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메나 :

이 가게의 백야드를 전세로 빌렸다고? 내가.....?

이상하네. 기억이 없는데. 그런데 가게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같은 대답을 하고......

설마 누가 내 이름을 사칭해서......? 집안 사람이 좋이 않은 일을 꾸미고 있는 게 아니라면 좋겠는데......


큐리오 :

.....! 저 사람은.....



이계의 자신에게


히스메나 :

갑자기 말을 걸어오길래 뭔가 했더니 나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만난 지 얼마 안 된 네가 나한테 사과할 만한 일이 있는 것 같진 않은데......


큐리오 :

......단순해. 루나브라이트의 가명을 써서 이 가게를 마음대로 전세낸 건......바로 나니까.


히스메나 :

가명을? 외부인인 네가? 그게 가능할 리가......


큐리오 :

그 때의 나는 네 모습으로 변장했으니까.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어.

이스카를 빼면 말이지......


히스메나 :

이스카가......?


큐리오 :

「내가 아는 너는 결코 가문의 이름으로 권력을 휘두른 적이 없어」 라고 했거든.


히스메나 :

당연하지. 날 잘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 그렇게 말할 거야.

이스카 앞에서 나인 척 하기에는 조사가 모자랐나 보네.


큐리오 :

아니. 역시 맹점이었거든. 네가 내가 아는 히스메나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


히스메나 :

......? 무슨 말이야? 너와 나는 L동 사건으로 처음 만났을 텐데......

아니. 혹시 그건.....네가 온 이시층이라는 세상에 있는 날 안다고......?


큐리오 :

......통찰력이 좋네. 맞아.

이 하얀 교복이 말해주듯 난 저쪽에서 IDEA에 소속되어 있어. 그리고 그곳에는...... 히스메나도 있고.

그런데 그녀는 루나브라이트의 가명과 재력을 자기 힘처럼 이용하는 걸 전혀 주저하지 않아......


히스메나 :

믿기지가 않아. 평행 세계 운운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든데......설마 내가 집안의 힘을 이용하다니.


큐리오 :

같은 인물이라도 사소한 계기로 다른 가능성이 표출되는 거야. 시층이 다르면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지.

(그래......다름아닌 나도 말이지......)

......뭐, 아무튼 저쪽의 너는 자신의 지위에 흠뻑 취한 사람이야. 그래서 예상 외였던 거야.

내 변장은......자신의 힘만을 이용하는 네 긍지에 무너졌다고 할 수 있겠지.


히스메나 :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해도 네 나쁜 장난이 사라지는 건 아니야. 하지만.....

그래. 저쪽의 나와 만나면 이렇게 전해줘.

내 가치는 나 자신이 쟁취하는 거라고......그렇게 생각하는 히스메나도 있다고.


큐리오 :

......응. 기억해 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