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레 서브 퀘스트 : 별의 수호자

파도레 근처에서 마물과 교전하는 알도.

그런데 갑자기 타이탄 노인이 나타나 마물을 함께 제압한다.

그 진의란?



알도 :

어.....? 마을 바깥에서 뭔가 기운이 느껴져.


마물 :

브에! 브에에에에에!!


알도 :

마물? 이런 곳에!?

이대로 파도레로 오면 큰일이야! 여기서 막아야 해.....!


마물 :

브오오오오오!


알도 :

뭐지? 평범한 마물과 상태가 다른데.....?

힘이 센데도 아까부터 공격이 빗나가고 있어.

마치 힘에 휘둘리는 것 같아......


타이탄 노인 :

......거기까지다, 애송이.

놈은 우리의 규칙에 따라 몰아내마.


알도 :

응.....? 규칙? .......잠깐, 할아버지! 위험해!


마물 :

브으으으으으으으!


타이탄 노인 :

가엾구나......독기에 더럽혀져 자신의 사명도 잊다니......

흐으으으으읍!!


알도 :

앗!? 정면으로 공격을 받아내다니.....!

기다려. 내가 당장 끝내줄게.....!


타이탄 노인 :

물러 서 있어!

으오오오오오오!


알도 :

도망가네.....!?


타이탄 노인 :

......그런가. 녀석도 이제.......


알도 :

이, 이봐, 할아버지. 왜 마물을 해치우지 않은 거야.....?

그만한 힘을 가졌으니 해치울 수 있었잖아?


타이탄 노인 :

......그게 규칙이니까 그렇다.


알도 :

규칙......파도레의 규칙이야?


타이탄 할아버지 :

......그 중에서도 먼 태곳적부터 마을을 지키던 자에게 전해지던 규칙이다.

원래 저 마물은 마을로 다가오지 않아.

.......저주가 그리 한 게다. 그래서 쫓아내기만 하는 것이 규칙이지.


알도 :

하, 하지만.......


??? :

어이~ 괜찮냐~!

여기서 마물 울음소리를 들었는데?

오, 할아버지가 왔군. ......그럼 또 무리를 한 건가?


타이탄 할아버지 :

......난 이만 간다.


타이탄 할아버지 :

어, 어이, 할아버지! 치료는!?


타이탄 할아버지 :

치료는 필요없어.


알도 :

저기...저 할아버지 대체 어떤 사람이야?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타이탄 아저씨 :

아, 저 할아버지는......좀 복잡해.

만약 괜찮다면 우리 집까지 올래?

저 할아버지에 관해서 잠깐 부탁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알도 :

부탁하고 싶다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상관없어. 할아버지에 대한 것도 신경쓰이고.


타이탄 아저씨 :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그럼 먼저 집에 가서 기다릴게.


Quest Accepted



타이탄 아저씨 :

오, 왔군. 인간 손님.


알도 :

응. 그래서 나한테 뭘 부탁하고 싶은 건데?


타이탄 아저씨 :

이걸 할아버지한테 줘.


알도 :

이건......약?

왜 직접 주지 않는 거야.


타이탄 아저씨 :

직접 줄 순 없어. 그 할아버지 대하기 진짜 힘들거든.

이제 나이도 나이인데 우리 앞에서 강해 보이려고 약 하나 안 받으셔.


알도 :

그러고 보니 아까도 치료는 필요없다고 했지......

그 할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야?


타이탄 아저씨 :

할아버지는......마을에서도 특히 오랜 옛날부터 살아 온 수호자야.


알도 :

수호자......병사같은 부류야?


타이탄 아저씨 :

전에 있었던 역할이지. 일족을 지키기 위해 존재했어.

명왕신의 저주로 이성을 잃은 마물을 제압해 마을로부터 멀리 보내는 게 일이야.

지금은 이제 그 할아버지 말곤 안 남았지만.


알도 :

수호자의 역할은 왜 사라진 거야?


타이탄 아저씨 :

수호자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마을의 방어는 충분히 견고해졌고, 엄중한 규칙 때문에 뒤를 잇는 사람도 없었으니까.


알도 :

규칙......그러고 보니 아까도 규칙이라면서 마물을 해치우지 않고 쫓아냈지.


타이탄 아저씨 :

응. 절대로 옛날부터 숲에 있던 오래된 마물은 해치우지 않아.


알도 :

그냥 두면 위험하지 않을까?


타이탄 아저씨 :

할아버지는 '그만한 독기를 두른 마물이 다가오면 싫어도 알아내게 돼. 그때마다 쫓아내면 충분해.....' 라고 하거든.


알도 :

그렇게까지 눈감아 줘야 해?


타이탄 아저씨 :

글쎄.......옛날 타이탄의 생각은 우리는 모르겠네.

하지만 할아버지는 고집스럽게 그 규칙을 지키고 있어.

마물을 쫓아내려면 해치우는 것보다 강한 힘과 기술이 필요해. 게다가 수호자가 상대하는 건 독기에 물든 마물이고.

실수로 죽이지 않게 힘을 조절해 날뛰는 마물과 상대하는 할아버지를 뒤따를 색다른 녀석은 없겠지.


알도 :

규칙을 지키는 것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니.


타이탄 아저씨 :

응. 항상 상처투성이니까.

그러니 이 상처약을 건네줘. 우리도 할아버지가 이래저래 걱정되니까.


알도 :

알았어, 맡겨 줘.


타이탄 아저씨 :

할아버지는 마을로 돌아온 것 같지 않고, 숲 근처에 있을 거야.


알도 :

옛나무 숲이지. 가 볼게.


-


알도 :

할아버지가 어디로 갔을까......

아까 거기서 그리 멀리까지 가진 않았을 텐데.......


늙은 수호자 :

넌 아까 본 애송이군......

무슨 일이냐.....? 이 근처에는 흉폭한 마물이 살고 있다. 범인이 돌아다닐 곳이 아니야.


알도 :

할아버지, 다친 곳이 있지? 파도레 사람이 약을 달랬어.


늙은 수호자 :

그 풋내기인가......됐으니 돌아가라.


알도 :

이봐. 왜 그런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그 마물을 해치우지 않은 거야? 이대로는 몸이 안 남아날 텐데?


늙은 수호자 :

.......녀석에게 이야기를 들었군.

......말해두겠지만 자비나 온정같은 걸 베푼 게 아니다.


알도 :

응.....? 그래? 저주받은 생물을 동정하는 건줄 알았는데.


늙은 수호자 :

그런 생각도 없다고 할 순 없겠지. 하지만 본질은 틀리다......


알도 :

그럼 왜......


늙은 수호자 :

발악이다......


알도 :

발악.....? 잘 모르겠는데 그만한 이유나 신념이 있다는 거야?

그렇게 상처투성이가 되면서까지 지킬 필요가 있어?

마을 사람도 걱정하고......그러면 목숨이 위험하잖아.

이대로는 아무리 지나도 싸움이 끝나지 않을 텐데?


늙은 수호자 :

이 싸움엔 끝이 없다.


알도 :

그게 무슨......!?


마물 :

브오오오오오오오!


늙은 수호자 :

.....칫!


알도 :

이 울음소리.....마물인가!?


늙은 수호자 :

애송이는 저리 피해.

내가 간다......


알도 :

기다려! 나도 도울게!


-


알도 :

늦지 않았어......! 지금은 우리에게 맡겨!


늙은 수호자 :

너희는 마을로 돌아가!


알도 :

아까랑 다른 마물이네......이녀석도 해치우지 않고 쫓아낼 거지?


늙은 수호자 :

......아니. 이 녀석은 질이 나빠.

저주에 완전히 삼켜졌다. .......보내주는 수밖에 없어.


알도 :

알았어. 힘이 되어줄게.


늙은 수호자 :

......그런데 이 마물이 여기로 왔다는 건......

.......마침내 내가 마지막 수호자가 되었다는 건가.


알도 :

응? 할아버지 말고도 수호자가 있었어?


늙은 수호자 :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온다! 준비해라!


-


늙은 수호자 :

......상처를 많이 입고도 날뛰는구나.

이렇게 강한 저주가 남은 마물이 아직 이 시대에 있었다니.....


알도 :

할아버지. 내가 끝을.......


늙은 수호자 :

안돼. 넌 물러서라. ......이제부터는 내가 싸우마.

.......참 한스럽겠지. 녀석이 아닌 내 손에 끝나는 것이......


알도 :

녀석......?


늙은 수호자 :

.....!!


알도 :

뭐, 뭐야.....!? 아직 마물이......!?

저녀석은 아까 그!


늙은 수호자 :

......흥. 늦게 왔군.


알도 :

할아버지!? 어째서.....


늙은 수호자 :

......역할을 양보했을 뿐이다.


알도 :

어.....?

무슨 일이야!? 마물이 마물을......

앗.....


늙은 수호자 :

......이제 때가 왔어.

안심해라. 내가 돌려보내주마......

넌 돌아가라. 이건 내.....


알도 :

나도 갈게, 할아버지.

저 마물, 보니까 상태가 이상하잖아! 혼자서 가면 안돼.


늙은 수호자 :

............

......마음대로 해.


-


알도 :

겨우 따라잡았다! 할아버지......괜찮겠어!?


늙은 수호자 :

살기를 억눌러라. 놈을 자극하니까.


알도 :

엄청난 독기야......이것도 할아버지가 말한 저주인가?


늙은 수호자 :

그래. 녀석은 오랜 시간에 걸친 저주를 담아둔 존재다.


알도 :

뭐야!? 그런 마물을 왜......


늙은 수호자 :

......나와 같은 존재였으니까.


알도 :

같은......?


늙은 수호자 :

옛날에 명왕신의 원한이 지상에 퍼져 우리 타이탄은 사라지지 않는 저주를 받았다.

......저주에 의한 운명을 바꿀 수 있던 건 나 하나뿐이었지.

숲에 예전부터 살던 현명한 짐승도 독기로 미쳐 파괴밖에 모르는 마물로 전락했다.


알도 :

똑같이 명왕신의 저주를 받은 건... 할아버지도 그 마물도 마찬가지라는 거야?


늙은 할아버지 :

아니......녀석도 원래는 수호자였다.


알도 :

뭐......!?


늙은 수호자 :

태고의 수호자가 마물을 사냥하기 시작하고 시간이 흘렀을 때......마물이 서로를 잡아먹는 광경을 봤다고 한다..

싸움 끝에 살아남은 마물은 수호자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사라졌다. 짙은 저주의 냄새를 남기고......

그리고 같은 마물이 동족을 잡아먹는 모습을 수호자들이 몇 번이나 발견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녀석도 저주로부터 이 지상을 지키려고 하는 것을......


알도 :

그게 지금 여기 있는 마물이라고?


늙은 수호자 :

그 자손이다. 저주받은 마물을 먹고 독기에 당해 수명이 단축되면서도 녀석의 일족은 오랫동안 이 땅을 지켜왔다.

그 후 지상에 지모신의 은혜가 가득 찼고, 새로이 저주에 삼켜지는 자가 사라지니 일족도 수가 줄게 됐지.

......이 마물이 마지막 한 마리가 될 거다.


알도 :

그랬구나......


늙은 수호자 :

수가 줄어든 건 우리 수호자도 마찬가지다. 저주받은 강한 마물을 상대하는 것 이상으로 내 저주도 억누르기 어려울 정도로 진행됐으니까.

새로운 생명이 지상에 번영하고, 그 역할이 옅어지는 순간에 수호자는 서서히 모습을 감췄다.


알도 :

......마을에서는 할아버지가 마지막 한 사람이었구나.


늙은 수호자 :

그래. 그리고......이게 마지막으로 해야 할 대업이지.

일족의 긍지를 여기까지 잘 지켜왔다. ......나도 언젠가 그쪽으로 가마.

윽......


알도 :

할아버지! .....괜찮아?


늙은 수호자 :

아무것도 아니다. 내 몸도 저주를 많이 받아왔어.


알도 :

숲을 지키던 마물과 파도레의 수호자는 저주로 줄어들었다고 했지.

할아버지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수호자를 이어 온 거야?


늙은 수호자 :

늙은이의 덧없는 발악이다.


알도 :

발악......


늙은 수호자 :

타이탄 일족이 저주받은 운명에서 피할 순 없어.

몇 천년동안의 저항 끝에 일족은 체념과 함께 저주를 관대히 받아들였지.

하지만......

나는 후회했다......

건장한 육체.......아득할 정도의 수명을 부여받아 세계를 통치한 일족이......

.......고작 저주에 굴복한 것을.


알도 :

할아버지......


늙은 수호자 :

마침내 찾아오는 운명을 담담히 기다리는 지금의 타이탄의 삶을 부정하진 않아.

하지만 난 그것만은 참을 순 없었다. 살아온 증표를 꼭 이 땅에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이후에 태어나는 생명이 절대 저주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사력을 다해 싸워온 게다.

비록 내 몸의 저주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후세에 살아갈 종이 땅에 가득 차면 지모신의 뜻이 이어지겠지......

......그렇게 믿고 있다.


알도 :

..............


늙은 수호자 :

현명하고 아름다운 파멸 따윈 필요없다. 추하더라도 살아남는 게다.......흉한 모습으로라도.......

저주에......운명에 저항해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서 전사로서의 모습을 별에 새겨야 한다.

그 의지가 나를 살리고 있을 뿐이다. 오래 살기보다는 죽을 뻔한 적이 많았지만.


알도 :

그렇지 않아, 할아버지.

......고마워.


늙은 수호자 :

흥. 뭐냐......


알도 :

할아버지는 파도레 마을과 이 숲만이 아니라.....이 별에 사는 생명을 계속 지켜줬어.

할아버지들같은 수호자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야. 그렇지?


늙은 수호자 :

......감사받을 일은 아니다.


알도 :

할아버지.

......이 별을 지키는 싸움은 몇 천년이 걸려도 끝나지 않을 지 몰라.

하지만.....누군가가 이어갈 수 있어.


늙은 수호자 :

가혹한 싸움이지. 그리 쉽게 넘길 순 없다.


알도 :

각오는 되어 있어. 나도 미래를 지키고 싶은 건 마찬가지니까.


늙은 수호자 :

후......젊은이가 대단하군.

하지만 너같은 젊은이가 나타난 것 만으로도.......

우리의 삶에는......발악에는 의미가 있었을 지도 몰라.


Quest Comp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