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https://youtu.be/PiX3jfmb62k


플람 라피스 퀘스트 : 외로움을 해소하는 방법

등에 자기 키만한 검을 짊어진 여성 플람 라피스.

그 칼집은 알도가 가진 오우거베인과 닮았는데......



플람 라피스 :

여기가 오거링이 오고 싶어했던 바르오키 마을......

마을의 분위기도, 사는 사람들도 느긋하다고 할까...여기 있기만 해도 마음이 따끈따끈하네~

오거링이 여행의 종착점을 여기로 정한 것도 이해가 갈 것 같아~ 나도 여기 살고 싶어.


플람 라피스의 대검 :

......우리가 이 땅을 향하는 건 목적을 위해서다. 결코 안주할 땅을 원해서가 아니다.


플람 라피스 :

여행이 끝나면 조용한 곳에서 둘이서 즐겁게 살아도 되잖아~

사람들이 기르는 고양이는 안심하고 사니까 온화한 성격이 되는 것 처럼 오거링의 예민한 성격도 둥글어 질 거고......


플람 라피스의 대검 :

......우리의 말을 들어라. 계집.


알도 :

......플람 라피스. 기다렸지, 미안!

갈려고 내놓은 검을 받아오기만 했는데 시간이 걸렸어......


플람 라피스 :

응? 별로 안 기다렸는데. 방금 막 헤어졌잖아......


알도 :

아니. 아마 30분 정도는 기다렸을 텐데.


플람 라피스 :

음... 내가 그렇게 알도를 오래 기다렸어?


플람 라피스의 대검 :

모른다. 우리는 인간들의 시간 감각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플람 라피스 :

그런가~ 확실히 종족이 다르니까 이해하기 힘들겠지~......

나도 평범하게 대화할 생각이었는데 이야기가 길어진다는 말 자주 듣거든......


알도 :

......이봐. 전부터 묻고 싶었던 건데, 플람 라피스의 대검은 오우거베인......이 맞지?


플람 라피스 :

맞라. 둘이서 동일 인물......? 아니지, 동일 대검이야!


알도 :

두 자루의 오우거베인......

오우거 제논과 싸운 후엔 오우거베인이 두 자루가 존재했었는데......

그 오우거베인은 우레왕이 과거로 가지고 돌아갔을 텐데 말이지......

가능성이 있다면 다른 시층의 오우거베인 정도인가?

......이봐. 오우거베인이란 거, 사실 몇 자루씩 존재하는 거야?


플람 라피스 :

아니. 없을걸? 적어도 내가 태어난 시대에는 한 자루밖에 없었을 거야.


알도 :

......플람 라피스가 태어난 시대?


오우거베인 :

이 계집은 너와 만나기 몇 대 전에 우리를 쓴 자였다.


플람 라피스 :

아, 미래의 오거링이다~ 오랜만이야~......가 되려나?


알도 :

......오거......링?

오거......오우거......인......

설마 했는데......그거 오우거베인 말하는 거지......?


플람 라피스 :

응! 귀엽고 좋은 별명이지? 친한 친구 같고......!


오우거베인 :

............


플람 라피스 :

맞다! 알도도 날 플람이라고 불러줘!

네가 오거링의 사용자라는 건, 나랑 너랑 친구라는 거니까.

오거링은 내 친구고 알도는 미래의 오거링의 친구. 친구의 친구는......친구잖아?


알도 :

음.......나랑 오우거베인은 그런 우호적인 관계가 아닌데.

오히려 악연이라고 할까.......일방적으로 인연이 생겼다고 할까......여러모로 복잡한 관계야.


플람 라피스 :

그래? 나랑 오거링처럼 사이가 좋은 줄만 알았지.


옛날의 오우거베인 :

.......잠깐. 우리는 너랑 우의를 맺은 기억이 없다.

그리고 그 지성의 파편조차 없는 이름으로 우리를 부르지 마라!


플람 라피스 :

에~ 좋은 이름 같은데...... 응?


알도 :

왜 그래?


플람 라피스 :

기의 그물망에 뭔가 걸려든 것 같아.


알도 :

기의 그물망이라면 분명 타이탄 족 전사가 몸에 익히고 다닌다는 색적 능력이랬지.

문외불출의 기술이라고 들었는데 플람은 어떻게 쓸 수 있는 거야?


플람 라피스 :

그건......내 몸의 반 정도는 타이탄 족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야.


알도 :

타이탄 족의? 타이탄 족 대부분은 평생을 파도레 안에서 조용히 살아간다고 들은 것 같은데......

가람처럼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선택한 타이탄 족이 또 있나 보네.


플람 라피스 :

......앗! 반응이 커졌어. 이러면 위치는 대충 알 지도.

알도. 먼저 카레크 습지로 갈 테니 나중에 와. 그럼......!


알도 :

앗, 이봐.....플람......!


오우거베인 :

포기해라. 저 계집은 옛날부터 남의 말은 안 들었다.


알도 :

......아무튼 우리도 따라가자!


Quest Accepted



후드의 여성 :

......오, 오지 마! 저리 가!

꺅......


플람 라피스 :

거기 미끈미끈 마물 씨! 그 이상 다가오면 다음엔 맞힐 거야!

싫다는 상대를 습격하는 나쁜 아이는 혼내줄게!

거기 너. 다친 데는 없어?


후드의 여성 :

.......응. 구해줘서 고마워.


플람 라피스 :

괜찮아. 이 정도는 별 것 아니니까.

아까 나타난 마물은 얌전한 성격인데 왜 널 습격한 걸까?


후드의 여성 :

약초를 찾는 중에 모르고 영역에 들어온 것 같아......


플람 라피스 :

그렇구나. 집에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니까 미끄린도 놀랐나 봐.


알도 :

......플람!


플람 라피스 :

알도! 여기야 여기~! 사람은 방금 막 구했어.


알도 :

그렇구나. 그럼 다행이네......

어라? 너, 그 뿔......


후드의 여성 :

......! 이건 그게......


플람 라피스 :

이 애 뿔이 어쨌는데? 동그랗고 귀여운 뿔이잖아.


후드의 여성 :

귀여워......?

이 뿔......마수의 뿔이야. 인간의 머리에 뿔이 자라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플람 라피스 :

드문 일이긴 하지만 마수와 인간이 결혼하는 일도 없는 건 아니고......


후드의 여성 :

............


플람 라피스 :

......어라...혹시 이 시대에선 인간과 마수의 사이가 안 좋아?


알도 :

응. 전쟁이 일어난 후니까......


플람 라피스 :

그렇구나. 내가 사는 지역에선 어떻게든 공생했었는데.


알도 :

인간과 마수가 사이 좋게 지내는 곳......그런 곳이 있으면 좋겠는데.

이 근방에서도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지금처럼 서로 미워하지 않았었지만, 그렇다고 친교를 맺은 것도 아니었어.


플람 라피스 :

그런 좋은 관계랑은 좀 달라도......서로의 영역을 침범한 적은 없었어.

인간도 마수도 동물이지?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 전쟁까지 커질 일은 없어.

 

후드의 여성 :

영역.......

그럼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은 어디서 살아야 해? 마수도 인간도, 그 어느 쪽도 아닌 사람은......?


플람 라피스 :

난 마을 근처에서 살았지만......여행을 떠난 후론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곳을 스스로 만들고는 했어.


후드의 여성 :

......당신도 평범한 인간이 아니야?


플람 라피스 :

난 평범하다고 생각해. 평범한 인간이면서 평범한 타이탄 족이지.

단지 두 종족의 피가 이어진 탓에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서......어릴 때는 친구도 별로 없었어.


후드의 여성 :

......그래.


플람 라피스 :

하지만 지금은 멋진 친구도 있고 매일이 행복하니까 좋아.


후드의 여성 :

강하구나. 나도 당신처럼 강했다면 이런 위험은 문제없이 이겨냈겠지.


알도 :

그러고 보니 넌 왜 마물이 나오는 곳에 혼자 있었어?

보아하니 무예에 일가견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후드의 여성 :

난 이런 마물이 나타나는 위험한 곳에 자라는 풀꽃을 모아 상인에게 팔아서 생활하고 있어.

사실은 도시에서 일하고 싶은데 전혀 고용해 주질 않아서.......

......슬슬 유니건으로 돌아가야겠어. 오늘 모은 양을 팔아야 해.


플람 라피스 :

잠깐만. 괜찮다면 배웅해 줄게. 또 마물이 습격하면 큰일이니까.


후드의 여성 :

......정말? 그럼 부탁할게.


-


후드의 여성 :

늦어서 미안해요. 이게 오늘 모은 약초에요......


상인 :

약속 시간은 정오였을 텐데. 대체 어디서 뭐 하다 온 거야?


후드의 여성 :

카레크 습지에서 약초를 모으다가......그러다가......그게......


알도 :

이 아이는 마물에게 습격당했어. 내 동료가 알아채서 망정이지 늦었으면 어떻게 됐겠냐고......


상인 :

마물에게 습격당해? 이 녀석이? 마수니까 평범하게 싸울 수 있잖아?


후드의 여성 :

마수라고 다 싸울 수 있는 건 아닌데......그리고 전 순수한 마수도 아니에요.


상인 :

아버지가 인간이랬지. 너희 아버지는 이 근처 사람들이 다 알고 있어.

마수 사이에 아이가 생겨서......주변의 편견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술만 마시다 죽은 하찮은 사람이었지.


플람 라피스 :

잠깐! 그 말은 너무 심하지 않아? 당신한테 남의 아버지를 바보 취급할 권리는 없어.


상인 :

도시 사람들이 다들 말하지. 실제로도 이 녀석의 아버지는 최악이었다고.


알도 :

당신이나 도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지금은 아무래도 좋아. 이 아이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는 거야.


상인 :

너네들 아까부터 왜 참견해. 이 녀석을 마물로부터 구해준 모양인데, 내가 이 녀석이랑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잖아.

참나. 왜 이런 놈들을 데려와서.


후드의 여성 :

앗......미안해요.......


플람 라피스 :

네가 사과할 필요는 없어. 오히려 네가 남의 말에 상처받았으니 화내도 되잖아.


후드의 여성 :

하지만 그를 불쾌하게 하면 일거리가 사라져서 곤란하니까......


상인 :

그래, 너......

말해두겠는데, 약초 모으는 걸 너한테 부탁할 생각은 이제 없다. 너한테는 안 맞는 것 같아.


후드의 여성 :

그렇......군요......알겠어요......

......지금까지 신세 많이 졌어요.


상인 :

앗......이봐......


알도 :

당신도 이제 그만 좀 해! 왜 그런 심한 말을 한 거야!


상인 :

어이. 아까부터 너희는 왜 화내는 거야.


플람 라피스 :

음......당신이 한 말로는 상대에게 진심이 전해지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알도 :

플람......?


플람 라피스 :

내가 저 아이를 찾아 올 테니까 당신은 좀 반성하고 있어.

가자. 알도......!


-


플람 라피스 :

......음. 이쪽 방향으로 간 줄 알았는데.

혹시 바깥으로 나갔나? 바다를 보면 마음이 안정되니까.


알도 :

만약 그렇다면 여기서 느긋하게 말할 틈은 없을 것 같은데.

플람은 모를 수도 있지만 세레나 해안에는 호전적인 마수와 위험한 마물도 많아.


플람 라피스 :

응? 그 근처가 이 시대에는 그렇게 위험한 곳이 됐다고?

그럼 그 아이를 바로 데리러 가야 해!


-


알도 :

......어때? 거기에는 있었어?


플람 라피스 :

아니. 못 찾았어. 감정의 흔들림이 크다면 기의 그물망으로 찾을 수 있을 텐데.

저기, 오거링도 몰라?


옛날의 오우거베인 :

이미 죽은 거 아닌가? 약해 보이는 계집이었으니까.


플람 라피스 :

......오거링!


옛날의 오우거베인 :

......우리가 아는 건 기분 좋은 독기와 그것과 유사한 부정적인 감정 뿐. 그것 말고는 우리가 알 필요 없다.

......게다가 그 계집이 유니건에서 나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을 텐데.


플람 라피스 :

그랬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다시 한 번 이 근처를 찾아보고 올게!


알도 :

응. 나도 찾으러......앗! 플람! 앞에! 앞에 사람 있어!


플람 라피스 :

아얏......!

미안해! 앞을 잘 못 봤어.


로키드 :

아니. 내 몸은 튼튼하니 이 정도는 문제 없다. 그것보다 너야말로 다친 데는 없나?


알도 :

둘 다 괜찮아?


플람 라피스 :

난 괜찮아.


로키드 :

상처가 없는 모양이니 다행이군.


알도 :

......잠깐. 로키드잖아!


로키드 :

알도로군. 급한 모양인데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알도 :

사람을 찾고 있어. 외투를 두른 젊은 여자인데 못 봤어?


로키드 :

아니. 그런 인간은 못 봤는데.......


플람 라피스 :

그럼 마수는......? 그 아이는 인간이지만 마수이기도 하니까.


로키드 :

인간과 마수의......

아무튼 본 적은 없지만 그런 일이라면 도와줄 수 있을 것 같군.


알도 :

무슨 말이야......?


로키드 :

난 후각이 뛰어나니까. 마수와 인간의 냄새가 섞인 인물을 찾는 일이라면 힘이 될 수 있겠지.

(킁.....킁.....)

......해안가 쪽에서 인간과 마수가 섞인 냄새가 나는군. 기억에 잘 남는 냄새야......


플람 라피스 :

해안가 쪽이네. 가 볼게.


알도 :

알려줘서 정말 고마워.


로키드 :

......인간과 마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인가. 어느 쪽도 아닌 자가 다른 집단 안에서 살아가는 것 하나만으로도 힘든 일이 많겠지.

부디 그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내리기를......


-


후드의 여성 :

꺅.....!


마수 :

어? 인간인 줄 알았는데, 그 뿔......


후드의 여성 :

(......움직임이 멈췄어?)

(......뿔을 보고 있어. 내가 마수라서 살려 주려는......걸까......?)

(인간들은 받아주지 않았지만 마수들이라면, 어쩌면 나를......)


후드의 여성 :

저기......!


마수 :

.......설마 이런 곳에서 동포의 오점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와 만나다니.


후드의 여성 :

......오점?


마수 :

인간 사이에서 아이를 만드는 건 우리 마수족을 배신하는 행위라는 건 말 안해도 알겠지. 정말 역겨워......

우리 동포를 죽인 인간 사이에서 마수족의 피를 이은 자가 있다니 용서할 수 없다! 지금 당장 사라져라!


??? :

......그건 안돼!


후드의 여성 :

당신은......


플람 라피스 :

구하러 왔어!


마수 :

칫......또 인간이 늘어났어. 무리지어 다니는 것 말곤 못하는 약해빠진 생물들.

날 방해하겠다면 이 계집과 함께 묻어주마......!


-


마수 :

망할......기억해 두겠다......!


옛날의 오우거베인 :

......숨통을 끊어놨으면 좋았을 것을.


플람 라피스 :

.......안 해. 덕 높은 무녀님이 말했잖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은 모두가 지모신님의 아이라고. 불필요한 살생은 금하라고......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생겨나는 증오가 오거링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옛날의 오우거베인 :

쓸데없이...... 뭐, 됐다. 그만큼 기분 좋은 증오였으니까. 잠깐의 허기를 채우기엔 좋았다.


알도 :

늦게 와서 미안해.

상처는 없어? 약초는 갖고 있으니까 간단한 응급 처치라면 할 수 있어.


후드의 여성 :

응, 괜찮아......스친 상처 말곤 없어.......


플람 라피스 :

정말로? 아무데도 안 아프다고?


후드의 여성 :

.............

..................아파. 너무 아파.

난 여기서 살고 싶은데 인간도 마수도 나같은 반쪽이는 필요로 하질 않아.......

남들 방해 안 할 테니 모두와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과욕일까......?


알도 :

그럴 리가 없잖아......!

넌 그냥......모두가 당연하게 갖고 있는 걸 원해서 말했을 뿐인데.


후드의 여성 :

......당연하지 않아.

......따뜻한 식사.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집. 지켜주는 가족. 차별 없는 장소. 전부 내 손에 넣을 수 없는 것들이야.

왜 다들 나한테 쌀쌀맞은 걸까. 내가 나로 살아갈 뿐인데 왜 이렇게 거절당해야 하는 걸까.


옛날의 오우거베인 :

좋아......그 한탄과 슬픔......그 절망을 우리에게......


플람 라피스 :

오거링은 입 다물어.


옛날의 오우거베인 :

.................


플람 라피스 :

괜찮아. 넌 아무 잘못 없어. 그냥 조금 운이 나쁠 뿐이야.


알도 :

운이라......


플람 라피스 :

운명은 사람이 바꿀 수 없지만 단순히 운이라면 언젠가는 좋아질 걸?

그러니까 난 괴로운 일이 있으면 운이 나빠서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무리 힘들 일도 언젠가는 끝나. 그렇게 생각하면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후드의 여성 :

당신은 정말로 강해. 하지만 나는......


플람 라피스 :

.......자신의 미래를 믿을 수 없어? 그럼 비장의 마법을 네게 선사할게.


후드의 여성 :

마법?


플람 라피스 :

난 이래봬도 무녀야. 그러니까 그런 거는 잘 알아.

사람의 마음에서 공포와 증오가 사라지려면 정말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래도 네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괜찮아. 넌 혼자가 아니야. 그러니까 그 소원은 반드시 이뤄줄게......!


후드의 여성 :

......따뜻해.


플람 라피스 :

저기...하나 좋은 걸 알려줄게.

종족의 차이는 어디까지나 모습의 차이야. 마음에는 종족도 성별도 나이도 없어. 모습이 없으니까.

나도 너도 세상의 모든 사람들도 모두가 다른 모습과 마음을 갖고 있고, 사실은 모두 외톨이야.


알도 :

............


후드의 여성 :

그럼 아무리 외로워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거야?


플람 라피스 :

아니. 인간이라서, 마수라서라는 그런 이유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야.

친구든 연인이든 가족이든, 어떤 형태여도 좋으니까 함께 할 사람을 찾는다면 넌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야.

내가 오거링 덕분에 외로움을 잊은 것 처럼......

그리고 네가 있을 곳은 의외로 근처에 있을 지도 몰라.


후드의 여성 :

그런 곳이 있을 것 같진 않지만 당신이 날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알겠어.

그러니까 오늘은 일단 유니건으로 돌아가서 생각할게. 거기엔 내 집이 있으니까.


-


상인 :

......앗!


후드의 여성 :

......또 제게 할 말이 있나요?


상인 :

네가 바깥으로 나갔다고 들어서 걱정되서......

그리고......아까는 그......말이 너무 심했던 것 같다.


알도 :

시장에서 헤어질 때랑 전혀 다른 사람 같네.

 

플람 라피스 :

그래? 난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아까도 지금도 이 아이를 걱정하고 있었어.


알도 :

걱정? 나쁜 말만 한 걸로 들렸어.


상인 :

내가 너무 심했다. 약초 모으는 일은 마물에게 습격을 당하면 위험하니까 그만두는 게 좋아.


알도 :

그게 그런 뜻이었다고!?

솔직히 전혀 몰랐는데......


상인 :

전혀!? 그렇게까지 알기 어렵게 말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 봐. 걱정을 안 했으면 이런 우수한 녀석한테 그만두라고 했겠어?


후드의 여성 :

.......그럼 왜 제 아버지를 바보 취급한 거죠?


상인 :

넌 인간과 마수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하고 있어. 그런데도 너희 아버지는 술만 마시다 죽었다.

그런 인간은 용서할 수 없어.......왜 널 남겨두고 죽은 거냐고.

......하지만 그런 인간도 네게는 아버지였겠지. 나쁘게 말해서 미안하다......


플람 라피스 :

......그치? 말을 나쁘게 했을 뿐이지 이 아이를 크게 걱정하고 있잖아?


알도 :

그런 것 같네......


상인 :

그리고 네게 다른 일을 부탁하고 싶다. 약초와 꽃을 상품으로 가공하는 일이야. 이거라면 도시에서도 할 수 있겠지?

너만 괜찮다면 말이야......


후드의 여성 :

.......네.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플람 라피스 :

......갈까.


알도 :

응. 그러자......

......그러고 보니 플람은 어떻게 저 상인의 속마음을 알아낸 거야?

뭐라고 할까...말을 선택하는 방법이 꽤 독특한 녀석이었지?


플람 라피스 :

그건.......남의 악의를 좋아하는 오거링이 얌전했으니까.

오거링은 나쁜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서 꿈틀대기 시작하잖아?


알도 :

......아니. 내 오우거베인은 사냥감을 노리는 고양이 같은 행동은 안 해.


플람 라피스 :

그래? 똑같은 오거링인데도 성격이 다르네. 나이가 달라서 그런가?

내 오거링은 2300살인데, 알도의 오거링은 3300살이니까 조금 나이차가 나나 봐.


알도 :

아니...1000살 차이는 조금 수준이 아니잖아......!

어? 1000살 차이......?

그럼 혹시 플람은 1000년 전 사람이야?


플람 라피스 :

맞아. 말 안 했었나?

오거링이랑 둘이서 여행했는데 설마 1000년 후의 세상에 올 줄이야......

나도 운이 너무 좋아! 원래라면 만날 수 없는 알도랑 미래의 오거링도 만나고.

이제 이 시대의 나랑 만나면~......


오우거베인 :

......한참 전에 죽었다. 아무리 타이탄 족이 장생한다고 해도 불사는 아니니까.

게다가 너는......


플람 라피스 :

인간의 피가 흐르고 있지. 타이탄 족 평균보다 수명이 짧아도 이상하지 않아.


오우거베인 :

..............


플람 라피스 :

이 시대의 내가 죽었다면 이쪽의 오거링과 나는 오랜만에 다시 만난 거네.

그럼 재회를 축하하며......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


옛날의 오우거베인 :

미래의 우리를 핑계삼아 네가 먹고 싶은 걸 먹을 뿐이잖냐.


플람 라피스 :

에헤헤.....들켰네?

알도. 이 도시의 명물이 뭐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줘!


알도 :

응. 명물이라면......







오우거베인 :

될 수 있다면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이렇게 시간을 넘어 재회했다는 건, 너는......


Quest Comp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