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감일인줄 알고 헐레벌떡 냈는데 아니었다?

할배들 어서 참여해!




더 스타라이츠 나온 게 별로 없어서 아쉬워서 창작해봤음

사건부 후반에 나온다는 소리가 있는데 몰루겠다 어쨌든


오로롱이 어색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바튼히이로이스타반베델 없는 뉴비라서 그런 걸로 이해해줘

비판과 피드백도 감사히 받을게요


암튼 대회 열어줘서 감사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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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 마지막 안건입니다일루미나 내부에서 히이로 씨의 굿즈가 불법유통되고 있다나 봐요."


 일루미나 연방의 제3군단장히이로는 비비안의 발언에 고개를 들었다.


 "굿즈 말입니까?"


 자신이 들은 단어 그대로 반문했다연방 회의실에서 나오기는 쉽지 않은 단어였다그러나 의제를 발의한 비비안 참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히이로의 질문에 긍정으로 답했다.


 ". [더 스타라이츠밴드 공연 이후 히이로 씨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거든요그 여파가 일루미나 연방까지 들어온 모양이에요."


 "내 부하 중에도 그런 걸 들고 있는 녀석들이 있더군."


 바튼이 비비안의 말을 이어받았다아무래도 상당한 수의 굿즈가 연방 내에 풀려있는 모양이었다.

 요컨대얼마 전 이벤트성으로 기획했던 밴드 [더 스타라이츠]의 흥행이 현 사태의 주원인이었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혜성처럼 떠오른 어느 신예 오로리안이 인상깊었던 것인지라인하르트 대원수는 비비안 참모장이 안건을 재검토하기도 전에 전 세력을 대상으로 하는 밴드를 모집하는 서신을 보내고 말았다유감스럽게도 아스트라 대륙의 화합과 친목을 목적으로 삼은 이 서신은 쿠리어 길드의 관리 하 백야성과 북방을 비롯한 각 세력에 제대로 전달되었으며일부는 호의적인 답장을 보내오기까지 했다.


 그리하여 결성된 [더 스타라이츠]의 멤버는 [레디젤 렌치소속 플뢰르 및 아주르, [진리의 결사소속 엘시, [일루미나 연방소속 히이로전 특급 아이돌 비크의 다섯 오로리안이 되었다당시 자신이 지명된 것에 의문을 가진 히이로는 라인하르트 대원수를 찾아간 적이 있다자신이 아니라 레이스 군단장을 추천하기 위한 의도였다.


 그러나 대원수는 그 자리에서 히이로의 의견을 기각했다.


 '일루미나 연방에서도 한 명 정도는 보내야 하지만내가 갈 수는 없잖나휴가라고 여기고 다녀오도록.'


 대원수의 명령은 그것으로 끝이었으므로 더 이상 이견의 여지는 없었다결과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밴드는 아스트라 전역에 유의미한 파장을 일으켰으니라인하르트의 안목이 또 한 번 성공한 셈이다.


 "개인이 굿즈를 사든말든 신경쓸 건 없지 않나?"


 시로나가 반문했다일루미나 연방이 여명의 빛 아래에서 움직이는 것은 맞지만그 정도는 개인의 사생활로 쳐줄 수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였다역시 비비안이 그녀의 질문에도 대답했다.


 "문제는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서 들어온다는 거죠차라리 정상적으로 거래를 성사시켜두면 좋을 텐데지금으로서는 뭐가 섞여 들어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네요."

 "이 잡듯 유통 경로를 싹 수색하면 되는 문제 아니냐."

 "공급하는 배후가 남아있다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않아요다행히 위치를 얼추 특정할 수는 있었습니다움브라톤의 암시장 부근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듯해요."


 비비안은 설명과 함께 히이로를 보았다어쩔 것이냐는 눈빛이었다.


 "제가 조사를 맡겠습니다."


 히이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본인에게 조사를 맡겨도 상관 없는거냐비비안?"

 "문제 없지 않을까요히이로 씨는 강하고암귀와 싸우는 것도 아니라서요대원수께서 움브라톤의 클랜 마스터에게 서신을 보내두신다고 하셨어요도착하면 이스타반 클랜에 먼저 가보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칠게요."






 

 

 회의장을 나온 히이로는 복도를 걸었다밴드 드러머로서의 그녀를 알아보는 일루미나 병사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었다비단 굿즈를 통하지 않더라도일루미나의 군인이라면 군단장이라는 존재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그것이 향상심인지 동경인지는 히이로에게 중요하지 않았다자신을 향한 시선을 신경쓰지도 않았다그녀의 삶의 목표는 오로지 암귀만을 척살하고짧은 목숨을 타오르는 등불처럼 사용하다 죽는 것그것뿐이었다.


 "히이로 씨안녕하세요."


 그 잠깐의 상념을 깬 목소리는 익숙한 이의 것이었다히이로는 고개를 돌려 조종사와 바이스 중위를 보았다그리고 조종사의 양손에 들린 군용 장바구니로 시선을 옮겼다바이스의 경례를 받은 히이로는 잠시 그들의 차림새를 살피고는 입을 열었다.


 "조종사그리고 바이스 중위일루미나에 있었습니까?"

 "콜로서스에 물자를 보충할 시기가 되어서..."

 "바이스가 일루미나에서 사면 제일 싸다고 말했...아야!"


 장바구니 속 가득한 물자의 출처는 아무래도 연방의 보급소인 듯했다히이로는 조종사의 옆구리를 꼬집는 바이스를 바라보았다.


 "신경쓸 것 없습니다바이스 중위가 콜로서스에 있는 이유는 일루미나가 당신을 지원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니까요보급소에서 군인 신분으로 저렴하게 물자를 보충한다고 해도 불법은 아닙니다."

 "그렇대 바이스."

 "아하하..."


 바이스가 민망한 듯 웃음을 흘렸다콜로서스와 조종사의 신뢰를 얻을수록 일루미나와의 관계도 가까워지리라그것까지 염두에 두고 하는 행동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적어도 히이로는 그런 가능성을 보고 있었다그러던 중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바이스 중위물자를 실은 다음 목적지는 어느 방향입니까?"

 "... 골디랑 샤엘 씨를 만나봐야 해서움브라톤으로 갈 예정이에요."

 "그럼 움브라톤까지 동행하겠습니다."

 "히이로 씨도 움브라톤에 볼일이 있으신가요?"

 "짐을 든 조종사의 팔이 떨리고 있으니 나머지 대화는 콜로서스에서 말하도록 하죠."


 두 사람 다 엇비슷하게 짐을 챙긴 모습이었으나 바이스와 달리 조종사는 겉보기에도 유약했다지난 만남때 명상과 근력 운동을 알려줬던 기억이 남아있지만지금 모습을 보아하니 그 뒤로 꾸준히 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이번 기회에 다시 훈련을 시키는 것은 어떨까그런 생각을 하며 히이로는 콜로서스로 향하는 조종사와 바이스의 뒤를 따랐다.

 






 

 

 콜로서스가 날아오를 때엔 잠깐의 진동 한 번이면 충분하다그 뒤로는 평지와 거의 흡사한 정도의 안정적인 비행이 이어진다콜로서스의 벽은 바람이 샐 틈조차 없는 고밀도 철판과 흡사했다그녀가 탄 것이 현 일루미나 연방의 과학 기술로도 구현하지 못한 수준의 비행체임을 히이로는 다시금 실감하며 바깥 풍경을 주시했다.

 움브라톤을 통해 굿즈가 유통되었다면 비단 일루미나 연방에만 퍼진 것은 아닐 터였다오히려 구석구석까지 유통망을 만들어두었을 가능성이 높았다따라서 움브라톤 이외의 장소그리고 되도록 다양한 소속의 오로리안을 대상으로 정보를 얻고 싶었다콜로서스를 선택한 것에는 이동 문제 외에도 그러한 이유가 있었다.


 그 결과 그녀의 예상대로 콜로서스 역시 일련의 아이돌사태가 일으킨 흐름에 빠진 모양이었다유명 신인 아이돌 골디의 공연 이후 높아진 관심이 [더 스타라이츠]로 몰리는 것은 당연했다콜로서스 안쪽에도 그런 아이돌 관련 장식과 굿즈가 한가득이었다특히 브랜디라는 오로리안이 집요하게 골디의 굿즈를 홍보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더 스타라이츠]의 굿즈를 홍보하는 것은 아닌 듯했다.


 '일이 잘 풀리면 콜로서스에서 검거하는 것도 기대했지만...'


 아무래도 움브라톤에서 찾아야 하는 모양이었다히이로는 옆에 세워진 [더 스타라이츠멤버들의 간판대를 보았다어떻게 보아도 밴드와는 연이 없는 다섯 명이 모여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것은 가히 기적에 가까운 결과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특히나 공연 준비기간 동안 일어났던 여러 사건과 해프닝은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녀에게 상상해본 적 없는 경험을 선사했다.

 그 사이 지휘실에서 내려온 조종사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히이로 씨곧 움브라톤에 도착해요."

 "이건 누가 갖고 온 거죠?"


 조종사는 히이로의 옆에 세워진 멤버 간판대를 보았다.


 "그건 조무가 샘플로 가져다준 건데... 지금 콜로서스엔 없어요."

 "그렇군요."


 히이로는 머릿속에 '조무'라는 이름을 기억해두었다샘플로 가져올 정도면 어떤 방식으로든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이었다그런 히이로에게 조종사가 질문했다.


 "히이로 씨는 밴드 일재미있으셨나요?"

 "재미가 있었다고 말하긴 힘듭니다한 명 한 명이 전부 너무 자유롭고 개성 강한 이들이었기에."

 "그렇죠... 확실히 그런 사람들뿐이었네요."

 "다만이색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히이로 씨가 드럼을 칠 줄 아시는진 몰랐어요."

 "드럼은 나중에 배운 겁니다."


 소질같은 건 특출나지 않았지만 다행히 공연 전까지 연습량으로 메울 수 있는 수준이었다연습 이외의 시간은 대부분 다른 멤버를 통제하는 데 사용했다.


 규율과 원칙 따위는 밥먹듯 무시하는 레디젤 렌치툭하면 도망쳐버리는 환상동물 마스터하는 대화마다 어딘가 핀트가 엇나가는 듯한 진리의 결사...

 히이로에게 그곳은 새로운 개념의 전장이기도 했다.


 "드럼을 배웠다니... 대단한데요그렇게 짧은 기간에?"

 "당신도 하루 20시간을 훈련에 전념한다면 바튼 군단장처럼 될 수 있을 텐데요."

 "... 죄송합니다이런저런 일이 많았달까..."

 "금일부터 재개하세요아이테르라고 해도 스스로를 지킬 줄은 알아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 후콜로서스가 움브라톤 상공에 다다르는 동안 히이로는 조종사에게 훈련의 기초를 재교육시켰다도착했을 때쯤 조종사가 녹초가 되어 쓰러진 관계로근처에서 보고 있던 바이스에게 별도의 훈련 시스템을 만들어 적용하도록 지시한 것은 별개의 이야기이다.

 

 

 





 

 이스타반 클랜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설명하자면어둡고 고풍스러운 기색이 강했다짙은 보라색과 푸른빛 기조의 문양이 남색 바탕 카펫 위로 불규칙한 문장을 만들었다복도를 구성하는 벽의 절반은 나무 재질이었는데짙은 고동색이 바닥과 마찬가지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연출했다벽을 따라 띄엄띄엄 걸린 양초 또한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만드는 데 한몫 하는 듯했다히이로는 복도 끝의 문앞에 섰다앞선 클랜 소속 직원의 안내에 따라 그녀는 클랜 마스터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방 안쪽은 절제된 화려함이 있었다금박을 입힌 벽걸이 장식을 비롯하여안쪽의 가구는 대체로 검은색과 금색의 조합이 주를 이루었다군데군데 놓인 스탠드 조명이 금테에 반사되어 검은색 투성이 공간인데도 실제보다 조금 환한 느낌을 받는 듯했다그 장소에 존재하는 이질적인 색은 히이로 자신의 벚꽃색그리고 중앙 소파에 앉은 클랜 마스터이스타반의 새하얀 머리카락이 전부였다.


 "움브라톤의 주인 이스타반이다."

 "일루미나 연방 제3군단장 히이로입니다대원수께서 움브라톤의 클랜 마스터에게 서신을 보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받았다자네를 무단으로 상품화한 자를 찾아서 처리할 건가?"

 "제 역할은 검거하여 일루미나로 데려가는 것뿐입니다."


 이스타반은 씩 웃었다여유가 느껴지는 권위자의 웃음히이로에겐 그것이 어쩐지 라인하르트의 웃음과 흡사하게 느껴졌다이스타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움브라톤에서의 조사를 허락한다."

 "알겠습니다그럼."

 "그리고밖에서 내 딸에게 서신을 받아 가라적어도 나보다는아이돌에 흥미가 있는 듯하더군."


 그 말을 끝으로 히이로는 이스타반의 집무실을 나왔다.

 누가 이스타반의 딸인지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새하얀 머리카락과 백색 피부를 가진 여성이 집무실 바로 앞에그녀를 향해 눈을 빛내며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여성은 히이로에게 가까이 다가와 또렷한 눈동자로 시선을 맞추며 입을 열었다.


 "움브라톤 총상회 책임자베델입니다. [더 스타라이츠]의 멤버 히이로 씨 맞으신가요?"

 "일루미나 연방 제3군단장으로 기억해주십시오."

 "알겠어요이 서신을 대원수께 전달해주시겠어요?"


 히이로는 베델에게서 새하얀 봉투 한 통을 받았다이스타반 클랜의 문장이 찍힌 편지였다.


 "쿠리어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까?"

 "아이돌비즈니스 사업을 계획중인데그 전에 [더 스타라이츠]로 활동했던 히이로 씨를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


 베델은 그리 말하며 미소 지었지만히이로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일 뿐이었다.


 "굿즈를 판매하는 상인을 찾으신다고 들었어요."

 "그렇습니다."

 "클랜 마스터께서 제게 안내를 맡기셨어요따라오세요."

 "알고 있습니까?"

 "단순한 소매업자인지 아니면 유통 핵심 인사인지는 모르겠지만허가받지 않은 상품인 건 확실해요."


 베델은 그렇게 말하며 이스타반 클랜을 빠져나와움브라톤을 거침없이 돌아다녔다움브라톤에 올 일이 없는 히이로에겐 낯선 공간이자 처음 보는 것들의 집결지나 마찬가지였다일루미나 연방의 절제된 생동감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었다형식은 비슷하나 규격은 천차만별인 주택통일되지 않은 의복이나 가게의 종류... 거리마다 나름의 규율은 있는 듯했지만 어디까지나 마찰 없이 살아가기 위한 마지노선일 뿐제각기 다른 법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움브라톤은 처음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지금은 나름 체계를 갖춘 것도 사실이지만일루미나 연방에게는 여전히 제법 정신없는 도시로 보이겠네요."


 히이로는 베델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움브라톤의 과거는 그녀 역시 알고 있었다이스타반이 있기 전 움브라톤은 그야말로 암귀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혼돈의 중심에 속했다법이 없고법을 지키는 자들이 없는 무법지대태양이 없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순간의 쾌락만을 바라며 살았다던가.


 그런 움브라톤을 자신의 힘으로 개혁한 이가 이스타반이고그 결과가 지금의 이스타반 클랜을 비롯한 총상회인 셈이다규율과 법으로 돌아가는 세계가 아님은 명확했다움브라톤의 톱니바퀴는 철저히 지하세계의 방식을 따르며 돌아가니까그럼에도 움브라톤은 이스타반을 움브라톤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있었다그 시점에서 일루미나 연방과 움브라톤을 나란히 두고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판단이었다.


 "어느 곳이든 그에 적합한 방식이 있을 뿐입니다."

 "이해해주실 줄은 몰랐는데저기 있네요."


 베델은 건너편을 가리켰다어느 카페처럼 보이는 곳 바깥에 사람이 꽤 몰려 있었다그리고 인파의 중심에는 라임색 머리카락에 모자를 쓴 남성이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히이로는 눈을 가늘게 떴다인파 사이로 익숙한 모자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움브라톤에서 운영하는 카페인데며칠 전부터 저렇게 굿즈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들어섰더라구요딱 한 시간 정도 잠깐 판매하고 사라지곤 하죠."

 "안내 감사합니다아무래도 제대로 찾은 것 같군요."


 베델에게 감사 인사를 한 히이로는 카페를 향해 거침없이 걸어갔다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인파 사이로 새어나오는 목소리가 점차 선명해지기 시작했다호객 행위를 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였다.


 "오늘이 마지막입니다딱 30분 동안만 열리는 [더 스타라이츠기념 굿즈 판매움브라톤의 고급 컬렉터라면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단돈 50 나이티움부터 시작! ...그건 8만 나이티움이거든요어쨌든 한 번 둘러보고 가세요최고의 천재 그림 상인과 함께하는 행사지금 굿즈를 사시면 사은품과 추후 [더 스타라이츠] 2기 멤버를 찍어볼 수도 있는 응모지도 같이 드립니다실제로 전달될지 말지는 응모한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그러니 많이 사서 많이 응모해야겠죠!"


 한 호흡도 쉬지않고 말하는 언변은 가히 수준급이었다그 옆에서 "이러시면 진짜 안된다니까요...!"라며 어쩔 줄 몰라하는카페의 종업원으로 보이는 백발의 여성이 있었다.


 "아이 코놀리 씨제대로 자릿세도 냈고 괜찮다니까요낸 자릿세만큼이라도 벌어야 본전은 뽑지 않겠어요아니 우리 VIP 고객님무려 일루미나 연방도 대량으로 구매하는 놀라운 굿즈 퀄리티정말 하나쯤 안 살 생각인가요인생 절반은 손해보는 거라구요?"


 의자를 밟고 올라 홍보하는 라임색 머리카락 남자의 아래에는 굉장히 익숙한 일루미나 연방의 문장이 보였다양손 가득 자신의 그림이 그려진 굿즈를 끌어안은 조르아가 '일루미나 연방'을 홍보 문구로 써먹는 그에게 당황하며 항의하고 있었다히이로는 인파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그녀와 눈이 마주친 남자가 열변을 토했다.


 "이야거기 풍채 좋으신 분홍머리 누님도 한 번 보시고... 어라?"

 "조르아돌아가면 최소 5,000자 분량으로 경위서를 쓰세요내용은 당신이 가득 구매한 굿즈와 이 상점에 대해서입니다."


 히이로를 발견한 조르아는 입을 떡 벌리고 어버버거렸다.


 "히히히히히이로님!!? 저기이건 그러니까히이로 님 굿즈인데..."

 "제가 이미 아는 사실을 반복해서 말하지 마세요."


 그 다음 히이로는 라임색 머리의 남자그리고 그의 옆에서 호객 행위를 돕던 개 수인 둘을 주시하며 말을 이었다.


 "당신들도 함께 일루미나 연방으로 송치합니다."

 갈색과 검은색의 개 아인족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지실버?"

 "대금은 못 받겠군."

 그 뒤로 절규가 섞인 조무의 변명이 몇 차례 이어졌지만일루미나 군단장의 앞에서는 소용없는 일일 뿐이었다.







 

 

 

 "ㅡ그래서배후는 조무랑... 호넷실버였던 건가요?"

 "그렇습니다."


 콜로서스 지휘실 테이블 위의 찻잔을 집고히이로는 모든 사건의 경위를 조종사와 바이스에게 설명했다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개인이 벌인 일이었고거대한 배후 세력같은 건 없었다그 사실은 오히려 감사할만한 결과였다다른 세력이 접촉해 일이 더 귀찮아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 셈이니히이로의 얘기를 다 들은 조종사가 질문했다.


 "그럼 그 셋의 처우는 어떻게 된 건가요?"

 "사업 자체에 이렇다 할 문제는 없는 관계로 유의미한 처벌은 받지 않았습니다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일루미나 연방에 수익의 일부를 할당하고 거래 관계를 맺기로 한 점이겠죠."

 "공식이 되어버렸네요."


 바이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히이로 씨는 괜찮으신가요계속 상품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이나 다름없잖아요."

 "상관하지 않습니다저는 이제 [더 스타라이츠멤버가 아니니까요전에 없었던 경험임은 확실합니다만대원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일종의 휴가라고 생각한다면 받아들일만한 수준입니다."


 히이로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도 다시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히이로 님의외로 잘 어울리시던데요."

 "다음엔 바이스 중위를 대원수께 추천하도록 하죠."


 당황해서 손을 휘젓는 바이스를 앞에 두고 히이로는 남은 차를 모두 마셨다. 같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다가 바이스에게 등짝을 맞는 조종사는 덤이었다.


 히이로는 기억을 되새겼다. 확실히 색다른 휴가였고다르게 말하자면 이제 지나간 일에 불과했다잠시 유희를 즐겼을지라도 그녀의 본분은 어디까지나 일루미나 연방의 군단장으로서 실재한다. 그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찰나와 다를 바 없는 벚꽃의 가지, 자신은 그 사이 홀로 남겨진 고독한 벚꽃 일족의 후예라는 사실을.


 여명의 빛을 위하여 나아가는 존재그 길에 생사 따위는 두려워할 것이 되지 못한다.

 그저 이 세대에 벚꽃같은 찰나의 인생을 피워올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