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k9 자주포 조종수로 있었음
포병으로 갔다가 조종수로 차출되는 식이라서 이병때 중댐이
"너 조종수."
"에엣 와따시가 자주포 승무원중 개꿀인 조존수를?"

하면서 조종수를 맡음
근데 차출+개꿀이 그렇듯 중대원들한테 좋은인상을 받진 못함
배신자 포지션 안받으면 다행이었고

거기다가 대인관계를 형성못하는 성격이었어서 기열되기 딱 좋은 포지션이었지

그래서 그건 포기하고 능력으로 인정받기로 했음

조종수는 준 정비병이라고 불리면서 포상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정비담당을 겸하기도 해서 정비능력을 미친듯이 올리기로 했음

일과시간 아니면 그 어디냐 전술연구실? 아무튼 포술담당관님 상주하는 간부실이 생활관인것처럼 들락거리면서 교범을 보기 시작함
시간이 부족하면 개인정비시간이랑 연등시간에도 매뉴얼들고 공책이 까매지도록 했고

처음엔 대차게 까였다 병 간부 할것없이

'병이 이걸 봐서 뭐할거냐'
'이제와서 잘한다고 뭐 되냐'
'그래... 니가 그런거라도 잘해야지..'

근데 또 반골기질이 있어서 오기가 생겼지
매뉴얼보는게 재밌기도 했고..

한 3개월쯤 그렇게 했나
상병쯤 되니까 매뉴얼은 달달 외웠고 현장에서도 이 작업을 하려면 어떤 복스알을 쓰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알겠더라

반장이나 담당관님이 모르는 사실도 매뉴얼보고 알기도 했고

더 나아가 내 아래로 오는 조종수들이 다 나보다 상태안좋은애들뿐이어서 그쯤되니까 조종수 실세가 되있었음

자주포 정비할일 있으면 모든포반 다니면서 출장정비해주고 후임조종수, 신임간부들한테 정비 가르쳐주기도 했으니 뭐

근데 그쯤되니까 새로온 중댐이(한번 바뀌었음) 작업을 치더라

"니 나가서 바로 할거없지? 전문하사나 할래?"

ㅋㅋ 미쳤다고 내가 하겠냐
라고하기엔 군뽕이 절반정도는 차지해서 조금 솔깃했었음
그래도 그 절반의 이성이 날 잡아서 조건을 걸기로 했음

"조종간부나 정비간부 시켜주면 할생각 있음 ㅇㅇ"

그 당시 조종간부는 없는 직책이었고 정비간부는 대대에 정비중대 있는데 굳이? 라는 느낌으로 없었음

근데 여기서 망할 중대장이 그걸 대대장님한테 올려버림
행사있거나 대열식같은거 있으면 무조건 끌려가는 나는 대댐한테도 인지도가 있는 상태였고 그걸 오케이를 해버림

"조종간부는 하기힘들고 정비간부로 시켜줄게 지장찍자"
"데뎃...?"

여기서 좀 혹했는데 마침 지장찍기전에 휴가나갈일이 생김
다행이도 민간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기회가 생긴거지

지옥안에서는 지옥이 뜨거운지 모르지만 조금만 밖으로 나가도 데일거같은걸 깨닫고 휴가복귀해서

"돈 쪼매밖에 못벌어서 나중에 복학이던 사회생활이던 안될거같다"
"유감"

하면서 꼰티부리고 무사전역함

지금생각하면 전문하사 안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게 나 나가니까 온갖 사건사고가 다 생기더라

아무튼 지금 취업준비하면서 차라리 하사나 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뻘글써봄

전문하사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