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에 낙원은 없었고, 육지와는 다른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닫힌 문 저편에서 법과 혼돈의 틈을 떠다니는 그림자가 기다린다.

그는 말한다.

엘의 노래에 숨겨진 진실의 의미를.


이것은, 또 하나의 낙원으로 가는 궤적......



제8화 하늘의 정령, 명부의 정령

정령전의 열쇠를 가지고 멀리 사라졌다는 미르샤의 남동생.

그를 악마의 아이라고 말한 미르샤의 진의는.....?



알도 :

악마의 아이....? 대체 무슨 말이야?

미르샤는 동생을 원망하지 않잖아.

그런데 그렇게 말하다니..... 뭔가 이유가 있는 거지?


프라이 :

음......애당초 리바이어선은 이 도시에서 신이라 불리는 존재 아닌가?

게다가 그 존재가 키운 아이가 악마라는 이름을 갖다니 더 이해하기 어려운데......


메리나 :

우리 종교관으로 보면 그렇게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하지만......

의지할 대상을 신으로 숭배하기도 하듯이, 두려움의 대상을 신으로 숭배하는 일도 있거든.

후자의 경우는 신과 악마가 거의 같은 뜻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미르샤 :

응......메리나 말이 맞아. 이 도시에서 포세찌는 그렇게 불리는게 당연했어.

나도 처음엔 그렇게 부르는 게 싫었다고.

하지만 부족한 머리로 생각했어. 나 혼자만 다르게 부르면.......

.....리바이어선이 키운 포세찌는 사랑할 수 없다는 걸......그걸 인정하게 되는 거라고.

......어떻게 자라났어도 그 아이는 내 소중한 남동생이잖아. 그러니까 억지로 도시의 뜻을 따랐어.


클라르테 :

괜찮아...... 널 보면 말 안해도 알 수 있어.


미르샤 :

응......니헤헤. 뭔가 기쁘네. 고마워.


스리미 :

어, 어이, 미르샤...... 갑자기 볼 빨개진 건 내 기분 탓이지.....?

미르샤랑 결혼하는 건 바로 나라고.....!


미르샤 :

그러고 보니까! 놀라서 잘 못 들었는데......

「엘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이런 곳에도......」라고 했었지.

혹시 저 애도 노래할 수 있어?


미스트레아 :

네, 미스트레아에요! 저도 노래할 수 있는데......

여기 멜도 부를 수 있어요. 그러니 이제 3명이나 되네요.


로제타 :

미스트레아 씨도 메리나 씨가 노래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땐 많이 놀랐었죠.


미르샤 :

헤에~.....! 익인에게 전해졌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그쪽은 예상할 수 있었지만.

인간도 부를 수 있구나~ 그쪽 입장에선 인어인 내가 부르는 게 놀라운 일인가 봐.

이 아이의 선조님도 나랑 같이 먼 옛날에 익인에게서 전해들은 거 아니야?


메리나 :

......모르겠어. 난 어렸을 때에 교회에 거둬져서 부모님의 얼굴도 모르니까.


미르샤 :

앗, 뭔가 미안하네.....! 그런 무거운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메리나 :

괜찮아. 나는 별 신경도 안 쓰는걸.

단지 철이 들었을 때는 노래할 수 있었어......그건 사실이야.

 

클라르테 :

셋 다 엘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인데.......들어줄 상대가 듣지 못한다는 게 안타까워.


프라이 :

확실히 정령전......이었던가요? 그 문의 열쇠가 행방불명이라고 했는데.....


로제타 :

정령을 만나지 못한다면 여기서 말해도 진척이 없겠죠.


메리나 :

......하지만 일찌감치 포기하고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아무튼 정보가 필요해. 그 정령전이라는 곳의 문을 봐도 될까?


미르샤 :

괜찮지만......거기 가 봤자 정말 아무것도 없을 텐데?

일단 난 가창자니까 정령전을 보여주니 마니 할 권리가 있지만.......


스리미 :

입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게 빠르겠지.


미르샤 :

......뭐, 그것도 그러네. 그럼 정령전으로 안내할 테니까 따라올래?


메리나 :

알았어. 하지만 그 전에.....

노아는 여기서 감시를 부탁해.


노아 :

뀻......?


틸릴 :

노아를 두고 간다니, 메리나 치곤 드문 일인 거야. ......무슨 일 있는 거야?


메리나 :

이 도시에 오고 나서 잘 보이진 않았는데......

뭔가 클라르테를 번거롭게 한 것 같아서.


클라르테 :

하핫......난 별로 번거롭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하지만 정령전이 있는 곳에 범상치 않은 흥미를 보인 건 확실했어.


미스트레아 :

그러고 보니 평소의 노아 씨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죠.

자극이 강한 곳에 데려가는 것도 조심하는 게 좋겠어요.


틸릴 :

흐음......그렇구나. 그럼 감시를 부탁하는 것도 이해가 되는 거야.

단......

모케! 너도 여기서 노아랑 같이 감시하라는 거야!


모케 :

뀨웃!?

뀨웅.....뀨우우......


클라르테 :

아아, 모케......그렇게 슬프게.....


메리나 :

......걱정 안 해도 노아는 잠시동안이라면 외로워하지 않는걸?


틸릴 :

흥.....! 딱히 노아를 걱정한 건 아니야.

노아가 흥분할 정도니까 분명 모케가 가면 엄청나게 흥분하고도 남을 거야......!


모케 :

뀨웅~......


로제타 :

어머나......가엾네요. 바로 돌아올 테니 얌전히 기다리세요.


알도 :

좋아. 멤버는 정해졌네. 그럼 미르샤......정령전까지 안내를 부탁해.


미르샤 :

오케이~ 우선 도시 동쪽으로 가자!


Quest Accepted



알도 :

이게 정령전인가......생각보다 크네.....!


미르샤 :

만약을 위해 누군가 숨어들어와도 쉽게 정령을 만날 수 없게 장치를 엄청 많이 걸어놨어.

뭐, 숨어들어와도 지금은......


클라르테 :

......잠깐. 문에 있는 저 문양은......!



견습 신관 :

두 분의 옷에도 서로 닮은 자수가 새겨져 있잖아요?

봐요. 미스트레아 씨의 앞치마에 독특한 문양이 있죠?

그게 클라르테 씨의.....

.....뒷자락에도 있어요! 역시 닮았어요!



클라르테 :

미스트레아와 내 옷에 새겨진 거랑 같은 문양이야.....!


미스트레아 :

저, 정말이네요.....! 우연같지 않아요.


미르샤 :

응. 그래. 아마 우연이 아닐 거야~

선조님이 이 정령전을 세웠을 때 지휘를 한 게 익인이라고 전해졌으니까.


알도 :

익인이 인어를 지휘했다고.....? 왜 그렇게 된 거야?


미르샤 :

음~......


스리미 :

......이건 아틀란티카의 성립부터 설명하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걸.

귀찮겠지만 포기하고 알려줘, 미르샤.


미르샤 :

아, 알았어.....

이제 어쩔 수 없어. 말하면 길어질 거야!


메리나 :

응. 상관없어. 정령을 만나기 위한 단서라면 뭐든 말해줘.


미르샤 :

그럼......흐흠.......

지금으로부터 몇 천년도 전......이 홍외해는 완전히 리바이어선의 영역이었어.

바다 생물들은 모두 두려워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어......물론 인어들도.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홍외해가 둘로 갈라져서 바다와 바다의 틈이 생겼어.

리바이어선은 바다의 신이니까 바다와 바다의 틈에 힘을 쓸 순 없어.

그래서 리바이어선에게서 도망치듯 바다와 바다의 틈에 적응한 종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클라르테 :

미르샤의 선조님.....당시의 인어들도 그 때 바다를 벗어난 종족이야?


미르샤 :

응. 선조님들이 살아간 도시가 지금의 아틀란티카 지하야.

바다를 벗어난 선조님들은 리바이어선의 공포로부터 해방되어서 행복하게 살았대.

하지만.....평화로운 시간은 오래 가지 않았어.

몇 세대가 바뀔 때, 바다와 바다의 틈이 조금씩 닫히기 시작했거든.

완전히 닫히면 결국 또 바닷속으로 돌아갈 뿐이니까.

만약 리바이어선의 지배 하에 돌아가게 된다면......

......한 번이라도 도망친 자들을 용서할 리가 없겠지.

......그렇게 절망하던 때 도시 근처에서 쓰러진 익인 여자를 발견했대. 

그 사람은 왠지는 몰라도 온몸이 만신창이였는데......

......뱃속에 아이가 있었대.


틸릴 :

뱃속에 아이가 있는 익인.....!? 그거 혹시......


미스트레아 :

그 분의 이름이.....유디스 씨는 아닌가요?


미르샤 :

앗......어떻게 알고 있어? 확실히 그 이름이라고 전해졌는데.


스리미 :

그러고 보니 이 도시에 왔을 때도 너희가 유디스가 어쨌다느니, 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틸릴 :

역시 유디스는 거인이 할퀸 흔적에 떨어지고도 살아있었던 거야......!


알도 :

그럼 설마 하울로라는 남자도.....?


미르샤 :

음~......그쪽은 들어본 적 없어. 아틀란티카에 온 건 여자 한 명 뿐이었다고 전해졌거든.

아무튼 그 시대의 인어는 도시 한복판에서 서로 도와 유디스의 상처를 치료해 줬어.

거의 포기해야 했던 출산도 기적적으로 해 냈고......

유디스는 크게 감사하면서 인어에게 낙원이란 곳의 기술을 알려줬대.


클라르테 :

그렇구나.....그래서 이 도시 여기저기에 기술 수준이 굉장히 높은 물건들이 있었던 거네.


미르샤 :

맞아. 지금 시점에선 전부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밖에도 유디스는 홍외해가 갈라져 바다와 바다의 틈이 생긴 이유를 설명해 줬어......


알도 :

홍외해가 갈라진 이유......?


미르샤 :

.....응. 한 번 쓱 보더니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의 원인은 그림자의 정령의 힘이랬어.


프라이 :

뭣......바다를 갈라놓은 게 그림자의 정령이라고.....!?


클라르테 :

그렇군.....정령 때문이었구나.

그림자의 정령의 힘이 번개나 결정의 정령의 힘처럼, 눈에 보이는 형태로 현현하지 않은 건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



클라르테 :

.....여기는 번개의 힘과 결정의 힘이 같은 비율로 섞여있는 것 같아.


메리나 :

번개의 힘을 결정의 힘이 복사해서 자연스레 증폭된 모양이네.


클라르테 :

단, 하나 신경쓰이는 건.......

이 앞에 그림자의 정령이 있다면... 그 영향이 전혀 보이지 않는 건 어째서일까.....?



클라르테 :

그래......그림자의 정령의 힘은 현현하지 않은 게 아니야.

바다를 갈랐다는 형태로 계속 현현해 온 거지.


메리나 :

듣고보니 육지와 다르게 바다는 갈라진 상태를 유지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힘이 필요하지.

홍외해는 남북으로 갈라진 바다......너무 당연해서 그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었어.

하지만 바다가 갈라진 원인이 정령이라면, 닫히는 원인은 정령의 힘이 줄어들고 있어서야.....?


미르샤 :

아니.....그건 아닌 것 같더라.

유디스의 말에 따르면 오히려 정령이 본래의 성질을 되찾고 있는 것 같아.


로제타 :

본래의 성질......인가요. 그건 명부의 정령으로서의.....?


미르샤 :

으음~ 글쎄......나도 당시의 일은 그렇게 잘 아는 게 아니니까.

아무튼 유디스는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정령을 보고 엘의 노래를 들려줬는데~.......

그랬더니 닫혀가던 바다와 바다의 틈이 다시 활짝 열렸다......고 하더라.


틸릴 :

그거 아까 그 이야기랑 이어지는 거지? 이 정령전을 세웠을 때 지휘를 맡은 게 익인이었다고 하는......


미르샤 :

뭐, 그렇지~ 유디스가 목숨을 구해 준 답례로 준 게 이 도시 전부야.

도시에 있는 낙원의 기술과 정령의 거처와 이 정령전과......


메리나 :

......그리고 엘의 노래구나.


미르샤 :

응......뭐, 그것도 그럴지도.


클라르테 :

엘의 노래를 제대로 부르려면 높은 마력이 필요하다는데.......

승계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건 운이 좋았던 거겠지.


프라이 :

낙원의 민족의 후예라는 익인도 부를 수 있는 건 두 명 뿐이잖습니까?

용케 미르샤 공의 세대까지 이어져 왔군요......


로제타 :

이어졌다고 하니, 그만큼 어렵진 않았던 건가요? 인어는 단위 수태를 거치고 말이죠.


미스트레아 :

단위 수태.....?


로제타 :

여자 혼자 아이를 만드는 거죠. 이 도시에서 살짝 물어봤더니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성격은 환경에 의존한다는데, 모습과 능력은 거의 선조 대에서 이어져 왔다는 것 같아요.


메리나 :

변함없이 이상한 곳에서 귀가 밝네......


로제타 :

후훗.....정보 수집은 심문관의 기본이자 생명줄이니까요♪


미르샤 :

응. 우리 어머니도 할머니도, 선조분들도 대대로 엘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었어.

그리고 가창자는 정령전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인어니까. 열쇠의 사육도 맡아왔어.


틸릴 :

사, 사육.....? 열쇠를 사육한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이야?


미르샤 :

어라.....내가 말 안 했나?

열쇠 역할을 맡는 건 마력이 높은 동물이야.

정확히는 동물만이 갖고 있는, 사람과는 다른 마력이 열쇠의 근원이지.

그 마력을 가창자에게만 전해지는 비밀의 단어로 정령전의 문과 반응시킬 수 있어.

마력이 정말로 높지 않으면 반응하지 않으니까~.......

이 근처에선 리바이어선 빼면 바다말 「히포캄포스」 정도가 해당되지.


프라이 :

흠. 그럼 그 히포캄피스가 열쇠의 역할을 하는 건가요.....?

열쇠라고 해도 물리적으로 구멍이 있어서 열쇠를 넣고 돌리면 열리는 간단한 물건이 아닐 텐데요.


알도 :

그런데 히포캄포스......? 어딘가에서 들었는데......

음~.......떠오를 것 같기도 한데 안 떠오르네.


클라르테 :

그보다......왜 이렇게까지 엄중하게 자물쇠를 걸 필요가 있지?

열쇠가 사라지면 다시는 열 수 없는데. 그런 위험한 장치를 걸 이유가......?


미르샤 :

그건......일단 전해진 게 있긴 한데. 나도 의미는 잘 모르겠거든.

유디스가 만약에라도 다른 익인이 열게 되면 큰일이라고 자물쇠를 건 것 같지만......


클라르테 :

그렇군......그런 이유구나.

유디스는 당시의 날개를 진 자들에게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어.......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자들을 향한 주박은 위쪽으로 이동하는 건 거의 완벽하게 막을 수 있어도 아래쪽으로 이동하는 것 까진 막지 못하지.

다른 익인이 그 계곡을 빠져나와 이 땅의 정령을 빼앗을 가능성을 경계한 거야.


미스트레아 :

유디스 씨가 그런 걸.......


메리나 :

......미스트레아.

당신은 날개를 진 자의 「후손」이니까. 이제 이 이상은 말 안 할게.


미스트레아 :

......네. 알고 있어요. 고마워요. 멜.


틸릴 :

......그렇구나...인 거야. 미르샤가 동생을 찾는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었던 거야.

하나는 순수하게 동생이 무사한 지를 가족으로서 확인하기 위해서......

또 하나는 정령전의 열쇠......히포캄포스를 돌려받고 이 도시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거야!


미르샤 :

.....아니야. 하나는 맞지만 또 하나는 달라.


치르릴 :

에.....?


프라이 :

하지만 그렇게 되면 바다가 닫혀 아틀란티카가 머지않아 바닷속으로 잠기지 않을까요?


클라르테 :

그래......이러는 사이에도 정령의 힘은 불안정해지고 있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아......


미르샤 :

.......그래도 상관없어. 난 이 도시를......지킬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으니까.

바다에 잠겨 리바이어선의 지배 하에 돌아가야 해.


메리나 :

미르샤......


??? :

뀨뀨뀨웅~~!!


알도 :

어....? 이 울음소린......


모케 :

뀨룽~~!


틸릴 :

모케 너.....! 얌전히 못 기다리는 거야!?


메리나 :

하아......중요한 이야기를 끊었네. 대체 누굴 닮은 걸까.

얌전한 노아를 조금이라도 보고 배웠으면......


로제타 :

아니요, 메리나 씨......아무래도 이번엔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요......?


노아 :

뀻! 뀻뀻!!


메리나 :

아니.....노아까지.....!?

노아.....! 문을 긁으면 안돼!

정말.....왜 그러니? 평소엔 영리한 아이면서......


노아 :

뀨우.....?


미르샤 :

......아무튼 그런 이유가 있어. 나 이제 돌아간다?


스리미 :

어, 어이.....잠깐, 미르샤!


클라르테 :

이 도시를 지킬 생각이 없다니......

......궁금하네.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


메리나 :

그냥 두고 볼 수도 없어. 쫓아가자.


스리미 :

아마 집으로 돌아갔을 거야. 날 따라와.


-

알도 :

이, 이게 미르샤네 집.....!? 도시에서 제일 큰 집이잖아!


스리미 :

가창자는 이 도시의 요직이니까. 대대로 이 집에서 살고 있어.

어이~ 미르샤! 돌아왔어~!


미르샤 :

잠깐.....스리미! 왜 데리고 왔어!?


스리미 :

미안, 미르샤......

하지만 이대로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데려왔어.

조금만이라도 괜찮잖아.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어때?


미르샤 :

...............

......정말 어쩔 수 없다니까. 여기 서서 말하는 것도 그러니까 들어와.


-

틸릴 :

바깥에서 봤을 때도 대단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더 대단한 거야!

부모님은 없는 거야? 인어는 짝을 짓지 않으니까 어머니만 있는 거야?


미르샤 :

어머니는 행방불명이라서......


틸릴 :

앗...... 실례한 거야.

(메리나에게 못 말할 정도로 무거운 이야기였구나.....)


메리나 :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왜 이 도시를 구할 생각이 없다고 한 건지 궁금해.

그 어머니랑 뭔가 관계가 있어......?


미르샤 :

............


스리미 :

......말하기 어려울 거야. 분명 미르샤도 마음의 정리가 필요할 테니까.


미르샤 :

하아......알았어. 그 질문을 듣고 피하는 건 치사할 테니까.

......우리 어머니는.

날 낳고 나서......다른 종족의 남자를 만났어.

아까도 말했듯이......우리 아틀란티카의 인어는 기본적으로 단위 수태를 하거든.

평생에 한 번 자신을 복사해 임신하고, 그걸로 세대 교체가 끝나.

......하지만 딱 하나 예외가 있어.

그게 다른 종족과의 사랑인데......이 경우엔 태어나는 아이가 반드시 남자가 되거든.


로제타 :

실제로도 포세찌 씨는 남자로 태어났다고 했죠.......


클라르테 :

미르샤......넌 이전에 「동생인 시점에서 꺼림칙한 애」라고 말했지.

이 아틀란티카에선 「남자가 태어나는 것」 자체가 흉조로 여겨지는 거야?


미르샤 :

......맞아. 그래서 다른 종족과의 사랑은 금기로 여겨져.

자세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먼 옛날에 분쟁이 있었다는 것 같아.


틸릴 :

혹시 포세찌는 박해를 받아온 거야.....?


미르샤 :

......처음엔 아니었어. 전승은 어디까지나 전승이었으니까.

남자라고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

어머니도 금기를 접했지만 가창자로서의 역할도 있어 큰 벌은 면했던 것 같아.

나도 아직 어렸을 때였고......정령에게 노래를 불러 줄 사람이 없어지면 큰일이니까.

하지만......문제는 포세찌가 태어난지 얼마 안 가 생겼어.

리바이어선은 바다와 바다의 틈을 포기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놈이 갑자기 아틀란티카에 벌을 내리러 왔어.

바로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그 징그러운 생물을 날려보내고.....

그게 금기를 어긴 탓이라는 소문이 돌아서 포세찌와 어머니에게 가는 비난이 강해졌어.......

몇 년이 지나고 그 날.....내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포세찌와 어머니가 사라졌어.

바로 도시를 찾아다녔지만 아무데도 없었어......

소용돌이 근처에 포세찌의 신발 한 짝이 떨어져 있는 걸 봤을 때 내 안에서 뭔가가 끊어졌어.

도시 사람들이 말해줬는데...... 죄의식을 못 견디고 어머니가 포세찌와 자살하려 했대.

하지만......그 날은 포세찌의 생일이었어. 어머니가 선물도 준비했는데.......


로제타 :

그건......자살하려는 분의 행동같지 않네요.


미르샤 :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마침 내가 엘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나이라서 어머니가 필요없게 된 걸지도 몰라.

도시 사람들이 둘에게 손을 댄 거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런 결론만이 떠올랐어.


스리미 :

................

.....그래서 난 아틀란티카를 빠져나왔어.

어머니에게 손찌검을 한 사람들을 위해 어머니에게서 이어받은 엘의 노래를 쓰는 건 정말 싫어서......

그런데 그렇게 절망하는 것도 괴로워서...그 때부터 둘을 찾아 바다로 들어가게 됐어.


스리미 :

그러다가 나랑 만난 거야.


미르샤 :

응. 날 도와줘서 사이가 좋아진 거지.

계속 함께 있어서 그런지 어느샌가 스리미 말투가 나한테 옮았지만.

하지만 우리가 힘을 합쳐 찾아봐도 둘은 보이지 않았어.......


스리미 :

......난 슬슬 포기하자고 했거든.

리바이어선은 후손이라고 해도 도망친 녀석들을 용서할 놈이 아니니까.


미르샤 :

......머리로는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포기하면 뭔가 끊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 거기서 갑자기 빅 뉴스가 뚝 떨어진 거야!


알도 :

빅 뉴스.....?


미르샤 :

스리미가 알려줬어. 아틀란티카에 포세찌가 돌아왔다~~!! ......라고!

난 뒤도 안 돌아보고 아틀란티카로 돌아갔어.

그랬더니 거기서......


틸릴 :

으으.....! 자매의 감격스러운 재회가 기다리는 거야......!


미르샤 :

......본 적도 없는 근육 달마가 히포캄포스의 등에 타고 있었어!!


틸릴 :

그게 대체 뭐야--!?


프라이 :

흠......뭐, 근육은 그렇다고 쳐도......

확실히 히포캄포스는 홍외해에서 리바이어선을 제외하면 마력이 높아서 싸움에도 굉장히 강하다고 하지 않았나요?


미르샤 :

당연하지! 무슨 일이 있어도 익숙해진 상대만 등에 태워주니까!


메리나 :

.....반대로 말하자면 등에 태워 줄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는 거네.


미르샤 :

응......맞아.

포세찌는 어릴 때부터 라랑 같이 히포캄포스를 돌봐줬으니까.....

본 적도 없는 근육 달마는 완전히 성장한 포세찌였지.

너무 성장해서 좀 놀랐지만 눈가에 옛 모습이 남아 있었어.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지. 어머니가 사랑한 상대는 인어나 인간보다 훨씬 큰 타이탄 족이라고.

하지만 포세찌는 날 알아챈 건지 못 알아챈 건지, 조용히 사라졌어.


알도 :

그 후로 지금까지 계속 찾아다니고 있는 거네......


틸릴 :

.....잠깐만. 아까 「사랑」이라고 하지 않았어?


로제타 :

어머....? 그런 말이 신경쓰일 나이인가요, 틸릴 씨?


틸릴 :

그, 그게 아니야! 그냥 사랑이라고 쓴 석판이 떠올라서......


로제타 :

후훗.....농담이에요. 저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클라르테 :

그렇군.....베르도 미답지에서 찾은 그 비석 말하는 거지?


미르샤 :

비석? 그게 뭐야.....?


미스트레아 :

이 도시 서쪽으로 멀리 가면.......바다와 바다의 틈 입구에 거인이 할퀸 흔적이라는 깊은 계곡이 있어요.

저희가 그 계곡 밑을 통해 여기까지 왔는데......도중에 글자가 적힌 비석을 찾았거든요.


알도 :

혹시 그건 미르샤의 어머니가 만든 게......?

이봐 미르샤. 괜찮다면 우리랑 같이 보러 가지 않을래?


미르샤 :

으, 응......

.......어쩌지. 난 우리 어머니를.......

포세찌가 혼자 아틀란티카로 돌아왔을 때 무의식적으로 포기했는데......

만약 그 비석이 어머니가 남긴 거라면......

.....내가 그걸 읽을 자격이 있을까.....?


미스트레아 :

부모자식 사이에 자격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아요.

그리고......살아있다고 믿고 계속 찾는 것만이 어머니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죠......미르?


미르샤 :

미르.....?


틸릴 :

미스티는 신기한 별명을 붙여주는 거야.

예를 들면 틸릴도 틸이라는 애칭으로 친하게 불러주는 거야!


클라르테 :

메리나는 멜이고 알도는 알. 로제타는 로즈고 나는 르테야.


프라이 :

......그리고 저는 바로 열혈 신부죠.


미르샤 :

......아하핫. 뭐야 그게? 혼자만 이상하잖아?

하아~......웃으니까 어깨에 힘이 빠진 것 같아.

고마워. 미스트레아. 미스티라고 부르면 되지?


미스트레아 :

후훗......좋아요. 그 별명은 틸이 제게 붙여 준 거에요.


미스랴 :

그런가......그게 동료라고 느껴져서 뭔가 좋은데.

음...그럼......


알도 :

이 진동은.....?


미르샤 :

......신경쓰지 마. 여기서 가끔 있는 일이야.

그럼.....그 비석까지 안내 좀 해 줄래?


미스트레아 :

네.......얼마든지요!


알도 :

그럼 아까 왔던 길로 돌아가자!


스리미 :

...............

......때가 됐네. 나도 마음 단단히 먹어야지.

......아무래도 시간도 얼마 없는 것 같고 말이야.....


-

 이제부터 일시적으로 맵 점프와 서브 퀘스트가 제한됩니다. 그래도 퀘스트를 진행하겠습니까?



 사랑을 하.......는 건 후회......않습니다.

당......여정을 해 온 거리에 비.......정말로 미미..............하겠죠.

하지만...... 그렇지만.......제게......는 다시.........모.......어요.

당.......이 이......읽.......않을 걸 알.......지만.......

그래.......제.......험의 증.......서 마지막으로 이.......남......다.


미르샤 :

사랑을 하는 건 후회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여정을 해 온 거리에 비하면 정말로 미미한 사랑이겠죠.

하지만.....그렇지만......제게는 다시는 없는 모험이었어요.

당신이 이것을 읽지 않을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제 모험의 증거로서 마지막으로 이것을 남깁니다.


틸릴 :

지워진 글자까지 제대로 읽은 거야......!?


미르샤 :

응.....내 글씨 쓰는 버릇까지 닮았으니까.


알도 :

하지만 이 내용은.......


미르샤 :

......응. 어머니가 그 남자를 떠올리며 쓴 것 같아.

그 사람은 나무 위에서 삶을 마친다고 전해지는 타이탄 족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전 세계를 여행한 것 같고.


프라이 :

아버지......인가요. 미르샤 공에게는......


미스트레아 :

미안해요......적힌 내용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는데.......


미르샤 :

......아니야. 괜찮아.

어머니가 마지막까지 그 남자를 떠올리면서 돌아가셨다면.......그건 여자로서 더없는 행복이었겠지.


미스트레아 :

미르......


미르샤 :

인어에게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거든......

난 그 중에서도 다른 종족을 좋아해서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 인어 이야기를 좋아해.

원래는 다른 종족과 사랑하는 건 절대로 안된다는 교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왠지 동경하게 됐어. 역시 어머니와 이야기 속의 소녀는 닮았다고 느껴서......

어머니는......정말 행복했을까.....?


알도 :

비석이 눈물에 반응했어.....!?



 이 글귀를 사랑하는 딸에게 바칩니다.

 미르샤......당신이 이 비석에 눈물을 떨어뜨렸다는 건, 저는 이미 이 세상에 없다는 거겠지요.

 제가 제멋대로 한 사랑이 당신과 당신의 동생에게 화를 불러오다니......분하지만 방법이 없어요.

 하지만 저는 그 아이를 낳은 건.......그것만큼은 분하지 않아요.

 제가 그 아이를 끔찍한 아이로 여기면 그 누구도 그 아이를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어머니를 용서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 아이만큼은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도 저를 닮아.....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있겠지요.

 그 때는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지 마세요. 어머니의 부탁은 그것 뿐이에요.


미르샤 :

응.....고마워. 어머니......


 마지막으로......당신은 도시 사람들이 저와 그 아이를 쫓아냈다고 착각하고 있겠죠.

 진상은 달라요. 모두 그 아이를 두려워했지만 절대로 배척하지 않았어요......

 당신의 동생을 바다로 데리고 온 저를 이 땅까지 쫓아낸 건 리바이어선의 부하입니다.

 당신에게도 마수가 뻗칠 지 몰라요. 조심해야 해요, 미르샤......


미르샤 :

어머니와 포세찌에게 손찌검을 한 게 도시 사람들이 아니었다고.....?

그러면.....그러면 대체 누가 그런 걸.......


클라르테 :

(.....짐작이 가. 하지만 내 입으로는.....)


스리미 :

...........

......알아야 할 때가 왔네.

내가 했어. 미르샤.


미르샤 :

스리.....미.....?


스리미 :

입 다물고 있어서 미안해.....난 리바이어선이 보낸 스파이였어.


클라르테 :

왜 직접 말하는 거지......? 지금까지 숨겨 왔잖아?


스리미 :

그 반응을 보니 아무래도 넌 알고 있던 모양이네. ......어떻게 알았지?


클라르테 :

.....처음에 눈치챈 건 동생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였어.

동생을 다시 만날 때 친누나인 미르샤마저 한눈에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했잖아?

그걸 넌 본인이라고 판단하고 미르샤에게 알려줬지.



미르샤 :

스리미가 알려줬어. 아틀란티카에 포세찌가 돌아왔다~~!! ......라고!

......본 적도 없는 근육 달마가 히포캄포스의 등에 타고 있었어!!



클라르테 :

그 때는 듣고 있던 입장이라 지적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미르샤 본인은 기다려 온 정보에 들떠서 눈치채지 못한 거라고 추측할 수 있어.


스리미 :

......그렇군. 그러면 더 안심되네.


클라르테 :

(안심.....?)


스리미 :

이봐. 미르샤......

포세찌를 필사적으로 꼬드기면서 바다 쪽으로 데리고 간 건 나야......

포세찌가 있는 곳을 미끼삼아 너희 어머니를 정 반대로 도시 바깥까지 데리고 간 것도 나고.

전부 리바이어선의 명령대로 한 거야......


미르샤 :

스리미......농담이지......정말 그렇다면 이렇게 다 말할 필요도 없잖아.....?


스리미 :

................

......그 때의 나는 내가 하는 행동의 의미도 잘 몰랐어.

혼자 남은 미르샤를 보고 처음으로 내가 한 행동의 중대함을 알아버린 거야......


미스트레아 :

스리미 씨에게도 뭔가 사정이 있는 건가요......?


스리미 :

......난 단순한 물고기야. 바다의 생태계의 정점에 거역한다는 발상은 가지지 않았어.

리바이어선은 보기보다 지성이 높으니까.

아틀란티카도 신통력으로 꽤 정확히 파악했고.......무식하게 크기만 한 물고기가 아니야.

괜히 몇 만년씩 바다의 신으로 군림한 게 아니라고.


로제타 :

몇 만년이나......인가요.

그만큼 긴 시간을 살아 왔다면 그림자의 정령이 바다를 가른 순간도 봤을 가능성이 있겠네요......


클라르테 :

.....가창자가 없어지면 정령을 묶어둘 수 없게 되니까 바다는 닫혀. 그걸 노린 건가.......


스리미 :

.....맞아. 난 그것을 위한 첨병이었어.

......당연히 그 다음에 할 일은 미르샤를 꾀어내는 거였지. 거기까지가 내 사명이었어.

하지만......난 그제서야 내가 하는 행동이 무서워졌어.

나는 놈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라고.......변명은 할 수 있어. 하지만 명령을 따르면 미르샤는......

.......나는 고민하다가 앞으로의 명령을 무시하고 미르샤를 돕는 길을 선택했어.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면서......파트너인 채로 남았어.

미르샤는 가족을 찾기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감수하니까. 눈 좀 떼고 있으면 사라져 버릴 것 같았어.

리바이어선에겐 적당히 거짓말로 보고했어. 무능하나도 여겨져도 상관없었어.

다만 리바이어선에게서 완전히 버려지는 건 피할 수 없었어......


프라이 :

흠흠......왜 그런 미적지근한 생각을.....!


메리나 :

침착해, 프라이. 그 이유라면 우리도 이미 알고 있잖아.


프라이 :

이미.....?


틸릴 :

이 도시에 왔을 때 미르샤가 말했잖아......

동생은 리바이어선이 키운 악마의 아이라고......


프라이 :

그, 그러면......


스리미 :

미르샤가 사랑하는 동생이니까......되도록 보이는 범위에서 무사한 걸 확인하고 싶었어.

.....결과적으로 미르샤와 리바이어선 사이를 오가는 최악의 박쥐가 됐지만.


로제타 :

.....동생 분은 리바이어선에게 세뇌당한 건가요?


스리미 :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렇지.

포세찌도 처음에는 리바이어선에게 회의적이었어.

하지만 조금씩 사상을 주입당해 억지로 생각이 바뀌면서 아틀란티카를 증오하게 된 거야.

나같이 힘없는 물고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그래서 기다려 온 거야. 리바이어선이 포세찌를 아틀란티카로 돌려보내는 날을.

빼앗은 걸 전부 돌려주지 못하는 보잘것 없는 나라서 미안해......

구워먹든 삶아먹든 마음대로 해도 좋아.


미르샤 :

..................

......결혼 타령이나 하는 스리미는 진짜 스리미가 아니라는 걸 마음 한 구석으론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렇다고......구워먹거나 삶아먹는 것도 무리지. 스리미는 내 파트너니까......


스리미 :

.....미르샤는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하지만 미안해. 미르샤. 난 용서받아선 안돼.


미르샤 :

스리미.....?


스리미 :

......미르샤. 범인이 나라는 걸 안 이상 도시 사람들을 원망할 이유는 없잖아.

넌 정령이란 녀석에게 엘의 노래를 들려주는 게 일이야. 그걸 주저할 이유도 이제 없어.


미르샤 :

하지만......정령전의 열쇠가 없으면 난 결국......


스리미 :

나도 이 몇 년 동안 포세찌를 지켜봤거든.....

......내 마력은 결코 강하지 않아. 오히려 자신없을 정도로 약해.

하지만 이 바다에서 제일 마력이 강한 리바이어선 쪽에 오랫동안 붙어 있었으니까...... 알겠지?


틸릴 :

설마 도달한 거야.....? 정령전의 열쇠로서의 역할에......?


스리미 :

응.....정령전의 자물쇠를 푸는 조건은 의외로 심플해.

높은 마력을 가진 동물의 힘을 빌려 가창자에게만 전해지는 말을 노래하면 돼.

......맞지, 미르샤?


미르샤 :

으, 응......


스리미 :

한 번 뿐이라면 할 수 있어. 비축한 마력과 내 목숨을.....전부 몰아넣으면.


미르샤 :

목숨을.....!? 그런 걸 내가 할 리가......


모케 :

뀽뀨우.....!?


프라이 :

이, 이 진동은 뭐지......아까보다 더 큰데!?


스리미 :

......이제 시간없어. 이건......바다와 바다의 틈이 닫혀가는 소리야.

한시라도 빠르게 정령전에 들어가서 노래를 정령에게 들려주지 못하면 아웃이야.

하지만.....미르샤가 뭐라고 해도 망설일 거라는 건 내가 가장 잘 알아......

그러니 나 혼자라도 상관없어. 암호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미르샤 :

스리미....!? 기다려, 스리미.....!!


메리나 :

정말로 아는 거야? 그 암호를.......


미르샤 :

난 배운 적 없어...... 포세찌가 아직 아기였을 때 어머니에게서 들었지만......


클라르테 :

만약 정말로 알고 있다면...몸을 던지려고 각오한 거야.


알도 :

......당장 쫓아가자. 정령전으로 가자!


 일시적으로 맵 점프가 불가능해졌습니다.


-

알도 :

앗......! 벌써 바다가 이렇게 좁혀졌다고.....!?

어서 아틀란티카로 돌아가지 않으면 손쓸 수 없겠어.....!


-

스리미 :

휴.....겨우 도착했다.

......역시 이대로는 반응이 없나.

아니. 목숨은 아깝지 않아.....오히려 이렇게 쓸 수 있다면 기꺼이 써야지.

......아직 쫓아오는 사람도 없고.

헛되이 살아온 나도 이제 여기까지구나.

미르샤에겐 좋은 친구가 생겼어. 내가 보고 있지 않으면 어딘가로 훌쩍 사라질 거라는 걱정은 이제 필요없어.

잘 있어. 미르샤...... 꼭 행복해야 해.

....간다. 『낙원에......


미르샤 :

안돼----!!

스리미가 희생해서 얻은 평화는 거짓된 평화야!

우리......인어의 미래를 마음대로 거짓말쟁이로 만들지 마! 이 벽창호야!


스리미 :

벽창호는 너라고.....!

이대로는 도시가 잠겨! 수단 방법 가릴 때가 아니야!


미르샤 :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분명 그 아이들과 함께라면......


스리미 :

아니.....! 현실을 좀 봐!! 문은 커다란 마력에만 반응.....

반응.....하고 있다고? 저 파란 녀석에게......


메리나 :

.....미안해, 미르샤. 우리가 당신을 잠깐 착각한 것 같아.


미스트레아 :

미르의 생각은.......저희들의 행동 이념과 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힘을 빌려 드릴게요!


메리나 :

.....노아도 미안해. 너도 이유없이 흥분한 게 아니었구나.

미르샤.....이 반응이라면 열 수 있겠지?


미르샤 :

으, 응.....! 분명 열 수 있을 거야.....!

음.....노아?

잠깐이라도 좋으니까.....내게 힘을 빌려줘!


노아 :

귯 귯!!


미르샤 :

에엣~~!? 이 흐름에 안 어울려 주는 거야!?


로제타 :

노아 씨는 경계심이 굉장히 강하니까요......


미르샤 :

칫......그럼 됐어......

......그러면 메리나. 노아를 데리고 나랑 같이 하자.


메리나 :

그걸로 괜찮겠어?


미르샤 :

구조적으론 아마 괜찮을 텐데......

아무튼 해 보자. 이제 시간이 없는 것 같아......!

.....그럼 간다.

『낙원에 실락의 날개를......


클라르테 :

(실락의 날개.....!?)


미르샤 :

......그 땅에 검의 노래를』!!


프라이 :

오오.....! 열리지 않던 문이 드디어 열렸군요!


틸릴 :

티.....틸릴과 모케도 당연히 할 수 있지만.....이번엔 양보한 거야!!


모케 :

뀽 뀨우~......?


메리나 :

.....잘 됐네.

노아에게 그런 힘이 있다는 게 아직 실감이 안 나지만......


노아 :

뀻 뀨우~♪


스리미 :

휴......이렇게 되다니. 죽음으로 갚지 못하게 됐잖아......


미르샤 :

스리미......약속하자. 다시는 목숨을 쉽게 던지지 않겠다고.


스리미 :

그렇게 말해도 내겐 더 이상 갈아갈 의미가......


미르샤 :

.....무슨 말이야? 스리미에겐 꿈이 있으면서.


스리미 :

나한테 꿈이.....?

......그러고 보니 그랬지. 미르샤. 나랑 결혼......!


미르샤 :

거절합니다~


스리미 :

거짓말이지.....!? 완벽하게 프로포즈할 수 있는 흐름이었는데......!!

화풀이할거면 저 파란 녀석한테 해!


미르샤 :

후훗.......자각이 있는 화풀이는 무적이니까~!

.....스리미의 꿈이 이뤄지면 또 이번처럼 될 지도 모르고.


스리미 :

그, 그건 설마 날 생각해서.....?


미르샤 :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 이야기는 끝!


스리미 :

안돼에~......!!


알도 :

아무튼 이걸로 정령전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어......!


로제타 :

그런데 내부 구조는 알고 계시나요, 미르샤 씨?


미르샤 :

나도 사실 들어가는 건 처음이야. 어머니에게서 가창자의 위치를 잇자마자 도시 사람들을 의심했으니까......

하지만......덕분에 도시 사람들에 대한 의심은 풀렸으니까.

정령을 묶어두면 이 도시를 구할 수 있어......!


클라르테 :

응......분명 그럴 거야.


알도 :

가자! 그림자의 정령에게 노래를 들려주러......!!


 맵 점프가 개방되었습니다.


-

클라르테 :

이건......통로가 수몰돼서 앞으로 갈 수 없겠어.


미스트레아 :

저와 르테만이라면 날아서 갈 수 있겠지만요......


프라이 :

우회로도 없는 것 같네요. 보이는 대로 수상한 장치만 있고요.


메리나 :

미르샤는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함정일지, 아니면 길이 열릴지.....


미르샤 :

음~ 나도 이 신전에 들어가는 건 처음이니 잘 몰라.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창자만이 들어갈 수 있으니 함정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은 없고~


메리나 :

그래. 그러면......


로제타 :

어라...대담하네요, 메리나 씨.


틸릴 :

흐흥......알고 있었던 거야. 지하 공동 때 틸릴의 공적이 부러웠던 거지!


메리나 :

...이 신전은 인공물이야. 함정이 있다면 미르샤에게 전해졌겠지.

지하 공동은 자연물이었잖아.......생각없는 행동이랑 똑같은 취급 마.


틸릴 :

화나-!! 변함없이 앙증맞지도 않은 거야!


알도 :

자, 자. 지나갈 수 있게 됐잖아. 지금은 어서 가자고.


-

알도 :

이 상자는 뭐지.....?

빈 상자.....인가. 어.....?


 봉인 해제 시스템을 기동했습니다. 진척률 16.66%......


알도 :

뭐, 뭐지....? 기둥에 불이 붙었어......!

그리고 봉인 해제 시스템이라니...... 대체 뭘까.

기둥은 전부 6개......불을 모두 붙이면 뭔 일이 일어나는 거지?


-

알도 :

휴......장치가 꽤 어려워서 머리를 써야 하네.


클라르테 :

들어온 건 좋은데, 안쪽으로 가는 것도 고생이야.


미르샤 :

그러고 보니 스리미......암호를 어디서 알아냈어?


스리미 :

......그거는 포세찌 덕분이지.

녀석은 인간이나 인어보다 큰 만큼 성장 속도도 빠른 타이탄 족의 피를 이었잖아.

아기 때의 기억도 의외로 선명히 갖고 있겠지.....리바이어선이 있는 곳에서 들었을 거야.


미르샤 :

에에~.....!? 포세찌에게 그 때의 기억이 있었구나.

나 혹시 이상한 장난 친 적은 없겠지~.....?


틸릴 :

응.....? 뭐야.


프라이 :

왜 그러시죠, 틸릴 공?


틸릴 :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릴 건 같은 거야......


알도 :

목소리.....?


로제타 :

어머, 틸릴 씨. 클라르테 씨를 따라하는 건가요?


틸릴 :

뭣.....아니야! 목소리긴 한데 어린애 목소리였던 거야!


클라르테 :

어린아이라......미안. 내겐 정령의 목소리만 들려.


틸릴 :

그런 거야.....? 다들 안 들리는 거야?


메리나 :

글쎄.....난 마물의 기운에 집중하고 있어서.


틸릴 :

틸릴의 집중력이 산만하다는 걸 돌려말하는 거야!?


메리나 :

호들갑이네......그렇게 말한 게 아닌데?


로제타 :

틸릴 씨. 혹시......

......무서워서 소름이 돋은 게 아닌가요?


틸릴 :

소름......뭐야아~? 그, 그런 적 없는 거야!

봐봐~! 이렇게 멀쩡한 거야!

틸릴은 집중력이 너무 좋아서 남들이 못 듣는 소리도 잘 듣는 것 뿐이지......

그렇지, 프라이~?


프라이 :

티, 틸릴 공...그.....뒤를 보시는 게......!


틸릴 :

뒤? 또 그러는 거야~......! 프라이까지 틸릴을 얕보다니, 부하 주제에 건방진 거야!

그렇게 쉽게 무서운 게 나올 리가.....

나.....나......

나왔다아아아아아아아아----!?


하얀 아이 :

들어줘.....내 존재는 얼마 안 가 사라질 거야......

내가 사라지면 법의 영역......바다와 바다의 틈도 같이 사라져.

그러니 도와줘......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알도 :

너는......?


하얀 아이 :

나는 조각이야...... 법과 혼돈 사이에서 흔들리는 불확실한 존재의 조각......

......우리는 제일 안쪽에 있어. 분명 다시 노래를 들을 수 있겠지.....?

그럼 우리는 다시 한 번 하나가 될 거야.

깨끗하고 새하얗게 고착된 하나의 존재로 돌아가서......


알도 :

돌아간다는 게 무슨 말이야? 하나의 존재라니......


하얀 아이 :

......그 다음은 그 아이를 찾아봐. 기다릴게......


프라이 :

대체 그 아이는 뭐였을까요.....?


클라르테 :

확실한 건, 평범한 차원의 존재는 아니었어. 우리에게 악의는 없었던 것 같지만.....


메리나 :

응......그러게. 노아가 경계음을 내지도 않았고.


미스트레아 :

다시 노래를 들을 수 있다고.....말했었죠.


미르샤 :

제일 안쪽에 있다면......정령과 관계가 있는 걸까?


알도 :

모르겠어......만약을 위해 조심하면서 가자.


-

노아 :

귯......귯귯!!


메리나 :

경계음......? 마물의 기운은 없는데......

......그렇구나. 그렇지. 잘 했어, 노아.

......언제 섞여 들어온 거야? 정체를 드러내.


프라이 :

크큭.....!


프라이 :

뭣.....! 내가 또 한 명.....!?


틸릴 :

괜찮은 거야, 미르샤.....!? 이번엔 대체 뭐야!


프라이? :

쳇......가창자의 목을 뭉개버렸으면 좋았을 텐데.


검은 아이 :

......그렇게 잘 풀리지는 않네. 토끼는 여전히 총명한 짐승이야.

 

미스트레아 :

아까 본 아이를 닮았어요! 하지만.....


메리나 :

.....이번엔 명확한 적의가 있어.

(뭐지....? 이 울림은. 이 느낌, 어딘가에서......)


검은 아이 :

아까.....라는 건 역시 그놈이 선수를 쳤구나.

그놈 말은 신경쓰지 마.

여기까지 와서.....또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건 싫거든.


알도 :

넌 대체.....?


검은 아이 :

......나도 마찬가지로 조각이야. 혼돈과 법 사이에서 흔들리는 불확실한 존재의 조각......

......어서 돌아가. 그 노래는 더 이상 들려주지 마.

그러면 우리는 다시 한 번 하나가 될 테니까.

더럽고 새까맣고 무엇보다도 순수한 하나의 존재로 돌아갈 테니까......


프라이 :

음.....아까 본 아이와는 정반대로 말하네요.


틸릴 :

뭔가 엄청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상대였던 거야......


미스트레아 :

그 하얀 아이도 검은 아이도, 조각이라고 했는데요.......


미르샤 :

노래를 들려줘도, 들려주지 않아도 하나의 존재로 돌아간다니 대체 무슨 말이지.....?


알도 :

또 알 수 없는 게 늘어났네.....아무튼 지금은 나아가야 해.


-

하얀 아이 :

와 줬구나.....!

곧 있으면 우리가 있는 안쪽으로 도착할 거야.

거기서 노래를 들려주면 전부 원래대로 될 거야.


미스트레아 :

노래라는 건 엘의 노래인가요.....?


하얀 아이 :

응. 하지만 만약 못 듣는다면 난 머지않아......


??? :

......찾았다.


하얀 아이 :

윽......!!


검은 아이 :

곤란하네......멋대로 굴지 마.

당장에라도 사라질 듯한 몸으로 가창자에게 접촉하다니.....정말 방심할 틈도 안 줘.

노래를 들으면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아니. 반대야..... 진정한 「원래」대로 돌아가는 걸 방해받을 뿐이지.

그 노래는 내게 독이 돼...... 들려줄 생각이라면 억지로 막아야겠어.


미르샤 :

엘의 노래가 독.....? 너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하얀 아이 :

괜찮아.....얼마 안 남았어. 믿고 기다릴.....게......


검은 아이 :

......난 충고했어. 그래도 오겠다면.......

.....그 때는 용서하지 않겠어.


알도 :

대체 뭐지..... 그 둘은 왜 그렇게 대립하는 걸까.....?


클라르테 :

.....틀림없어. 그 아이들은 정령의 사자야.


틸릴 :

그 둘이.....?


클라르테 :

지금 엘의 노래의 얽매는 힘은 끊겨 있어.

하얀 아이는 사라져 가고......얽매는 힘을 받아 하늘의 편에 선 그림자의 정령이 그 아이겠지. 


틸릴 :

그렇다는 건......검은 아이는 명부의 편의 현현인 거야?


클라르테 :

응. 대화한 내용으로 추측하면 그게 확실한 것 같아.


로제타 :

한 분은 엘의 노래를 갈망하고, 또 한 분은 그걸 기피하고......

......뭔가 엇갈렸네요.


메리나 :

......가자. 지금은 이렇게 고민할 때가 아니야.


-

검은 아이 :

......그래. 그렇게 말했는데 왔다 이거지.


미스트레아 :

알려주세요. 여러분은 르테의 말대로 정령의 사자인가요.....?


검은 아이 :

사자.....라. 뭐, 개념은 그렇게 다르지 않아.

우리는 명부의 정령 중 하나...... 그림자의 정령의 겉과 속이야. 사자가 아니라 그 자체지.


알도 :

그림자의 정령 그 자체.....!?


클라르테 :

......그렇군. 생각보다 더 상위인 존재였네.


로제타 :

감히 질문하겠는데.......

4대 환령의 말로는 이 별에 명부의 정령은 원래 없다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여러분 명부의 정령은 이 제르베리야 대륙에 당연하다는 듯이 존재했죠.

여러분.....아니, 적어도 결정의 정령은 낙원에서 필요없다는 낙인이 찍혀 투기되었다고 들었는데......


검은 아이 :

......우리도 결정의 정령과 같아.

그쪽 문명이 아직 미성숙했을 때, 우리를 하늘의 정령으로 바꾸기 위해 개발한 게 엘의 노래야.

「얽맨다」는 허울 좋은 말로 포장했지만......

너희가 들려주려 온 노래의 효과는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세뇌」라고.


미스트레아 :

세.....뇌.....


검은 아이 :

다른 정령들은 모르겠지만......우리는 지금 그 세뇌에서 풀려났어.

상반되는 두 모습으로 나뉘어서 나타난 게 그 증거야. 정말로 조금만 더 있으면 되니까.......

......다시 한 번 말하지. 노래 들려주지 말고 돌아가.


메리나 :

그랬......구나.

뭐야.....그럼 엘의 노래는 엘의 사슬과 본질적으로 다른 게 없잖아......

힘으로 상대의 존재를 마음대로 왜곡하고 착취하기 위한 도구였어.......


검은 아이 :

그래. 그쪽 그릇에 흡수된 결정의 정령은 엘의 사슬의 신세를 많이 진 것 같은데.


클라르테 :

내 안의 결정의 정령을 알아.....?


검은 아이 :

당연하지. 한계까지 착취당해 이제 하늘과 명부, 그 어느 쪽도 아닐 정도로 망가졌어......


메리나 :

.....부정하진 않겠어. 몰랐다고 하지만 그 혜택을 누려온 건 사실이니까.


미르샤 :

우리 어머니는......전부 알고서 엘의 노래를.....?


검은 아이 :

만약 그렇다고 하면 얌전히 돌아갈 거야?


미르샤 :

.............!!


검은 아이 :

......그리고. 엘의 노래의 진짜 의미는 먼 옛날에 사라졌어.

명부의 정령으로서의 내가 이렇게 바깥으로 나온 것도 최근 일이지.

하지만 알고 있는지 아닌지는 큰 문제가 아니야.

중요한 건 이쪽의 내가 진짜 그림자의 정령이고......

......이쪽은 나중에 남들이 마음대로 더해놓은 성질이란 거지.

어느 쪽을 존중해야 할 지, 너희라면 알고 있을 거 아니야?


하얀 아이 :

그래......그의 말대로 난 엘의 노래로 만들어진, 더해진 성질의 현현이야.

하지만......지금 여기에 이렇게 존재하고 있어.

자기들이 마음대로 만들어 놓고 여기다 버리고 가는 건.......그런 행동은 하지 않겠지?


검은 아이 :

자......그럼 본론으로 갈까. 너희는 무엇을 위해 이 제단에 있는 우리를 찾아 온 거지?

노래할지, 노래하지 않을지......둘 중 하나를 정해.


미르샤 :

나......나는.......


프라이 :

으윽....!? 이 진동은 더 크군......!


스리미 :

이 방 안에까지 물이 들어오고 있어......!

젠장! 이러는 동안에도 바다와 바다의 틈이 닫히고 있다고!


미스트레아 :

그런...... 망설일 시간조차 없다니......


로제타 :

.......답답하지만 저희는 엘의 노래를 부를 수 없어요. 여러분에게 맡기겠어요.


틸릴 :

미르샤.....!


미르샤 :

(이, 이런 건 선택 못 한다고......)

메리나.....미스티.....! 나 어쩌면 좋아......


스리미 :

안돼, 미르샤.....! 이 도시는 설령 동료라고 해도 다른 녀석들에게 맡겨선 안돼!


미르샤 :

스리미.....!?


스리미 :

나 때문에 미르샤는 아까 전까지 계속 도시 사람들을 오해했잖아......

가창자로서 도시를 생각할 시간도 거의 없었겠지. 나고 자란 도시인데도......

그러니까 너희 둘도.....! 노래할지 말지는 미르샤에게 맡겨줘.....!


메리나 :

바보같은 말도 작작 해. 난......

.....처음부터 미르샤한테 맡길 생각이었어.


미스트레아 :

멜.....!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그리고.....스리미 씨 잘못이 아니에요.

나쁜 건 바로......리바이어선 씨라고요.....!


메리나 :

여기서 노래할지 말지를 결정할 권리와 책임은 미르샤에게 있어.

스스로 선택해. 후회만은 하지 않도록......


미르샤 :

아.....알았어......!


검은 아이 :

후훗......그래. 그럼 불리해지겠는데.

하지만......잊지 마. 지금 그림자의 정령으로서의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건.......


하얀 아이 :

윽......!!


 ......명부의 편인 내 쪽이다.


알도 :

이게 그림자의 정령의 진짜 모습인가.....!


메리나 :

이게 그림자의 힘....? 역시 뭔가 기시감이......


 만약 가창자가 오만하게 내게 노래를 들려주는 길을 선택하더라도......

 이 내가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지 않을 거다.


클라르테 :

안돼.....! 가창자 모두를 노리고 있어......!


틸릴 :

틸릴이 막을 거야.....!!

꺄악.....!!


메리나 :

틸릴.....!?




신관 :

우리가 비록 죽더라도......메리나 님만 살아 계신다면 이 땅은 분명.......


늙은 신관 :

......신이시여! 부디 우리에게 날개가진 아이를 지킬 힘을......!!

이 땅에 희망을......!!


메리나 :

아아......모두........

나.....때문에......!




메리나 :

그래.....그랬구나.

계속 느껴온 기시감의 정체를 이제야 알았어.

내 원수의 힘은 너의......


 ......내 힘은 모든 것을 끌고 가는 심연의 그림자의 힘.

 날 막고 싶다면 번개의 정령이라도 데려와라.....!


메리나 :

......그럴 필요는 없어.


 ...........!! 너...... 그 힘은......


알도 :

그 모습......메리나야.....!?


메리나 :

잊을 수 없는 그 참극의 날.......

내 부대를 괴멸시킨 마물은 너와 아주 같은 힘을 품고 있었지.


프라이 :

그럼......그 마물의 힘은 이 그림자의 정령이 준 겁니까......?


메리나 :

......아니. 이 정령이 어떤 악의를 품고 교회가 있는 육지를 적으로 돌린 것 같진 않아.

그 마물이 그림자의 정령의 강대한 힘을 너무 많이 받아 제정신을 잃은 거라고 생각해야 해.

그것보다 중요한 사실은.......

......그 끔찍한 날에 끝을 짓기 위한 기사회생의 한 수가...... 네게도 통할 것 같다는 거지.

보였다.....!

번개의 힘으로 방어마저 무너뜨리면 평범한 공격도 통하는 것 같네.


 가소롭군...... 이 정도의 공격 따윈 벌레가 문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을!


메리나 :

응.....그걸로 충분해. 내 목적은 널 쓰러뜨리는 게 아니야.

미르샤. 맡기겠다고 했으니까 시간은 충분히 벌어뒀어.

원하는 만큼 생각해. 리바이어선에게 빼앗겨 온, 제대로 고민했어야 할 시간의 몫까지......!


미르샤 :

......고마워, 메리나. 하지만 괜찮아......!

모두 싸우면서 답을 찾았잖아? 나도 그렇게 할래......!


알도 :

조금이라도 미르의 부담을 덜게요! 저희도 싸우겠어요!


클라르테 :

몸 속에 정령이 깃든 존재로서 물러날 순 없지.


틸릴 :

티.....틸릴도......

......이 정도로 당하면 성에 안 찬다는 거야.....!


프라이 :

다음에는 제가 방패가 되겠습니다! 무턱대고 뛰쳐나가진 마세요!


로제타 :

......다음에 무턱대고 뛰쳐나갔다간 뒤에서 마법을 맞춰서라도 제가 막을게요.


알도 :

가자......그림자의 정령은 우리 모두가 막는 거야!


-

미스트레아 :

르테......!


클라르테 :

.....미스트레아!


미스트레아 :

안돼.....날개가 안 펴져요......!


클라르테 :

큭......비행과는 상성이 안 좋은 건가......

이렇게 만전인 정령을 상대하니, 그 때의 결정의 정령이 얼마나 약해진 건지 실감하게 돼......


틸릴 :

하늘이 안된다면 땅에서 공격하는 거야! 알도!


알도 :

그래, 틸릴!


틸릴 :

이 중압감은 뭐야.....!?


알도 :

일어서기도 힘들어......!


미르샤 :

그럼......하늘도 땅도 안 된다면 바다의 차례인가......!?


메리나 :

......아니. 내가 제압할게.

하지만 미안해......마력이 얼마 없어서 이게 한계야. 선택은 끝났어.....?


미르샤 :

그건.......

......하나만 확인할게.

클라르테의 안에 있는 정령은 죽었어? 살아있어.....?


클라르테 :

......나는 그의 그릇이야. 결정의 정령은 형태가 사라졌지만 내 안에서 숨쉬고 있어......

그러니 그림자의 정령도 존재를 느낄 순 있겠지.


미르샤 :

......그런가. 응......고마워!


스리미 :

.....정했어, 미르샤?


미르샤 :

응! 내가 고른 길은......


프라이 :

느오오옷......물이.....물이 범람하다니......!?


 크크.....시간은 끝났다. 안타깝게도 바다와 바다의 틈은 지금 이 시간부터 소멸한다......


미르샤 :

(다들.....!)

(내가 우유부단해서 모두가.....)

(그래도 나는......아직 굴하지 않아)

(내가 고른 길은......백도 흑도 아니니까!)


알도 :

커헉......!

(망할.....이, 이제 숨을 못 참겠어.....!)

(......뭐지? 물 속인데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클라르테 :

(.....이건 노랫소리?)

(그런가.....미르샤는 정령이 본래 취해야 할 존재를 희생해서라도 도시를......)

(......아니. 그렇다면 그녀의 마지막 질문은 뭐였던 거지?)

(......그렇구나. 그럼 이 노랫소리는 곧......)


검은 아이 :

큭...엘의 노래......! 내 존재가 옅어져 가.....!


하얀 아이 :

......반대로 내 존재는 명확해지고 있어.

물 속에서도 노래를 부르다니, 어인이라고 해도 들어본 적이 없어.


검은 아이 :

후후후......하지만 그런 평범한 선택을 하다니......

결국 날 세뇌해서라도 근처에 있는 자들을 구하려고 하는구나.

고민해서 얻은 답 치고는 실망스러운걸.

......아-아. 또 내가 사라지는 건가.

뭐, 좋아. 넌 어차피 노예처럼 저들에게 착취당하는 게........


하얀 아이 :

노래가......멈췄어......?


알도 :

콜록......콜록......!


로제타 :

사, 살은 건가요......?


메리나 :

정령은......!?


미스트레아 :

둘 다 건재하잖아요.....!


검은 아이 :

......대체 뭘 한 거지?

처음으로 돌아왔을 뿐이잖아. 뭘 하고 싶은 거지......?


미르샤 :

아니, 틀려......!

백과 흑, 모두를 골랐어. 이게 내 선택이니까......!

부탁해, 클라르테! 저 아이를......


클라르테 :

괜찮아. 전해지고 있어. 이 순간을 기다려 왔어......!

너를......너만을 내 안으로......!


검은 아이 :

뭣.....그릇이......!?

너, 그만둬! 그릇 하나에 정령이 둘이 들어갈 순.......


클라르테 :

안 해보면 모르는 거야. 그리고 내 그릇은 아직......

......다 찬 게 아니거든.


하얀 아이 :

굉장해.....내 조각을 삼켰어......

살려 준 거구나. 나만이 아니라 그도.


미르샤 :

내 머리로는 이것 말곤 생각할 수 없었어......

클라르테에게도 폐를 끼쳤고......정말로 이 선택이 올바른 건지 많이 불안하지만.


클라르테 :

최선을 선택하는 게 최고인 건 아니야.

중요한 건 미르샤가 스스로의 선택을 자랑스레 여긴 거지......그러니 자신감을 가져.

결과는 선택할 때 보다 선택한 후에 저절로......

......윽!?


메리나 :

클라르테......!


알도 :

날개가 4개로....!? 대체 왜.....


 두 정령을 삼켰으면서도 살아있다니......


클라르테 :

으윽......아아아악......!!


 그럼 네 정체는 「그 중 하나」인가. 네 날개가 떨어지기 위한 것이 아닌 날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를 바란다....... 


클라르테 :

하아.....하아......


메리나 :

나아진.....것 같네. 대체 뭐였지......


클라르테 :

미안......걱정하게 했네. 이제 괜찮아.


하얀 아이 :

저기......가창자가 아닌 너희는 왜 이곳에 온 거야?

가장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아니면 따로 목적이 있어서?


틸릴 :

틸릴은 신의 은총을 찾아 여기까지 온 거야.


로제타 :

당신에게 여력이 있다면 저희 교회를 조금이라고 구원 해 주셨으면 하는데......♪


하얀 아이 :

미안하지만......조각인 나는 바다와 바다의 틈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야.


메리나 :

뭐, 그런 것 같네.......

하지만 우리도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어. 뭔가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얀 아이 :

그러고 보니....그 아이의 날개는 낙원의 민족의 날개지?


미스트레아 :

제 날개......말인가요? 네. 아마 그 계보에 따른다면요.......


하얀 아이 :

그렇구나.....! 만약 그 날개가 반응한다면......


프라이 :

이 문양은......!?


하얀 아이 :

.......더 안으로 갈 수 있을 거야. 맨 안쪽보다 더 깊은 안쪽으로......

갔다 와. 지난 날의 기억이 있는 곳으로......


-

알도 :

여기는.....?


미르샤 :

나도 모르겠어......이런 방이 있다는 건 어머니에게도 못 들었어.


메리나 :

.....안에 뭔가 있어. 노아도 얌전하니 함정은 아닌 것 같은데......


클라르테 :

가 보자. 단, 신중하게......


-

알도 :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메리나 :

그 문양이 미스트레아에게 반응했으니 이쪽도 똑같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클라르테 :

장치를 만져봐. 그러면 왠지 움직일 것 같아.......


미스트레아 :

아, 네......

.....이렇게요?

꺅.....!?


유디스 :

......지직......는......


프라이 :

익인의 그림인가? 이렇게 나타나다니, 어딘가에서......


로제타 :

벌써 잊었어요? 그녀는 탑지기의 장치에서 본.......


유디스 :

.....저는 유디스. 잘 왔어요. 낙원의 민족.......


틸릴 :

유디스라고.....!?


유디스 :

이 장치는 낙원의 민족......득 익인의 육체에 반응해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 있다는 건 당신이 익인이 확실하다는 거겠죠?


미스트레아 :

네.....맞아요......!


클라르테 :

미스트레아.....아마 말을 걸어도 반응하진 않을 거야. 이것도 기록 장치 같으니까.


미스트레아 :

그런가요.....? 유디스와는 대화를 해 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유디스 :

제 관측에 따르면 익인이 이 곳을 찾아올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우리의 후손이 어떤 기적으로 사명에서 풀려나 이 땅으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

......또 하나는 날개를 진 자가 우리의 후손을 뿌리치고 이 땅으로 도망을 왔을 가능성입니다.

.....후자의 경우, 전 그걸 쉽게 간과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만약을 위해, 본질적인 내용을 담은 정보 부분은 생체 인증을 요구하도록 했습니다.

당신이 우리의 후손이라면 지금부터 보여드릴 휴대용 단말을 기동시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우리의 후손이 아닌 날개를 진 자의 자손이라면.......

......그리고 그 죄가 깊은 피를 거듭되는 시간이 정화로 이끌었다면.

수치를 숨기고 그 단말을......우리의 후손에게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자는 아마 아직 이렇게 자칭하고 있겠지요.

우리의 망령.....세제라고.


Quest Complete

 

 어나더 던전 『고대 제르베리야 대륙-결정』이 개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