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배, 동양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항해스토리. 

PV 및 오프닝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밝은 스토리는 아님. 그렇다고 절대적인 악당이 있는 것도 아님. 악당도 나름 사정이 있었다 따위가 아니라 구체적인 타깃이 없음; 기껏해야 무고한 종서 음해하는 간신배들이나 린 가문의 원양상선 운행을 가로채려는 무뢰배들로 표현되는 정도?

추가된 신캐들만 봐도 알겠지만 중국신화적 느낌이 물씬 남. 무협지에서나 나올법한 비술들과 점술, 바다의 용을 연상케하는 교룡어의 등장 등.. 나름대로 디테일하게 구현한 세계관처럼 느껴짐.

전체적인 스토리는 린 가문을 주축으로 전개되는데,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린네' 오로리안과는 아무 상관 없음(...)

더 적으면 너무 스포될 거 같아서 여기 주요인물들 느낌만 간단히 말하자면


◈ 종서: 이번 이벤트 스토리의 주연. 목화백도 주연급이긴 한데 사실 핵심 인물은 종서 쪽이 가까움. 본디 제나라의 해적들과 암귀들을 처치하고 다니는 평야대장군이었으나, 그 공로를 인정받아 신분이 상승할수록 반작용이 되는 온갖 음해에 시달려서 결국 사표 던짐(...)

이후로 과거 자기가 도와줘서 인연이 맺어진 린 가문과 원양상선을 함께 운행하는 사업을 선택. 근데 후에 얘기할 목월백도 그렇지만 이런 인물들은 하나같이 운이 지지리도 없음. 동종업계 제거하려는 적대 상회의 견제에 휘말려 두 다리를 잃고 목숨까지 날아갈뻔함.

근데 또 의리는 기가 막힌지라 린 가문의 보물과도 같은 잃어버린 '나침반' 찾아주겠답시고, 그 지옥 항해를 다시 떠남. 거의 린 가문 페티시라도 있나 싶을 정도로 자신의 모든 걸 던져서 도와주려 함;; 선물 받은 고양이들이 그 정도로 맘에 들었나?


◈ 목월백: 린 가문의 상선 신풍호의 신임 선장. 반년 전 '그 사건'이 일어난 후로 운행이 끊긴 원양상선을 다시 일으켜세운 난세의 영웅... 정도로 표현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무려 교룡어의 유전을 지닌 데다 린 가문의 일원이었다는 엄청난 뒷배경이 있음; 하지만 부모 잘못 만나서 가정 파탄나고(여기서 린이란 성씨를 버림) 여기저기 궂은 알바하며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자수성가를 이룬... 단순히 가업을 물려받은 듯한 첫 등장과는 다르게 어마어마한 인생 풍파를 겪어온 여인.(그 공주와는 천지차이(...))


◈ 리청: 고양이에서 탄생한 수요령이자 신의. 사실 얘가 의사 노릇 하는 것도 탄생 과정에서 처먹은 비싼 약값 갚으려고 스승 밑에서 일하다보니 직업이 되었다.. 라는 적당한 개연성도 있음. 인게임에선 5성인데다 배포캐라서 별로 안 중요할지 모르지만 스토리에선 나름 핵심 역할을 담당함. 당장 종서의 주치의인 것만 해도 그렇고.. 신풍호 내력과 교룡어에 대해 빠삭해서 항해의 제2나침반 역할을 하는 데다, 최종보스 우룡이 같은 수요령인 걸 감안하면 종족은 달라도 무려 선배임. 잘 달래서 물론 싸움은 피할 수 없지만 용주 귀환을 도와주게 함.


그 외... 조연들 코멘트


◈ 린 가문 가주: 해상무역을 담당하다 이름도 안 나온 무뢰배들에 의해 망한 가문.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종서라는 둘도 없는 친구를 얻음. 스토리 보면 걍 얘는 적당한 의리로 할 것만 한 거 같은데, 종서가 미친 듯이 도와줘서 나중엔 도리어 얘가 부담스러워할 정도. 역시 고양이 선물이 너무 크리티컬


◈ 주인공: 여타 이벤트 스토리들도 그렇지만, 이번 스토리는 특히 존재감이 없음. 아니, 아예 없어도 무방할 수준. 이국타향 친구라는 명목으로 끼어있지만 아무리 봐도 그냥 꿔다 논 보릿자루잖아.. 아이테르 특유의 감응 능력도, 차라리 리청의 본능적 교감이 나을 정도로 의미가 없어보임. 유일한 활약은 그저 막판에 갇힌 방에서 탈출하려고 문 부순 거.(...)


◈ 교룡어: 명칭은 어디서 본 듯 위화감이 별로 없는데, 사실 이 세계관에서만 존재하는 특유의 종족. 교룡(중국 용)에 물고기를 접목시켜 해역의 영물로 표현됨. 바다 한정으로 화나면 암귀보다 훨씬 위험함.


◈ 단당: 쌍사성 가주. 카렌왕자랑 쌍수를 이룰 정도로 미드가 고속도로인 건 둘째 치고.. 뭔 깡으로 위험한 탐사적 항해에 동행했는지 모르겠음. 씨발 측근 이천간이라도 말려야 하는 거 아닌가?


◈ 이천간: 단당 공주를 모시는 점쟁이로, 항해 도중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관한 점괘를 뽑아 적잖은 단서를 제공함. 이게 거의 예언자 수준이라 어지간한 재상 저리 가라할 정돈데.. 대체 단당년은 왜케 내려치기하는지 모르겠음. 별로 사기꾼 같지도 않은데?


◈ 구: 단당 신변을 보호하는 일종의 근위병. 무술도 능하고 요리도 잘하는.. 철없는 공주년 옆에 뭐 이리 인재들이 많나 싶을 정도로 능력자. 근데 얘 자세히 보면.. 여잔가? 가면을 벗어라


◈ 우룡: 이번 이벤트 스토리의 최종보스. 그렇다고 나쁜놈은 아니고 도리어 인간들이 미안해를 외쳐야 할 정도로 불쌍한 피해자. 방주 이벤트 스토리가 발생한 원인이자 최고의 반전이자 핵심 존재지만, 등장 분량이 너무나도 짧다... 설정상 리청처럼 인간에 가까운 존재로 거듭나지 못한 죄인가.


스토리 1티어 모바일겜답게 나름 많이 신경 써서 만든 이벤트 스토리 같은데.. 주인공 존재감은 둘째 치고 너무 생각없이 행동하는 거 같긴 함. 아 물론 개인적으로 이걸 단점으로 꼽고 싶진 않음. 주인공 중심으로만 전개되면 스토리가 다채로워질 수 없으니까.

그런데 이 유일한 아이테르란놈이 너무 생각 없는 거 아냐? 보장된 항해도 아니고 목월백이 위험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후속 대책 없이 덜렁 몸만 승선하는 게 어딨음? 망망대해에서 조난이라도 당하면 뭐 어쩌려고? 하다못해 스카이워커를 보험으로 활용이라도 해보든가.. 여기 스카이워커도 고장났나

아무튼 이 망할놈의 주인공만 제외하면 이번 스토리도 꽤 괜찮긴 한 거 같음. 결말이 다소 동화스러운 해피엔딩인 게 좀 싱겁긴 하지만, 중간중간 떡밥이나 거듭되는 반전 등등 맛깔나는 장치들이 있어서 볼만한 전개라는 점엔 이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