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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꿈 많은 소녀]


안녕하세요, 저는 세라라고 해요. 15살이고, 정말 꿈이 많은 소녀예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시를 쓰고 예쁜 물건을 수집하는 걸 보고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말해요. 전 그냥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할 뿐이에요.


학교에서는 어린아이 취급을 받지만, 저만의 세계가 있어서 별로 개의치 않아요. 방과 후에는 친구 수진이와 함께 꽃집이나 잡화점에 가는 게 제일 좋아요. 그곳에는 항상 예쁘고 기발한 소품들이 가득하거든요. 전 언젠가 그런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파는 가게를 열고 싶어요.


집에 돌아오면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보며 시를 써요. 구름의 모양, 나뭇잎의 색깔,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절로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시를 쓰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세상이 부드럽게 느껴져요.


또 저는 인형 만들기를 정말 좋아해요. 보드라운 천과 레이스로 여자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귀여운 친구들을 만들죠. 제 작품을 본 사람들은 감탄하면서, 세라는 참 섬세하고 재주가 많다고 칭찬해 줘요. 커서 인형 디자이너가 되는 게 제 꿈 중 하나랍니다.


그리고 저는 결혼식에 푹 빠졌어요. 하얀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을 보면, 언젠가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웨딩드레스 잡지를 모으고, 결혼식장 구경을 다니는 게 제 소소한 낙이에요. 멋진 신랑과 아름다운 꽃다발, 축복 속에서 맺어지는 두 사람의 사랑을 보면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곤 해요.


저는 자그마한 소녀지만 하고 싶은 일들이 정말 많아요. 시인, 가게 주인, 인형 디자이너, 그리고 행복한 신부까지. 그런 다채로운 꿈을 안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답니다. 제 앞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펼쳐져 있는 것만 같아요.


하지만 그 모든 꿈들이 어느 순간 멈춰버렸어요. 제 몸에 이상한 병이 찾아왔거든요.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지만, 점점 악화되어 갔어요. 꽃같이 예쁘게 피어날 미래를 그리며 살아왔는데, 이제 그 꿈을 펼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너무 슬퍼요. 


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않으려 해요.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시를 쓰고, 제 손으로 직접 만든 인형으로 병실을 가득 채울 거예요. 언젠가 제가 없더라도 가족과 친구들이 그것들을 보며 저를 추억해 줄 테니까요. 이 작은 소녀의 꿈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기를 바라요.


제 이름 세라는 '빛나는 공주'라는 뜻이래요. 비록 지금은 아파서 빛을 잃었지만, 저의 영혼만은 언제까지나 아름답게 반짝일 거예요. 하늘에서는 자유롭게 제 꿈을 이어갈 수 있겠죠? 그곳에서 다시 만나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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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내가 나인 것]


제 병세가 심각해지면서 학교에 가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어요. 하지만 전 포기할 수 없었죠. 가을 하늘처럼 푸르게 빛나고 싶었으니까요. 그래서 병원에 있어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어요. 


병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떨어지는 낙엽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더라고요. 죽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의 순리대로 살다 간 잎새들이 부럽기도 했어요. 전 시들어가는 꽃잎처럼 조용히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죠.


가을이 깊어 갈수록 컨디션이 나빠졌어요. 머리카락이 하나둘 빠지고, 핏기 없이 창백해진 얼굴을 거울에서 마주할 때면 눈물이 났어요. 꽃다운 나이에 이렇게 시들어버리다니. 하지만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남은 시간을 후회 없이 살자고 다짐했죠.


열병으로 괴로워할 때면 엄마가 읽어주시는 동화책을 들으며 위안을 얻었어요. 언젠가 이 고통에서 벗어나 환상 속 세계로 갈 수 있으리라 믿었죠. 그리고 천사가 되어 가족들을 지켜볼 거예요. 


병실 창가에 앉아 기억에 남을 만한 것들을 그림일기에 적었어요. 제 짧은 인생을 되돌아보며,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렸죠. 가족 여행, 친구들과의 수다, 첫 짝사랑의 설렘까지. 그 모든 순간이 눈부시게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병이 깊어지면서 몸이 많이 쇠약해졌지만, 전 포기하지 않으려 애썼어요. 간호사 언니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병원 정원에 나가 햇살을 만끽하고, 아름다운 꽃들에게 인사했죠. 꽃잎처럼 화사하게 살다 가는 게 소원이었어요.


가을 하늘은 그렇게 푸르고 높았는데, 전 하루하루 그 빛을 잃어갔어요. mirror 앞에 앉아 머리를 빗다가 쓰러질 뻔한 적도 있었죠.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지만 웃음을 잃지 않으려 했어요. 슬픈 모습은 가족들 마음에 상처를 줄 테니까요. 


열다섯 번째 생일, 10월 6일이 다가왔어요. 가족들이 병실에 모여 축하 파티를 열어줬죠. 제가 만든 인형들로 가득 찬 공간에서 소박한 음식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어요. 촛불을 끄고 소원을 빌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내년 생일에는 이 자리에 없을 것만 같았거든요.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찬바람이 불어오는 늦가을이 되었어요.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는 걸 직감했죠. 엄마 품에 안겨 눈을 감으며 지난날들을 회상했어요. 비록 짧았지만 꿈 많고 사랑 넘치는 삶이었어요. 제 꿈을 응원해준 사람들, 절 아껴준 이들이 있어 감사했죠.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속삭였어요. "세라는... 세라여서 행복했어..." 가을 햇살처럼 노란 병실에서, 저는 영원한 잠에 들었어요. 땅거미가 지는 창밖으로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죠. 제 인생도 저 낙엽처럼 아름답게 지는구나 싶었어요.


이제 하늘 너머 세상에서 가족들을 지켜볼 거예요. 슬퍼하지 말고 제 꿈을 기억해 주세요. 여러분 가슴속에 세라가 영원히 함께 할 테니까요. 우리 다시 만나요, 그 아름다운 가을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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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판권캐와 해당 캐릭터 성우의 에피소드를 섞어서 만든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