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비욥을 열고 싶어하거나 이번 비욥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지역이나 시간대가 맞지 않아 참여하지 못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비욥을 주최해보고 싶은데 주최자는 모임의 장 + 총무 역할을 같이하다 보니 좀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이러한 분들을 위한, 처음 개최하시는 초보 비욥 주최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모아둔 가이드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사실 글쓴이는 비욥을 딱 한번 개최해봤기 때문에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꼭 이 글을 따라서 할 필요는 없고,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방법대로 하시면 됩니다.
이번 비욥에서 후기를 써주신 참가자분들이 아쉬웠던 점을 토대로 생각해본 팁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글이 길어질 수 있는데, 시간이 없다면 항목별 요약만 읽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혹시 제가 팁을 적으면서도 놓친 점이 있거나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주최자는 해야할 일이 크게 3가지가 있는데,

1. 장소 및 시간, 인원과 컨셉 정하기

2. 모임 장소(파티룸) 물색하고 예약하기

3. 회비 사용처 및 비욥 진행 방식 정하기 입니다.

이 것은 큰 틀이고 세부적으로는 해야할 일들이 좀 더 있긴 한데, 일단 이 순서에 맞춰서 설명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기타 팁이 있으면 적도록 하겠습니다.


1. 장소 및 시간, 인원과 컨셉 정하기

 장소 및 시간은 그냥 원하시는 날짜에 정하면 됩니다. 인원과 컨셉도 원하시는 방식을 선택하면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테스트용 비욥이었고, 그래서 참가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많은 인원들이 모였을 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나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투표를 통해서 가장 많은 인원이 올 수 있는 날짜와 장소를 맞춰서 개최하였습니다.

 또한 밤 중에 취기가 있는 상태에서 무언가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낮 시간대 12시~5시 반을 채택하였습니다.

다만 시간대의 경우 이번 비욥으로 느낀 점이 있는데, 비욥의 보틀 수에 비례해서 시간을 조금 더 늘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비욥의 경우 한 사람이 여러 보틀을 들고 오는 경우가 있어서 총 13병이 있었는데, 이를 하나씩 다 돌려가면서 시음하기에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인원은 보통 조건이 까다로워질수록 소수 정예로 운영되고, 이번처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가벼운 조건이면 인원수가 많아도 좋습니다. 이번 비욥은 '10만원 이상 증류주' 및 컨셉은 정하지 않은 가벼운 조건이었기 때문에 인원을 늘려서 최대 8인으로 하였습니다. 가끔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비욥, 예를 들어 '50만원 이상의 꼬미수 위스키'가 조건이라면 인원을 모으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에 3인 정예 파티 느낌으로 진행되더라고요.

이번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으면 해서 일부러 컨셉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버번 비욥, 꼬냑 비욥 등 주최자가 하고 싶은 비욥을 열어도 상관없습니다. 대신 이 경우 인원을 모으는 것이 일이지요.


요약)

- 장소 및 시간, 인원 및 비욥 컨셉은 원하는 대로 해라.

- 조건에 따라 인원 모집이 쉽거나 어려울 수 있으니 잘 조절해보자.

- 특정 컨셉을 잡고 비욥을 열 수도 있다.


2. 모임 장소 물색하고 대관하기

 저는 스페이스클라우드 라는 앱을 사용하여 모임 장소를 물색하였습니다. 이 앱 괜찮은 것 같아요.

모임 장소 선정이 가장 중요한데, 비욥 인원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크기여야 합니다. 자유롭게 시음하다 보면 원하는 보틀을 잡으러 이동하기도 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옆으로 가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하는데, 장소가 협소하면 이러한 것이 힘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관 장소에서 정수기가 없다면 편의점을 엄청 왔다갔다 해야하기 때문에 정수기도 있어야 합니다.

또한 한 두 캐런잔으로 여러 보틀을 시음하려면 잔 세척이 필수이기 때문에 싱크대가 있으면 좋습니다.

 당연하게도 모든 인원이 같이 앉아서 이야기할 테이블과 의자도 필수이지요. 전 여기서 약간의 실수를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비슷한 높이의 테이블이 하나 더 있어서 이를 붙여서 사용하였습니다.

냉장고는 필수는 아닌 것 같은데, 저희는 온더락 용 얼음을 넣는 용도 및 맥주와 카발란 하이볼을 넣는 용도로 요긴하게 사용하였습니다.

당연히 비용을 많이 쓰면 원하는 파티룸을 구할 수 있겠지만 비욥 참가자들이 비용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으므로 적당한 곳을 찾아봅시다.


요약)

- 대관은 스페이스클라우드 앱으로

- 인원에 맞는 넓은 공간, 정수기, 싱크대, 모든 인원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 비용이 높아질수록 참가자들은 부담스럽다. 적당한 곳을 찾자.


3. 회비 사용처 및 진행 방식 정하기

같은 챈에서 활동하니까 내적 친밀감이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비욥에 모인 모두는 남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 불만이 나오면 좋지 않은 신호입니다. 따라서 회비 사용처를 혼자서 생각하고 정해도 되긴 하지만, 오픈카톡방에 참가자들을 모집한 뒤 의논해보고 함께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횡령은 안되겠죠??? 모든 거래 내역과 대관 파티춤 측과의 상담 내용 등 돈과 관련된 모든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하세요. 주최자와 참가자 사이의 정보의 불균형이 있기 때문에 참가자에게 어떻게 돈을 사용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보통 회비의 경우에는 크게 대관비와 안주(식사) 비용으로 나가게 될 것 입니다. 이 밖의 자잘한 비용도 모아서 불만이 생기지 않게 다 같이 N분에 1 합시다.

 진행 방식은 사실 선택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지정 시음 및 자유 시음 두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진행이 늦어져서 마지막에 마시기로 한 ECBP B523과 부커스, 노아스 밀, 아드벡 안 오 등을 정말 급하게 마시다 왔습니다. 이러한 점이 이번 비욥의 부족한 점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하나의 보틀을 하나씩 돌려 마시며 이야기하는 것 보다 그냥 처음부터 원하는 보틀을 자유롭게 마시며 서로 이야기하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들 조금 어색해하다가도 술 이야기만 나오면 바로 분위기가 좋아지는 걸 보면 진짜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구나 싶긴 합니다.


요약)
- 회비에서 불만이 나오지 않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사용처에 대해서 참가자들과 함께 의논해보자.
- 횡령 안돼요!

- 진행 방식을 결정해도 되고 안 해도 되지만 보통 계획한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유도리있게 처신하자.

 사실 장소 대관과 비용 사용처 설정만 하면 크게 해야할 일은 없습니다. 대관에서 좀 신경 써야할 것들이 많아서 이 부분 주의해주시고 나머진 주최자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설정하면 됩니다.

오늘 너무 일찍 깨서 심심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다음은 비욥 중 주최자가 해야할 일 편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제가 글을 잘 못 써서 가독성이 좋지 않은데, 그래도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