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님, 나이팅게일입니다."


나이팅게일이 찾아왔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어젯 밤 부터 몇몇 수감자가 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한 일이다.


"사라진 수감자는 누구야?"


"맨 처음 사라진 건 엘라, 그리고 이어서 헤카테와 캘빈입니다."


나는 이상함을 느끼고 족쇄로 그들이 어딨는지 찾아보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 수감자들이 마지막으로 목격 된 곳은?"


"그게 ... 감시 기록 중 특정 구간 부터 렌즈에 이상한 결정이 끼어 알아 볼 수 없지만 엘라의 경우 63번 복도에서, 캘빈은 식당에서, 그리고 헤카테는 .. 헤카테는 워낙 성실한 아이라 첼시 백작을 만나러 간다고 저에게 보고 했습니다."


'첼시 백작?'


그러고보니 엘라가 마지막으로 목격 된 63번 복도는 첼시 백작의 수감실과 가까운 복도였다.


'뭐지? 넷이서 뷰빔야스라도 하려는 것인가?'


나는 운이 좋으면 그 사이에 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며 첼시 백작의 수감실로 발을 옮겼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첼시 백작의 수감실 문 앞에 도착했다. 나는 문을 두드렸다.


"응? 국장?"


문이 열리며 첼시 백작이 나왔다. 복숭아 향이 나는 분홍 머리칼이 살랑였다.


"무슨 일이야?"


"수감자 몇몇이 사라져서 말이야. 엘라, 헤카테 그리고 캘빈. 본 적 있니?"


"응. 우리 한참 재밌게 즐기고 있는 중이야. 국장도 들어올래?"


'각이다.'


나는 내심 환성을 질렀고, 첼시 백작의 수감실로 들어갔다. 내부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지만 그건 상관 없었다.


"나머지 애들은 어디에?"


"지금 잠깐 쉬는 시간이야. 나는 차 마시러 나온거고. 국장도 한 잔 할래?"


"아니, 나는 괜찮아."


나는 소파에 앉았다. 커피 포트의 전원을 켜는 첼시 백작의 뒷 모습에 뭔가 간지러운 기분이다.


시트리가 지나가며 나를 묘하게 쳐다봤다.


첼시 백작이 운을 띄웠다.


"저기 .. 국장. 국장은 내가 보석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지?"


"응? 그럼 당연히 알고 있지."


"나는 보석 모으는 걸 좋아해."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다.


"내가 모아논 보석 구경하지 않을래?"


말주변이 서툰건가. 나는 그런 그녀가 조금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래."


나는 그녀가 이끄는대로 방에 따라 들어갔다.


...


...


그런데 잠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엘 .... 라?"


커다란 루비 조각상이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엘라가 보석이 된 듯 소름끼치는 디테일이었다. 그리고 그 옆을 보니 헤카테와 캘빈 조각상도 있었다.


어지럽다. 식은땀이 난다. 나는 뒤늦게 내 자신이 위험하다는 걸 인지하고 족쇄를 발동 시켜 첼시 백작을 제압하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나는 푸른 불빛과 함께 무언가에 맞아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


정신을 잃어가는 흐린 초점에서 드론 몇 점과 살랑이는 교복 치마 .. 아니, 떠다니는 여고생이 보인다.


'여 ... 름?'


...


...


잠시 후 정신을 차렸을 땐 나는 묶여 있었고 눈 앞엔 여름과 첼시 백작이 있었다.


"너 .. 너희들 이게 무!!!"


0족 여름이 말을 끊었다.


"Hi 국장님~ 어때요? 여름이 R.E.A.D.Y ... 좃같은 국장님을 처단하려 출동~!! 어때요? 어때요?"


"이 씨발련이!!"


나는 족쇄를 발동하려 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좌절하려는 찰나 그것보다도 왜 다른 수감자를 죽였는지. 왜 여름은 그걸 방관하는지가 더 궁금했다.


"왜 다른 수감자를 죽인거야?!"


"에? 저희요?"


어라? 어둠속에서 엘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 이어 엘라, 헤카테 그리고 캘빈이 어둠속에서 나타났다.


"누가 죽었다는거야?"


"저희는 무사합니다. 국장."


"저 .. 속여서 미안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헤에 .. 국장님은, 이 여름의 인피니티 인텔리전스를 무시하고 있었구나?"


"이 여름은 봐 버렸어. 이 세상 바깥에 있는 갤러리란 존재에게서 국장의 본 모습을 봐 버렸던거야."


'뭐 .. 라고?'


나는 식은땀이 났다.


"진짜 개빻았더라구!"


"얼굴뿐만 아니라 취향까지 끔찍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장."


".. 더러워요. 국장님."


죽은 줄만 알았던 세 수감자가 나를 경멸하고 있다. 좌절감과 무력감이 느껴진다.


"그럼 이 모든게 계획 됐었다는 거야?"


"어때? 이 여름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작전이? 국장 .. 아니 메인 빌런님?"


"이 씨발련이! 역시 여름은 만악이야! 왜 너 같은게 뽑혀가지고 .. 0족 주제에!! 내 수감실에서 나가!!"


"헉. 완전 국남충이야 국남충~!!"


"국장님. 당신은 최악의 국장님입니다. 이제 그만 죽이는게 어떻습니까? 여름님."


"흠 .. 그럴까~??!"


"국장 .. 처음 여름에게 얘기를 들었을때만 해도 나는 조금 의심했었어 .. 하지만 이젠 그런 내가 우습네. 그럼 .. 안녕."


첼시 백작은 나의 머리를 주먹으로 있는 힘 껏 내려 쳤다.


나는 그대로 보석이 되어버렸다.


첼시 백작의 두 얼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