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쟤 지각했나 봐."

"저 작은 팔을 힘들게... 안됐다."


교문 앞에서 벌을 서고 있는 지각생을 향한 행인들의 쑥덕거림이 들린다. 사람들은 그녀를 이 중학교의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지만, 그녀의 입장은 매우 억울했다.



그녀의 특징적인 귀와 꼬리에서 알 수 있다시피, 원래 그녀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다.

작은 키와 달리 엄연한 성인으로, 원래 세계에서는 의대생 과정까지 마친 엄연한 의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세계에서는 그녀가 가진 지식을 온전히 써 먹을 수 없었고, 당장 의식주가 급했던 그녀는 이 기숙학교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기숙학교의 교풍은 매우 엄격하고 자비가 없었다.

아직 새로운 세계의 시차와 규칙에 적응하지 못한 그녀도 예외 없이 기존의 학생들과 똑같은 벌을 받게 되는 것이었다.

지금 받고 있는 벌도 그 중 하나로, 담당 선생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체벌이 그녀에게 내려지곤 했다.


벌이 끝나고 겨우 교실로 돌아올 수 있었던 그녀.

다행히 원래 의사였던 만큼 기본적인 교육들은 알 수 있었고, 계산이나 과학 등 이과계 과목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시련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너만 불합격이다. 이리 나와!"

다른 세계에 온 만큼, 언어 및 사회 과목에 대해서는 그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어째서인지 학교에서는 그녀를 전학생이나 유학생이 아닌 원래 학교에 있었던 재학생으로 취급했고, 그녀에게 예외를 두지 않고 벌을 주었다.

그녀에게 문과 과목 시간은 사실상 체벌 시간과 동의어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작은 체구임에도 그녀의 교복은 무척 작아서, 팔을 들어올릴 때마다 늘 배꼽과 허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곤 했다.

낮선 사람들에게 배꼽을 보여진다는 수치심과 성인임에도 학생처럼 벌을 선다는 굴욕감을 꾹 참고, 양손을 번쩍 들어올린 채 어떻게든 언어 수업을 들으려고 애쓴다.




매일 체벌받는 횟수가 늘어나고, 마침내 그녀는 교무실로 불려오게 되었다.

많은 교사들과 학생들이 오가는 곳에서 벌을 서며, 그녀는 자신을 위한 특별 교육 과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듣는다.

양 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몸이 차가워지는 건 그녀의 배꼽에 불어오는 서늘한 공기 때문일까, 그녀를 바라보는 교사들의 차가운 시선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