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한 마리 안 나오는 겨울

눈은 내리지 않았으되 물도 얼지 않은 애매한 추위

얼어 뒤질 것 겉은 추위에 담요랑 핫팩을 한가득 챙겨서

북유럽 지역에서 같은 좋은 정경을 가진 곳으로 이브를 데려가

호숫가 앞에 편안한 의자 두 개를 놓고 멍 때리고 싶다.


이게 무슨 의미냐고 물어도 중언부언 넘어가고

심심하면 모닥불이나 피우고, 얼지 않아 잔잔히 흐르는 호수를 구경하고 싶다

이따끔 새가 지나가면 구경하고

천천히 자연의 소리나 바람을 느끼면서

무엇보다도 현실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몽환적이기만 한 그곳에서

앞으로는 물가를

뒤로는 초라한 통나무 집을 하나 지어두고

고기라도 지나가는 물에 무욕의 낚싯줄을 던져두고


아무 말 없이 이브랑 멍 때리고 싶다

이브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열정이나 위로조차, 이브에게 부담과 불행으로 다가와진다면


그 날 만큼은 침묵과 자연으로 그 적막함을 느끼고 싶다

느끼게 해주고 싶다













물론 이브는 추울 수도 있으니까 담요는 이리나를 통해 퀸그룹에 15장 정도 주문 넣어서 돌돌 싸매고 피부 안 상하게 퀸그룹이 인수한 로션 중 제일 좋은거 섬세하게 발라주고 인근에 여생 동물 접근 못 하게 인력 투자해서 오는 족족 소리 안 나게 죽여버리는건 너무 심했으니까 해당 구역 전문가를 고용해서 다른 곳으로 유인하고 이 모든 건 국장의 사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