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부가 시작조건이니 1부 안깬 사람은 뒤로가기


제1화 : 윤회의 낫과 홍련의 도화

생각없이 라틀을 찾아간 알도.

한편, 연옥계에서는 낫 사용자들이 책임자의 소집을 받았는데......?



히나기쿠 :

......시간이 다 되었다.

모두들 모였느냐. 너희를 부른 건 다름아닌......


??? :

와앙~ 지각이야 지각~~!!


히나기쿠 :

늦는구나, 이루루......! 몇 번이고 질리지도 않고 늦는구나.


이루루 :

미안해~ 키쿠짱 선배. 영혼이랑 술래잡기 하다가 모자가 날아가서......


히나기쿠 :

키쿠짜......

......지각한 데다 예의범절도 지키지 않는구나. 자기 자신이 딱하다고 생각하진 않느냐?


이루루 :

와왓......!?

저, 정말~ 애정 표현인걸! 안 그래요, 히나기쿠 님~......?


히나기쿠 :

후.......정말 덤벙대는 계집이야. 어울려주기 힘들구나.

하지만 날아간 게 모자니까 망정이지......

......알겠느냐. 그 낫만은 몸에서 떼어놓으면 안 된다. 잃어버린다면......


낫 사용자 :

이런 큰 낫을 어떻게 해야 잃어버릴 수 있는지가 문제인데......


히나기쿠 :

......너희들도다!

요즘 영혼 모으기가 잘 되지 않는 걸 내가 모를 것 같느냐?

한스러운 일이야.......상부에서 명령이 내려오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느냐.


이루루 :

상부......높으신 분들한테서?


히나기쿠 :

소집은 그 명령을 전하기 위한 것이니라. 너희에게 설교를 하기 위한 게 아니지.

......연옥 나비야!

그 나비가 서간을 갖고 왔다. ......각자 읽어보도록.


이루루 :

서간? 혹시 표창장이야!? 어디 보자~......?


대낫의 남자 :

......그렇군.


낫 사용자 :

......엑! 영혼의 회수율을 배로 늘리라고......?


낫 사용자2 :

난 8할이나 더 늘리래......


낫 사용자3 :

나, 난 3배인데......!?


이루루 :

스......

스무 배~~~~!?

어, 어떡해~ 비 군!! 예쁜 꽃을 찾고 냄새 좋은 영혼이랑 놀 수 없게 됐.......

......없어졌어!! 어디 간 거야~~!?


-


??? :

와앙~ 곤란해......!


알도 :

어......? 저건......

이루루잖아. 왜 여기 있어?


이루루 :

킁킁. 이 영혼의 냄새는......

.....알 군! 와~ 구세주다~!!

지금 진짜 큰일났어......! 지금까지보다......몇 배 이상? 아무튼 엄~청 많은 영혼을 모아야 해!


알도 :

영혼을 몇 배나......? 그보다 애초에 지금 말한 대로면 영혼을 일부러 회수해야 한다는 거야?


이루루 :

평범한 영혼은 그렇지 않아! 스스로 윤회의 소용돌이로 돌아가거든!

하지만 영혼에는 의사가 있어서......그곳에 머물기도 하고 최악의 경우엔 악령이 되기도 하니까.


알도 :

그렇군.....하지만 왜 갑자기 몇 배씩 모아야 하는 건데?


이루루 :

모르겠어......높으신 분들이 정한 거래. 낫 사용자들이 모두 곤란해 하고 있어.

하지만 비 군이라면 어떻게든 하겠지.


알도 ?:

흠.....? 그런 우수한 녀석이 있구나.

그럼 그 녀석에게 해결책을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이루루 :

역시 그렇겠지! 하지만 순순히 알려줄지는......


알도 :

걱정되면 나도 부탁해 볼게. 묻기만 하는 거라면 별 거 아니니까.

그래서 그 비 군은 지금 어디에 있어......?


이루루 :

음~......연옥계에서는 이미 냄새가 사라졌으니까~......

아마 비 군의 담당 시대로 가지 않았을까?


알도 :

담당 시대라니.....


이루루 :

낫 사용자는 전생의 연이 깊은 시대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비 군은 분명~......

......마수와 인간의 전쟁이 끝나서 너무 오랫동안 베어야 한다고 꼬박꼬박 불평했을 거야!


알도 :

으음......? 그거 혹시 내 시대 아니야......?


이루루 :

아, 그런가.....! 알 군, 시대를 넘어다녔지!

이 시대에 있어서 완전히 잊고 있었어!


알도 :

그럼 일단 난 내 시대로 돌아갈 건데......


이루루 :

그럼 그쪽 시대에서 만나!


알도 :

아 잠깐......! 내 시대라고는 했지만 어디서 만날 건데!?


이루루 :

아, 그런가! 음~......

......응. 정했어! 비 군은 성이 잘 보이는 평원 이야기를 하니까 거기서!


알도 :

아...벌써 갔네......

......하지만 성이 잘 보이는 언덕이니까 아마 누아르 평원이겠지.

어쩔 수 없어. 손해보는 셈 치고 가 보자......!


Quest Accepted



알도 :

음~......안 오네.

혹시 다른 곳이었나? 아니. 애초에 장소보다는.......


이루루 :

미안 미안! 늦어버렸어~!!


알도 :

이루루! 다행이네.....시대를 착각한 줄 알았어.

하지만 이루루는 어떻게 이 시대로 온 거야......?


이루루 :

낫 사용자용 연옥의 문에서 왔어! 여러 시대로 이어져 있어~!

다들 영혼을 모으는 데 안달이 나서 정말 복작거려!


알도 :

연옥의 문......차원의 틈의 빛의 기둥같은 건가?


이루루 :

음~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연옥계는 원래 시간 개념이 옅으니까~ 모든 시대의 영혼도 모이고 말이지?

현세에 영혼을 베러 갈 때는 대부분 관할하는 시대로 가지만......

다른 시대로 가면 안된다는 법도 없는걸!


알도 :

그런 거였어......? 연옥계도 꽤 널널하네.

그래서 비 군이란 녀석은 어디 쯤에 있을까?


이루루 :

잠시만 기다려 봐~......

......응! 저쪽에서 비 군의 냄새가 나!


알도 :

냄새라니.....그걸 알 수 있어?


이루루 :

당연하지! 영혼의 냄새! 자, 알 군! 이쪽이야~!


알도 :

앗.....!? 잠깐, 이루루......!


-


대낫의 남자 :

이루루.....! 왜 네가 이 시대에 있어?


알도 :

혹시 이 사람이 그......?


이루루 :

응! 비 군이야~♪


대낫의 남자 :

그렇게 부르지 마. 줄여버리면 제빌로라는 어엿한 이름이 울잖아.....?


알도 :

제빌로......? 그럼 이녀석이 이루루가 찾는 사람인 건가.


대낫의 남자 :

뭐야. 듀나리스의 동료잖아. 어디서 본 얼굴 같더니만......


이루루 :

그것보다 비 군! 오늘은 부탁이 있어서 왔어!


대낫의 남자 :

......거절할래.


이루루 :

에엣~!? 이야기 정도는 들어줘도 되잖아!


대낫의 남자 :

그럼 상담비를 내놔. 공짜로 이야기를 들어줄 만큼 한가하지 않으니까.


이루루 :

뿌~~! 치사하네! 알 군도 뭐라고 말 좀 해줘!


알도 :

저기, 제빌로. 그래도 동료......잖아.

나도 부탁할게. 조금만 들어줄 수 없을까?


대낫의 남자 :

..........

......휴. 어쩔 수 없네. 단, 빨리 끝내줘.


이루루 :

알았어! 비 군......

......영혼을 잔뜩 모으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대낫의 남자 :

거절할래.


이루루 :

에에~~~~!?


대낫의 남자 :

무슨 말을 할까 했는데......누가 아무 대책도 없이 경쟁 상대한테 비법을 알려줄까봐?

그럼 약속대로 이야기는 들어줬으니 이번엔 내가 실례할게.


알도 :

앗......사라졌어.


이루루 :

으으으~......!! 치사하네. 비 군만 좋은 방법을 독차지하고......!


알도 :

하지만 팟 하고 사라졌어. 목적지를 알 수도 없고......


이루루 :

헤헤~! 내 후각을 얕보지 마!

비 군의 냄새는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으니까.......!


알도 :

뭔가 좀 변태같은데......!?


이루루 :

꽤 먼 것 같네.....? 꽃이랑 바다 냄새가 나는 곳이야!


알도 :

꽃과 바다......그럼 아마 세레나 해안이겠지.


이루루 :

후후후......안 놓칠 거야~! 그 세레나 해안이라는 곳까지 안내해 줘, 알 군!


알도 :

응......하지만 이대로 무턱대고 쫓아가도 알려주지 않을 걸.

이루루도 제빌로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걸 떠올려 줘.


알도 :

으, 응.....알았어!


이루루 :

하지만 나 같은 게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


듀나리스 :

......정말 바쁜가 보네. 그답지 않아.

일방적으로 요건을 말하고 가다니. 얼마나 급했던 걸까?

......어라? 무슨 일이니, 블랑?


이루루 :

응......틀림없어! 이 사람한테서 냄새가 나!


알도 :

어...야......! 갑자기 너무 붙으면 안돼!


듀나리스 :

하핫......괜찮아.

누군가 했더니 알도 군이었네.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우연이야.

이 아이는 아마 알도 군의 여행 동료.....맞지?


알도 :

응, 이 아이는 이루루. 지금은 같이 사람을 찾고 있어.


듀나리스 :

그것보다 그 낫......

혹시 이루루 군도 연옥의 낫 사용자니?


이루루 :

역시 알고 있어.....! 비 군이랑 친하구나!


듀나리스 :

친한.....지 안 친한지는 제쳐두고 직업 동료거든.

그와는 계약을 맺고 있어. 연옥계에 대해서도 들었고.


이루루 :

계약~!? 뭔데 그게? 근사해♪


듀나리스 :

내용은 밝힐 수 없어. 그것도 모두 계약이니까......


이루루 :

뿌~~! 비 군이랑 똑같은 말을 하고!

그럼 이건 어떨까!? 비 군을 어디에 숨겼어?


듀나리스 :

그가 있는 곳......? 그거라면 입막음을 당하진 않았으니까.

너희가 오기 좀 전에 연옥계로 돌아갔을 거야.


이루루 :

......정말?


듀나리스 :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어. 그를 찾고 있다면 마침 잘 됐네. 나도 데려가 줄래?

사실은 아까 난데없이 계약 달성 조건이 엄격해졌거든......발뺌을 해서 곤란한 참이었어.


이루루 :

..........


알도 :

......이루루?


이루루 :

......엣?

아, 응......리스 군이라면 괜찮을 거야!


듀나리스 :

하핫.....리스 군이라고 불리는 건 처음이야.


알도 :

그럼 정해졌네. 어서 오노데라 씨에게......

아.....! 하지만 이 시대에 오노데라 씨는 없지. 어떻게 데려가야.......


듀나리스 :

아, 난 다른 쪽으로 갈게. 이혼술은 어느 정도 배웠거든. 실제로 쓰는 건 처음이지만.......


알도 :

헤에.....그랬구나! 의외로 다재다능하네. 듀나리스......


듀나리스 :

그럼 연옥계에서 만나. 저쪽에서 보자.


-


대낫의 남자 :

휴......이루루가 온 건 솔직히 계산 밖이었지만 어떻게든 계약은 전했어.

......이 방법은 나만 알고 있을 거야. 그레이 존이 노출되는 순간 규제당할 테니까.

......자, 그럼 난 연옥계로 돌아가서.......

앗......!?

뭐야, 이게......? 힘이......안 들어가.......

으아아아아아악......!


-


듀나리스 :

안녕. 알도 군. 무사히 합류했네.


알도 :

왠지 신기해......연옥계에서 나 말고도 살아있는 사람을 만나는 건.


이루루 :

...........


알도 :

왜 그래, 이루루? 아까부터 이상하게 조용한데......


이루루 :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로......!

......아무튼 빨리 비 군을 찾자! 오~!!


-


낫 사용자 :

비 군.....? 아, 제빌로 말이지.

아니. 못 봤어. 그녀석 요령도 좋아서 지금쯤 현세에서 영혼을 다 모았을걸?

그나저나 이루루.......사람을 찾아다닌다니 꽤 여유롭나 봐.

만약 이번 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벌받는 걸로는 안 끝난다는데?

히나기쿠 님의 혼잣말을 들은 녀석이 크게 놀라면서 현세로 내려갔거든. 나도 서둘러야지......


-


부정형 :

......비 군? 모르는 이름이네.....어떤 사람이지?

마수인 낫 사용자.......그럼 내 영혼을 벤 사람일지도. 

지나가면서 연옥의 낫의 구조를 조금 말해줬어...... 그의 가설이라고는 하지만.

난 베여질 만큼의 영혼이 육체 안에서 자라고 있었던 모양이지만......

너희들 낫 아용자는 영혼 수집을 통해 영혼이 성숙하지? 왠지 조금은 슬프네......

아. 이야기가 벗어났구나......미안.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어. 다른 곳을 찾아보는 게 어때......?


-


올챙이맨더 :

화륵! 이글이글! 뭐야 뭐야? 사람 찾아?

마수인 낫 사용자 군은 몇 명 본 것 같은데~.......찾는 사람은 없던 것 같아~

그래도 요즘엔 여러 종족의 낫 사용자 군이 늘어서 북적거리지~!

옛날엔 낫 사용자 군이 없어서 쓸쓸했었는데~!

지금은 두 발과 네 발 전문가 말고도 날개 전문가인 낫 사용자 군까지 있고 말이지~?

멋져~! 나도 날개가 돋아나지 않을까~! 이글이글! 이글!!


-


듀나리스 :

.......목격 정보가 전혀 없어. 아직 연옥계로 돌아오지 않은 걸까?


이루루 :

역시 그런가 봐......하지만 그렇다면......


알도 :

......저기, 이루루. 뭐 아는 거 없어? 뭐든지 괜찮으니까.......


??? :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왜 네가 그걸 갖고 있느냐!?


이루루 :

와앗...키쿠짱 선배......! 연화당에서 나오다니 드문 일이네!?


알도 :

당신은 분명.....연옥의 낫 사용자의 책임자......!


이루루 :

앗......알 군, 리스 군! 키쿠짱 선배가 아니라 히나기쿠 님이라고 불러야 해.


히나기쿠 :

지금은 한가하게 인사나 나누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것보다......

.......정직하게 대답해라, 마수. 어찌하여 살아있는 네가 연옥의 낫을 숨기고 있는 것이지?

대답에 따라서......살아서 돌아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듀나리스 :

............

이런 이런......역시 이번엔 숨기기 어렵겠네.

.......보는대로 그의 낫은 내가 맡아두고 있어.


이루루 :

역시.....! 계속 리스 군한테서 비 군 냄새가 난다 했는데!


히나기쿠 :

호오.....? 그 말, 자세히 해 보도록.


듀나리스 :

계약 때문에 최소한으로 말하겠어. 그건 너희가 찾아오기 직전에........



듀나리스 :

......그래. 지금까지보다 영혼의 회수를 더 많이......구나.


대낫의 남자 :

응. 사용자들에 따라 늘어나는 건 제각각이지만 내 경우는 2할 정도 늘었거든. 

그 정도의 노동량은 나한테 솔직히 별 거 아니지만.......

한 번 늘어난 노동량은 다음에 늘어날 때 더 쉽게 늘어나니까. 빨리빨리 움직여야 해.


듀나리스 :

그래서 이제부터 네가 없는 동안엔 내가 너처럼 낫을 휘둘러 영혼을 직접 회수하면 된다는 거네.......

네가 쉬는 동안 내가 일하고, 내가 쉬는 동안 네가 일하면 효율이 높아지는 건 이해해.

나 자신은 별 상관 없지만......연옥계에도 규칙은 있을 거 아니야?


대낫의 남자 :

그건 걱정 마. 책임자에게서 「낫을 떼어놓지 말라」고 들은 적은 한 번 뿐이니까.

원래는 중요한 장사 도구인 데다 「잃어버리지 마라」라고 했지만......

계약을 제대로 맺은 상대에게 빌려준다면 소재 불명은 아니지. 즉 잃어버린 게 아니라는 거야.


듀나리스 :

그래......뭐, 결국 내게 거부권은 없어.

......다만 계약 내용이 너무 부담돼. 그만한 대가는 기대하고 있겠어.


대낫의 남자 :

그건 나중에 말할게. 지금은 사정이 있어서 좀 급하거든......

......아무튼 요건은 전했어. 때가 되면 다시 올 테니 그때까지 날 위해 일해 줘.



히나기쿠 :

흥......그 남자가 떠올린 건가.

내 말의 요점만 듣고 불문율의 허점을 찌르다니.......


이루루 :

치......치......

.......치사해앳~~~~!! 그런 똑똑한 방법을 떠올리다니!

비 군이 리스 군에게 맡겨둬도 된다면 나도 알 군에게 맡겨둬도 되는 거지!


알도 :

어? 내가 싫은데......


이루루 :

알 군이라면 할 수 있어! 분명 잘 맞을 거야! 내가 보증할게!


알도 :

그렇게 띄워줘도 싫어......


히나기쿠 :

.......말을 마지막까지 들어라. 결론적으로 그건 무리한 이야기니까.


이루루 :

엣~~! 왜? 어째서~~!?


히나기쿠 :

묻지 않아도 자세히 말하려고 했던 참이다만........

.......여기엔 보는 눈이 많구나. 잠시 장소를 옮기고 싶다.

이쪽이 내 정원이니라. 상관없는 자는 들어올 수 없지.

......너희들은 특별히 출입을 허가하노라. 편히 들어오도록.


-


알도 :

여긴......프라이랑 같이 왔을 때 이후로 또 오네.


히나기쿠 :

연화당이다. 내 집무를 위한 관이지......


듀나리스 :

그럼 아까 한 이야기부터 계속 말해줄래?


히나기쿠 :

.......그래. 어디서부터 해야 하더라.......

.......내 꽃들이 어떻게 불리는지는 알고 있느냐?


이루루 :

저요 저요! 연옥의 낫을 쓰니까~ 연옥의 낫 사용자!


히나기쿠 :

그래.....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그 이름은 실태와 상당히 동떨어져 있지.


알도 :

무슨 말이야......? 낫을 쓰는 건 사실이잖아?


히나기쿠 :

......아니. 연옥의 낫 사용자는 낫을 쓰는 자가 아니라.......

낫은 쓰는 게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 :

.......그렇게 빙빙 돌려 말할 필요 없잖아요.

말하기 힘들면 제가 대신 말해줄까요? 히나기쿠 선배......


히나기쿠 :

모쿠렌.....!


알도 :

히나기쿠랑 아는 사람이야......?


히나기쿠 :

그래......나와 같은 책임자 중 한 명이다.


모쿠렌 :

음. 연옥의 낫 사용자 말인가요. 원래 그들의 본체는......


히나기쿠 :

쓸데없는 말 하지 말아라. 내가 먼저 말했으니 내가 끝맺어야지.

......낫 사용자의 본체는 낫. 낫 그 자체가 낫 사용자의 영혼이다.


이루루 :

에.......

에에에에~~~~!?

이 낫이 나라고!? 그럼 낫을 가진 나는!?


모쿠렌 :

......더 정확히 말하면 연옥의 낫은 「환계수」라 불리는 나무의 가지를 영혼의 매개체로 삼은 거죠.

낫 사용자들의 영혼은 그냥 두면 바로 사라질 정도로 덧없으니까요.


듀나리스 :

매개체에서 떨어진 영혼은 사라진다라. 그럼 제빌로의 영혼은......


히나기쿠 :

.......생각할 것 없다. 가지에 깃든 영혼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아.

단, 다시 환계수로 데려가서 깨울 필요가 있다.


이루루 :

그, 그럼 비 군은 돌아오는 거지!?

으아앙~ 다행이야! 비 군이 죽는 줄 알았어.......


알도 :

다행이야. 이루루.

그래서, 그 환계수라는 건 대체 어디에......


모쿠렌 :

.......잠시 기다리세요. 환계수로 가도 소용 없을 텐데요?


히나기쿠 :

......무슨 말이냐, 모쿠렌? 낫에 깃든 영혼을 활성화 시키면 문제없이 녀석이 되살아날 텐데?


모쿠렌 :

네. 그 말에 이견은 없어요. 그런데.......

......연옥의 낫 사용자라는 방식 그 자체가 폐지될 거라고 정해졌어요.


이루루 :

폐......폐지!?


모쿠렌 :

전에 명령이 내려왔죠? 그 노동량을 모든 낫 사용자가 채우지 못한다면 현재의 방식은 폐지돼요.

설마 그 회수량을 다 채운다니, 꿈에도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히나기쿠 :

그건.......

......하지만 왜 갑자기 그런 횡포를 부리는 거지? 상부에선 윤회의 흐름을 망치고 싶은 건가!


모쿠렌 :

그렇지 않아요. 단, 더 우수한 방식이 생겨나면 그쪽으로 흘러가는 게 이치인걸요.

분수에 넘치긴 해도, 제가 정립한 새로운 방식이 있어요.


히나기쿠 :

네가......!?

......아니. 그건 상관없다. 내 꽃들은 어쩌고......!?


모쿠렌 :

물론 사라질 거에요. 당신도......저도 포함해서요.


히나기쿠 :

나는 물론이고 너 자신까지......? 넌 뭘 꾸미고 있는 게야!?


모쿠렌 :

이제 쉬어도 돼요. 히나기쿠 선배.......

......아니. 낫 사용자라는 방식의 창시자라고 부르는 게 더 나을 지도요.

오늘날까지......정말 수고 많았어요.


알도 :

낫 사용자들이 사라진다니......정말일까?


듀나리스 :

곤란한데......이젠 제빌로만의 문제가 아닌 모양이야.


이루루 :

어어어, 어떡해~......키쿠짱 선배!?

그리고 낫 사용자라는 방식을 키쿠짱 선배가 만든 거였어......!?


히나기쿠 :

.......분하지만 연옥의 낫 사용자라는 방식은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식이지.

미숙한 영혼은 윤회의 흐름에 타지 못하기에......그것을 불식하기 위해 영혼을 벤다는 역할을 통해 성숙을 유도한 것이다.

그러자 곧바로 명령이 내려왔다. 나는 낫을 품 속에 넣고 책임자가 되어야 했지.

......그 후로는 죽음에 집착하게 되었다. 넘쳐 흐르는 영혼을 한 명이라도 더 윤회로 보내기 위하여......


이루루 :

키쿠짱 선배......


히나기쿠 :

......하. 모쿠렌이 말한 대로구나. 더 효율적인 수단이라면 지금보다 더 많이.......


이루루 :

안돼. 키쿠짱 선배.

......못 군이 말했잖아. 낫 사용자가 모두 사라진다고.

그건 우리처럼 미숙한 영혼이 예쁜 꽃도, 영혼의 좋은 향기도 알지 못한 채 빙빙 돌게 된다는 말이잖아?

효율은 상관없어. 낫 사용자라는 방식은 효율이 낮아도 이렇게나 따뜻하니까!


히나기쿠 :

이루루. 너는.......

......후! 너처럼 엉망인 낫 사용자를 계속 두는 건 내 계산 안에 없다!

하지만 확실히 정신이 들었어......고맙구나.


듀나리스 :

.......그렇게 나와야지. 결국 제빌로가 사라지면 나도 곤란해지고 말이야.


알도 :

나도 이루루랑 히나기쿠가 사라지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순 없어.


히나기쿠 :

흠.......해야 할 건 많지만 우선 제빌로 건부터인가.


이루루 :

그래! 분명 제빌로 군이라면 좋은 방법을 떠올릴 거야......!


히나기쿠 :

.......하. 그녀석 때문에 머릿수만 늘어나는군.

그럼 환계수로 가자꾸나. 신령급 마물도 많아 위험한 길이 될 테니 모두 각오하도록!


이루루 :

만세~!! 나 거기 예뻐서 좋아해~!!

알 군, 리스 군! 이쪽이야. 빨리 빨리~~!!


알도 :

머, 멋대로 먼저 가지 마! 어이, 이루루......!


히나기쿠 :

......기다려라. 마수.

네 목적은 뭐지? 설마 녀석을 벗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듀나리스 :

......별로. 그냥 비즈니스 파트너야.


히나기쿠 :

......후.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네 영혼의 뒤틀림...... 이번 일에 따라서는 불문으로 넘기겠다.


듀나리스 :

......말 안 해도 일 할 거야. 처음부터 나한테 선택지는 없었으니까.


-


알도 :

......길이 막혔어. 어떻게든 저쪽까지 건너가고 싶은데......


히나기쿠 :

흠......잠시 기다려라.

오오. 이거야 이거. 이걸 물에 띄워봐라.


 잠든 연잎을 4개 받았다.


알도 :

응......? 이 꽉 뭉쳐진 싹같은 걸.......?

우왓!? 갑자기 연잎이 피어났어!?


히나기쿠 :

「잠든 연잎」이다. 평소에는 잠든 듯이 접혀 있지만 자극을 주면 보이는 대로 되지.


알도 :

그렇구나......이 연잎을 건너가면 저쪽으로 갈 수 있겠어!


히나기쿠 :

단, 잠든 연잎은 귀한 씨앗이다. 수가 많지 않으니 신중히 쓰도록.


-


알도 :

이건.......


 잠든 연잎을 4개 주웠다.


-


이루루 :

알 군, 알 군! 봐봐! 예쁜 꽃님들이야~♪


알도 :

흐음......연옥계의 꽃은 모두 신기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 꽃도 독특하고 예쁘네.


히나기쿠 :

......조심해라. 그 꽃은 주변의 꽃과는 구별할 수 없지만 산 자의 영혼을 좋아한다.

너무 가까이 가면......영혼이 빨릴 거야.


알도 :

앗!? 미리 말했어야지.....!


히나기쿠 :

그게 싫다면 연옥계의 조물에는 함부로 다가가지 말도록.

너희가 여기에 있는 그 자체가 이상한 일이니까......


-


알도 :

이게 환계수.......세계수만큼 크네......!


히나기쿠 :

나조차 기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연옥계에 자리한 큰 나무다.

세계수의 영혼이 사후 흘러온 것 또는 연옥계로 흘러간 세계수의 씨악이 싹을 틔운 것이라고도 하지.

......이루루. 넌 이 가지에 깃든 날을 기억하느냐?


이루루 :

음~~.......두루뭉실한데?


히나기쿠 :

무리도 아니지. 처음에 이루루의 영혼은 덧없어서 가지로 정착하는 것도 아슬아슬했으니.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지. 마수. 제빌로의 낫을 주도록.

......신성한 의식이다. 절대로 방해하지 말아라.

황천에 뿌리내린, 순환을 지켜보는 대수여......

.......피아에 갈 곳 없는, 그의 영혼에게 조금의 나뭇가지를 빌려주소서.


이루루 :

와~......!! 굉장해 굉장해~!!

환계수 씨한테서 따뜩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잔~~뜩!


히나기쿠 :

어, 어리석은 것......! 방해하지 말라고 했거늘!?


이루루 :

응응......!?


??? :

콜록......콜록......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설마 환계수......!? 소문은 들었는데.......


이루루 :

어라.....평소의 비 군이랑 뭔가 다른데......?


제빌로 :

비 군이라고......?

......난 비 군이 아니야. 제빌로다.


알도 :

제빌로......! 역시 제빌로야!


제빌로 :

알도......?

네 뒤에 있는 건 듀나리스랑 이루루.....그리고 책임자 님이네. 무슨 일이지?

그리고......이 상황은?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해 봐. 이래봬도 난 바쁘니까.


알도 :

어, 응. 사실은......


-


제빌로 :

그래......믿긴 어렵지만 여긴 내가 잘 아는 곳과는 다른 가능세계의 연옥계라는 건가.

......그것보다 연옥의 낫에 그런 비밀이 있었다니.


히나기쿠 :

......날 책망하려면 책망하고 싶은 만큼 해라. 숨겨온 것들은 사실이니까.


제빌로 :

......아니. 내가 그 입장이었어도 같은 판단을 했을 걸. 책망하면 시각 차이에 따른 무능만 비칠 뿐이야.

그나저나, 보아하니 너희들의 과제는 연옥의 낫 사용자라는 방식을 존속시키는 거지?


알도 :

응. 뭐든 괜찮아. 좋은 생각은 없을까.......?


제빌로 :

그런 거라면 별 거 아니지. 회수량을 문제 없이 채울 수 있다고 증명하면 되잖아?


알도 :

그래.....그렇게 쉽게 아이디어가 나올 리가......

......어라!?


이루루 :

저......정말로 좋은 방법이 떠오른 거야!?


제빌로 :

단순한 이야기야. 부족한 건 노동력이니.......

현세에서 산 자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연옥의 낫을 빌려주면 돼.


알도 :

......응?

잠깐만......이야기 못 들었어?


이루루 :

그, 그래! 그렇게 했다가 평소의 비 군이 사라진 거야!


제빌로 :

이야기를 못 들은 게 누구 쪽이더라? 낫을 빌려주면 된다고는 했지만 낫 사용자의 낫이라곤 안 했어.


듀나리스 :

......그래. 우리도 환계수의 가지를 통해 전용 낫을 준비하면 되는 거네.

분명 그게 가능하다면 사라지는 낫 사용자는 없겠지......듣고보니 나쁜 이야기는 아니야.


히나기쿠 :

흠.....안타깝게도 그건 어렵겠구나.


제빌로 :

......역시 연옥계의 조물을 현세의 사람에게 주는 건 위에서 허락해 주지 않겠지?


히나기쿠 :

아니. 설득으로 끝낼 수 있으면 내가 한 꺼풀이든 두 꺼풀이든 벗을 게지.

문제는 환계수의 가지 그 자체다. 너희는 「요모츠베쿠이(黄泉竈食ひ)」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


듀나리스 :

산 사람이 죽은 자들의 나라의 음식을 먹으면 현세로 돌아갈 수 없다......그런 전승은 들어봤어.


히나기쿠 :

그래......그 자체는 단순한 전승이다. 하지만 불이 없는 곳에 연기는 나지 않는 법.

소문의 출처는 바로 환계수다. 그 가지와 접촉한 산 자의 영혼은 꼼짝없이 연옥계의 것이 되어 버린다.


듀나리스 :

......하나 궁금한 게 있어. 난 제빌로의 낫을 맡고 있었어. 그래도 몸에는 이변이 없는데?


히나기쿠 :

그건 환계수의 가지가 녀석의 영혼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너희들의 낫을 만들려면 필히 살아있는 나뭇가지와 영혼이 접촉해야 한다. 그러면......


이루루 :

이런.......그러면 모두의 낫을 만드는 건 무리야?


히나기쿠 :

......아니. 영혼을 분리하면 어쩌면 가능할 지도 모르지.

약간의 영혼만을 분리해서 접촉시키면 연옥계에 물든 건 극히 일부로 끝날 테니까.

 하지만 그런 편한 방법이.......

......앗! 그럼 흡혼화를 쓰면 되는 건가!?


알도 :

흡혼화......?

혹시 그 때 영혼을 빨아들인다던 꽃 말이야?



이루루 :

알 군, 알 군! 봐봐! 예쁜 꽃님들이야~♪


알도 :

흐음......연옥계의 꽃은 모두 신기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 꽃도 독특하고 예쁘네.


히나기쿠 :

......조심해라. 그 꽃은 주변의 꽃과는 구별할 수 없지만 산 자의 영혼을 좋아한다.

너무 가까이 가면......영혼이 빨릴 거야.


알도 :

앗!? 미리 말했어야지.....!


히나기쿠 :

그게 싫다면 연옥계의 조물에는 함부로 다가가지 말도록.

너희가 여기에 있는 그 자체가 이상한 일이니까......



제빌로 :

이론상으론 가능하겠지. 시험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걸?


히나기쿠 :

......좋아. 나도 그 가능성에 걸지.


듀나리스 :

흡혼화라......왠지 수명이 단축될 것 같은 이름인데.


제빌로 :

수명보다는 생명력이지. 한 번에 빨리면 위험하지만 극히 일부라면 자는 걸로 회복돼.


알도 :

좋아! 그럼 어서 그 꽃을 찾으러 가자!

피어있는 곳은 연못 근처였어. 바로 가자!


이루루 :

응~......그나저나.......

이쪽의 비 군은 어떻게 된 걸까......?


-


알도 :

음......어느게 흡혼화였더라?


이루루 :

으음~.......

분명 저거야~! 평범한 연꽃보다 영혼의 냄새가 강해!


히나기쿠 :

여전히 냄새를 잘 맡는구나......


알도 :

그래서......이 꽃으로 영혼을 조금 빨아들이는 거지?


듀나리스 :

나랑 알도 군이 시험해 보고 문제가 없으면 현세에서 다른 협력자를 모집하자. 문제가 없다면.......


알도 :

.......막상 영혼을 빨린다니 좀 긴장돼.


이루루 :

잠깐 만지는 거라면 아주 조금 깎여나갈 뿐이야!

게속 만지면 점점 기분이 좋아지면서 의식이 멀어지겠지만!


알도 :

아니...위험하잖아!? 다 빨아들일 생각으로 가득한데!


듀나리스 :

..........


알도 :

듀나리스......혹시 영혼을 빨려본 거야?


듀나리스 :

확실히 조금 체크해봤는데, 이 정도야.

영혼의 분리는 이 정도만 해도 잘 되겠지......?


알도 :

나도 시험해 봐야지.  부드럽~게. 천천히~......

좋아! 아마 잘 됐.......


??? :

그런 꽃보다 더 좋은 것에 빨려 볼래요?


알도 :

어......?


히나기쿠 :

모쿠렌......!


낫 사용자 :

히나기쿠 님......

......모쿠렌 님에게 들었어요. 저희는 낫을 잃어버리면 사라진다는 걸요.

미숙한 영혼을 환계수의 가지에 억지로 이어서.......

.......모르는 새에 우리를 노예처럼 부려먹었다는 걸요.


히나기쿠 :

네가 그리 알려준 거냐......?

.......아니. 그렇지 않다. 네가 생각하는 그것이.......


모쿠렌 :

.......전 사실 그대로를 전했을 뿐. 해석은 그들 몫에 달렸죠.


히나기쿠 :

......전하는 방법 하나로 인상이 달라지겠지.


낫 사용자2 :

대답해 줘요. 히나기쿠 님. 우리가 노예가 아니라면.......

.......왜 함구했던 거죠? 우리의 본체가 낫이라는 걸요.


히나기쿠 :

..............


모쿠렌 :

대답 안 해 줄 건가요? 뭐, 못 하는 거겠죠.......


낫 사용자 :

......안타깝네요.

모쿠렌 님. 저희는 새로운 방식에 걸겠습니다. 노예처럼 쓰이느니.......


모쿠렌 :

......여러분의 마음은 확실히 받았습니다.


알도 :

뭐야...저 마물은.......!?


모쿠렌 :

마물이라니, 실례죠.......정확히는 환수입니다.

단, 혼합을 통해 모든 형태의 영혼을 빨아들일 수 있는 합성수지만요.


듀나리스 :

합성수......키마이라......내 종족이 만든 업의 권화야.


모쿠렌 :

......네. 좋은 참고가 됐어요. 외모든 조금 그로테스크해도 영혼에 귀천은 없으니까요.

이 환수가 있다면 낫 사용자 대신 영혼을 쉽게 회수할 수 있어요. 그래요, 예를 들면 이렇게.......


알도 :

큭......!


모쿠렌 :

그것도 자율적이고......반영구적으로. 양산할 수 있다면 낫 사용자라는 방식보다 몇 배에서 몇 십배는 효율이 더 높죠.


제빌로 :

효율......?

그 말...가볍게 쓰지 않는 게 좋을걸. 뒤틀린 생각으로 논하는 효율만큼 본질을 잃기 쉬운 건 없어.


히나기쿠 :

그 환수에게 회수된 영혼은......그 다음에 어떻게 되는 거지?


모쿠렌 :

미숙한 영혼도, 성숙한 영혼도 평등하게 윤회의 소용돌이로 돌아갑니다.


히나기쿠 :

......미숙한 채로 돌아가면 영혼은 그 격류를 버티지 못해.


모쿠렌 :

그것이 본래의 모습이죠. 낫 사용자라는 방식 그 자체가 당신의 고집의 산물......

약자의 구제라니 듣기는 좋아요. 하지만 사라져 가는 존재는 자칫하면 사라질 수 있으니, 사라져야 하죠.

죽어서까지 높은 노동량을 부여받고, 하루하루를 마차를 끄는 말처럼 일하고......

.......그렇게 격류를 버티는 것이 과연 그들에게 행복할까요?


히나기쿠 :

그래도 나는......

......이제 됐다. 너랑은 말이 안 통하는군. 연옥의 파수견아!!

그 환수를 잡아라. 주인이 아닌 상부에 직접 바쳐라.


모쿠렌 :

발버둥이 지나치잖아요, 선배.......과반수를 넘는 낫 사용자가 이미 제게 찬동하고 있는데.

지금부터 상부를 완전히 납득시키기 위한 시운전을 시작합니다.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알도 :

밀어붙이고 있어......!


제빌로 :

......아니. 환수의 상태가 이상해. 저 태세는.......


히나기쿠 :

파수견......! 윽......


모쿠렌 :

......살아있는 몸에서 벗어난 영체는 무차별적으로 빨아들이도록 조교했습니다.

당신도 예외는 아니에요. 저도 마지막엔.......

.......이제 편히 쉬어요. 히나기쿠 님. 제가 모두 끝낼 테니까.


-


??? :

..........

......여긴 어디지? 나는......


히나기쿠 :

......나? 아니......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군.

......아무도 없는 건가? 일단 불을 찾아야 겠구나......


 일시적으로 맵 점프가 불가능해집니다.


-


히나기쿠 :

......고양이 소리인가? 대체 어디에서......





??? :

으으......집에 가고 싶어.......


알도 :

......여기 아까도 지나오핬는데...... 길 잃은 것 같아.......

이대로 돌아갈 수 없는 걸까...... 죽는 걸까......?


??? :

......찾고 있었어. 에덴.


마도카 :

잘 견뎠구나.....이리 오렴.


크로노스 :

이제 무리할 필요는 없어. 가족끼리 행복하게 살자.


알도 :

크로노스 박사랑 마도카 박사......


에덴 :

......아니. 아빠. 엄마. 나는......

키로스......!?


알도 :

어라? 하지만 키로스는 나(ぼく)......아니, 나(オレ)인데......

......그래. 이건 내 영혼에게 투영된 에덴의 영혼이 꾸는 꿈......

......미안해. 에덴. 나한텐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

난 이제 괜찮아. 만약 다른 곤란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도와줘.




히나기쿠 :

......아까 난 울음소리의 주인인가.

따라오라는 건가......

......상관없지. 마침 달리 할 것도 없으니.


-


히나기쿠 :

고양이의 모습이 변했어......?

넌 어딘가에서......




여자아이 :

엄마! 빨리 빨리~~!!


어머니 :

그래 그래. 힘도 넘치지. 잠시 기다리렴. 루리.


루리 :

폭포가 굉장해~! 물보라가 상쾌해~!!


어머니 :

정말 여길 좋아하는구나. 햇볕은 마을에서도 쬘 수 있는데.


루리 :

여기가 좋아~! 엄마가 만든 빵이 제일 맛있게 느껴지는 곳인걸!


어머니 :

그러면......다른 애들한테도 빵 나눠줘야 하는 거, 잘 알고 있지?


루리 :

으엣!? 그치만~....... 배가 금방 고파지는데.


어머니 :

어쩔 수 없는 아이야......

하지만 오늘은 엄마가 함께니까. 시간을 잊고 마음껏 즐기렴.


루리 :

.......응. 시간을 잊고.......

.......응. 알고 있어. 그러니 잠시 동안만, 둘만이서......


어머니 :

어머.....! 갑자기 왜 그러니? 얘도 참......


여자아이 :

사랑해......엄마.


어머니 :

............

.......그래. 어디로 가더라도, 모습이 변해도.......

.......넌 내 소중한 딸이니까. 사랑한다. 루리.





히나기쿠 :

그렇군. 이건 영혼의 교차로인가. 모든 가능성이 교차하는 장소.......

그렇다면 마지막에 내가 마주하는 것은 아마.......

......하. 언제까지고 눈을 돌리고 있을 순 없겠지.


-


히나기쿠 :

음......어디로 간 거지?

깃털.....? 어디에서.......




??? :

......리아스......

......자, 레리아스.


레리아스 :

으음~......

잘 잤어~ 오빠......벌써 아침이야?


듀나리스 :

레리아스는 여전히 잠꾸러기구나.

자. 잠보라 나무 위에 기분 좋게 떠 있단다.


레리아스 :

정말이네! 축젯날인데 날씨가 좋아~!

......저기, 오빠?


듀나리스 :

응......? 내 얼굴에 뭐 묻었니?


레리아스 :

니히히~ 아무것도 아니야! 둘이서 유원초 찾으러 가자, 오빠!

좋아~! 그러면 준비하자 준비~♪


듀나리스 :

여기는 내 영혼이 바라는 풍경인가......게다가 그 날이라니.

......난 어느 쪽일까. 다시 고쳐서 덮어버리고 싶은 걸까.......

......아니면 가슴에 다시 새기기 위해 같은 결과를 반복하고 싶은 걸까.......

......넌 먼저 가 있어. 어느 쪽이든 난 괜찮으니까.





히나기쿠 :

호오......고양이 다음은 새구나.

인도해 주겠다면 종은 묻지 않겠다. 네게 앞길을 맡기마.


-


히나기쿠 :

......왜 그러지? 뭔가 신경쓰이는 모양인데.......

흠.....이 근처에 나 말고도 길을 잃은 사람이 있다고?




듀나리스 :

......이제야 끝났네. 마수와 인간의 오랜 싸움이.


대낫의 남자 :

흠.......좋은 이야기는 아니네. 난 계속 싸우는 편이 영혼 회수량이 보장되니까.

이제부터는 지금까지보다 너와의 계약이 더 중요해지겠지. 잘 부탁한다, 장의사 군?


듀나리스 :

......당연하지. 레리아스를 위해서라면 난.......악마에게 영혼도 팔 수 있어.


대낫의 남자 :

악마라니 사람을 나쁘게 말하네.......

.......뭐, 별반 다를거 없나. 우리 둘 다 떳떳하게 환생하지는 못할 테니까.

하지만 뭔가의 우연이 겹쳐서 같은 시대에 태어난다면......

......그 때는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어도 나쁘진 않겠네.


듀나리스 :

하핫......이제 거래는 질렸어. 하지만 피할 수 없을 거란 기분도 들어.


제빌로 :

이런 때에도 일 이야기를 하다니, 너다운 면도 다 있네.


대낫의 남자 :

......여기서 보고 있었어. 거짓말 같은 착오가 널 내가 있는 가능세계로 이끈 순간부터.


제빌로 :

......그렇군. 여긴 모든 것이 뒤섞인 곳인가.

주마등인지, 아니면 꿈인지......혼돈이기도 하고, 차원과 차원의 틈같은 곳이기도 하고.

.......자. 선수 교대야. 네가 있을 곳에는 역시 네가 돌아가야지.


대낫의 남자 :

......그런가. 넌 내 불완전한 계획을 완성했어. 네가 돌아오는 게 분명......


제빌로 :

......모두를 위한 거라고? 그렇게 말할 것 같았어.

내 합리성은 두려움을 기반으로 삼고 있어......그건 나 자신이 제일 잘 알아.

그럼 말하는 법을 바꿔볼까. 네 직책은 너 자신이 마쳐야 해.

아무리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해도, 다른 사람한테 일을 강요하는 걸 두려움이라고 부를 수 없어...... 단순한 직무 유기지.


대낫의 남자 :

......훗. 그렇게 말하면 어쩔 수 없지.

......감사는 하지 않겠어. 이 빚은 언젠가 일로 갚을게.


제빌로 :

응......그래야 나지. 기대치만큼 기대하면서 기다릴게.





히나기쿠 :

고양이, 새에 이어 이번엔 너구나. 이상한 곳에서 재회하다니.


대낫의 남자 :

......설마 당신이 이런 곳에서 헤메고 있을 줄이야.

갈 거지?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곳으로.


히나기쿠 :

......말하지 않아도 가야겠지. 어차피 이렇다 할 일도 없고......조금 떠올리기만 할 뿐이니.


-


대낫의 남자 :

......왜 그래. 안 가?


히나기쿠 :

......그렇군. 네겐 안 보이는 건가.

그럼 여기는 나의 가람(伽藍)인가. 너와는 여기까지구나.


대낫의 남자 :

......그래. 그럼 건투를 빌게. 우리의 책임자 님.



-




......처음엔 우연이었다.

연옥의 바람에 흩날리는 미숙한 영혼 하나가 환계수의 가지와 접촉했다.

그녀의 영혼과 호응한 가지는 낫이 되었다. 낫은 근원이 된 환계수의 가지로부터 영혼을 윤회의 소용돌이로 돌려보내는 힘을 이어받았다.

낫 사용자의 영혼은 방황하는 영혼을 돌려보내서 사후에도 성숙한다는 것을, 그녀는 알았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미숙한 영혼을 모집해 환계수의 가지를 접촉시켜 낫 사용자로 만들었다.

스스로를 그들의 책임자로 결정짓고, 윤회의 소용돌이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자신의 낫을 봉인했다.



히나기쿠 :

......이것이 낫 사용자의 경위다.


낫 사용자 :

오오.....감사합니다. 히나기쿠 님.



처음엔 이야기를 해 주면 모두 기뻐했다. 잃어버렸을 윤회의 기회를 얻은 것에, 그녀에게 감사했다.

.......그래서 생각도 못 했다. 어느 낫 사용자의 말이 그녀에게 들릴 그 때까지.......




히나기쿠 :

......지금 뭐라 했느냐?


낫 사용자 :

죄송합니다......하지만 아무래도 받아들일 수 없어요......

지금까지 제 몸이라고 생각했던 「이것」은......

.......꿈인지, 환영인지, 인형인지. 결국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니.......




히나기쿠 :

......그 때 내 영혼에, 그림자가 아주 조금 들었다.

함구하고 있기만 해도 다른 낫 사용자도 그 녀석과 같은 생각을 한다면......

낫 사용자라는 방식은 내 고집. 다른 누구에게도 책임을 짊어지게 할 수 없다.

......하. 낳아달라고 부탁한 기억은 없지만 아이를 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어.





히나기쿠 :

......너희들을 기다리게 했군. 모두 빠짐없이 돌아왔구나.


대낫의 남자 :

내 쪽은 빠졌을지도 몰라. 다만 메우기 위해 들어간 게 전보다 열등하다고 단정지을 순 없지.

 

이루루 :

비 군.....! 역시 히어로는 늦게 오는 법이지!


듀나리스 :

나도 이쪽의 그가 더 편해. 가능세계의 내가 걱정되네.

내용은 떠오르지 않지만...... 미련이 남는 꿈을 꾼 기분이 들어.


이루루 :

나도......돌아와서 다행이야.


알도 :

.......떠올랐어! 모쿠렌 그 녀석, 어디로 간 거지?

그녀석, 그 환수라는 걸 현세로 보낼 생각이겠지!?


히나기쿠 :

......영혼에는 「연」이라는 게 깃들어 있다. 연이 돌고 돌면 이 별의 생은 나선을 그리고, 조금씩이나마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야.

연이 없는 윤회는 결국 수평을 돌고 돌 뿐인 무위의 활차와도 같지.

그 환수......충분히 강하다. 연으로도 억누를 수 없을 정도야.


알도 :

얼른 막아야 하는데.......


이루루 :

그래도 그 환수란 아이 말이야! 영혼의 냄새가 많이 이상했거든......!

아마 3개 정도 섞인 것 같아! 두 발로 걷는 영혼이랑 네 발로 걷는 영혼......그리고 날개의 영혼이려나?


알도 :

날개......? 그런 영혼의 형상도 있었어?


대낫의 남자 :

꽤 희귀하지만.......익인이나 극히 일부의 종족 뿐이야. 낫 사용자 중에도 얼마 없어.


히나기쿠 :

흠......그건 성가시겠는데. 세 영혼을 거의 동시에 베지 않으면 놈은 소멸하지 않을 것이야.

하지만 연옥의 낫은 각각의 사용자의 형태와 가까운 형상을 한 영혼만을 벨 수 있지.

여기에는 두 발로 걷는 영혼을 베는 낫 사용자밖에 없군.......


대낫의 남자 :

하아......될 수 있으면 비장의 수는 쓰고 싶지 않았는데, 그것도 써야 할 것 같네.

......책임자 님. 마수인 낫 사용자는 영혼의 형태가 두 개가 있거든.


이루루 :

에엣~~!! 그, 그랬어~~!?


대낫의 남자 :

마수에겐 사람 형태와 짐승 형태, 두 모습이 있으니까.

단, 대부분의 마수는 짐승 형태가 되어서도 두 발로 걸어. 나같은 경우는 솔직히 드물고.


히나기쿠 :

흠......듣고보니 그렇군.

네 경우엔, 두 발로 걷는 영혼에 감춰진 네 발로 걷는 영혼이 어렴풋이 보이는구나.


듀나리스 :

두 발과 네 발......하지만 그걸론 날개가 모자라.


대낫의 남자 :

......여기서 중요한게 너라고, 듀나리스.


히나기쿠 :

흠......? 마수. 네 영혼에서 조금 보이는구나.

이, 이건......! 틀림없이 두 발과 날개의 영혼이야.


이루루 :

리스 군이 연옥의 낫을 쓰면 그 환수를 이길 수 있다는 거야!?


듀나리스 :

낫이라......난 마수 중에서는 힘에 자신이 별로 없는데.

싸움으로 다룰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지만......

......응. 그것 말곤 방법이 없어 보여.


이루루 :

그래도 그래도~ 어떻게 리스 군 용 낫을 만들어야 할까.......?


대낫의 남자 :

어이 어이......잊은 건 아니겠지. 애초에 낫을 만들 준비를 하려고 여기에 온 거잖아?


이루루 :

아 그랬지~!! 그럼 이제 환계수의 가지에 그 영혼을 접촉시키면 되겠네!


히나기쿠 :

하지만 나쁜 소식이 있다......그 환계수가 있는 곳에서 환수의 영혼의 파동이 느껴져.

모쿠렌 녀석......환계수 뿌리에서 현세의 영혼을 빨아들일 생각인가......!


대낫의 남자 :

......최악의 경우엔 싸우면서도 낫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가. 그것도 격돌하는 와중에......


알도 :

......그래도 할 수밖에 없어.

나도 할 수 있는 건 있어. 녀석의 주의를 끄는 정도밖엔 안 되겠지만.......


히나기쿠 :

......잠깐. 네 영혼의 형태. 어쩌면.......

......아니. 그건 나중으로 미루지. 늦기 전에 환계수로 가자꾸나!


-


모쿠렌 :

드디어 절 방해할 사람이 사라졌군요.......

자, 시운전을 할 때입니다. 나의 환수여. 환계수의 뿌리를 통해 현세에 떠도는 영혼들을.......


히나기쿠 :

거기까지다. 모쿠렌.


모쿠렌 :

어라......?

......역시 그 정도로 물러설 만큼 만만하진 않네요.

말해두겠지만 설교는 필요없어요. 환수라는 방식이 가진 문제점 정도는 제창한 제가 제일 잘 아니까요.


히나기쿠 :

너......그걸 알면서도 왜 이런 짓을 강행하는 거지?


모쿠렌 :

.......말했잖아요. 사라져 가는 영혼이란 사라져야 하니까 사라져 간다는 걸요.

그것이 연옥계의 섭리. 원래 취해야 할 형태란 겁니다......!


이루루 :

섭리인지 주저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미숙한 영혼인 채로 사라지고 싶은 생각 전혀 없거든! 가자, 비 군!!


대낫의 남자 :

칫......영혼의 압력이 강하잖아. 둘이 함께 싸워도 한 번으론 벨 수 없는 건가......?


모쿠렌 :

......어리석네요. 두 발로 걷는 영혼만 상처입혀봐야 순식간에 재생하는데.......

......하지만 기억해 두세요. 적의 접근을 허락하는 건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네 발로 걷는 영혼이 다쳤다고!? 영혼의 형태가 둘이라니......!?

......큭! 하지만 날개의 영혼이 있는 한 재생은 금방.......


히나기쿠 :

황천에 뿌리내린, 순환을 지켜보는 대수여......

.......피아에 갈 곳 없는, 그의 영혼에게 조금의 나뭇가지를 빌려주소서!


알도 :

저건 연옥의......

......어? 낫이 아닌데!?


대낫의 남자 :

듀나리스의 영혼의 기억이 토대가 되어서인가......?

뭐, 별 문제는 아니지. 이 틈에 날개의 영혼을 베어버려!


듀나리스 :

간단하게 말해줄게......이쪽은 보통 사람인데도!

간다......!


모쿠렌 :

말도 안돼...날개마저......!? 이래서는 모든 영혼이 노출되어서.......


히나기쿠 :

......하. 역시 산 자 치고는 영혼을 다루는 법에 상당히 익숙하구나.

.......포기해라. 모쿠렌. 너희를 지키는 껍질은 모두 벗겨졌다.

섭리라고 모두 따라야 하는 건 아니다. 저항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도 있다.


모쿠렌 :

모두 당신처럼 강한 게 아니라고! 이미 스스로 영혼을 바친 그들은......

뭐라고.....!? 왜 이제와서 저항을......!


듀나리스 :

......그 때는 갑자기 진실을 듣고 혼란스러웠을 테니까.

표출되는 것만이 모두 본심인 건 아니야. 그것 또한 명령하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알도 :

지금 저항한다면......그게 저 사람들의 본심일 거야!


히나기쿠 :

내 꽃들을 돌려받겠다. 너희도 기합을 넣거라!


-


알도 :

좋아.....내 검도 통한다!

영혼의 껍질이라는 게 벗겨진 건가? 이거라면......!


이루루 :

앗......! 저거 삼켜진 셋의 영혼이지!?


히나기쿠 :

환수가 약해진 게 보이는구나.....! 지금이라면 모든 영혼을 벨 수 있다!


대낫의 남자 :

네 발은 내게 맡겨......!


듀나리스 :

날개는 나만이 할 수 있으니까......!


이루루 :

그럼 내가 두 발을......!

히잉~~......! 낫의 날이 안 통해......!


히나기쿠 :

저 팔푼이가......! 어쩔 수 없지. 내 낫을.......

......큭! 윤회의 역치에 닿아야 하는데.......


이루루 :

안돼......! 키쿠짱 선배는 계속 책임자로 있어야 하잖아......!?

모두......지금만이라도 좋아. 내게 힘을 빌려줘.......!!


알도 :

저거......이루루 맞지!?


이루루 :

굉장해.....! 영혼 속에서 힘이 솟구치고 있어!

이거라면......!

간다아----!!


대낫의 남자 :

환수에서 영혼이 빠져나갔어.......해냈어......


이루루 :

.....와왓! 나한테서도 빠져나가네!?


낫 사용자 :

어라.....우리 지금까지 뭘 한 거지......?


이루루 :

모두들......!

봐봐, 비 군! 모두 원래대로 돌아.......


대낫의 남자 :

.......잠깐. 뭐야...이 영혼의 압력은.......

.......윽!!


듀나리스 :

제빌로......!?


모쿠렌 :

흐.....하하.....! 그 환수의 베이스가 된 건 현세에서 네 발로 걷던 신수의 영혼이다!

나중에 혼합한 두 발과 날개는 사라졌지만 본체는 그리 쉽게 쓰러지지 않을 걸!


이루루 :

그런......! 비 군이 싸우지 못하면 네 발을 벨 사람이.......


듀나리스 :

큭......전부 끝인가.


히나기쿠 :

아니, 아직이다...... 인간! 이걸 받거라!


알도 :

어......?

이 검은 연옥의......!


히나기쿠 :

지팡이와 동시에 만들었다. 비장의 수는 마지막까지 숨겨두는 법이지!


모쿠렌 :

......하. 정신이 나간 건가요? 그 인간의 영혼으로 네 발로 걷는 영혼을 벨 수 있을 리가......!?


히나기쿠 :

날 믿어라. 인간. 너라면 할 수 있어.....!


알도 :

......응!

똑똑히 기억해 둬, 모쿠렌! 난 알도......떠돌이 검사고.......

......시공을 넘는 고양이다!!


-


모쿠렌 :

영혼의 형태를 가늠하지 못한 제 패배네요......


히나기쿠 :

모쿠렌......

......알고 있다. 연옥계의 섭리 따위는 구실에 불과하단 걸.

말해봐라. 네 진심을......


모쿠렌 :

저는.......

......이제 지쳤습니다.

별의 수만큼 영혼의 윤회를 바라보고......앞으로도 끝없이, 영원히 반복될 뿐인 나날에.


히나기쿠 :

......넌 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낫을 봉인한 책임자였지. 전생을 포기한 신세야.

죄 없는 영혼들......아니. 죄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겨를조차 주어지지 않은 영혼들의 수호자.

.......였을 터인데.


모쿠렌 :

죄 없는 영혼......인가요. 그럼 저는 히나기쿠 선배.....당신에게 묻겠습니다.

......당신의 영혼도 죄가 없을 텐데요.

왜 당신만이......이런 고문과도 같은 영원한 행동을 반복해야 하는 거죠?


히나기쿠 :

.............


모쿠렌 :

전 선배의 힘이 되고 싶었어요. 제가 책임자가 된다면 선배의 영혼은 겨우 해방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선배는 거절했죠. 저보다도 훨씬 오랫동안 이 책임의 괴로움을 받아가면서까지...... 


히나기쿠 :

난 이 생활을 책임의 괴로움이라고 생각한 적이......

.......물론 없다곤 할 수 없다.

섭리를 뒤트는 행동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 낫 사용자들에게 무리한 난제를 강요하고 나서는 자신을 책망하는 나날을 살게 되었지.......

......하지만. 그렇지만. 고난을 극복하고 윤회의 소용돌이로 떠나는 모습을 보면 내 영혼이 씻겨나간다.

그걸로 내 꽃들이 구원받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스스로가 휘두른 고집 정도는 나 스스로 관철하고 싶다.

널 말려들게 해서 미안했구나.....모쿠렌.


모쿠렌 :

..........


알도 :

.......너 여전히 히나기쿠의 힘이 되고 싶은 거 아니야?


모쿠렌 :

하지만 이런 제게 이젠 책임자 역할 따위는......


히나기쿠 :

그래, 모쿠렌......넌 윤회의 소용돌이로 돌아가야 해.


모쿠렌 :

.......최대한의 온정...송구스럽군요.


히나기쿠 :

.......그 다음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그 때는 다시 책임자 역할을 맡기겠다.

뭐...이곳으로 온다면 그건 원래라면 사라져야 할 약한 영혼이라는 거겠지......

......그런 영혼은 사라지는 게 최선이겠지만.


모쿠렌 :

히나기쿠 님......


히나기쿠 :

......꽃들아. 모쿠렌을 연화당으로 데려가 주지 않겠느냐?


낫 사용자 :

알겠습니다......!


-


히나기쿠 :

그럼 우리도 연화당으로 돌아가자꾸나. 제빌로의 징계랑.......

.......그리고 내 꽃들에게도 설명을 해야 하니까.


-


히나기쿠 :

......그렇게 되었으니 이번 소동으로 늘어난 영혼의 회수량은 일단 백지가 되었다.

또한 현세의 존재에게 연옥의 물건을 빌려줄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계약을 맺은 상대의 협력을 얻는 걸 허락하게 되겠지.


이루루 :

한때는 어떻게 되는가 했는데 노동량이 원래대로 돌아와서 다행이야!

그나저나 비 군은 역시 대단해......!

낫을 빌려주는 건 비 군이 해낸 일이잖아!


대낫의 남자 :

하아......나만의 계획이었을 텐데 이런 식으로 폭로되면 장사가 안 풀리겠지......


히나기쿠 :

하지만 상대를 가리지 않고 줬다간 현세와 연옥과의 균형이 유지되지 않을 테니......

.......빌려줄 만한 영혼의 소유자인지, 책임자의 판단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러면......

......내 꽃들아. 너희가 윤회의 소용돌이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다시 잘 부탁하마.


낫 사용자 :

......들었어? 방금 그 히나기쿠 님이.......


낫 사용자2 :

잘 부탁한댔어......왠지 의욕이 생기는데!


낫 사용자3 :

좋아! 얼른 영혼을 회수하러 가자!!


알도 :

하하.....! 모두 의욕이 대단해.


대낫의 남자 :

타산적인 녀석들이야......난 남는 시간을 봐서 현세로 가야 겠어.


히나기쿠 :

......모두 있느냐?

너희는 정말로 고생이 많았다.

특히 현세에서 온 둘에겐 꼭 사례를 해야 겠구나.


알도 :

에이.....거창한 일 한 것도 아닌데.

지금까지처럼 연옥계로 오가는 걸 허락해 주면 그걸로 충분해.


듀나리스 :

나도 제빌로와의 계약을 놓쳤단 말이지. 이 이상 바라는 건 없어.


이루루 :

저요 저요~ 키쿠짱 선배! 나랑 비 군한테도 상을 주면 안 될까~!?


히나기쿠 :

흠......그럼 너희에겐 지금까지의 실태를 면제해 줘야 겠구나?


이루루 :

정말~~!?

지각이나 물건 잃어버린 걸로 시말서 안 써도 된다는 거야!?


대낫의 남자 :

뭐야 그게.......이득보는 건 이루루 뿐이잖아.


히나기쿠 :

그런가.....? 허가 없이 현세의 존재에게 자기 낫을 빌려줘서.......

.......결국 환계수까지 발을 옮기게 해 의식을 행하게 한 게 누구였던가......?


대낫의 남자 :

으윽......


듀나리스 :

하핫......거절하지 마. 이번 일은 어떤 의미로는 네가 원인이 된 거니까.


대낫의 남자 :

그 모든 원인을 만든 건 모쿠렌이었지만......

......이제 됐나. 왠지 귀찮아졌어.


이루루 :

흥흐흥흐흥~~♪ 실태를 면제받아 너무 기쁜걸~~♪

앗.......


알도 :

듀......듀나리스--!?


히나기쿠 :

이루루......

......낫은 세심하고 주의 깊게 다루라고 항상 말하지 않았더냐?


이루루 :

어어......실태의 면제는......?


히나기쿠 :

지금가지의 실태라고 했을 터다. 새 실태는 포함되지 않을 텐데?


이루루 :

우와앗....... 미, 미안해요~!!


Quest Comp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