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식기세척기 쓰는 대형식당 설거지 처음해봤음

-일회용 마스크 착용 필수, 여분도 챙겨가면 좋음 / 안경 착용자는 불편할듯

-면장갑, 고무장갑, 앞치마, 장화 착용

-10시간 13만원(세전 기준인듯) / 식사제공(50분)



설거지는 처음이었는데 근로계약서, 출근부 작성도 안 하고 가자마자 바로 일 시킴(한창 일거리가 많아서 그랬던 것 같고 나중에 한산할 때 출근부 작성하게 했음)

확실히 치킨집 주방일이랑은 달랐던 게 일단 대형 고급 한식당이라 그릇 종류도 열댓 가지가 넘고 그릇 수도 수백 개였음

치킨집 주방은 규모가 작다보니 설거지를 손으로 전부 다 했는데 여긴 초벌 설거지만 ㄹㅇ대충 손으로 하고 식기세척기 돌리더라



탈모아재가 실장이었는데 작업지시 하는 거랑 일 돌아가는 꼬라지 보고 아 빡세겠구나 생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빡세더라

쿠팡으로 치면 처음으로 단기 해보는데 계약직이 작업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내내 궁시렁궁시렁 쿠사리 멕이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듯

시간 들여서 일을 제대로 알려주고 시켜도 모자랄 판에 처음 온 사람 불러놓고 이거해라 했다가 갑자기 저거해라 했다가ㅋㅋ

식기세척기 돌아가고 그릇들 부딪히는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잘 들리지도 않는데 실장은 하루종일 혼자 입 안에서 웅얼웅얼, 거기에 말하는 속도마저 빠르니까 뭐라고 하는건지 제대로 들리지가 않아서 잘 안 들리니까 일하는 내내 크게 천천히 말씀해주세요하고 두 번 세 번 확인하면서 일했음

나중에 일하면서 실장(구인 담당자였음)이 얘기하는 거 들으니까 3~4명 구했는데 나 포함 2명만 오고 나머지는 아예 안 왔다더라

한창 바쁠 때 좀 지나고 잠시 한산할 때 내일도 나와요하던데ㅋㅋ 왜 빵꾸가 났는지 알 것 같았다ㅋㅋㅋㅋㅋ



일 하는 내내 실장 때문에 스트레스 계속 받았는데 같이 일하던 알바생 형님이 성격도 너무 좋으시고 유쾌친절하신 덕분에 무사히 퇴근함

무슨 일이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정말정말정말 중요하다는 걸 새삼 또 한번 다시 깨닫게 됨




[한 일]


1. 홀서빙팀에서 수거한 그릇들 설거지팀에 가져오면 대형 싱크대에 올리기 <~~ 대형 플라스틱 통에다 그릇들이 잔뜩 담겨있는데 잔반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비위 약한 사람들은 하기 힘들듯 통 깊이도 깊어서 그릇들 꺼내다보면 허리를 잔뜩 숙여야함


2. 초벌 설거지(잔반 털어내고 심한 오염은 수세미로 대충 없애기)


3. 식기세척기에 그릇 넣기 <~~ 대형 싱크대에서 그릇들을 꺼내서 플라스틱 크레이트에 그릇들을 세우거나 눕혀서 세척기에 넣는 작업. 고무장갑이 내 손에 딱 맞지 않는데다 세제 때문에 미끄러

워서 빠르게 하기가 힘들었음. 급하게 하려다가 그릇 놓치고 깨먹기 십상이니까 하나씩하나씩 하면 됨


4. 식기세척기에서 나온 그릇들 선반에 진열하기 <~~ 그릇 종류만 십수 가지인데 진열장에 이름표도 없고 이미 놓인 그릇들 보고 그대로 가져다 놓아야 해서 일 하기 진짜 별로였음. 심지어 진열장에 자리가 없어서 바닥에 있는 플라스틱 상자에다 놓아야 하는 것들도 많았는데 실장이 미리 알려줄 생각은 않고 나중에 직접 보고 에휴~ 이거 여기에 놓으면 안 돼요~ 그때서야 다시 그릇 다 옮기고.. 한 번 일하면 될 걸 두세 번 일해야 했음ㅡㅡ


5. 본관에서 별채로 그릇들 옮기기

이런 상자에다 실장이 시키는대로 종류별로 그릇들 담고 별채로 옮기는 일이었는데 이게 제일 쉬웠음




오후나 심야 물류센터 정시퇴근하면 이거보다 몸은 훨씬 더 고생하고 돈은 적거나 비슷하게 받는다는 거 생각하면 참고 할만 한 것 같기도 함

나도 언젠간 번듯한 일자리 구해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런 고급식당에 부모님 모시고 와야지

붕알이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