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공사한다고 길이 막혀서 여기로 가야겠네.. 

지각만 안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어디보자.. 이쪽으로 가면 될려나..


저기, 언니.



어라? 이런 데에 왜 저런 아이가..

교복을 입은거 보니까 학생인거 같은데..?


저기.. 언니한테 부탁이 하나 있어.



응? 무슨 부탁? 

미안한데.. 언니는 좀 바빠서 말이야..


언니.. 바빠? 아침 시간이서 그런가..



마.. 맞아, 언니는 지금 학교가야되서. 

원래는 이런 길로 가면 안되지만.. 공사중이라서 할 수 없이 여길 지나가는거야.



(시무룩..)



잠깐만 시간을 주면 되는데.. 훌쩍..


아 하하..



한번 들어나 봐야지.

무슨 부탁인데 그렇게 날 원하는거야?


그게 있지..



언니가 내 인형이 되어줬으면 좋겠어!


...?



저기.. 무슨 소리를 하는거니? 

사람을 인형으로 만든다니 농담하지는 말아줘..


농담..?



미안하지만, 난 농담같은건 하지 않아.


...?!



몸이.. 안 움직여..?!




조금만 기다려줘, 언니.

내가 언니의 영혼을 뽑아내서 인형으로 만들어줄꺼니까.




잠깐만..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괜찮아, 조금 있으면 언니가 어떻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될 거야.




이.. 이해를 못 하겠는..

그것보다 의식이..


거기 멈춰!



너.. 내 귀여운 후배에게 뭐하는 짓이야?!




그만두지.. 못 해?!




으.. 으윽...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으으.. 뭐야..




이게 무슨 짓이야.. 노아?




내 가족이 되어줄 인형이였는데.. 어째서?




멀쩡한 사람을 인형으로 만들어버리겠다니..

내가 못본 사이에 얼마나 뒤틀린거야, 앨리스?



이 소리는..




너.. 라비 맞지? 여기서 빨리 도망쳐!

저 녀석은..




노아 선배? 선배가 왜..




그것보다 내가 왜 여기 있는거지?




상황 파악을 못하는거 같네.. 

저 녀석에게 잡히면 넌 다시 인형이 된다고..!



맞다.. 저 아이가 날 인형으로..?

알겠습니다아!




오랜만이네. 노아.




나도.. 앨리스를 이런 식으로 마주칠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




나도 마찬가지야..

내 가족을 만들수 있는 기회를 네가 차버리고 말았네?




남을 강제로 인형으로 만들어서 자기 가족으로 만든다고?

마리 선생님은 그렇게 가르쳐주지 않았어!




마리 선생님.. 그 이름도 오랜만에 들어보네..



보충수업반에 있었던 우릴.. 상냥하게 이끌어줬던 사람..

하는 짓은 바보같아보여도 우릴 생각하는 마음은 진심이였지.




너도 제대로 기억하고 있구나. 

마리 선생님은.. 엉뚱한 생각을 자주 했었지만.. 너같이 엇나가진 않았어..!




아니, 오히려 선생님의 가르침을 엇나가는건 노아 너야!



뭐라고? 네가 방금 한 짓을 봐봐! 

선생님이 사람을 해치라고 가르쳐줬어?



진정하고 기억해봐, 노아.

선생님은 그때 그렇게 말했었어.




알겠니? 앨리스, 노아. 

생명이 만들어내는 인연은 영원한거야.




설령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사람은 인연이라는 실로 서로를 이어가지.




외로워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야.

인연을 맺으면, 화목해질 수 있어.




맞아.. 인연을 맺으면 다 같이 화목해질수 있어.



가족을 잃어버린 나도.. 

인형이라는 인연을 맺어주기만 하면..



그때의 말은.. 선생님이 하신 그 말은 

인간이 맺어가는 인연을 칭찬하는 말이였어..



네가 가족을 잃어버리고 혼자가 된 건 안된 일이지만.. 

그런 식으로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하다니..



너도 알고 있구나, 한순간에 엄마 아빠가 죽어버린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넌 모르겠지만..

그 이후 엄마와 아빠의 유산은 나랑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죄다 떼먹고 도망가버렸어.




넌 나의 이런 기분을 이해할수 있겠어? 

날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가족을 만들어주는게.. 그렇게 잘못된걸까?



난 말이야, 아직까지도 외로워하고 있어. 가족이 주는 인연에 목말라있지.

다음에 만날 땐 내 입장이 되어서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네.. 



앨리스.. 너..

가버렸어..



아.. 그것보다 지금 몇 시지..?



8시 40분? 

이런 느.. 늦었다!



휴우..



다녀왔어..




평소보다 표정이 안 좋아 보인다고?

그런게 아니고..



실은 말이지.. 오래 전에 마법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를 만났어.

오랜만에 봐서 참 반가웠었지.




어라? 뭐라고? 

여동생은 언제 오냐고?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여동생을 데리고 올거니까.. 아하하..

조금만 참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