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그냥 단순하게 라후는 정신적으로 자살하기 일보직전인 상황이었음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우선 가야할 길을 안내해주던 FAC팀은 전부 죽었음


이건 좀 다른 얘기이긴 한데,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한 사람이 자살하지 않게 하는 방법중 가장 확실한건 타인에게서 찾게 하는거임

자기 자신에 대한 고찰보다, 자기보다 더 나은 타인에게서, 자기보다 앞서 인생을 걷고 있는 타인에게서 존경할만한 점을 찾고
그 뒤를 좇으며 자기만의 목적이 생기기 전까지

그 사람을 이승에 묶어둘 관계가 필요함


그렇게 라후를 이승에 묶어두던 FAC팀 상사와 동료들은 다 뒤졌으니 그것보다 더 큰 상실감과 무력감, 죄책감에 사로잡혀있겠지



당장 이 흘러넘치는 감정덩어리를 어딘가로 떨쳐내지 않으면, 금새 감정은 가시가 되어서 자기 자신을 옥죄고 심장을 터트려버릴 기세로 쇄도하기 때문에

라후는 무의식적으로든 뭐든 간에 복수라는 방법으로 감정을 돌렸어

그 대상은 숫자 여덟개로 된 채널명뿐이었고 그걸 쫓아서 이번 이벤트 스토리까지 온거야


낙원 사람이 내린 명령.
그 명령을 따라 버티고 버텨도 오지 않는 증원군.

믿고 충성하던 상부의 배반과 온갖 상황이 겹쳐져 있던 가운데

샬롬을 만나게 되었지



언더도그마를 형상화한듯 쓰래기같던 낙원인들과 다르게, 샬롬은 병약해보였고 또 친절하며 자신을 믿고 잠을 잤어.

섬길 대상이라고 샬롬은 그랬지만, 사실 그건 하나의 형태일 뿐이고

자기가 이 세상에 존재해도 될 이유를, 또 타인에게서 찾고 있던거야.
내가 존재함으로써 세상에 생기는 차이점. 내가 바꿀수 있는것. 내가 지킬수 있는 것. 나를 필요로 하는 것.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음,

세상에게서 부여받은 자기 역할을 잃고 방황하던 라후에게, 우선 도구라는 역할을, 이후엔 기사라는 역할을 부여한거야



이게 진짜 좆도 아닌거같아보여도 라후에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을거임


샬롬은 상호의존이라는 관계로 라후를 묶어두려고 처음엔 시도했음

샬롬은 어디까지나 착하고 선량한 죄없는 낙원인으로써 라후의 도움을 받는 입장.
라후는 강하고 사회로부터 배척받지만 샬롬을 보호함으로써 인정받는 상호공생의 관계로 남으려고 했지.

물론 샬롬은 흑막에 가까운 존재이니만큼 그건 불가능했어
라후가 다가가려는 진실 앞에는 샬롬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라후가 먼저 알고 배신감에 등을 돌리기 전에 선수를 쳐서 새로운 관계를 구축했음


비즈니스 관계.

샬롬은 낙원으로 라후를 안내하고, 라후는 그 대가로 샬롬을 보호하고.
기본적인 틀은 이전과 달라진게 없지만, 라후에겐 좀 달라.


착하기만 한 낙원인은 의심이 가는 존재야.
털어도 먼지하나 안나오는 정치인처럼 되려 의심스럽기 마련임

하지만 그 비밀을 한꺼풀 내려놓고, 솔직하게 협력을 요청하는 사람은 믿을만 하지.
그 비밀이라고 하는게 샬롬에겐 좆도 아닌 거짓말이더라도

라후는 샬롬과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고 생각했을거야.


샬롬은 우선 라후에게 역할을 부여해주고,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게 만들기로 했음
계속해서 도구를 언급하고, 나도 도구에 불과하다며 동병상련의 포지션을 잡는게 그거지

정신적으로 불안정할때 만든 유대감은 쓸모가 없음
라후 본인도 불안해할테니까
그때 내가 옳지 않은 선택을 한게 아닐까 하고 계속 의심할테니까.

그래서 정신이 온전할 때,
라후의 이성과 논리를 설득한 후에 구축된 유대감을 필요로 한거지
그땐 진짜 의심하기 쉽지 않거든



근데 라후는 진실을 알아버렸음

솔직히 내가 중섭 스토리를 본것도 아니고, 짧디 짧은 이번 이벤트 스토리만으로 유추하고 있는거라 정확할진 모르겠음

이게 샬롬이 진짜 흑막인지 아닌진 난 모르겠음
라후가 그 정보에 접촉하게 된게 의도된건지도 모르겠고


근데 어찌되었든, 샬롬은 라후가 그 정보를 알고있다는 것을 파악하자
제대로 접근하려고 했음


가리거나 숨기는 것 없이.
자신이 낙원의 고위직에 앉아있다는 것을 알아도 라후가 자신에게 충성을 바칠만큼 깊은 관계를 구축하길 원했음

그래서 자신이 05257885 채널을 사용했다는걸 말했음

여차저차 라후 머리속에서는 온갖 생각이 지나쳐갔겠지



만약 내가 이 낙원인을 죽인다면?

나는 과연 다시 이 정보에 접촉할 수 있을까?

10년동안 얻은 정보라고는 여덟개의 숫자뿐이었는데,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동안 몇십배는 되는 정보를 얻게 되었음

이 기회를 내가 놓치고 나면,,

다음이 있을까?




뭐 이런 생각일수도 있고

여하튼 그 결과 라후는 생각을 바꿨음

샬롬에게 날아오는 가시를 대신 맞는 것으로 충성을 보였음


물론 흑수정이 쏜 레이저에 내장이 타들어갔지만 그건 상관 없었음

어쨌든, 이제 기존의 관계는 전부 무너져 내렸고 FAC팀까지 배반한 꼴이 되었음


남은 동앗줄은 위험해보여도 확실하게 진실과 맞닿아있는 샬롬 뿐이니,,,


다시 새로운 관계로 이어지게 된거지

기사와 주인.


샬롬은 아예 이 관계에 못을 박기 위해 자신의 능력까지 사용함


라후는 어차피 자신을 떠날수 없음

모든 관계를 끊고 샬롬에게로 발을 내딛은 것이기 때문에 돌아갈 길이 이제 없거든

물론 살아있는 동료들이 있긴 하지만

곧 사라질지도 모르는 흔적을 쥐고 있는 샬롬을 놓고 그냥 사무직에 불과한 전 동료들을 따라간다?

이건 최악의 수가 될것임이 자명했거든



시간이 흐르면 라후는 샬롬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게 됨

체크메이트라고 봐도 좋겠지.




굴 속에 사냥개를 가두고 몇일 밤낮동안 굶긴 뒤, 굴 입구에서 먹이를 들고 사냥개를 치료해주면 그 사냥개는 평생동안 주인을 따라 목숨을 바쳐.

상처입히고 굴속으로 자신을 몰아넣은게 그 주인인지도 모르고 평생동안 목숨을 다해 섬기지.

대충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물론 난 2시간 전에 스토리 정주행한거밖에 없어서 이게 진짜일지 거짓일지는 모름
그냥 내가 생각할때 그렇다고

결론)

샬롬 머리쓰는거 진짜 개섹스네
라후는 병신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