껑의 비가 내린다.

통행인A
으아아아아악!! 뭐야 이게?!

통행인B
도망쳐! 맞으면 죽을거야!!

혼란한 거리에 한 사람의 남자가 맨홀에서 얼굴을 내민다.

레이첼
어라, 우연이네. 역시 나야, 운이 평범한 사람보다 좋다니까.


레이첼 선생님! 어째서 그런 곳에서 나오는 건가요?!

레이첼
그건 당연히 도망치기 위해서지.
너희들을 만나서 다행이야, 얼른 도와주지 않으아아아아아악~~!?

레이첼은 말하던 도중에 갑자기 자하로 끌려들어갔다.


지하에 몬스터가 있어! 얼른 구해야해!!


(전투 진행)


레이첼
이야이야, 위험했어, 위험했어.
너희들에겐 감사인사를 해야겠네.


레이첼 선생님은 지하에서 뭘 하고 계셨나요?

레이첼
특수 광물을 찾고 있었어.
흑문이 가까이에서 발생하고, 흑문 소실 후 몇 시간 후엔
자연분해되지... 하지만 나의 독특한 비법으로 처리하면
보존도 가능하고, 재밌는 아이템도 만들 수 있어!
최근에 중앙청에서 성가신 일이 일어난 것 같았거든.
안화가 너무 많은 아이템을 주문해서 재고가 부족해.
그래서 재료를 모으러 온 거야.
하지만 몬스터랑 만났거든, 가져온 장치를
급하게 폭발시켜서 도망치려고 했을 때
너희를 만나게 된 거지, 엄청 행운이야.

지휘서
그럼, 거리에서 맨홀이 뿜어져나온 건
레이첼 선생님 때문인가...


지하 공간엔 무슨 몬스터가 숨어있을지 몰라요.
방해가 아니라면 저희가 레이첼 선생님을
호위해드릴까요? 지휘사도 괜찮지?

레이첼
그거 좋네~ 모처럼이니 부탁해볼까!
아, 하지만 신기사에게 협력을 부탁하려면
일단 중앙청에도 보고를 해야겠지.

10분 후----

안화
너란 인간은...
발명밖에 장점이 없는 주제에
어째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는 거야!
기다려, 금방 신기사를 파견할테니.

레이첼
이제 필요 없어. 아까 지휘사랑 안을 만났거든
두 사람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

안화
...녀석들은 훨씬 위험해. 기다려.

레이첼
앗? 이런이런...
이것 참, 안화는 정말 걱정이 많다니까.


레이첼 선생님? 안화 상이 뭐라고 했나요?

레이첼
아, 아무 문제 없대.
준비가 되었다면 바로 출발하자.



-지하 잠입



도시의 지하공간은 아직 개발이 다 되지 못한 채, 거대한 미로와도 같았다.

무수히 폐쇄된 통로들 뿐이라서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다.

레이첼
응, 맞아. 이 근처야.
천재인 내가 정확한 위치를 특정해주지!
아아... 저거야, 저거!

레이첼은 무심코 달려나간다.
--하지만 다음 순간, 발치에서 딸깍하는 소리가 난다.


레이첼 선생님, 조심해요!

거대한 폭발이 레이첼의 발치에서 일어났다.
이 궁지의 상황에서 안은 힘껏 나와 레이첼을
옷으로 감싸, 통로 안쪽으로 힘껏 던졌다.

던져지고 공중을 날아가는 도중, 레이첼은 즐거운 듯 소리를 높였다.

레이첼
이야~ 흥미로운 걸,
폭발 속에서 공중을 날아다니다니 태어나서 처음이야~!

펑---!

구멍 바깥에서 몇 명의 그림자가 움직인다.

안화
한 발 늦었나... 레이첼, 무사해?

연기와 흙먼지가 사라지자 안화는 한쪽 눈으로 아래 상황을 살핀다.
일정방어 능력을 가진 신기사와 지휘사랑 달리 레이첼은
불행하게도 폐허로 떨어진다

레이첼
이야이야, 안경이 깨졌네. 이래서야 아무 것도 안보여.
음... 어쩐지 안화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어-이, 안화! 난 여깄어!
아야야야... 아마 뼈가 몇 개 부러졌을거야.
이렇게되면 당분간 움직일 수 없겠네.

안화
지휘사, 안... 비전투 인원이 부상을 당하게 하다니...
너희들에겐 실망했어.

레이첼
아니아니, 안화. 쟤네를 탓하지 말아줘.
애초에 무리한 요청을해서 지하에 내려간 것도 나고,
다친것도 내가 방심해서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야.
지휘사, 안, 너희들도 신경쓰지 마.
안화는 입은 험하지만, 속으론 우리가 무사해서 기뻐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안화
너도 입 좀 다물어. 그대로 누워있도록 해.

레이첼
하하, 그럼 너한테 맡기도록 할게.

안화는 자신에게 밧줄을 메달고 레이첼을
지상까지 끌어올린 후, 바로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나와 안에게는 그저 차가운 눈길만 보낸 채...


...지휘사, 우리도 가자.

지휘사
어...? 어딜 가는데?


물론, 레이첼 선생님 대신 희귀 광물을 찾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레이첼 선생님께 죄송하잖아.

안화
...너희들은 정말...

레이첼
별로 상관없잖아~ 덕분에 충분한 양의 재료가 모였으니까.
중앙청에 필요한 아이템도 예정대로 제작할 수 있다구?
안, 그리고 지휘사! 너희들 덕분이야!

안화
쓸데없는 말 그만해. 입 다물고 잠이나 자.


죄송해요, 이것밖에 찾지 못해서...
하지만 부탁드려요, 부디 받아주세요!

안화
흥...
...넌 이 광석을 가지고 연구실로 가도록 해.
이미 연구소에서 온 스태프가 대기하고 있을거야.


어...?
고맙습니다!!

안화
응...

안이 병실을 나간 후, 레이첼은 침대에서 몸을 반쯤 일으킨다.

레이첼
입으로는 험한 말만 하지만,
사실 저 두 사람을 신뢰하는 거지?

안화
...글쎄, 어떨까.





-구시가지의 구조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안화의 눈빛은 따뜻해졌고
안의 표정도 차례차례 온화해지기 시작했다.




저기, 잠깐 생각난 건데.
어제 말했던 히로 상이 지금 있을 가능성이 있는 장소 말인데...
구시가지에 커다란 지하 공장이 있거든.
지하철 터널을 안쪽까지 걸어가야 나오는 곳이야...
그곳에 공장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무엇 때문에 만든진 모르지만, 우선은 거기서부터 시작해보자

지휘사
중요한 장소 같네. 혹시 파괴에 성공하면
중앙청의 모두들도 안을 좀 더 받아들여 줄 거야.


그렇게까진 생각못해봤네... 잘 됐으면 좋겠다!

지휘사
거기까지 생각했으면 역시 상황을 보러 갈 필요가 있겠네.


가자!


이 앞이야, 머리 위를 조심하도록 해.

어둡고 긴 지하도를 안의 안내에 따라
더듬거리며 나아가자 목적지에 도착했다.

천장이 낮은 지하 광장이었다.
폐쇄된 공간인데도 여러 기계가 놓여있다.

이름도 쓰임새도 모를 기계들의 작동음만이
어둠 속에서 무겁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여기야. 히로 상은 여길 공장으로 쓰고 있어.
상자 안에 기구들이 있을거야.
뭘 보더라도... 놀라지 말아줘.

안이 설비 안쪽으로 한쪽 발을 내딛자--

그 순간 시끄러운 경보음이 공장 내에 울려퍼진다.


오로시아
찾았다~ 귀여운 쥐새끼들.


오로시아 상!

오로시아
도망치면 안 된다구.
나, 계속 기다려왔으니까...
알겠지? 멋진 둘만의 시간을... 천천히 즐기도록 하자.



(전투 진행)

오로시아
후후, 놀라버렸는 걸. 정말 깜짝 놀랐어.


머...멈췄어? 대체 뭘 할 속셈이야?

오로시아
시간이 되면 돌아오라고 히로 상이 말했거든.
깊게 파고들면 안 되니까...
그러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알겠지? 쥐새끼들.
또 만나는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

지휘사
기다려!


아까 저 사람이 말한 건... 무슨 의미지?

지휘사
모르겠어... 하지만, 예감이 좋지 않아 얼른 지상으로 올라가자!

중앙청에 돌아오자 괴로운... 너무나도 괴로운 소식을 들었다.
---안토네와가 죽은 것이다...


뭐...라고...?

안은 명하게 선 채였다.
메달리는 것처럼 모든 동료들을 둘러본다.
마치 구원을 바라는 것처럼...

하지만, 그녀와 눈을 마주치는 사람은 없었다.
안토네와의 죽음은 안화의 입을 통해 대신 전달 되었다.

안화
안토네와가 유해가 된 틈을 노리고
히로가 많은 신기사를 데리고 기습을 감행했어.
안토네와는... 유해화 된 자신의 몸을
히로에게 넘기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

머리 속에 천둥이라도 떨어진 것 같았다.
나 때문일까? 나와 안이 중앙청에서 벗어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가?

안화
지금에와서 그걸 말해봤자 소용없어.
하지만, 지휘사... 안은 감금시켜야 돼.

지휘사
아니야! 안은 계속 나와 함께 있었어.
히로의 지하공장에 잠입해서 파괴하려 했어!
히로 측의 전력을 줄인 공헌이 있어!

안화
머리를 좀 써. 진짜 목적을 달생하기 위해 다소의 희생을 치른다...
굉장히 이치에 맞는 '작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지휘사
아니야! 안은 배신자가 아니야! 우리가 한 행동은
모두 히로에게 대항하기 위한 것이었어!

안화
네 머릿속은 얼마나 순수한거야?
너의 제멋대로인 행동이 가져온 결과가 이거야...
그런 자각조차 없는 건가?
넌, 안을 너무 신용했어.

지휘사
하지만...!

안화
...너한테는 실망했어.

안화는 등을 돌려 그곳을 떠났다.
다른 사람도 안을 피하듯 차례차례 자리를 떴다.
이제 우리만 그 장소에 남아있었다.


나 떄문이야...?
내가 구시가지에 가자고 말해서...?
혹시 이것도 히로 상의 계획인건가...?
중앙청을 기습할 수 있도록 일부러
당신을 공장으로 보낸 거냐...?
역시... 내 뇌 어딘가에서 그 사람이
인스톨한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걸지도 몰라...!

지휘사
진정해 안...! 지금은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면 안 돼.

안을 향한 중앙청의 불신은 정점에 달해있었다.
안에게 자신의 편은 이제 나밖에 없다.
...난 절대 움직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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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전술단말기 냅두고 지휘사 부르지도 않아놓고
너때문에 안토네와가 죽었다고 지랄하니까 빡치네
그 많은 인원들이 전술단말기로 부를 생각도 안했다는게 진짜 레전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