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출처 https://youtu.be/VR7kaFTLw-g
히나기쿠 퀘스트 2 : 영혼의 무게
엘지온에 온 알도와 히나기쿠.
둘은 그곳에서 신경쓰이는 뉴스를 보게 되는데......?
히나기쿠 :
......이거 놀랍군.
알도 :
응.....엘지온 풍경 말이지. 나도 처음 왔을 땐 놀라웠어......
히나기쿠 :
......그걸 말하는 게 아니다.
잠시 내려오지 않은 사이에 이 도시도 꽤나 성장한 모양이니 말이지......
알도 :
뭐!? 히나기쿠, 엘지온에 온 게 처음이 아니었어......?
히나기쿠 :
왜 느닷없이 소리를 지르는 게야. 내가 엘지온에 온 적이 있는 게 이상한가?
알도 :
아니...히나기쿠는 보통 현세에 있지 않는데다......
그걸 감안하고 봐도 미래 세계랑 히나기쿠라는 조합은 위화감이 강하다고 할까.....
히나기쿠 :
뭐냐. 위화감이라니.....연옥계는 어떤 시대와도 이어져 있다.
산 자는 모든 장소, 모든 시대에 살고 있지만 영혼이 되면 모두 동등하게 연옥계로 돌아가는 법......
이 시대도 한 구역으로서 정식으로 관리하고 있지.
내가 엘지온에 발을 들인 적이 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게야.
알도 :
아 그렇구나......
당연히 글씨가 떠 다니는 투명한 판이나 공중을 달리는 판 같은 걸 봐서 눈이 휘둥그래 질 거라 생각했지!
히나기쿠 :
문자가 떠다니는 판이 아니라 전광 게시판. 공중을 달리는 판은 스카이 보드를 기반으로 하는 비행 툴.
......너보다 내가 이 시대를 더 잘 아는 것 같군?
알도 :
윽......왠지 마음이 복잡하네......
어......무슨 소리지?
히나기쿠 :
전광 게시판에서 긴급 속보가 나오는군.
알도 :
어......?
「자원 재생 에너지 연구에 청신호? 쇠운(衰運)의 연구자 기사회생의 한 수 나오나」......
음.....잘 모르겠지만 이 연구자가 감마 구역에서 기자 회견을 한다는 것 같네.
히나기쿠 :
사소한 일에 속보니 회견이니......인간 세상도 이렇게 돌아가는 건 연옥과 별 다를 바가 없이 시끄럽구나.
알도 :
시끄럽다니.....
히나기쿠 :
조직에 속하지 않은 너는 결단코 이해할 수 없겠지.
그럼... 이 회견이란 걸, 넌 보러 갈 건가?
알도 :
어? 음......솔직히 하나도 모르겠는데......
모처럼이니까 가 보려고. 히나기쿠도 같이 가자.
히나기쿠 :
들으면서 졸지나 말거라? 자......감마 구역으로 가자.
알도 :
......역시 선 채론 못 자겠지! ......아마도!
Quest Accepted
드론 :
아 아 테스트 테스트. 모여주신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곧 기자 회견을 시작합니다. 사회 겸 촬영 겸 중계역은 바로 저.......
엘지온 기자 클럽의 사회부 담당인 페로가 담당합니다.
그럼 소개는 여기서 끝내고......
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연구자 :
여러분. 오늘 이렇게 모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전 오랫동안 자원 재생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제노 프리즈마가 한계에 다다를 경우, 지금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까 했는데.....
현재의 자원량으로는 고작 몇 년 남짓이라는 연구 결과가 산출되었죠.
알도 :
(큰일이네......전제부터 못 알아듣겠어......)
연구자 :
필요한 자원은 우리가 살아있는 한 무한히 늘어납니다.
탈 것을 만들고, 건물을 짓고, 결국 노동력마저 만들어 냈기에......이 도시가 이렇게 발전했죠.
하지만.....자원엔 당연히 한계가 있습니다. 언젠가 반드시 고갈되어 한계가 옵니다.
이걸 타개하려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또는 한 번 수명이 다 된 자원을 어떤 방식으로 재생해 다시 이용하는 수 밖에 없죠.
서론이 길어졌지만......
이번에 제가 재생에 성공한 자원. 그건 앞서 말한 이 도시의 「노동력」......
안드로이드입니다.
히나기쿠 :
(안드로이드라고......?)
기자 :
안드로이드의 재생이라고 하셨나요......?
연구자 :
안드로이드를 생산할 때 귀중한 자원을 이용하는 부위가 어디인지 알고 계십니까?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코어 부분입니다.
전 폐기가 결정된 안드로이드 몇 체의 코어에서......
한 개의 코어를 재생했습니다. 그렇게 연구를 성공했습니다.
기자 :
움직이지 못하게 된 안드로이드 몇 체의 코어 중 한 개를 재생......?
구동은 어떤 이론으로 성립되는 거죠?
그리고 일반적으로, 고장난 안드로이드의 코어를 새로운 것으로 바꾸기만 해선 그 개체가 재기동하지 않을 텐데요......
연구자 :
네. 맞습니다. 고장난 개체에 새 코어를 이식해도 재생되지 않죠.
하지만 새로운 코어를 처음부터 만들려면 새로운 자원이 필요하니 본말전도가 됩니다.
제 연구에 의하면......
고장난 코어가 어느 조건 하에서 추가 자원 없이 재생한다......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기자 :
어느 조건 하에......?
연구자 :
네.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연구 결과를 공유하겠습니다.
이번에 제 실험을 통해, 고장난 안드로이드의 코어에서......
올바르게 구동됐을 때는 관측할 수 없었던 어느 물질이 반드시 관측되는 걸로 판명되었습니다.
기자 :
활동이 정지된 안드로이드의 코어에서만 관측되는 물질......?
그 물질이 이번 연구의 요점입니까?
연구자 :
맞습니다.
이 물질은 어느 안드로이드의 체내에서 예외없이 관측되었고, 추출 결과......
이 또한 예외없이 모든 개체에서 21그램을 계측할 수 있었습니다.
전 여러 안드로이드에서 이 물질을 추출해......
......그리고 융합, 반응을 통해 「새로운 21그램」을 생성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알겠습니까? 이 「새로운 21그램」을 활동이 정지된 코어에 융합하면......
기자 :
이미 활동에 한계가 온 코어가 다시 움직인다는 겁니까......?
기자 :
굉장해요.....마치 새로운 영혼을 불어넣는 것 같군요.
연구자 :
영혼......?
후......당신은 유머 표현이 상당히 풍부하네요. 기사가 정말 기대되는군요.
이 물질을 통해 코어가 소생하는 상세한 원리는, 사실 여전히 연구 중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기적같은 발견을 여러분에게 먼저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이제부터 연구를 거듭해 실용화에 맞게 개량할 예정이니......
이 엘지온을 다시 비출 새벽빛으로 보고된다면 전 기쁠 뿐입니다.
알도 :
잘 모르겠지만......엘지온에 도움이 되는 사실이 판명됐다는 거네.
페로 :
아 아 여러분. 슬슬 종료 시간이군요. 질문이 없다면 회견은 종료하도록.......
히나기쿠 :
......내가 질문해도 되겠지?
알도 :
히나기쿠......?
연구자 :
네. 당연하죠. 어떤 질문이든 답할 수 있습니다.
히나기쿠 :
네가 고장난 안드로이드의 코어에서 관측했다는 21그램의 물질......
......사실은 새로 늘어난 21그램이 아닌가?
연구자 :
호오.....? 무슨 말인지요?
히나기쿠 :
늘어나는 게 아니라 줄어드는 게 맞지 아니한가?
아, 물론 무게 이야기가 아니다. 21그램.....그 수치도 어딘가에서 빌려온 거겠지.
연구자 :
수수께끼입니까? 미안하지만 그런 쪽에 조예가 깊지 않아서요......
히나기쿠 :
......영혼을.
고장난 안드로이드의 영혼을 여럿 모은다. 그리고 그것을 접합해 새로운 하나로 만들면......
고장난 개체 하나의 소생 정도는 가능할 지도 모르지.
연구자 :
영혼을 접합한다니요......?
......하하하! 아, 실례......후훗. 이거 한 수 당했네요.
영혼의 재이용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수수께끼 치고는 유니크하지만......과학으로 보면 엉터리죠.
예리한 질문과는 상관없이......당신은 저널리스트보다 오컬트 잡지 기자가 더 맞을 것 같네요.
히나기쿠 :
..............
......하. 설마 인간 세상에서 이직을 권유받을 줄이야.
기억해 두겠다.
연구자 :
영광입니다. 레이디.
페로 :
시간도 얼마 없으니.....슬슬 회견을 종료하죠. 여러분, 잊은 물건 없는지 확인하세요.
기자 :
바로 돌아가서 기사로 내야지!
기자 :
나도 질 수 없지......!
연구자 :
그럼 저도 이만.
......응. 알았어. 제노 도메인의 공업 섹터지. 곧 돌아갈게.
알도 :
히나기쿠.....! 뭔가 날이 서 있는데 괜찮아?
히나기쿠 :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다. 단......
알도 :
영혼이 어쨌느냐도 말했잖아. 그 연구자가 뭔가 했어?
히나기쿠 :
......안드로이드는 무기물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미약하게나마 영혼이 존재하지.
알도 :
안드로이드에게도 영혼이......
히나기쿠 :
......놀라지 않는 건가?
알도 :
응. 당연하잖아? 없다고 하는 게 더 놀라울걸.
히나기쿠 :
후......너답구나.
육체의 구동이 멈추면 안드로이드의 영혼도 동등하게 연옥으로 가야 하지만......
그들의 영혼은 무기물에 깃든 영혼. 다른 영혼에 비해 약한 자력만으로는 연옥으로 가지 못하는 일이 많다.
그 연구자는 그걸......
알도 :
설마 영혼이 보여서.....히나기쿠가 말한 것처럼 접합했다는 거야?
히나기쿠 :
......그렇다. 빌려온 영혼을 무리하게 결합해 한 개체의 질량으로 만든 거지.
그게 「재생」의 진짜 구조다.
알도 :
그런.....! 영혼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잖아!
히나기쿠 :
......두고 볼 수 없다.
알도 :
응. 동감이야. 막으러 가자......그 연구자를!
히나기쿠 :
그럼 곧장 놈의 뒤를 쫓을까.
목적지는 제노 도메인의 공업 섹터인가. 정보 관리가 허술한 남자구나.
알도 :
좋아......우리도 제노 도메인으로 가자!
-
연구자 :
기다리고 있었습니까?
후드의 남자 :
아니.....나도 막 왔어.
그래서, 일은 잘 풀리고 있나?
연구자 :
순조로워요. 이 기세라면 생각보다 빨리 실용화 할 수 있겠어요.
후드의 남자 :
그럼 다행이군. 이쪽도 협력한 보람이 있겠어.
그래서......제품은 언제나 두던 곳에 납품해 달라고. 이번엔 7개야.
그쪽도 그 물건은......잊지 말라고?
연구자 :
물론 알고 있죠. 계약이니까요.
빠르게 준비할 테니 언제든 가지러 오시죠.
후드의 남자 :
다음 납품 때도 받아가겠어.
또 연락하지.
연구자 :
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럼 나도 빨리 샘플을 완성해야지......
히나기쿠 :
아무래도 수상한 냄새를 풍기는 것 같구나.
연구자 :
.....어?
당신은 기자 회견에서......!
히나기쿠 :
그 남자.....네 연구에 힘을 빌려주는 협력자인가.
연구자 :
폐기 안드로이드 회수업자입니다. 그에겐 연구를 위한 소체를 조달받고 있거든요.
아, 물론 정규 업자니까......
뭔가 의심하고 계신다면 너무 기대하진 마시죠.
히나기쿠 :
아니.....? 하지만 그런가.....그가 폐기 안드로이드를......
지나치게 순조롭게 모아오는 것 같은데......?
연구자 :
그게 회수업자의 일이니까요.
......그것보다 놀랍군요. 일부러 이런 곳까지 쫓아오시다니.
열심인 건 인정하지만 더 이상의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알도 :
질문하러 온 게 아니야. 우리는 당신을 막으러 온 거라고.
연구자 :
막는다니요? 설마 제 연구 말입니까......?
여러분은 몇 번이나 절 놀라게 하는군요. 대체 무슨 권리가 있어서 막는다는 겁니까?
히나기쿠 :
이건 권리가 아니라 내 의무지만......
같은 질문을 하겠다. 너는.....무슨 권리가 있어서 남의 영혼을 우롱하는 게지?
연구자 :
영혼을 우롱한다고요?
하하하.....! 뭔가 했더니 그런 농담을 또 하시네요.
알도 :
농담같은 게 아니야!
연구자 :
아, 실례했군요. 수수께끼......랑 착각했나 봐요.
하지만 저와 장난을 치고 싶어도 제가 껄끄럽다는 건 부정할 수 없겠네요.
나가세요. 계속 늘어진다면 있어야 할 곳으로 쫓아낼 겁니다.
그럼 이만.
히나기쿠 :
......그러면 다시 묻겠다. 죽은 안드로이드의 영혼을......우롱하는 걸 멈추지 않을 생각인가.
연구자 :
또 말하게 하는군요. 질의 응답 시간은 이미 지나갔습니다. 레이디.
알도 :
어이! 기다려.....!
히나기쿠 :
......됐어. 가게 두어라.
알도 :
뭐.....!? 포기할 거야, 히나기쿠!?
히나기쿠 :
그럴 리가 있겠느냐!!
말도 안 통하는 남자와 계속 대화해 봐야 소용없다.....! 방법을 바꿔야지.
알도 :
바, 방법을 바꾼다니.....?
히나기쿠 :
간단하다. 놈의 연구실에 있는 영혼을 내 손으로 전부 풀어주는 거다.
이러쿵저러쿵 핑계대는 남자에게 설득 따위 안 통하니까 말이야. 가자꾸나, 알도!
알도 :
이, 이봐! 어딜 간다는 거야......!
히나기쿠 :
제노 도메인 연구 섹터다! 아마 거기서 꿍꿍이를 꾸미고 있을 게야!
알도 :
히나기쿠...의외로 시설을 잘 아는데......!?
-
연구자 :
수수께끼.....인가.
하하. 나도 참......꽤나 빠르게 벗어났군.
영혼은 존재해. 지금 이렇게 내 손에 살짝 떠 있는 빛......
......하지만 이게 몰락한 날 구원할 진정한 새벽빛이란 말이지.
그 기자는 아무래도 나처럼 영혼의 존재를 인식한 걸 넘어서 쫓아다니는 걸로 보이는데......
......뭐, 아무래도 좋아. 어차피 알아봐야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테니까.
......자. 알겠지? 이제부터 이 영혼과 하나가 되어서......
이미 죽은 너와......성과가 나지 않는 연구로 실각해 세간에서 버려진 나를 소생시키는 거야.
이해해 달라고. 동지.
후......굉장해. 섞인 거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맑은 색을 하고 있어.
이제 이 영혼은 소체에 넣으면......
히나기쿠 :
그만!
연구자 :
뭣.....!? 그렇게 충고했는데 계속 쫓아온 건가요......!?
히나기쿠 :
손에 있는 게 접합한 영혼인가. 어리석은 행동을......!
넌 그 영혼의 색이 보이지 않느냐!?
연구자 :
보입니다. 멋지게 떠 있는 무지개빛......가능성의 빛이죠.
하지만 애석하게도......보이지 않는다면 강한 빛으로 눈꺼풀을 뚫을 수밖에 없겠군요.
알도 :
무슨 짓을......!
연구자 :
자, 가라.
히나기쿠 :
너......!
연구자 :
후.....아하하.....! 어때요, 훌륭하지 않습니까?
히나기쿠 :
뭐가 훌륭하단 게야......넌 그 영혼들의 비명이 들리지 않느냐!?
연구자 :
영혼의 비명이라......제 미래가 열리면 다음 연구 테마로 삼아볼까요?
히나기쿠 :
이리저리 돌려 말한다면 그 두 짝 귀로 듣게 해 주마!
네 손으로 뒤튼 영혼들의 비통한 절규를......!
연구자 :
윽......뭐지? 뭘 한 거야......?
알도 :
......당신...아직도 안 들려? 슬픈 목소리가.....
연구자 :
.........?
.......괴로워............
엄마......나...... 나...... 아아..... 추워......
연구자 :
뭐......!? 이 목소리는 뭐야......!?
자고 싶어. 자고 싶어...... 괴로워...... 살려줘......
히나기쿠 :
기계 몸을 움직이지도 못할 만큼 혹사당한 결과......
죽어서도 안식을 갖지 못하고 존엄을 능욕당한 자들의 말로가 이 절규다!!
연구자 :
존엄의 능욕......? 정말로 말에 논리가 없군......
그대로 죽는 것보다는 뒤틀려서라도 소생해서 영생하는 편이 훨씬 행복할 거 아니야.
히나기쿠 :
너......
연구자 :
......용납되지 않을 뿐이라면 대립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이렇게 끼어드니까 충돌이 생겨나지.
자.....테스트 시간이다. 네 새로운 생명을 이용해 침입자를 입다물게 해.
안드로이드 :
......으......으으.......
알도 :
그만해...듣지 마.....! 그 따위 명령 들을 필요 없어!
연구자 :
소용없어. 안드로이드는 결국......
인간의 명령을 듣기 위해 존재하거든.
안드로이드 :
으.....아아아.....!
표적을......포착. 명령을 개시합니다.
알도 :
그만둬! 우린 너와 싸우고 싶지 않......
히나기쿠......!?
히나기쿠 :
본연의 모습이 무참하게 변질당해 통곡할 뿐인 영혼에게......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하나.
각오하도록. 알도. 해방만이......구제다.
알도 :
큭......!
-
알도 :
움직임이 멈췄어......!
히나기쿠 :
내게 맡겨라!
연구자 :
영혼이 분리됐어......!?
히나기쿠 :
......데리고 갈 수 없어서 미안하구나.
...............
고마워......
연구자 :
무슨 짓을 한 거야......
실험을 다시 해야 하잖아. 너희가 없앤 만큼의 영혼을 다시 지원자에게서 회수해야......
알도 :
당신......생각을 전혀 바꿔먹질 않는구나!?
연구자 :
내가 왜? 이제와서 윤리를 떠들어봐야 1그램의 설득도 되지 않을 텐데.
히나기쿠 :
......「지원자」의 영혼 제공. 그 「호의」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연구자 :
무슨 말이지......?
히나기쿠 :
말 그대로의 의미다.
그리고 네 잘못된 인식을 하나 정정하지.
네가 잃을 영혼은 방금 사라진 하나만이 아니라......
여기 있는 전부다.
가자, 알도. 넌 기계를 부탁한다.
알도 :
......응.
연구자 :
잠깐. 그건 안돼......! 회수에 얼마나 수고가 들어갔는데.......
-
히나기쿠 :
......이 건물에 다른 영혼의 기운은 없는 모양이구나.
알도 :
전부.....풀어준 거네.
히나기쿠 :
자.....엘지온 세타 구역으로 돌아가자.
알도 :
앗......기다려, 히나기쿠!
-
히나기쿠 :
「안드로이드의 코어 재생 이론을 제시한 연구자, 실험 데이터에 허점 발견돼」......
......하. 뭐, 늦든 빠르든 이렇게 될 것이었다.
알도 :
무슨 말이야......?
히나기쿠 :
놈은 영혼을 이용하기 위해서 신물질이라는 그럴 듯한 말로 주변을 속였다는 게지.
그런 짓을 해도 실험 데이터까진 속일 수 없다.
결국엔 감사 기관이 조사에 들어갈 것이야.
알도 :
그런가......
이봐......그 연구자를 그냥 둬도 괜찮은 걸까?
히나기쿠 :
갇혀있던 영혼을 풀려났고, 놈의 연구도 부정이 발각되어 앞으로 계속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제부터는 관할 외다. 인간을 제재하는 건 내 역할이 아니야.
인간 세상에서 일어난 문제는 본질적으로 인간이 해결해야 마땅하지.
알도 :
그런가.....그것도 그렇긴 하지......
히나기쿠 :
......그와는 별개로, 나도 나름대로 생각한 게 있다.
알도 :
어......뭔데?
히나기쿠 :
안드로이드의 영혼 말이다.
자력으로 연옥계까지 오지 못하는 희미한 영혼에 설마 이런 위기가 오다니......
보호 대상으로서 다른 생물의 영혼과는 별개의 담당을 배치해 확실한 회수를 목표로 해야겠지.
알도 :
그게 가능해......!?
히나기쿠 :
.......성가신 서류 신청과 상부의 설득. 적절한 담당자의 선별, 파견과......
실현에는 수고가 들겠지만 알아버린 이상 그냥 둘 순 없다.
......시간이 아깝구나. 난 연옥계로 돌아가 준비에 착수해야 겠어.
그럼, 가 보마. 알도.
알도 :
아, 이봐. 히나기쿠......!
......히나기쿠가 저렇게 관리해 준다면 영혼들의 미래는 안심할 수 있겠지.
Quest Complete
후드의 남자 :
망할......어떻게 된 거지. 약속 시간에 안 오다니......
??? :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후드의 남자 :
어......!?
뭣.....! 다, 당신은......
......이 아니라 히나기쿠 님......!?
히나기쿠 :
.....하. 너의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행동을 보니......
내 얼굴은 이미 잊어버린 걸로 보이는군?
후드의 남자 :
아, 아니요.....히나기쿠 님의 얼굴을 제가 잊을 리가.....
히나기쿠 :
호오.....그런가.
그럼? 넌 언제까지 그 모습으로 있을 생각이지?
낫 아용자 :
시.....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왜 히나기쿠 님이 이런 곳에......
히나기쿠 :
내가 하나하나 설명해야 알아듣겠느냐?
낫 사용자 :
하.....하하.....제게 무슨 일로 왔습니까......
히나기쿠 :
꼬리를 자르는 건가.......
널 꽃피운 몸으로서......마지막 전별로 알려주마.
내 꽃이 저지른 실수......의 전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넌 부정을 저지른 거다.
여러 안드로이드의 희미한 영혼을 그대로 회수하면 효율이 나쁘지.
수고에 비해서 질량은 안개와 같으니......넌 그걸로 깨달은 거다.
그 연구자를 협력자로 이용해 희미한 영혼들을 응축하는 것을.
여럿이 모여 겨우 하나의 질량을 가진 그것을 연구자와 나눠 서로의 이득을 꾀한 게야.
그 깨달음이.....연옥의 금기를 건드리는 것을 알고 있었겠지.
낫 사용자 :
그, 그건.....!
히나기쿠 :
영혼을 올바르게 연옥계로 이끌어야 할 너희들 「꽃」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영혼을 더럽히다니, 있어선 안 될 일이다.
하......넌 내 꽃이면서도 죄의 무게를 모르지는 않겠지?
낫 사용자 :
어.....어쩔 수 없었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했던 건데요!?
안드로이드의 영혼은 히나기쿠 님이 말한대로 너무 약한데다......회수하기도 힘드니까......!
확실한 한 개체로 만들어 보내는 쪽이 다음 생에도 더 좋을 것 같아서......
히나기쿠 :
입 다물어라.
......연옥계라는 큰 나무에 핀 꽃이 썩어서 줄기에 고름을 차게 한다면......
머리부터 쳐내는 것 또한 내 의무다.
낫 사용자 :
마, 망할......! 이렇게 된 이상.....!
해치.....웠나......!?
앗.....? 왜, 왜 내가......
......싫어! 사라지고 싶지 않아.....히나기쿠 님! 아, 안돼.....!
히나기쿠 :
......이렇게.
한 번 피어난 꽃을 내 손으로 흩날리게 하는 것만큼.......마음이 공허해지는 일도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