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은 사무실 책상에 앉아있는 국장에게 몇 장의 보고서를 건네주었다.

...라곤 해도 의학적 전문용어가 많은 탓에 조금만 훑어보아도 머리가 어질해져서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난번에 실험을 이유로 혈액과 머리카락 등을 채취한 일이 기억나시는지요? 그 연구결과인것 같습니다."


보고서의 밑에는 국장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을 예상한듯, 아이언이 써 남긴 몇줄의 추신이 있었다. 이것도 필기체로 휘갈겨 쓴 글씨라 천천히 읽어야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MBCC국장의 유전자 정보를 녹여낸 용액이 변이세포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수감자가 심박수가 빨라지거나 뇌파가 활성화 되는 강한 자극을 받는 상태에서 용액과 반응할 시에는 능력이 증폭되는 반면, 잔잔한 클래식 음악에 몰입하거나 명상을 하는 등 진정된 상태에서 용액과 반응할 시에는 변이의 상태가 상당히 호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잘 응용한다면 수감자의 능력의 증폭과 변이의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기에 현 대비 145%이상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그 밑에는 앤이 덧붙여 쓴 포스트잇도 붙어있었다.


'국장님, 이 기술이 있으면 주사로 혈액과 반응시키거나, 가습기를 통해 성분을 점막으로 흡수시켜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용액성분과의 반응을 고정시킬 수 있다면 족쇄를 약물화할 수 있을거에요. 바쁘고 힘드신걸 알지만 꼭 새로운 연구에 대한 예산을 신경써주세요.'


국장은 이제서야 흥미롭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턱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나이팅게일은 걱정스럽다는 눈치였다.


"국장님, 상당히 좋은 연구성과이고 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만... 러스트 리버에서의 연이은 괴변체사건과 신디케이트 수감자들의 횡포로 인해, 수감자를 이끄는 MBCC의 정치적 입지는 시민들로부터 아주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예산증액이 가능할지는.. 또 약물의 오남용과 수감자들의 개인소지 또한 분명히 문제가 있을 겁니다."


국장은 고민에 빠졌다. 족쇄 자체의 부작용과 임무성과를 생각하면 이 연구예산을 증액하는 것이 맞지만, 정치적인 맥락도 MBCC를 외면하고 있으며 수감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도 없었다. 그러던 도중에 한 생각이 국장에 떠올랐다.


"나이팅게일, 내 DNA를 그들의 점막에 접촉한다면 효과가 있을거라 생각해? 그렇다면 거기에 내 땀, 눈물 등 기타 체액도 포함되나?"

"네..?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 확언은 못합니다만, 보고서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언을 불러올까요?"


"아니, 부르지 마. 시설 내 수감자들이라면 내 선에서 처리할 수 있을 거야. 대신 엘라를 불러줘. 아이언에게는 다음 반기까지는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시켜본다고 전해주고."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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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정도 지나고 나이팅게일은 엘라를 대동하여 사무실에 왔다.

국장은 나이팅게일을 손짓으로 나가있으라 했다.


"왜~? 갑자기 내 얼굴이 보고싶어진거야? 연말에는 처리할 서류가 많다고 투덜거리면서 같이 데이트라도 하려고?"

깐족대는 엘라에게 국장은 대뜸 물었다.


"엘라, 지금보다 더 강해지고 싶지 않아?"


"뭐, 갑자기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엘라님은 지금도 엄청 강하거든? 그야 더 강해진다면 사양할 것도 없지만~"


"그렇다면 엘라 벗어."

국장은 그 말을 듣자마자 족쇄를 발동시켜서 엘라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리고 엘라의 가슴팍에 클립을 난폭하게 뜯어 방 한구석에 던져버리고 그녀의 허리춤에 손을 옮겨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얇은 흰 팬티를 내려버렸다.


"...? 지, 지금 뭐하는 거야..? 장난이지?"


국장은 대꾸도 하지 않고 엘라가 얇은 옷으로 숨겨놓은 작은 과실들을 거칠게 탐했다.


"잠..! 변태...! 이 쓰레기같은 새끼 너 여태까지 날 이런..!"

국장이 한번 더 손을 들어올리자 족쇄가 거듭 발동했다. 엘라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자 어쩔줄 몰라했다. 족쇄로 인해 고함은 치지 못하였고, 제자리에서 무력하게 탐해지는 수치심으로 인해 훌쩍거리는 소리과 눈물만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런 엘라의 상태를, 문 밖에 나이팅게일이 알 리가 없었다.

"최악의..쓰레기.. 언젠가 죽여버릴거야..흑흑.."

씩씩대면서 저주를 퍼부으면서도 엘라는 패배의 눈물과 보지즙으로 바닥을 다 적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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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는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부터 뚜렷한 기량의 발전을 보였다.

이러한 조치가 효과가 있었다 판단한 국장은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갔다.


보다 많은 수감자들이 정서검사를 명목으로 국장의 사무실에 불려갔다.

그 중에는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수감자도 있었다.

엘라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첫 날처럼 족쇄를 쓸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