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허공을 감싸안는 팔
......발소리가 가까이서 들려.
분명 우리 마나의 모습을 닮은 끔찍한 것들이겠지......
......그 아이가 마나일 리가 없어. 모습을 감추고 몇 년이 지났는데. 계산이 안 맞잖아.
그렇게 알고 있었을 텐데......
......상냥한 목소리가, 따뜻한 눈길이, 기록에 남은 그 아이의 정보를 불러 일으켜.
증오스러울 만큼 정교한 데드 카피야. 그 괴로움까지 떠올리게 하다니......
-
??? :
엄마!
오늘 도시락이 정말 굉장했어! 그리고 또......
......토끼모양 사과가 들어가 있었어!
어머. 마음에 들었구나.
마나 :
에엣!? 혹시 그거 엄마가 낸 아이디어였어!?
아이디어......그래. 학습의 결과지.
모양이 변해도 영양가는 변하지 않지만 너희들의 섭식 행동이 크게 개선되니까.
그 답에 도달한 거야. ......아니지. 더 알기 쉽게 말하면......
모두가 식사를 즐겁게 하기를 바랬어. 단지 그것 뿐일지도 몰라.
마나 :
에헤헷♪ 역시 엄마는 굉장해.
머리도 좋고 상냥하고......언제나 우리를 생각해 주고.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란다.
마나 :
그렇지 않아!
매일 나오는 메뉴 하나 하나에 엄마의 애정이 들어가 있다는 걸......난 잘 알고 있어.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그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은 당연하게 생기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나는......엄마의 도시락이 너무 좋아.
..............
마나 :
오늘 도시락에 들어간 사과도 엄마가 토끼 모양으로 깎아 준 거니까 평소보다 더 맛있었어.
......이상한 말을 하는구나, 마나.
모양이 변해도 성분이 변하지 않는 이상 맛도 똑같을 텐데......
마나 :
그런 게 아니야. 그게...... 으음............
응~~~.........
마나......?
마나 :
......알았어. 잠깐 기다려!
-
마나가 대기 명령을 내리고 떠난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그 아이는 대체 뭘 하고 있을까.
??? :
엄마!
마나......?
......!!
손에서 출혈이 일어났잖아, 마나. 왜 그래? 무슨 일이 있었어!?
마나 :
에헤헤......반창고로 숨겼는데 엄마가 스캔하니까 다 들키네.
큰 상처는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그것보다......
.....이거 봐봐!!
그건.....
동물 모양 사과......?
마나 :
응! 조리용 안드로이드 씨에게 부탁해서 남는 사과를 좀 얻어 왔어.
그걸 열심히 깎았는데......
엄마 엄마! 뭐 같아 보여?
................
......어려운 질문이구나. 데이터베이스의 대조에 따르면 제일 닮은 건......
............애벌레인데...........
마나 :
애, 애벌레......!?
정말, 엄마! 그게 아니야! 토끼모양 사과를 만든 거야!!
어머, 네가......?
마나 :
맞아! 그것도......엄마를 위해서 만든 거야!
엄마가 만들어 줬으니까 답례로♪
..................
......만든 건 조리용 안드로이드인데? 내가 받아도 되는 거니?
마나 :
물론 안드로이드 씨에게도 감사를 전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엄마한테 줄래! 내가 감사를 전하고 싶은 상대는 엄마니까!
...............
마나 :
......엄마? 아까부터 왜 조용한 거야?
에러나 버그와는 달라.....하지만 정의할 수 없는 로그가 축적되고 있어.
너희들의 행동에 빗대자면 이건 「망설임」이겠지......
마나 :
엄마......
.....아니. 분명 그건 「기쁨」일 거야.
기쁨............
마나 :
맞아! ......맞았으면 좋겠는데.
토끼모양 사과가 엄마의 아이디어라는 걸 알아서......기뻤어. 그러니까 같은 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어.
마나............
마나 :
엄마! 소중한 가족이 엄마를 생각해 줘서 너무 기쁘지?
.....그래. 너희들이 정의하는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깊어진 것 같아.
마나 :
후후후후훗♪
......고맙구나. 마나.
......그래. 난 분명히 「행복」이라 정의할 수 있는 감정을 느꼈을 지도 몰라.
하지만 메모리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가득참과 동시에......
......미세한 괴로움도 기록됐어.
......아아. 마나.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
날 위해 익숙하지 않지만 요리를 해 줬으니까.......
네 머리를 내 손으로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
......아아. 마나. 내게 행복이라는 것을 알려줬으니까.......
너를 꼭 안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
......아무리 손을 뻗어도 세상의 벽에 막혀 절대 닿지 않아.
네게......엄마다운 행동을 충분히 해 줄 수 없는 나라서 미안해.
......그래도 그런 나를 엄마라고 불러 줘서 고마워.
미안해...... 고마워......
미안해. 마나.................
-
......슬슬 그 아이들이 올 때야.
우리 마나인 척을 하다니 용서 못 해. 반드시 이 세상에서 없애야 해.......
그리고 진짜 마나에게......
......그 아이를 안아 줄 수 있는 진정한 어머니를 만나게 해 줘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