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다시 사람들이 전하는,

창조와 재창조를 거듭하는 거짓이야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응축된 원한과 증오, 공포 또한 

사람들이 끊임 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고


이는 금오라는 이름의 재난으로 다가왔어


이 또한 전부 사람이 만들어 내고 사람에게 전해지고 사람이 다시 전하는 거지

그래, 결국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야



그렇다면 우리가 자초한 것이니 잠자코 받아들이고 포기해야 할까??

불타는 증오와 공포 속에서 고통 받은 뒤  

신화가 천박한 거짓말로 바뀌고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는 세계 속 


언젠가 다시 찾아올 재난에 벌벌 떨면서?




금오가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라면,

사람이 만들어 낸 것은 다시 사람이 재창조할 수 있어


영웅이 나타나 활을 쏘아 금오를 물리칠 거라는

재난이라는 두려움에서 다시 희망이라는 기대로 


거짓 속의 피어난 진실이더라도 우리가 실제로 겪은 일이고

그 과정 속의 원인과 결과는 중요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을 수없이 극복해왔다는 것, 

이는 부정할 수 없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사실이야



그렇기에 우리는 이 허무맹랑하고 

근원도 불분명한 희망의 이야기를 믿어야 해


소박한 믿음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끊이지 않는 것이니까




비록 껍데기는 거짓이라 할지라도 

그 안의 알맹이는 희망이라는 진실이니까 



이 알맹이는 언젠가 다시 새로운 이야기로 꽃을 피우겠지 

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