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먼 땅에서는 하얀 밤이 뜬다더라.
어둔 밤, 침대곁 아슴푸레 액정의 빛.
더운 바람에 녹아 흘러드는 달빛.
과연 이런저런 빛에 휩쌓여 있지만
당신의 밤은 이다지도 검은가.

저문 희망이 희끄무레 발광하지만.
당신의 희망은 이다지 부끄러운가.
그저 기다리며 마냥 기다리며.
동앗줄처럼 흘러내리는 빛의 실타래를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가리며.
바라고 바라기만 할뿐이지 않나.

서러운 몸뚱이 말곤 가진게 없어.
서러운 당신은 살아있음을 몰라.
확인하고 싶기에, 확인 받고 싶기에.
눈을 감아본다.
숨을 마시고야 만다.
어둠.
필경, 그 앞에 있는 빛을 앎에
우리는 손잡이를 당긴다.

저 먼 땅에서는 하얀 밤이 뜬다더라.
어둔 밤 침대곁 보라빛 빛나는 몸.
결국 우리에게는 희망이란 멀었다.
우리의 밤은 이다지도 푸르렀던가.
우리의 밤은 이다지도 끔찍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