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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Qz7AE21Rik


제3화 최후의 약속

사람들이 사라진 셸터 쉽에 뚫린 차원의 구멍.

그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무엇을 호소하고 있는가.


알도 :

좋아...... 들어가자.


노나 :

......우리 어쩐지 계속 뛰어들기만 하네.


알도 :

응. 맨 처음에 반복 시공으로 뛰어들었을 때가 떠올라.


노나 :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데도 이상하게도 항상 괜찮을 거라는 기분이 들었어.

알도가 같이 있어서일까?


알도 :

매 번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노나 :

그치! 전쟁에 말려들고, 습격당하고, 나라 전체가 추락하고, 무서운 생각이 들고, 슬픈 마음이 들고, 놀라는 일이 있었지.

몇 번이나 꺾일 것 같았지만 알도가 꺾이지 않아서 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야.


알도 :

나도 노나의 밝은 모습에 여러 번 도움을 받았어.


노나 :

밝은 모습이 장점이니까!

알도. 처음 만났을 때 「돌아갈 길을 찾을 때까지 함께 할게」라고 했었지.

이런 곳까지 와 버린 거, 그 때의 알도는 예상이나 했을까?


알도 :

하핫. 상상도 못 했을걸.


노나 :

그런데도 여기까지 항상 나를 따라 와 줬어. ......정말로 고마워.


알도 :

뭐야, 새삼스럽게. 감사는 전부 해결되면 하지 않을래?


노나 :

에헷...... 그렇긴 하지만. 뭔가 말하고 싶어졌어.

이 긴 여정도 분명 마지막일 거라 생각하니까. ......왠지 그런 기분이 들어.


알도 :

응. 팬텀과는 여기서 끝을 지어야 해.


노나 :

그리고 알고 싶어. 나를 부르면서도 거부하는 이 목소리가 대체 무엇을 원하는 건지.


세스타 :

시층의 관측자가 원하는 것......말이지.

만약 도움을 바라고 있다면... 동시에 거절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알도 :

그 단서도 분명 이 너머에 있을 거야. ......가 보자.


-


알도 :

......여기가 놈이 말한 「백야의 고치」인가.


세스타 :

확실히 실 같은 게 여기저기에 얽혀 있는 것처럼 보여.

노나. 이 실은......


노나 :

.............


세스타 :

노나?


노나 :

아, 미안. 어...... 실 이야기 중이었지!

이거 지금까지 본 실과는 보이는 게 조금 달라.

내가 본 건 좀 더 생물처럼 빛나면서 움직였는데...... 그런데 이건 색이 바래고 움직이지도 않아.

......마치 이미 죽은 것만 같아.

하지만 같은 종류의 실이라고 생각해. ......이 실을 쓸 수 있는 건 아마 나랑 시층의 관측자라는 사람 뿐이겠지?


세스타 :

응. ......그렇다면......

......이 장소도 그 관측자가 만들었을 지도 몰라.

이거...... 잘 보면 실이 몇 가닥이나 겹쳐서 뭉쳐 있어.

......여기만이 아니야. 전체가 그래.

역할을 마친 실이 오랜 시간을 거쳐 겹치고 굳어 커다란 고치를 만든...... 그런 곳일지도 몰라.


알도 :

그래서 놈이 고치라고 부른 거구나.


세스타 :

......즉 여기는 시층의 관측자의 손아귀라는 거지.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상이 안 가니 조심해서 가야만 해.


Quest Accepted



알도 :

여기...... 앞에 길이 있는 것 같은데 얽힌 실이 막고 있어서 못 지나가겠어.


세스타 :

......공격으론 꿈쩍도 안 해.


노나 :

실이라면 내 힘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을까?

...........

...............!!


알도 :

노, 노나...... 괜찮아?


노나 :

......푸핫! 안되겠어------!

얽힌 곳이 어딘지는 알겠는데 어디부터 풀어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고 어지럽고 튼튼해!


알도 :

자,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구나......


세스타 :

무리하게 힘을 쓰지 않아도 돼. 우회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자.


노나 :

하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갈림길은 없었잖아?


알도 :

처음에 들어왔던 곳으로 돌아가 볼까? 애초에 방향도 여기가 맞는지 모르잖아.


노나 :

......방향은 여기가 맞다고 생각해.


알도 :

그래?


노나 :

응...... 나아가면서 점점 목소리가 선명히 들려 오거든.

「와 줘」랑 「오면 안돼」 말고 다른 목소리도 많아. 슬프다랑...... 외롭다랑......


세스타 :

......노나한테도 들리는구나.


노나 :

그 말은 세스타한테도?


세스타 :

응. 여기 들어왔을 때는 안 들렸는데 나도 조금씩 알 수 있게 됐어.

끝을 모르는 슬픔과 외로움이 이 곳에 가득해......


알도 :

그렇구나......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노나 :

뭐가 그렇게 슬프고 외로운 걸까. 시층의 관측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세스타 :

모르겠어. 나는 노나처럼 선명하게 들리지 않아서.

하지만 이 느낌...... 어째서일까. 어딘가 그리운 느낌인데......


노나 :

뭐..... 뭐지!?


세스타 :

목소리가 강한 거절로 변했어. 거대한 힘의 기운이 다가온다......!


알도 :

이 녀석들은......!?


노나 :

윽............

......「오면 안돼」라는 목소리가 강하게 들려서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세스타 :

아무래도 이 녀석들은 우리를 거절하는 관측자의 의지가 현현한 것 같은데.


알도 :

......쓰러뜨리지 않으면 앞으로 갈 수 없겠어.


세스타 :

여기서 발을 묶일 순 없어. .....길을 비켜 줬으면 좋겠어.


-


세스타 :

......꽤 강한 상대였어.


노나 :

어라? 뭔가 빛나는데......?


알도 :

자, 잠깐!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하잖아.


노나 :

그, 그치만......

......와앗!?

뭐, 뭐지. 방금은......


세스타 :

노나에게 빛이 빨려들어가는 동시에 거절들이 사라졌어. 이건......


알도 :

......그 때랑 같아. 코클리아에서 고양이들이 노나에게 뛰어들었을 때랑......


세스타 :

그럼 방금 사라진 적들도 노나에게 힘을 넘긴 건가?


노나 :

그런......건가. 지금까지랑 뭔가 크게 다른 점은 없었어.

......아! 맞다!

만약 조금이나마 힘이 늘었다면.

어쩌면 아까는 못 풀은 벽을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야!


알도 :

노, 노나! 뒤에!!


노나 :

응?

사, 사라졌다--! 이거 누가 했어!?


세스타 :

너야 노나! 정신 좀 차려......!


알도 :

......하지만 놀라운걸. 아까처럼 힘을 주입하지도 않았는데 그 벽을 풀어버리다니.


세스타 :

힘을 의식해서 쓰려고 하지 않아도 바라는 대로 써 버리게 될 정도로 힘이 강해진 걸까.


노나 :

뭐야 그게! 그럼 나 엄청 든든한 거 아니야?


세스타 :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에는 그럴 지도 모르지만......

힘을 제어할 수 없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라. ......힘의 움직임 정도는 의식하도록 해.


노나 :

네-......


알도 :

이 앞에도 아까같은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겠지. 조심히 가자.


-


알도 :

뭔가 넓은 곳으로 나왔어.


세스타 :

소름끼칠 정도로 조용해. 하지만...............


노나 :

......응. 관측자의 목소리가 너무 선명히 들려.

더 이상 오면 안 된다고...... 다가오지 말라고......


알도 :

그런가...... 하지만 그렇다고 안 갈 수는 없어.


노나 :

응. 팬텀들이 먼저 시층의 관측자랑 만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니까.

......그리고 힘을 건네줬다는 건 조금이나마 나를 믿어 주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해.


알도 :

그래...... 시층의 관측자는 우리를 거절하는 한편 도움을 바라고 있는 걸로도 보여.

힘을 넘긴 것도 도움을 구할 의도였다면 조금씩 쓰러뜨리고 힘을 얻어가면서 팬텀에게 대항할 수 있을 지도 몰라.


노나 :

그래. 조금씩이라면......

......어? 뭔가 불길한 기운이......

으 으아아--!?


세스타 :

아무리 봐도 위험해. 이렇게 많은 걸 한번에 상대하는 건......!


알도 :

자, 잠깐...... 이리로 오고 있어!


노나 :

아무튼 도망가자!! 둘 다 뛰어!!


-


노나 :

어쩌지...... 이런 곳까지 돌아오고 말았어.


세스타 :

어떻게든 놈들을 따돌리긴 했는데......


노나 :

......바로 근처에서 돌아다니는 기운이 느껴져. 아직도 우리를 찾고 있어.


알도 :

이곳을 들키는 것도 시간 문제야.


노나 :

어떻게 할래? 각오하고 셋이서 와~ 하고 뛰어들어?


세스타 :

그것도 생각은 해 봤지만......

......내가 늑대가 돼서 날뛰거나 알도가 마검을 휘두르면서 노나가 실의 힘을 써도......

내 계산대로라면 금방 지쳐서 놈들의 먹이가 될 거야.


노나 :

안돼---!!


세스타 :

그만큼 수의 힘이 압도적이란 거야. 반면 우리는 고작 셋. 어떻게 싸워야 좋을지 감도 안 잡혀.


노나 :

정말 숫자 앞에 장사 없는 상황이구나......으응-......

......이럴 때 오를레이아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세스타 :

오를레이아?


노나 :

아, 그래! 세스타는 몰랐지.

그게... 이 모험에서 만났거든. 대단한 겁쟁이지만 강하고 상냥한... 인간과 오우거가 싸운 시대의 영웅이야.

인간보다 더 몸집이 크고 강한 오우거 족을 모두의 힘을 빌리고 지혜를 통해 쫓아냈어.


알도 :

오를레이아라면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전법을 찾아낼 수 있을 텐데.


노나 :

그래. 이럴 때 오를레이아였다면 어떻게 이겨냈을까......

......어라?


알도 :

왜 그래, 노나?


노나 :

이런 곳에 실이 있네.

코클리아로 들어왔을 때랑 비슷한... 얇은 실 한 가닥......

어디로 이어진 걸까. 잠깐 보고 와도 돼?


알도 :

응. 어쩌면 여기서 빠져나갈 길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몰라.


세스타 :

우리한텐 잘 안 보이니까 노나를 따라갈게. 안내 해 줄래?


노나 :

알았어!


-


노나 :

어...... 이 근처까지는 알겠는데......


알도 :

못 찾을 것 같아?


노나 :

응. 뭔가 불안정하고 힘을 써도 보였다가 사라져서...... 여기서부터는 어려울지도.


알도 :

그럼 더 따라가는 건 그만두자. 애초에 어디로 이어진 실인지도 모르잖아.


노나 :

음... 그게 좋을까...... 하지만 뭔가 신경쓰여.

......그래! 어차피 포기한다면......


알도 :

자, 잠깐...... 뭐 하려고?


노나 :

......힘껏 당길래!!


세스타 :

잠깐! 노나......


??? :

히아아아아아아아악!?


세스타 :

실이 말했어!?


알도 :

아니야. 이 비명은......


노나 :

도중에 완전히 삑사리가 난 이 절묘하고도 초라한 느낌은......!


오를레이아 :

히에에에에에에엥......!!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마음대로 만져서 죄송합니다아!


알도 :

오를레이아!!


오를레이아 :

......어라? 알도랑...... 노나?

뭐야 이거? 어떻게 된 거야!?


미유 :

괜찮으세요, 오를레이아!?

앗...... 알도! 노나! 그리고 당신은......?


-


미유 :

그렇군요. 그런 일이......


오를레이아 :

천둥 요새에서 미유랑 손을 잡았는데 갑자기 이상한 실이 보여서 놀랐어.

이게 뭐지? 하고 만졌더니 갑자기 확 끌려가서......


노나 :

그래서 놀라갖고 마구 사과한 거야?


오를레이아 :

응... 실의 주인이 화내면서 「얼굴 좀 보자~!」 라면서 힘차게 당기는 것 같길래......


노나 :

아하하핫. 미안!


오를레이아 :

하지만 그 실이 노나랑 우리를 이어준 거구나.


미유 :

운명의 실...... 이라는 건가요.

도움을 바라면서 백야 시층으로 사람들을 이끈 고양이가 있다면 힘을 이어받은 노나에게 비슷한 힘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죠.

즉...... 천둥 요새에서 이어진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다시 여기서 만나게 된 거라는 말이네요.


오를레이아 :

에헤헤... 정말 그게 맞다면 기뻐. 다시 우리를 의지해 줘서.


노나 :

내, 내가 실례하는 건 아니지? 이런 이상한 곳으로 불렀는데......


오를레이아 :

응. 이상한 곳이긴 하고 여기가 어느 시대도 아닌 곳이라고 생각하면 지금도 무릎이 바들바들 떨리지만......

......그래도 노나랑 알도에게 받은 게 정말 많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힘낼 수 있어!


알도 :

오를레이아......


오를레이아 :

자 그러면! 노나와 알도의 곤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 줄래?


노나 :

고마워! 그게......


-


오를레이아 :

......그렇구나. 이 앞으로 가면 그 무섭고 강한 녀석이 바글댄다는 거지.

......그래...... 이제부터 그런 곳에 가는 거야...... 맨몸으로...... ......우리끼리......

...........................................


세스타 :

저 진지한 표정...... 적이 아무리 많더라도 굴하지 않는 패기가 느껴져.


노나 :

아. 그냥 기절한 거야.


세스타 :

뭐......!?


오를레이아 :

......핫! 너무 무서운 말이라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어.

기절할 때가 아니지. 여기서 나아가지 못하면 우리랑 할아버지가 있는 세계도 위험해.

하지만 많은 적을 상대로 빠져나가는 전법이라니...... 뭔가 떠오를 것 같긴 한데......


미유 :

대군을 상대로 싸우게 되면 우레왕 시대의 「배럴 협곡 전투」 등을 참고하는 게 좋겠죠......


오를레이아 :

히엑!? 할아버지가 싸운 전투인데 어떻게 미유가 아는 거야!?


미유 :

유명한 전투거든요. 오를레이아에 관한 역사는 전부 머릿속에 있답니다.


오를레이아 :

뭐, 뭔가 이상한 기분이야 그거......

아... 하지만 그거라면...... 「크리켈레카라 봉우리 전투」랑 「뾰족섬 전투」가 더 알맞지 않을까?


미유 :

그러고 보니! 그리고 「웨스턴 붕괴」를 응용해서......


노나 :

뭔가 하나도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알도 :

그래도 조금 즐거워 보여.


오를레이아 :

......응. 일단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노나 :

정말!?


오를레이아 :

하지만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한 가지 작전만으로 융통성 없이 가는 것보다 적의 행동을 보면서 가는 게 좋겠어.


알도 :

행동을 보라니...... 어떻게?


오를레이아 :

할아버지가 자주 말씀하신 건데...... 최대한 전장이 넓게 보이는 곳에 진을 치고 상대의 움직임을 관찰하라는 거야.

그 다음 상대가 한 발 나아갈 때마다 우리의 행동을 생각한 다음 임기응변을 통해 신중히 진군하는 거지.


미유 :

그리고 지금까지는 근접전이 많았을 거라 생각하지만 소모를 막기 위해서라도 접근한 적보다 먼저 공격하는 게 좋겠죠.

적과 거리가 있어도 판단에 따라서는 전황을 크게 바꿀 수단이 생길 테니까요.


노나 :

뭐, 뭔가 생각할 게 많아 보여......


알도 :

우리가 잘 할 수 있을까?


미유 :

괜찮아요. 저희가 함께 하니까요.

그리고 여기서 고민하기보다 실제로 해 보는 게 몸에 더 잘 익을 거에요.


오를레이아 :

퇴로는 내가 확보할게. 그러니 우선 새 전법을 시험해 보자!


-


미유 :

전방에 적이 보이네요. 저 적을 목표로 새 전법을 시험해 봐요.

이 전법의 요점은 대열을 무너뜨리지 않고 집단으로 전투하는 거에요.

많은 동료들과 연계해 싸운다...... 바로 총력전이라고 할 수 있죠.

우선 이동에 대한 설명이에요. 이동할 때마다 상대의 행동을 잘 보고...

임기응변에 따라 지시를 내리세요. 지금 바로 앞으로 가라고 지시를 내리세요.

부대 이동이 무사히 끝났네요. 이 기세로 적 근처까지 이동할까요.


오를레이아 :

히엑! 적이! 근처에 있어!


미유 :

적 부대 앞까지 이동했으면 이번엔 공격 지시에요.

대열을 구성해 이동하는 거라서 적의 공격을 받으면 바로 반격할 수 없어요.

적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공격을 받으면 아무리 강한 전사라도 불리해지죠.

반대로 이쪽이 적을 둘러싸면 유리한 전투로 이끌 수 있어요.

이번에는 한 부대뿐이지만 여러 부대를 움직일 수 있을 지도 몰라요.

전황을 잘 확인하면서 부대를 이끕시다.


오를레이아 :

그립네. 우리 할아버지도 독수리처럼 예리한 눈으로 전장을 지켜보면서 여러 부대에 지시를 내리셨는데.

마지막에는 기다리다 지쳐 혼자 적진에 돌진하셨지만.


미유 :

그건 굉장히 특이한 사례인걸요......!

알도는 따라하면 안 돼요?


알도 :

......이, 일단 공격 지시를 내리면 되는 거지.


노나 :

적은 아직 대처하지 않는 것 같아.


오를레이아 :

아, 아무 일도 안 일어나서 다행이다아......


미유 :

적의 빈틈을 훌륭하게 친 모양이네요. 이대로 다음 적의 위치로 이동해서 빠르게 전투를 끝냅시다.


오를레이아 :

이 적... 좀 강해 보여......!

 

미유 :

침착하게 싸우면 괜찮을 거에요!

맞다. 근접전에 들어가기 전에도 할 수 있는 게 있거든요.

각자의 무기와 특기를 살려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갑시다.

아군을 잘 강화한 것 같네요. 이대로 공격합시다!

방금 전의 전투로 사기가 올라간 것 같네요. 지금이라면 강력한 기술을 쓸 수 있을 지도 몰라요.


노나 :

혹시 필살기 같은 거야?


미유 :

여러분의 사기는 전장에서 시간이 지나거나 적을 격파해 아군을 격앙시키면 높아지니 상황을 잘 봐야 해요.


노나 :

마음의 힘을 강하게 하는 게 중요한 거네. 내 실의 힘도 그런 느낌이니까 조금 알 것 같아.


오를레이아 :

그게 마음에 달린 거야......?


노나 :

응응! 그러니 오를레이아도 힘내면 실이 나올 지도?


오를레이아 :

무, 무리야~! 지금 의욕은 가득하지만......


미유 :

후훗. 사기가 높은 게 좋은 거죠. 그럼 마지막 적에게 사용할 필살기는 오를레이아에게 맡길까요.


오를레이아 :

에에에에에엣!? 할아버지랑 요새의 모두가!?

나... 그냥 모두를 고무시킬 생각이었는데 대체 왜......?


노나 :

잠깐... 오를레이아.....! 적이 오고 있어!


오를레이아 :

햐아!? 이,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이 전투를 끝내야지!


미유 :

모든 적을 격파한 것 같네요.


알도 :

많이 알려 줘서 고마워. 전법은 대강 알았어.


미유 :

역시 알도에요. 그럼 이 기세로 앞을 향해 갑시다!


-


오를레이아 :

좋아...... 도망갈 길이 열렸어. 이제 안심하고 앞으로 갈 수 있어!


미유 :

저쪽에서 오는 적의 수에 압도당하지 않도록 이제부터는 행동 하나 하나를 신중히 정해야 해요.


알도 :

응!


-


세스타 :

또 노나에게 빛이 빨려들어갔어......


노나 :

내게 힘을 맡긴 거야. .....고마워. 소중히 쓸게.


알도 :

적이 그만큼 있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 했는데 어떻게든 빠져나왔네. 오를레이아랑 미유 덕분이야.


오를레이아 :

에헤헤...... 그 정도까진......


노나 :

이대로 안전한 곳까지 단숨에 달려가자!


세스타 :

그거라면 내게 맡겨.


오를레이아 :

......응?

효아아아아아아아악!?


-


오를레이아 :

노, 놀래라...... 산에서 자랐지만 역시 늑대한테 먹힌 적은 없었으니까......


노나 :

괜찮아. 다들 그런 적 없어!


미유 :

하지만 여기라면 안전하겠네요. 고마워요, 세스타.

그런데 이상했던 건......


오를레이아 :

......왜 할아버지가 나타난 거냐야.

할아버지가 이런 곳까지 올 리가 없는데.

그리고 할아버지가 오기 전에 내 몸을 감싼 빛나는 실......

그건 뭐였을까?


알도 :

노나가 실의 힘을 쓸 때 본 거랑 비슷한 것 같아.


노나 :

그럼 나랑 같은 힘이!?


오를레이아 :

하지만 할아버지는 금방 사라지셨고 노나의 실로 불려온 우리와는 조금 다른 존재였던 것 같아.


미유 :

분명 실체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어요.


세스타 :

그렇다면 오를레이아에게 남은 기억과 마음이 일시적으로 구현화한 게 아닐까.


노나 :

어... 좀 생각해 봤는데......

내게 보이는 실은 사건의 인과나, 사람과 사람이나, 장소와의 사이를 잇는... 관계가 형상을 가졌다는 느낌이 들더라.


알도 :

그래...... 확실히 전함의 문에서 얽혀 있는 실이 보였댔고... 코클리아에서 실이 뻗어져 나왔다고도 했지.


세스타 :

그렇다면 펠디아나 여왕을 구한 것도 아마 얽혀 있는 인과의 실을 잘라 다시 이은 결과겠지.


노나 :

응..... 그런 것 같아.


오를레이아 :

그렇다면 아까 본 할아버지는 나랑 할아버지 사이에 있던 실이 형상을 바꾼 거구나.


미유 :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인연이란 이어져 있는 걸지도 몰라요.


오를레이아 :

......그래. 할아버지는 언제나 나를 받쳐 주고 계신 거야.

......왠지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샘솟는 것 같아.

이대로 이 시층의 관측자가 기다린다는 곳까지 가자.


알도 :

응!


-


오를레이아 :

어쩌지...... 길이 막힌 것 같아.


노나 :

목소리는 이 앞에서 들리니 길은 잘못 든 게 아니겠지만......


알도 :

이 너머에도 길이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여.


노나 :

그럼 이걸 어떻게든 해서 풀면 된다는 거지.

하지만......

이거 내가 어떻게 못 할 것 같아. 실의 힘으로 막힌 길이 아닌 것 같아서.


세스타 :

시층의 관측자가 우리를 이끄는 목소리와 거절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양쪽 모두 들려......

여기가 관측자가 만든 공간이라면... 우리를 이끄는 마음으로 길을 남겼으면서도 거절하는 마음이 길을 막고 있을 지도.


오를레이아 :

뭐, 뭔가 복잡한데.


알도 :

하지만 이 구조... 뭔가를 닮았어......


노나 :

이건 분명...... 백금의 탑에 있던 거랑 닮은 것 같아.


미유 :

백금의 탑?


노나 :

응. 고대의 연금술사들이 쓴 탑인데......


오를레이아 :

그런 곳까지 갔다고!? 그리고 구조라니......?


노나 :

음..... 백금의 탑 때는 술식이라는 걸 써서 구조를 풀었는데......

.....여기에는 연성솥도 없으니까 만약 같은 구조라면 어려울 지도.


오를레이아 :

에엣--!!


미유 :

아직 다른 방법이 있을 지도 몰라요. 예를 들면, 음......

......히, 힘을 잔뜩 실어 부순다던가.


세스타 :

해 볼까.


미유 :

네!?


세스타 :

......안돼.


미유 :

그, 그렇겠죠...... 죄송하고 고마워요......


노나 :

술식이라도 세스타의 힘으로 안 된다면 이제 어떤 수호라도 부술 정도로 대단한 게 있어야 하는데......


알도 :

클로드가 쓴 듀온 헬리오스라던가?


노나 :

응응. 물론 못 쓸 거라 생각하지만... 클로드라면 이럴 때에......

........아 이런 이런! 이러면 안돼!


알도 :

갑자기 왜!?


노나 :

아까랑 같은 패턴이잖아!

이럴 때 그 아이가 있었다면~ 하고 무심코 생각하기만 해도 지금의 나는 위험하니까!


알도 :

아... 실의 힘으로 알마랑 클로드를 끌고 오고 싶지 않은 거구나. 하지만......


오를레이아 :

......아니. 괜찮을 거야. 필요하면 불러도 돼.


노나 :

응? 하, 하지만 이런 곳으로 갑자기 부르는 건.....


미유 :

......이런 곳으로 불려 온 저희는 하나도 곤란하지 않았답니다.


오를레이아 :

응. 노나가 모르는 곳에서 힘들어하는 것보다 도움이 되는 게 훨씬 좋지.

아마...... 노나에게 이어진 실은 노나가 여러 사람들을 위해 달려오고 발버둥쳐서 이어진 인연일 거야.

분명 우리 때처럼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달려왔었지?


노나 :

오를레이아......


오를레이아 :

여기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건... 지금까지 노나가 해 온 노력이 보답받는다는 거니까.

그 알마 씨랑 클로드 씨는 누군지 모르지만 우리랑 같은 마음이라면 분명 도움을 줄 거야. 안 그래, 미유?


미유 :

응. 그리고 노나를 도우러 가는 게 싫다고 생각할 분이라면 처음부터 실이 이어져 있지도 않았겠죠.

그러니 의지해 주세요.


노나 :

음...... 괜찮을까......


??? :

잠깐! 무슨 생각이야!?


노나 :

......앗!?


알도 :

이 목소리..........


??? :

이 탄에 맞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레레한테서 떨어져!


노나 :

......역시! 알마야! 어느 틈에 이쪽으로 불려온 거야......!?


알도 :

보통 일이 아닌 목소리야. 일단 가 보자.


-


알마 :

......각오해. 레레한테 그런 짓 한 거, 그냥 안 넘어갈 거니까!


레레 :

그만해 알마! 뭔가 착각하고 있어~!


클로드 :

글쎄...... 왜 그러실까.


알도 :

아 잠깐잠깐잠깐! 뭐가 어떻게 돼서 이런 상황까지 간 거야!?


알마 :

어라? 알도......?


클로드 :

아아. 마침 잘 왔군. 그녀의 오해를 풀어 줘.


알마 :

오해는 무슨!?

내 말 좀 들어봐, 알도! 저 수상한 남자가 레레를 유괴하려 했어!


레레 :

그거 유괴 아닌 거야~! 길을 잃은 레레한테 말을 걸어준 것 뿐인 거야!


알마 :

레레는 너무 사람이 좋아서 속는 거야!

아무리 봐도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잖아! 어느 나라의 왕이니 용이니......


클로드 :

......모두 사실이다.


알마 :

안됐네. 연금술사의 눈은 진리를 간파할 수 있어. 속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정말...... 본 적 없는 실을 따라가다 레레랑 떨어졌더니 이런 남자한테 잡히고.

레레도 그런 남자랑 있지 말고 얼른 이리 와!


레레 :

싫어~! 레레가 떨어지면 알마는 무조건 이 오빠를 쏠 테니까~!


알도 :

.....그렇구나.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겠어.

알마. 내 말 듣고 놀라겠지만......

클로드의 말은 모두 사실이야.


알마 :

뭐!?


노나 :

정말로 켈뤼케일이라는 나라의 왕이고 용에게 힘을 인정받은... 알마 때처럼 반복 시공을 해결한 동료야.


알마 :

그, 그럴 리가...................


-


레레 :

자, 알마. 죄송합니다~ 하는 거야!


알마 :

으으...... 죄, 죄송합니다......


클로드 :

너무 마음에 담아둘 것 없다. 그만큼 소중한 친구일 테니.

그나저나 놀랍군. 노나와 연이 깊은 자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내가 본 그 실은 우리의 인연 그 자체라는 건가.


노나 :

이, 이런 곳에 갑자기 불려와서 곤란하지......?


레레 :

아니! 전혀! 불러 줘서 고마운 거야!


알마 :

오히려 안 불렀으면 화냈을 걸. 일류 연금술사가 친구를 버릴 거라 생각하는 거야?


클로드 :

세계의 운명이라는 중책...... 너희만큼 짊어진 건 아니지만 내 힘을 마음껏 써도 좋아.


노나 :

다들......


오를레이아 :

......봐. 말한 대로 됐잖아.


미유 :

후후후후후.


-


알마 :

그래서 노나가 못 지나가서 곤란한 구조가 이거지?


레레 :

백금의 탑에 있던 거랑 좀 비슷한 거야~!


알마 :

봉인 술식 같은데...... 백금의 탑에서 쓰는 거랑 조금 다른 것 같아.

성질을 조사해 볼게. 이런 곳에서도 우리의 기술이 통할 지는 모르지만......


클로드 :

흠...... 그녀는 뭔가 특별한 관찰안을 가진 것 같군.


레레 :

알마는 굉장한 연금술사니까 여러 재료를 조사하고 흉내내서 만들 수 있는 거야~!


오를레이아 :

하헤에... 연금술사...... 들은 적은 없지만 뭔가 대단해 보여.


레레 :

이만큼 크고 멋진 호문쿨루스를 연성한 적도 있는 거야!


오를레이아 :

호무.....? 그거 유령같은 거야......?

무, 무서우니까 여기선 안 만들면 안돼?


알마 :

......그래. 확실히 특정한 연금술식을 담으면 열릴 것 같네.


노나 :

정말......!?


알마 :

연성 그 자체는 내가 가진 재료로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 구조의 강도야. 내 총으론 힘이 부족해서 아마 튕겨나갈걸.

술식을 더 높은 강도로 담을 수 있는 게 있다면 좋겠는데......


알도 :

알마의 총으로도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열릴까......?


클로드 :

...................

......잠깐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생겼다.


알도 :

확인하고 싶은 거?


클로드 :

......오를레이아.


오를레이아 :

네?


클로드 :

여기 오기 전의 전장에서 스스로 짜낸 인연의 실을 구현화해 조부님의 환영을 불러냈다고 했지.

그 때의 일을 자세히 설명해 다오.


오를레이아 :

자, 자세히.....? 그 때는 아무튼 누구 하나 빠짐없이 여길 빠져나가야 한다는 마음밖에 없어서......

......아, 그래도! 이럴 때 할아버지였다면 어떻게 했을지는 많이 생각했어.


클로드 :

그렇군...... 마음의 힘을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건가.

그렇다면, 노나. 코클리아에 불려갔을 때 실 한 가닥이 보였다고 했지.


노나 :

아엣!? 으, 응!!


클로드 :

......그렇다면 대상이 인간이 아니라도 실의 힘은 현현한다는 것이군.

이론상 가능하다면 시도해 볼 가치는 있어.


알마 :

대체 뭘 생각한 거야?


클로드 :

곧 알게 될 거다. 성공을 위해 알마의 힘도 빌리겠다.


알마 :

뭐!? 뭘 마음대로......


클로드 :

인연이라 함이란, 떼어놓기 어려운 연. 이 몸에 흐르는 피, 이어받은 역사, 그것을 인연이라 부를 수 있다면......

......내 손에 깃들어라. 듀온 헬리오스!


노나 :

에에에에에에에에엣!?


클로드 :

......역시. 완전한 실물이라고 할 수는 없나.

하지만 저것을 부수기에는 충분하다.


레레 :

괴, 굉장한 활이야~!


알마 :

대체 어떻게 꺼냈어!?


클로드 :

내 몸에서 나온 이 활과의 인연의 실을, 마음의 힘으로 구현한 것이다.


알마 :

그렇게 쉽게...... 저 사람 진짜 말도 안 돼!


클로드 :

하지만 이 활도 언제까지 버틸 지 모른다. 시간이 별로 없어.

알마. 화살 끝에 술식을 담아라.


알마 :

아, 알았어......!


클로드 :

역사와 함께 짜여진 인과의 활이여. 쌓아 올린 「지금」이 만든 인연의 화살이여.

......나의 바람에 응하여 꿰뚫어라!


알마 :

저, 정말로 부쉈어......


레레 :

해냈다 해냈어! 인 거야~~!!


노나 :

굉장해! 알마도 클로드도!


클로드 :

이 공간의 기묘함과 노나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알도 :

믿음직한 동료들이 모였네.


노나 :

모험처럼 됐어~!

좋아. 이대로 단숨에 저쪽까지 가자!


레레 :

왜 그러는 거야? 알마?


알마 :

......아니. 잠깐 신경쓰이는 게 있어서. 분명 지금 여기서 생각해도 소용없겠지.


레레 :

흐음~ 그런 거야?

아! 다들 벌써 저기까지 간 거야! 알마도 얼른 가자는 거야~~!!


알마 :

......이 장소는 백야 시층의 관측자가 만든 거랬지.

그렇다면 우리 연금술사나 알도와 노나만이 알고 있을 백금의 탑의 술식이 왜 이런 곳에 재현된 거지......?


-


레레 :

어라라~? 갈림길인 거야!


오를레이아 :

여기까지 와서 처음 나타났을지도. 어디로 가야 좋을까?


노나 :

어라? 여기에...... 글자가 희미하게 떠 있어!

「꿰메는 바늘의 길」이랑...... 「붙박는 바늘의 길」?


알마 :

뭐야 그게. 암호야? 수수께끼도 바느질도 문외한인데......


노나 :

잠깐...... 이 말, 왠지 들은 것 같아.

꿰메는 바늘...... 붙박는 바늘......

......아!!


알도 :

뭔가 떠올랐어?


노나 :

응. 이거 말이야...... 동화에 나오는 말이거든!

어릴 때 잠들기 전에 유모 언니가 읽어 준 그림책에 있었어.


알마 :

..............


세스타 :

그래서 꿰메는 바늘과 붙박는 바늘이란 게 무슨 뜻이지?


노나 :

그게...... 꿰메는 바늘의 길이 구불구불하고 긴 길이고 붙박는 바늘의 길이 금방 가는 짧은 길.


오를레이아 :

그럼 붙박는 바늘의 길이 좋겠는데? 내가 잠깐 상황을 보고 올게.


미유 :

그럼 저도!


레레 :

알마. 어려운 표정 짓고 왜 그러는 거야?


알마 :

.....역시 이상해.


노나 :

이상하다니?


알마 :

생각해 보면 시층의 관측자는 분명 이 세계의 신같은 존재잖아?

그게 백금의 탑의 술식을 알고 노나의 유모가 읽어줬다는 그림책의 사소한 단어를 알고 있는데......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닌데, 정말 개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를 막는 장치를 만든 것 같지 않아?


세스타 :

우리의 기억을 읽고 이 공간을 자유자재로 바꾼다는 거야?


알마 :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거지.


알도 :

그렇다면 생각보다 강한 상대겠는데.


노나 :

백금의 탑같은 구조가 나왔을 때 한순간이었지만 이제 앞으로 못 가는 건가~ 하고 생각했어.

우리 안에 있는 어려웠던 장치나 무서웠던 적의 기억을 역이용당하면 진짜 큰일날 거야!


클로드 :

하지만 유일한 구원이 있다면 이 공간의 주인이 우리를 완전히 거절하지 않는 거야.

부르는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고 있지?


노나 :

응. 점점 섞여서 혼잡해져 가지만 아직 들려.

여러 마음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묻힌 「이리로 와 줘」「도와줘」라는 목소리가.


알마 :

......알기 어려운 신이네. 도와주길 바란다면 방해하지 말고 순순히 지나가게 하면 되잖아.


알도 :

(알마가 그런 말을 할 처지일까......)


알마 :

우리를 계속 애매하게 갖고 놀면 만났을 때 불호령을 날려줄 테니까!


레레 :

부, 분명 신님도 힘들 거야~!


세스타 :

그것보다 오를레이아랑 미유가 늦네. 상황을 보러 갔을 뿐인데......


오를레이아 :

하햐에에에에에에에에!!!!!


노나 :

오를레이아! 그 비명 대체 뭐야!?


오를레이아 :

무리야! 붙박는 길! 무리야! 많아! 강해! 무서워!


세스타 :

치, 침착해......!


미유 :

......붙박는 바늘의 길을 고르는 건 피하는 게 좋겠어요.

아까 전의 대군보다 강력한 적이 밀집해서 저희들의 수로도 고전할 것 같아요.


알마 :

그럼 남은 건 꿰메는 바늘의 길이네.

절대 쉽게 못 가게 하는 신이구나. 역시 설교가 필요하겠어!


오를레이아 :

신께 설교를!? 가, 강햇......


미유 :

하지만 조심하세요. 꿰메는 바늘의 길에도 적이 많이 잠복해 있는 것 같아요.


노나 :

그럼 아까 오를레이아랑 미유한테 배운 전법을 쓰면 되겠어.


오를레이아 :

응. 진형 배치라면 내게 맡겨!


클로드 :

호오...... 병법에 통달한 건가.


오를레이아 :

앗, 아니... 조금 익숙할 뿐이에요. 발만 담갔다 뺀 정도니까......


미유 :

오를레이아는 전쟁신의 도끼와 함께 전사들을 이끄는 영웅이에요!


오를레이아 :

미유!!


클로드 :

그랬나. 그런 강자와 함께 싸우다니 영광이로군.


오를레이아 :

효엣!?

이, 이렇게 어두운 곳인데도 뭔가 후광이 비쳐 보여...... 미유. 저 사람 눈부셔어......!


미유 :

당당하게 가슴을 펴세요.

오를레이아는 언제나 제가 가장 동경하는 영웅이니까요!


오를레이아 :

하히이...... 미유까지 눈부셔...... 왕족은 모두 이런 걸까.....?


노나 :

후훗. 믿고 있을게. 그럼 꿰메는 바늘의 길로 가자!


-


미유 :

저걸 보세요.....!


노나 :

통로같은 게 있어! 이제 앞으로 갈 수 있겠어.

하지만......


세스타 :

......쉽게 지나가게 둘 것 같진 않아. 아까의 전법으로 나아가는 게 좋겠어.


클로드 :

그렇군. 이 정도의 적을 상대한다면 분명 전략이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겠어.

지휘는 알도에게 맡겨도 되겠지?


미유 :

네. 여기 있는 그 누구보다도 알도가 각자와 깊게 이해하고 있으니 분명 의사 소통도 쉬울 거에요.

전황 파악 방법은 기억하시죠?


알도 :

응. 어떻게든 해 볼게.


알마 :

부탁해. 우리의 승패는 알도에게 걸려 있다고?


레레 :

레레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뭐든 말하라는 거야!


클로드 :

적이 다가오는 모양이다. 각자 위치로 이동하자.


-


알마 :

......거의 해치운 것 같네.


레레 :

강해 보이는게 많이 있어서 큰일나는 줄 안 거야!


알마 :

레레는 겁도 많아. 우리가 힘을 합치면 그 정도는 여유롭다고?


레레 :

그런 거야? 하지만 중간에 레레 뒤에 숨었잖아.


알마 :

그건 적을 관찰하기 위해서였어!


클로드 :

그래도 급조된 대열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훌륭한 연계였지.


알도 :

응. 모두가 호흡이 척척 맞아서 다행이야.

.........응?


레레 :

와앗...... 굉장한 거야! 노나가 반짝반짝 빛나는 거야!


세스타 :

쓰러진 적들이 노나에게 힘을 넘기고 있어.

저 적들은 시층의 관측자가 우리를 거절하는 의지의 현현......

상응하는 힘을 보여 인정받으면 앞으로 나아갈 힘을 넘기는 것 같아.


알마 :

흐음...... 신기한 방식이네. 대체 어떤 힘일까......

안돼. 흥미는 있는데 미지의 에너지 같아.

...........응?


알도 :

왜 그래, 알마?


알마 :

.........!! 아직 적이 남아 있어.

멀리에서 노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알도 :

위험해! 노나는 아직......

......좋아! 어떻게든......

..........!?


세스타 :

알도!!


클로드 :

자폭할 생각인가......!



 ..................





??? :

......결국...... ......버렸네.

그래도.......... ......는 하지 않아.


알도 :

(이 목소리는...... 노나?)


노나 :

......이 세상이 끝나게 두지 않아.

셀 수 없이 많은 모험이, 만났던 사람들이......


알도 :

(..........안돼.)


노나 :

비어 있던 나를 잔뜩 채워 줬으니까.


알도 :

(이어지는 말을 들어서는 안돼.)


노나 :

......지켜볼게. 너의 모든 것을.


알도 :

(................안돼......)

기다려! 노나!!



노나 :

......어?


알도 :

앗...... 어라?


노나 :

아하하하핫! 뭐야? 잠꼬대야~?

난 여기 있어!


알도 :

어, 응...... 그랬지.

나 지금까지 뭘 한 거지? 적에게 둘러싸인 것까진 기억하는데.


알마 :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아직도 모르겠어.


클로드 :

그래. 우리는 분명 그 때 알도를 둘러싸고 폭발하듯 빛나는 적의 모습을 봤을 텐데......


레레 :

파앗~! 하고 빛나서 그만 눈을 감았더니 그 다음에 큰 소리가 나서......

알도 군이 죽었어!? 라고 생각해서 급하게 눈을 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서 자고 있었던 거야.


알마 :

적도 어느샌가 사라졌고... 대체 그건 뭐였을까.

그것보다 알도, 괜찮은 거지? 몸에는 아무 이상 없어?


알도 :

응......

......그래. 별 상처도 없이 넘어간 것 같아.

그런데...... 신경쓰이는 꿈을 꿨거든.


노나 :

꿈......?


알도 :

응. 세계를 지킨다...... 같은 말을 노나가 했고 내가 그걸 막으려 하는 꿈이었어.


노나 :

에엣!?

세계는 평범하게 지키고 있는 거 아니었어? 그걸 알도가 반대하다니......

......혹시 사실은 굉~장히 나쁜 사람이었던 거야?


알도 :

그럴 리가 없잖아......!


노나 :

아하핫. 알고 있어.

알도의 이 세상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은 나랑 같으니까.

그럼 신경 쓸 필요도 없지 않을까?


알도 :

그런가......


노나 :

그래~! 그것보다 저기에 길이 열렸으니 앞으로 나아가야지.

어라? 미유랑 오를레이아는?


미유 :

이쪽이에요, 노나!

이게 뭐라고 생각하나요? 뭔가 의미가 있어 보이는데......


노나 :

정말이네. 희미하게 빛나고 있어. 대체 뭘까?

어라? 사라졌네! 나 혹시 뭔가 저지른 거야!?


세스타 :

저쪽 통로...... 뭔가 아까랑 상태가 다른 것 같아.


알도 :

정말이네. 보러 가자.


-


알도 :

역시 아까 봤을 때랑 달라졌어......


알마 :

싸우기 전에 저 통로를 보고 여기로 오니 달라졌다는 건......


노나 :

혹시 아까 내가 가까이 갔을 때 빛이 사라져서 이렇게 된 걸까......?


알도 :

여기랑 이어져 있었다니!


세스타 :

하지만 이대로는 이 앞으로 갈 수 없을 것 같아.


클로드 :

보아하니 반은 풀려 있고 반은 봉인된 그대로 같군.


알마 :

나머지 반은 설마......


클로드 :

그래. 여기로 오기까지의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는 것은......

......다른 한 쪽에 남은 봉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오를레이아 :

다른 한 쪽이라면 설마 붙박는 바늘의 길......?

무리야! 붙박는 길은! 무리야!


미유 :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은 길인데...... 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면 각오를 굳히는 수밖에 없어요.


세스타 :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의 전력이 적은 건 틀림없어.

증원을 부르면 좋겠지만......


레레 :

여기에는 반복 시공에서 노나랑 만났던 사람들이 모여 있잖아?

또 다른 반복 시공도 있는 거야?


노나 :

응. 있긴 한데......


알마 :

설마 나머지 동료를 부르는 걸 망설이는 건 아니겠지?

우리를 불러놓고 이제 와서! 당연히 도와주러 올 텐데.


클로드 :

그래. 그리고 노나를 도우러 가는 걸 망설일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실이 이어지지도 않았을 거야.


미유 :

아! 저도 아까 같은 말을 했어요!


클로드 :

호오... 생각이 맞는 듯 하군.


노나 :

그래...... 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모두의 힘을 빌려 볼게.

지금까지의 반복 시공을 떠올리고...... 각각의 루프를 막는 열쇠가 된 모두의 얼굴을 하나씩......

......응. 할 수 있는 만큼 했어!

이런 거에 서투른 동료도 있으니까 와 줄 지는 모르겠지만.....


??? :

너 혹시 요마야!? 도망치지 마! 국민이 되자!


??? :

NO-! 멈춰! 스테이! 아가씨 힘이 너무 세!


??? :

저, 저기...... 너무 세게 잡아당기면......


??? :

어이! 살려줘! 야쿠모쨩! 이대로 가면 나 엉망진창으로 당해버려!!


??? :

지금 그럴 때가 아니야. 여기는 대체 뭐지......


알도 :

이 목소리......!


꽃피우는 츠키하 :

와아~ 감촉이 좋은걸! 주작이 걸친 옷깃보다 폭신해!


마리엘 :

구, 구겨졌는데 괜찮은가요......?


큐모스 :

괜찮을 리가! 이몸의 대상 연령은 좀 더 높은뎁쇼!?

당하고 있을 순 없지! 지금은 이몸의 관찰안으로 역전의 한 수를......

흠! 수상한 서면을 발견! 본관이 회수하겠지 말입니다!


꽃피우는 츠키하 :

어라!? 내가 쓴 편지를......!


큐모스 :

어디 보자? 친애하는 또 하나의 나에게. 이쪽은 잘 되어 가고 있습니다.

주작과도................


꽃피우는 츠키하 :

와악--! 그 다음은 안돼! 돌려줘!!


큐모스 :

갸하하하하! 연애 편지냐!?

돌려받고 싶으면 일루 오던가~~!


야쿠모 :

어이 잠깐......!


마리엘 :

어라? 알도 씨!?


클로드 :

......아주 활기찬 동료가 늘었군.


-


마리엘 :

......그렇군요. 그걸 위해 저희를 부른 거네요.

당연히 힘이 되어 드려야죠......! 제가 할 수 있다면 뭐든지......


꽃피우는 츠키하 :

나도 나도! 알도랑 노나한테 많이 신세졌고......

난 세상을 정복할 거니까!? 모두를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야쿠모 :

뭐냐. 이 반짝이는 녀석들은...... 격이 다른 곳으로 와 버렸네.


노나 :

......후후후. 야쿠모는 그렇게 생각해?


야쿠모 :

......? 왜 실실 웃어. 너무 가까이 오지 말라고 전에도 말했잖아.


노나 :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야쿠모가 와 줘서 뭔가 기뻐.


알도 :

응. 이렇게 실이 이어졌다는 건 저렇게 말해도 마음 어딘가에선 도와주려고 했다는 거니까.


야쿠모 :

뭐지.....? 알도까지 헤실헤실 웃고.

그리고 알도가 말한 봉인이란 건 여기랑 다르게 적들이 바글대는 길에 있댔지?


알도 :

응. 그럴 거야. 자세한 전법은 가면서 설명할게.


꽃피우는 츠키하 :

분명 우리의 실력을 인정받으면 노나에게 힘을 빌려 준다고 했어.

그렇게 생각하니 의욕이 생겨. 노나는 여나라의 국민이니까 새로운 국민을 늘리기 쉬울 것 같아!

자, 가자! 우리가 가지 못할 길은 없어!


-


꽃피우는 츠키하 :

그럼 마리엘도 신기한 실을 쫓아서 여기로 온 거구나!

나도! 공부 빨리 끝내고 주작한테 안 들키게 천장 위에서 편지를 쓰고 있었는데 실을 찾았거든!


마리엘 :

후훗. 말괄량이시군요.

편지는 아까 큐모스 씨가 읽은 그건가요?


꽃피우는 츠키하 :

응. 진짜 너무해! 마음대로 보다니!

그 편지는 츠키하라고 하는...... 아! 나도 츠키하이긴 하지만 다른 세계의 나한테 보내는 거야.


마리엘 :

또 한 분의 츠키하 씨...... 라는 건가요.


꽃피우는 츠키하 :

응! 나랑 하나도 안 닮았지만.

......약속했거든. 좋은 군주가 되겠다고.

지금은 그 길을 전속력으로 달리는 중이니까 그 아이에게도 힘내고 있다고 전하고 싶었어.


마리엘 :

그건...... 좋은 편지네요. 분명 또 한 분의 츠키하 씨도 기뻐해 줄 거라 생각해요.


야쿠모 :

......긴장감도 없냐 너네. 언제 괴물딱지가 튀어나올지 모르는데.


큐모스 :

다들 우리 야쿠모쨩을 본받았으면 좋겠네요! 긴장감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아!

갑자기 모르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손에서 땀이 안 멈출 정도라고!?


야쿠모 :

이게 진짜......!


꽃피우는 츠키하 :

응? 계속 말 안하고 있던데 긴장한 거였어?


마리엘 :

어... 긴장을 풀려면 손바닥을 살살~ 간지럽히는 게 좋아요!

언니가 알려 준 비밀의 마법이에요!


큐모스 :

다하하하하하! 귀여운 애들이 걱정해 주네? 평생 받을 인기 여기서 다 받은 거 아니야!


야쿠모 :

......정했어. 이 정신 나간 인형은 여기에 실로 꿰메 두고 버려야지.


마리엘 :

네!? 어, 어째서 그런......!?


야쿠모 :

............!!


꽃피우는 츠키하 :

이 기운...... 알도가 말한 「거절」이야!


알도 :

모두 준비 됐지?


-


꽃피우는 츠키하 :

이걸로 너희도 내 국민이야! 거절하지 말고 받아들여!


야쿠모 :

이런 싸움 후에 잘도 그렇게 떠드는군. 이쪽은 힘을 너무 써서 돌아가시겠는데......


꽃피우는 츠키하 :

아까 전투에선 고마웠어.

굉장하잖아, 야쿠모. 키도 풍채도 주작의 반 정도인데!


야쿠모 :

대체 평소에 어떤 괴물이랑 지내는 거냐......


클로드 :

하지만 정말로 훌륭한 전법이었다, 야쿠모.


야쿠모 :

어...........? 아니...........

(이 양반 뭐야. 어디서 살면 이런 위엄이 나오는 거지?)

(적어도 나랑 같은 시대 출신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해......)


꽃피우는 츠키하 :

아~! 또 긴장했다~!!


오를레이아 :

......알 것 같아. 클로드는 눈부시지.


알도 :

노나. 뭐 문제 생긴 건 없어?


노나 :

응. 괜찮아!


알도 :

......!?


노나 :

어라? 지금 뭔가 찌릿 하고......


알도 :

.................


노나 :

알도?


알도 :

(...........또 들려.)



노나 :

......지켜볼게. 너의 모든 것을.


알도 :

(또 아까랑 같은 목소리가......)


노나 :

..........그냥...하나만. 딱 하나만 부탁이 있으니까......

나를 잊지 말아 줘.



알도 :

......방금은 뭐였지.


노나 :

잠깐, 알도. 상태가 이상한데?


알도 :

...........노나. 우리...... 뭔가 약속한 적이 있었어?

예를 들면...... 새끼손가락을 걸 정도로 중요한 약속이라던가.


노나 :

응? 새끼손가락.....?

......아니. 생각나는 게 하나도 없어.


알도 :

그럼 내가 본 건 대체 뭐지......


노나 :

혹시 또 아까같은 꿈을 꾼 거야?


알도 :

응. 같은 꿈의 뒷내용 같았어. 어딘가로 가려고 하는 노나가 나한테 부탁하고 새끼손가락을 걸었어.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고.......


노나 :

잊지 말아 달라고......? 그런 부탁을 알도한테 했었나?


알도 :

생각나는 게 없는 건 똑같지만 그렇게 확실하게 보였다면 그냥 꿈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어.


세스타 :

......분명 알도가 이상한 광경을 보기 시작한 건 거절들의 폭발에 말려들었을 때부터였지.

그 때는 노나를 공격하기 위해 다가온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알도에게 뭔가를 전하려고 다가온 걸지도 몰라.


노나 :

그러면 그 강한 빛은 거절들이 가진 정보를 알도에게 흘려넣은 빛이었다는 거야......?

하지만 나랑 알도 사이에 그런 기억은 없는데...... 어떻게 된 걸까?


세스타 :

과거에 그런 적이 없다면...... 미래 예지같은 건가.


알도 :

내가 본 건 과거일까? 아니면 미래일까......?


알마 :

통로의 구조를 풀었어. 이제 아까 전의 방으로 돌아가면 돼.


레레 :

응? 다들 어려운 표정인데 무슨 일인 거야?


알도 :

아, 그게......


세스타 :

윽.............!


노나 :

윽..............!!


알도 :

둘 다 왜 그래!?


세스타 :

사념이 한번에 흘러들어와서......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노나 :

......으으......


세스타 :

이건...... 슬픔인가? 아니면 외로움......?

감정의 격류에 내 마음까지 밀려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알마 :

서, 설마 우리가 봉인을 풀고 안쪽 통로를 열어서 그런 거야......!?


세스타 :

......걱정 마. 관측자에게 다가가면 언젠가는 일어날 현상이었겠지.


마리엘 :

두 분 모두 괜찮으세요......? 제 치유로 어떻게든 할 수 있다면......!


노나 :

......나는 괜찮아.


마리엘 :

하지만..........


노나 :

내게 들리는 이 목소리는 분명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목소리일 테니까.

들리는 채로 나아가고 싶어. 도움을 바라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아픔을 없던 걸로 하지 않기 위해서.


마리엘 :

노나 씨......


세스타 :

노나가 이대로 나아간다면 나도 그렇게 할게.

언니니까...... 적어도 동생이랑 같은 아픔을 안고 나아가고 싶어.


마리엘 :

두 분 모두 정말로 힘들면 바로 말해야 해요......?


노나 :

응. 하지만...... 분명 다 왔을 거야.

방금 그걸로 알았어. 바로 근처에 이 목소리의 주인...... 백야 시층의 관측자가 있어.


알도 :

분명 저쪽 통로 너머에 있을 거야. 바로 가자.


-


알도 :

드디어 백야 시층의 관측자가 있는 곳까지 도착한 건가.


노나 :

곧 있으면 계속 도움을 바라던 목소리에 손을 뻗을 수 있어......

모두 가자.


-


알도 :

팬텀이 온 것 같지는 않네.


야쿠모 :

......어이. 뭐야, 저건......


알도 :

......!?


오를레이아 :

저 꿈틀거리는 게...... 시층의 관측자를 지키는 걸까? 아니면......

저게 시층의 관측자 본인인 걸까......!?


알마 :

뭐, 뭐냐고...... 설교하려고 했는데 저래서는 말이 통할지조차 모르겠어......


세스타 :

......하지만 우리에게 들리는 목소리는 틀림없이 저 덩어리에서 나고 있어.


노나 :

응...... 가까운 만큼 강하게 들려. 우리가 여기 오는 걸 기뻐하면서도 슬퍼하고 있는 것 같아.


클로드 :

호소하는 목소리를 갖고 있다니...... 저런 모습인데도 이성이 있다는 건가.


마리엘 :

그럼 역시 저 분이 저희를 여기까지 이끈 시층의 관측자인 걸까요......?


노나 :

......그럴 지도 몰라.

하지만 어째서일까...... 너무나도 불길한 예감이 들어.

우리가 이런 곳까지 온 게 정말 옳았던 걸까......


??? :

이제야 도착했나...... 병아리여.


알도 :

팬텀......!!


미유 :

......당신들도 왔군요. 하지만 무슨 계획이 있든 저희가 용납하지 않아요.


노나 :

......나는 너희들의 병아리가 아니야.

너와 난 똑같지 않아. 네가 바라는 존재로는 안 될 거야!


하얀 팬텀 :

......그런가.

그나저나 이렇게까지 움직여 줘서 감사할 뿐이다.


노나 :

응......?


하얀 팬텀 :

우리는 백야 시층의 역사 바깥에 위치한 이 공간과 관측자의 존재를 감지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거절당해 왔다. 구멍을 만들어 백야의 고치로 침입해도 거절의 구현화 때문에 도착할 수 없었다.

우리가 여기까지 도착할 수 있었던 건 너희들의 힘 덕분이었다.


꽃피우는 츠키하 :

설마......

우리가 거절을 쓰러뜨리는 걸 뒤에서 계속 따라왔다고......!?


하얀 팬텀 :

그렇다. 우리를 여기로 오지 못하게 하려고 서두르던 너희들의..... 뒤를 따라간 것이지.


큐모스 :

그건...... 우릴 속인 거냐!


알도 :

......상관없어. 어떤 방법으로 도착했든 너희들의 야망은 여기서 부숴주겠어.

목적을 말해! 왜 관측자에게 다가가려는 거야!


하얀 팬텀 :

목적......이라.

우리의 목적은 이미 달성된 것 같군.


세스타 :

무슨 말이지......!?


하얀 팬텀 :

우리의 목적은 이 백야 시층을 지배하는 관측자...... 신을 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로 오고 나서야 이해했다.

거기에 있는 백야의 신은 더 오래 견디지 못한다.


세스타 :

...........!


하얀 팬텀 :

우리의 개입이 없어도 신은 곧 이 시층과 함께 소멸할 것이다.


노나 :

백야 시층이 신과 함께 소멸한다고......? 왜 그런......


하얀 팬텀 :

......단순하다. 이 신은 오랫동안 시층의 사체를 꿰메 왔기 때문이다.


알도 :

시층의...... 사체라고......!?


하얀 팬텀 :

......이 백야 시층은 이미 죽었다.


오를레이아 :

죽었다니...... 무슨......말인데......?


하얀 팬텀 :

시공 전쟁 시기...... 여러 번의 개변으로 역사는 붕괴하고 이 시층의 죽음은 확정됐다.

하지만 시층의 소멸을 저지하는 존재가 나타났다. 그게 지금 죽음을 맞이하려는 신이다.

신은 생명 사이의 관계와 사상의 인과를 실로 엮어 역사를 꿰메고 고쳐서 죽기 직전의 시층을 힘겹게 재현하고 있었다.


마리엘 :

그런..........


오를레이아 :

이 백야 시층이 죽은 시층이라니......

우리와 요새의 모두가 살아 있는데 세계는 이미 죽었다고? ......머리가 못 따라가는데......


노나 :

신이 쓰는 실의 힘은 분명 내가 쓸 수 있게 된 힘이랑 똑같았어......


세스타 :

운명의 실로 인과와 관계를 꿰메고 잇는 힘...... 그게 계속 사라져 가는 시층을 수복하고 있었다고......?

그러면 그 신은 대체 얼마나 많은 구멍을 계속 고쳐 온 거지?


하얀 팬텀 :

몇 만 년, 어쩌면 그것을 넘는 시간 동안 역사의 구멍을 모두...... 고쳐 왔다.


꽃피우는 츠키하 :

..........!


마리엘 :

그런 방대한 시간을...... 오직 혼자서......


알마 :

......백야 시층의 호메오스타시스. 아무리 역사를 바꾸려 해도 반드시 정해진 형태로 돌아가려는 성질.

모든 섭리를 해명하는 연금술사로서 그게 어째서 일어나는지를 알고 싶었어.

하지만......


레레 :

..................


알마 :

......이런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면 알지 않는 게 나았을 텐데.

이 시층이 끈질기게 같은 형태의 역사를 유지하려고 한 이유가......

......그 형태가 아니라면 소멸하기 때문이라서 그런 거였다니.


야쿠모 :

사체가 무너질 때마다 고쳐서 형태를 유지한다...... 마치 엠버밍 같잖아.

그걸 몇 만 년이나 계속 했다니 상상도 못 하겠군.


클로드 :

......얼마나 아득한 노력이었을까.


미유 :

세계 바깥의...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이 장소에서 몇 만 년이나 역사를 관측하고 고쳐서......

이런 외로운 곳에서 몸이 스러져 가는...... 그런 결말을, 이 신은 정말로 바라고 있었을까요.


하얀 팬텀 :

그걸 생각할 뿐인 이지조차도 이제는 사라지고 없겠지.

지금은 그저 역사 위에서... 줄지어 있는 생명 신호를 감시하고 망가진 부분을 기계적으로 고칠 뿐인 존재에 불과하다.

영겁의 무익한 노력이 신을 미치게 만들었다. 결국 자아마저 놓아버릴 정도로.


노나 :

......놓지 않았어.

이런 모습이 됐는데도 신은 아직 이 세상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아.

전해져 왔으니까. 아픔과 괴로움 너머에서...... 이 세상이 사랑스러워 어떻게 할 수 없는 마음이.


하얀 팬텀 :

호오...... 신과 통하다니.


노나 :

알려줘......! 넌 분명 우리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겠지?

신은 정말로 죽을 수밖에 없는 거야? 어떻게 살릴 수 없는 거야......!?


하얀 팬텀 :

......병아리여. 신을 구하고 싶나.


노나 :

너희에게 도움을 구하는 게 잘못된 건 알아.

하지만...... 그것 말고 방법이 없다면 이대로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거야.


하얀 팬텀 :

그런가.............

......그 말을 들었으니 충분하다.


세스타 :

............!?


알도 :

뭘 하려는 거지......!


하얀 팬텀 :

신의 파멸을 앞당긴다.

너희들에게 신을 구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 판명된 이상...... 방해받기 전에 목적을 완수해야 하니까.


노나 :

......! 멈춰...........

멈추라고... 부탁이니까......

더 이상 신을 괴롭히지 마...... 이 세상을 없던 걸로 만들지 마......!


하얀 팬텀 :

......들어줄 수 없다.


노나 :

...............!

그만하라고!!


알도 :

노나......?


노나 :

더 이상 상처입히지 마......

......모두가 있는 이 세계를.


세스타 :

노나......! 그 모습은......?


노나 :

응......?

와앗!? 뭐야 이게! 미안. 팬텀을 막으려고 필사적이었는데......


하얀 팬텀 :

......좋은 일이다. 신에게 이어받아 축적된 힘이 마침내 싹을 틔웠군.


알도 :

싹을 틔웠다고......?


하얀 팬텀 :

날개를 펼칠 때가 온 것이다.

여신이 될 병아리...... 아니, 새로운 백야의 여신 노나여.


노나 :

................!


꽃피우는 츠키하 :

무슨 말이야......? 노나가 새로운 여신이라니......


야쿠모 :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너희들의 목적은 저 신을 죽이는 거 아니었냐?


알마 :

그런데 지금 한 말은...... 마치 처음부터 노나가 신의 힘을 얻기를 바란 것 같잖아.

대체 왜......


하얀 팬텀 :

......우리의 목적은 여러 개였다. 언젠가는 반드시 달성될 것이었지만.

하나는 코클리아에서 생겨난 혼돈으로 시층 그 자체를 삼키는 것......


세스타 :

......하지만 그건 우리가 저지했어.

그래서 너희는 다음 목적으로 백야 시층의 신의 목숨을 노렸겠지.

그런데도 아직 다른 목적이 있다고? 노나를 여신으로 만들고 뭘 하려는 거지......?


하얀 팬텀 :

우리의 최대이자 최후의 목적. 그것은......

......노나를 새로운 백야 시층의 신으로 세우고 우리의 괴뢰로 삼는 것이다.


알도 :

백야 시층의 신......!?


노나 :

괴뢰라니..... 뭘 하려는 건데......?


하얀 팬텀 :

너도 알고 있을 텐데? 병아리여. 우리와 너에게는 같은 힘이 흐른다.

그 힘을 통해 우리의 의지를 흘려보내면 마음대로 다루는 것도 가능하다.


노나 :

...............!


하얀 팬텀 :

게다가 지금까지 병아리 본인의 의지로 행동하도록 유도해서 더 성공적이었다.

이 땅에 오기까지의 너의 여정은 이상적이라고도 할 수 있어서였다.


미유 :

여정이라니......

반복 시공에서 노나가 헤메던 때부터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한 건가요......!?


하얀 팬텀 :

......거슬러 올라가면 병아리의 가능성을 안 것은 코클리아가 닫힌 시간이 질서를 잃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코클리아는 언젠가 다른 시대까지 말려들게 해 혼돈을 만들고 시층을 병들게 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그 때를 기다렸었다.

그런데 그곳에 있던 이레귤러가 나타났다.




노나 :

어째서.....? 대체 뭐야......?

어떻게 된 건데.....?


여왕 :

기다려...노나.....


노나 :

......오지 마!!


여왕 :

노나......!!


노나 :

......어째서야...... 싫어......

.......누가........ 누가...... 도와줘......!

싫어...... 이런 건......!!



하얀 팬텀 :

우리가 주목한 것은 닫힌 시간의 바깥으로 나간 한 명의 소녀였다.

그리고 그것이 다름아닌 우리의 아이 노나..... 너였던 것이다.


노나 :

...................!


하얀 팬텀 :

우리는 이 불가해한 사상의 해명에 급급했다. 그리고...... 어떤 사실로 도달했다.

역사 바깥에 자리잡아 인과의 실을 짜내는 누군가가......

......관측자 또는 신이라고 할 존재가 노나를 코클리아 바깥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세스타 :

......그게 여기 있는 신이었던 거네.


하얀 팬텀 :

그렇다. 그리고 상위 존재답지 않은, 신의 극히 사적인 행동에 우리는 확신했다.

......병아리는 신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노나 :

엣......!?

......그런...... 대체 왜......?


알도 :

왜 그래, 노나......?


하얀 팬텀 :

그 후의 조사로 백야의 신은 서서히 힘을 잃고 파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파멸해가는 신의 힘을 우리 손 안에 있는 자에게 승계시킬 수 있다면......

이 시층에 국한되지 않고 인접한 모든 시층까지 파멸시킬 강대한 힘이 우리의 것이 될 것이라고......


노나 :

......................


알도 :

......그게 노나였던 건가.


하얀 팬텀 :

그렇다. 남은 문제는 어떻게 신에게서 병아리에게 힘의 승계를 달성시키느냐였다. 그런데......

......오오, 병아리여. 우리의 아이여. 마침내 너는 반복 시공에 나타난 것이었다.


오를레이아 :

......!!


하얀 팬텀 :

반복 시공이란 백야 시층의 병이다.

그것을 병아리 스스로의 손으로 고치면 신은 병아리에게 더 많은 신뢰를 가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 파멸로 향할 백야의 신이 대신 힘을 맡길 존재가 될 때까지 병아리를 성장시키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 됐다.


알마 :

그래서 너희는 그 보석을 미끼로 노나를......?


하얀 팬텀 :

그렇다. 단순한 기록 단말에 병아리는 필사적인 집착을 보였다.

하나 하나가 누군가였는지에 대한 기억도 이미 사라진 우리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가치관이지만......

인간의 아이란 자신이 누구인지에 집착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존재인 모양이다.


알마 :

.............!


하얀 팬텀 :

실험적인 시도였으나 신이 병아리에게 가진 신뢰는 서서히 늘었다.

병아리가 병을 고치는 존재라는 것을 안 신은 병아리를 더더욱 이끌기 위해 경계를 열고 자신의 사자까지 보내게 됐다.


마리엘 :

사자...... 그 고양이 말인가요.


하얀 팬텀 :

그것은 도움을 바라는 신의 의지가 현현한 것이다. 그게 만들어졌을 때는 신은 약해져서 절실한 도움을 바라고 있었다.


야쿠모 :

그래서 그 고양이한테는 너희들의 장난질을 눈치챌 힘도 남아 있지 않았던 건가. 칫. 비겁한 새끼들......


하얀 팬텀 :

마침내 단계가 진행되고 신은 더 직접적으로 병아리에게 힘을 건넸다.

사자를 희생시켜서라도 병아리에게 실을 나눠 주고......

힘이 모자라 한탄하는 목소리에 호응한 것은 힘의 승계를 더 진전시켰다.

그리고 마침내 백야의 고치를 지키는 거절의 의지까지 병아리에게 힘을 바치게 됐다.

그것은 파멸해 가는 신의 마지막 발버둥이 틀림없었겠지.

이렇게 힘이 모인 병아리는 지금 이 순간 날개를 펼칠 때를 맞이한 것이다.

이제 그 날개를 우리가 장악하면 된다.


알도 :

......! 노나에게 의지를 주입해서 조종할 생각이냐!

제길......!


하얀 팬텀 :

......헛수고다. 이 시층에는 아무리 없애도 바로 보충될 정도로 우리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자...... 괴뢰가 될 때가 왔다. 백야 시층의 새로운 여신이여.

우리의 하인이 되면 우선 죽음이 가까워진 신을 멸하자.

그리고 남은 힘을 완전히 뺏어 새로운 신의 자리로 올라서는 것이다.


노나 :

............!


꽃피우는 츠키하 :

그건......안돼!


알마 :

너무하잖아......! 노나가 우리를 구해 온 여정까지 이용하다니......!


야쿠모 :

그걸 왜 납득해야 하지? ......얼마나 많던 상관없이 전부 없애 줄게. 


큐모스 :

저놈들 말 들을 필요 없어! 노나! 인형이라도 마음대로 움직이고 주인에게 반항할 수 있으니까!


클로드 :

나는 부정한다. ......너희들이 그리는 결말을.


마리엘 :

......하지만 이렇게 많은 걸 어떻게......


노나 :

....................

......모두 괜찮아.


마리엘 :

네..........?


노나 :

지금 겨우 이해한 기분이 들었어. 내가 여기로...... 도착한 이유를.

분명 나는...... 팬텀의 말대로는 안 될 거야.


오를레이아 :

하지만......


노나 :

그런 예감이 들어. ......아니. 확신이라고 해도 되겠지.


알도 :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야?


노나 :

지금은 알려줄 수 없어. 하지만...... 곧 알게 될 거야.

그러니까. 믿어 줘.


세스타 :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노나......?


노나 :

..........처음부터 전부 계획대로 될 거였다면 그걸 배신하는 건 「나」 뿐이야.

부탁이야............ 힘을 빌려줘!


세스타 :

백야 시층의 신이...... 노나랑 공명을......?


노나 :

우리의 의지도...... 힘도...... 너희 마음대론 못 해.


하얀 팬텀 :

......이런 게 가능할 리가......

우리가 병아리를 괴뢰로 삼기도 전에 병아리가 신을 괴뢰로 삼았다고.....?

우리처럼 의지를 흘려보내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군. 그런데 어떻게..........


노나 :

......조종당하는 인형으로 만들진 않아. 그저 「나」 자신의 힘을 썼을 뿐이야.

미안하지만 그 다음은......

......우리끼리만 대화하게 해 줘.


꽃피우는 츠키하 :

거짓말............

......그렇게 많던 팬텀들이 순식간에 사라졌어.

굉장하잖아, 노나! 어떻게 그런 힘을 익힌 거야?


클로드 :

이걸로 백야 시층의 신을 위협하는 존재는 일단 몰아냈군.


마리엘 :

이제 약해진 신을 낫게 하는 방법을 찾으면 좋을 텐데요......


노나 :

................


레레 :

노나......?


노나 :

......... 미안. 모두에게도 제대로 설명할게.

......신은 이제 구할 수 없어.


미유 :

네......?


알마 :

뭐, 뭐야, 갑자기...... 포기하는 건 노나답지 않잖아.

 

오를레이아 :

맞아! 만약 신이 죽으면 시층째로 사라질 거 아니야?


노나 :

그렇긴 한데...... 하지만 알고 있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니까.


알도 :

뭐......?


노나 :

......저 신은 말이지. 「나」거든.


알도 :

뭣............

무슨 말이야, 노나......! 노나라면 여기에 있잖아.


노나 :

응. 그러니까......

「일순 전의 나」라고 해야 되겠지.


세스타 :

일순 전......?


노나 :

아까 힘과 함께 기억이 흘러들어왔어.

신의 기억인데 어째서인지 본 적 있는 풍경이 많이 섞여 있었어.

그걸로 안 거야. 저 아이가......

신이 된 이전의 나라는 것을.


오를레이아 :

노나가 신이라니...... 그런......


미유 :

그래요...... 애초에 어떻게......!


노나 :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와 만나 이곳으로 와서...... 그 때의 신에게서 힘을 받고 또 신이 된 거야.


세스타 :

.............!?


노나 :

......계속해서 반복한 거야. 이 아이 전부터 몇 번이나 계속.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여기로 와서 사라질 듯한 신에게서 힘을 받고, 그렇게 새로운 신이 되고......

......역사의 시작으로 돌아가 또 이 백야 시층을 고치는 윤회를.


알도 :

뭐냐고...... 그게......


알마 :

......그럼 눈 앞에서 사라져 가는 신도 원래는 노나고......

지금처럼 이전의 신에게 도착한 다음 힘을 받아 이 순간까지 시층을 꿰메고 고치는 역할을 짊어진 거라고......?


노나 :

응. ......팬텀들은 그걸 몰랐던 것 같지만.


야쿠모 :

......머리 아픈 이야기군.

죽어가는 신에게서 힘을 받은 노나가 새로운 신이 되어 역사의 시작으로 돌아가서......

또 다시 죽어가는 자신에게 새로 태어난 노나가 오기까지 이 시층을 계속 고친다......

그런 정신 나간 루프 덕분에 이 시층이 유지된 건가......?


노나 :

응. ......그러니까, 사실은 이 세상을 구할 방법도 이젠 하나밖에 안 남았어.

이전의 신이 사라지기 전에 내가 새로운 신이 되는 것.

......그것 말곤 없어.


알도 :

..........!


세스타 :

그런..............


노나 :

......그 다음 내가 할 일은 저기 있는 「내」가 해 온 거랑 똑같아.

이전의 신에게서 모든 힘을 받고 이 시층을 꿰메서 고칠 준비가 끝나면......

모두와의 연결과 기억을 끊고 내가 없는 내일로 모두를 보내...... 혼자서 역사의 시작으로 돌아가는 거야.

그렇게 신의 역할을 다 하는 거야. 다음의 내가 여기로 올 때까지...... 영겁의 시간 동안.


알도 :

영겁의......시간 동안......

노나도 저렇게 될 때까지......?


노나 :

......응.

그래도 괜찮아. 이전의 내가 했으니까 지금의 나도 할 수 있겠지.


알도 :

그런 게 아니라!

몇 만 년이나 이런 외로운 곳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역사의 구멍을... 혼자서 고치다가......

결국 지쳐서 스러지고 그저 도움을 바랄 뿐인 존재가 된다니......

그런 잔혹한 운명을 왜 노나가 짊어져야만 하는 건데!


노나 :

......내가 아니면 할 수 없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죽어버린 이 세상을, 어떻게 구해야 할까?


알도 :

그건.............


노나 :

......똑같은 「나」라서 아는 거야. 신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없어.


알도 :

...............!


노나 :

그러니까...... 알도. 최후의 시간만은 적어도 이별에 쓰게 해 주지 않을래?


알도 :

싫어... 그런 건......!


노나 :

기억을 이어받았을 때 이미 각오를 정했어. 나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이 세상이 끝나게 두지 않아.

셀 수 없이 많은 모험이, 만났던 사람들이......

비어 있던 나를 잔뜩 채워 줬으니까.

지켜볼게....... 너의 모든 것을.


알도 :

노나......!!


노나 :

..........그냥...하나만. 

딱 하나만 부탁이 있으니까......






나를 잊지 말아 줘.

내 윤곽이 사라져도.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도......

그래도 너를 좋아했던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줘.

......난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다시는 이름을 불러 주지 못 해도. 찾아 주지 못 해도 좋아.

......그러니까 부탁할게. 약속해 줘......




날 잊더라도........... 잊지 말아 줘.


알도 :

노나........






노나 :

......에......?


알도 :

......난 약속 같은 거 못 해.

일순 전의 나는 분명 이 손을 못 잡았겠지.

노나와 세상. 양쪽이 사라지느니...... 세상이라도 구하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겠지.

......하지만 그건 잘못됐어!


노나 :

알도......


알도 :

백야의 거절을 쓰러뜨렸을 때 잠깐 보인 기억...... 그건 분명 일순 전의 내 기억이었을 거야.

강하게...... 강하게 후회하고 있었어. 노나를 혼자 보낸 것을.

노나가 없는 내일을 선택한 것을.


노나 :

.................


알도 :

그러니까...... 나는 이 손을 놓지 않아.


노나 :

알도.............

......하지만 놓지 않으면......!

난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대로 내가 신이 되지 않으면 이 시층은 사라지잖아!?


알도 :

노나를 희생시켜서 이어가는 세상은 필요 없어!

시간이 없어도, 방법이 없어도...... 답을 찾을 때까지 발버둥 칠 뿐이야! 그러니까.........

......신 같은 거 되지 마! 노나!!


노나 :

.............!


알도 :

제길..... 힘이......!

세스타......!


세스타 :

......언니 허락 없이 마음대로 신이 되는 건 용서 못 해.

돌아가자. 노나.


오를레이아 :

......백야 시층이 사라지는 건 싫어.

하지만...... 노나가 없는 내일은 더 싫어!

노나랑 알도가 선택해 줬는걸.

할아버지와 다시 만나는 미래를.


알마 :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마음을 제대로 전하는 미래를.


클로드 :

왕과 국민이 함께 존재하는 미래를.


꽃피우는 츠키하 :

주작과 함께 좋아하는 여나라를 만들어 가는 미래를!


마리엘 :

진정한 의미로 마리 씨에게 다가가는 미래를.


야쿠모 :

바보처럼 실컷 웃고 나서 나쁘지 않은 아침을 맞이하는 미래를.


꽃피우는 츠키하 :

그러니까...... 이번에는 우리 모두가 선택할래.

......노나가 있는 내일을!


노나 :

다들..............



......꺅!?


알도 :

우왓......!

......우리의 힘으로 되찾은 거야. 저 신의 손에서 노나를.


노나 :

아니...... 뭔가 도중에 갑자기 힘이 끊긴 것 같은 느낌이 있었어.

하지만 왜......?


세스타 :

.............!


노나 :

.....! .....화내고 있어.

아니...... 슬퍼하고 있어. 괴로워하고 있어. 만약 내가 다음 신이 되지 않으면 이 시층이 사라질 테니까.

......이 시층을 지키기 위해 몇 만 년이나 몇 번이고 반복한 루프가 끊기면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되니까.

나에게 이어진 모든 것을 부수고 다시 한 번 나와 하나가 되려고 해.....!


알마 :

......굉장한 힘이.....! 어디에 저런 에너지가 남은 거지?


마리엘 :

......신으로서 가진 힘 전부를 써서라도 저희를 막을 생각이겠죠.


클로드 :

노나와 살아남는 방법을 생각하려면 우선 신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건가.


꽃피우는 츠키하 :

이 신도 노나였다고 생각하니 조금 불쌍하지만......

우리의 진심을 알려주는 수밖에 없겠네.


야쿠모 :

......또 하나의 자신이 마음대로 굴어서 열받는 기분, 잘 안다.

하지만...... 우리도 양보 못 한다고.


오를레이아 :

아무도 울지 않는 결말을 잡자. ......우리의 긍지에 걸고.


세스타 :

......나한테 네 목소리가 들려. 그래서 알아. 사실은 너도 이런 거... 원하지 않았다는 걸.

......어떤 너라도 네 언니로서 구해낼 거야.


알도 :

......우리는 이 세계에 노나를 넘기지 않아.

노나만 희생하지 않고 이어지는 미래도 있을 거야.


노나 :

꼭 찾을게. 그러니 「나」도 같이......

......떨쳐내 보자. 최악의 미래를!


-


세스타 :

전율할 정도로 강한 분노가 전해져 와......


알도 :

......그래. 또 하나의 노나는 신이 될 운명을 받아들이면서까지 백야 시층을 지켜 왔어.

이제 와서 우리가 그 반복을 끝내려고 하니까...... 분명 납득할 수 없겠지.


노나 :

.............


알도 :

......하지만 이대로 노나만이 희생하는 세계가 이어져도 된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들려 줘.

신이 되기 전에 정말로 바랬던 것을......


세스타 :

......!? 상태가 이상해...... 또 새 공격을......!?


노나 :

아니..... 아마 아닐 거야......

신을 잇기 위해 잊어야만 했던 수많은 것들......

필사적으로 덮어 뒀던...... 소중해서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떠올리고 있어.

내가...... 나를 되찾고 있어......


세스타 :

노나......이제야 네 목소리가 선명히 들려.

지금까지는 물 속에 녹은 것처럼 희미하고 명확치 않은 목소리였는데......

......지금은 아플 정도로 가슴 속을 찔러 와. 떠오르는 게 있나 보구나......

......노나. 내가 네 목소리를 들은 건 분명 오늘이 처음이 아니겠지.

어두운 진흙탕 밑바닥에서 들은 슬픔에 찬 목소리. 생명을 준 그 목소리를......

나는 코클리아에서 도망친 노나의 목소리라 생각했어.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그건... 네 목소리였지? 노나를 코클리아에서 도망치게 하면서 운명이 또 반복되는 것을 깨닫고......

슬픔에 짓눌릴 것 같아서...... 하지만 세상이 죽는 것만은 용납할 수 없어서......

참지 못하고 낸 목소리가 시층에 내려와서...... 내 눈을 뜨게 해 줬어.

......나는 계속 우는 너에게 손을 뻗어 주고 싶었던 거야.


노나 :

윽......


세스타 :

.....노나의 마음을 비추는 것 같아. 제어를 잃고 갈 곳이 없어진 힘이 넘쳐......

하지만 알도......


알도 :

......응. 알고 있어.

노나가 손을 뻗었다면 우리가 할 일은 하나야.

뻗은 손을 상처입혀선 안돼. 분명......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야.

......끝내자, 노나. 이 영원한 반복을.


-


클로드 :

......공격이 멈춘 모양이야.


노나 :

응. 모두를 없애고 나와 하나가 될 생각은 이제 없는 것 같아.

......생명이 다 할 때까지의 시간을 써서 우리가 새로운 길을 찾는 걸 기다려 줄 생각이겠지.


알도 :

그렇구나......

......정말로 저 노나는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거야?


노나 :

신으로서의 힘을 담는 그릇에 이미 한계가 왔어. 하지만......

......이걸로 됐다고 말하고 있어.

사라지기 전에 소중했던 사람들을 제대로 떠올렸으니까. 그리고......

더 이상 슬픈 루프를 반복하지 않고 해결된다면 신으로 살아간 것도 헛된 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또......

「그렇게 날 걱정해 주는 면은 옛날부터 변하지 않았네」......라고 했어.


알도 :

..................

......남은 시간 동안 꼭 찾아내자. 이번에는 세상도 노나도 희생하지 않는 길을.


노나 :

응......!


??? :

......이런 전개가 될 거라고 예상도 못 했다.


노나 :

어...........?


알도 :

팬텀......!


노나 :

......아까 그만큼 날려버렸는데 벌써 돌아오다니.

우리를 계속 방해한다면 몇 번이든 쫓아내겠어.


하얀 팬텀 :

......흠. 기세는 좋군.

하지만...... 신과의 싸움을 마친 지금의 너희들에게 그럴 힘이 남아 있을까.


노나 :

..............


하얀 팬텀 :

.....아무래도 좋다. 신의 자리에 서지 않는 병아리에겐 이제 볼 일도 없다.

이미 날개를 펼친 저 신도 우리의 아이라고 판명했으니까.


알도 :

뭐라고......!?


하얀 팬텀 :

우리의 힘의 잔재가 저 신에게 존재한다면 병아리에게 시도했듯 자아를 밀어낼 정도의 의지를 주입해 괴뢰로 만들 수 있겠지.

아니...... 병아리보다 쉬울 것이다. 이미 그릇으로서의 힘을 잃고 약해진 신을 조종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야쿠모 :

어이... 대체 뭐냐고......

너희가 조종해서 저 녀석의 목숨이 얼마 안 남았잖아. 그런 녀석을 괴뢰로 만드는 게 의미가 있겠냐?


하얀 팬텀 :

......그릇으로서의 연명을 실행하면 된다.


야쿠모 :

.............!


하얀 팬텀 :

만일 저 여신의 몸이 스러지고 영혼이 사라지더라도 우리의 힘을 주입해 강제로 그릇으로서 존재하게 하면 된다.

우리는 이 신이 가진 힘만 행사할 수 있으면 된다.

힘의 승계 없이 해결되면 병아리도 내일을 맞이할 수 있지 않겠나?


노나 :

......!!


세스타 :

무슨 짓을......!


미유 :

당신들에겐 절대로 여신의 힘을 넘기지 않겠다고......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꽃피우는 츠키하 :

이쪽의 노나도 이미 우리 동료야. 너희 마음대론 안 돼!


클로드 :

여기서 막지 못하면 모든 시층의 미래가 위험해지는 건가......

신기하군. 양보할 수 없는 것 앞에서는 다했을 힘마저 샘솟으니.


베틀의 여신 노나 :

..................


노나 :

......엣?


세스타 :

노나. 여신에게서 뭔가 들렸어?


노나 :

응. 하지만......

......그런 게 정말로 가능해?


하얀 팬텀 :

흥...... 이제 와서 항전을 시도하는 건가.

하지만 너희가 지키려고 하는 신도 생명이 다 할 때까지 얼마 안 남았다.

우리의 야망을 여기서 막아도 그 다음에 기다리는 건 시층의 소멸 뿐...... 그래도 우리에게 대항할 건가?


알도 :

당연하지. 너희를 막고 시층을 구할 방법도......

......! 노나......!?


하얀 팬텀 :

......예상보다 빠르게 그릇에 한계가 왔나.

자, 어떻게 할 건가...... 우리에게 여신을 맡기면 적어도 지금 여기서 시층이 소멸할 일은 없을 것이다.


알도 :

...................!


하얀 팬텀 :

흠...........?

......봐라! 스러져 가는 여신이 스스로 나서 우리의 의지를 갈구하고 있다.

신이라고 해도 결국 생명. 죽음이 다가오고 처음으로 목숨이 아까워 진 모양이로군.


알도 :

그런...........!


하얀 팬텀 :

좋다. 얼마든지 주겠다. 그 몸에 우리의 의지를 받아들여 여신으로서의 그릇을 넘겨라.


알도 :

어째서야... 노나!? 설마 정말로 팬텀에게 몸을 넘길 생각이야?


노나 :

......알도.


알도 :

.....! 뭐......? 그게 정말로......


노나 :

......모르겠어. 이판사판으로 걸어 본 건데...... 가능성을 믿고 싶어.

모두에게도 말해 줘. 최대한 많은 팬텀을 여기로 모을 수 있도록.


베틀의 여신 노나 :

...........................


하얀 팬텀 :

......이상하군. 이렇게 우리의 의지를 주입했는데도 여전히 그릇을 뺏을 수 없다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너희는 뭘 하고 있는 것이냐.


노나 :

너희랑 똑같아.

너희가 너희의 의지를 주입해 여신인 나를 조종하려 한다면 우리도 여신인 내게 의지를 보낼 거야.

여신인 내가 일순 전에 겪은 모험을 제대로 떠올릴 수 있도록......

모르는 목소리가 머릿속에 아무리 들어와도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도록......

우리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모험의 기억과 인연을 이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을 여신인 내게 보내고 있어.

그러니 너희들이 아무리 의지를 주입해서 조종하려고 해도......

「나」는 「나」를 잊지 않아.


하얀 팬텀 :

쓸데없는 수작을 생각했군......

그게 신좌를 능멸하는 수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너희도 알고 있을 텐데.

......말했을 것이다. 이 시층에 뻗친 우리의 존재는 무수히 많다고.

시간의 흐름마저 어지럽혀져 과오를 끊지 못한 이 백야 시층의 역사는 수많은 생명을 시간의 섭리 바깥으로 쫓아냈다.

그 희생의 수만큼 우리가 존재한다. ......아무 시대에도 존재할 수 없으나 어느 시대에도 간섭할 수 있는 시간의 망령으로.


알도 :

..................


하얀 팬텀 :

우리는 여러 수단을 통해 역사에 간섭해 파멸을 가속시켜 동포를 늘려 왔다.

지금은 시층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동포들이 세계의 파멸을 바라고 있다.

......너희가 계속해서 방해한다면 우리도 단번에 끝내도록 하겠다.

모든 시층의 동포들이여. 부름에 응해라. 스러져 가는 신에게 와서 그 의지로 짓눌러라.


알도 :

......노나. 분명 이만큼 모이면......


노나 :

응. ......갔다 올게.


하얀 팬텀 :

뭐지......? 뭘 하려는 것이지.


베틀의 여신 노나 :

....................


노나 :

......겨우 만났는데 벌써 헤어져야 한다니 참 아쉽네.

고마워...... 우리를 지금까지 지켜봐 줘서.

......고마워. 계속 세계를 받쳐 줘서.


베틀의 여신 노나 :

.....................


노나 :

......응. 제대로 지켜볼게. 네 몫까지 이어지는 세계를.


베틀의 여신 노나 :

..................................


노나 :

......후후. 알고 있어.

행복했고, 행복해졌으니까. 그러니까...... 안심해.


베틀의 여신 노나 :

........................


하얀 팬텀 :

......신이 우리의 의지에 저항하는 것을 멈췄다. 너희도 이제 포기한 건가.


노나 :

포기하지 않았어. ......준비가 끝났을 뿐이지.


하얀 팬텀 :

뭐라고?


노나 :

......잘 가. 팬텀.


하얀 팬텀 :

......뭐냐, 이건......


미유 :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네요.


세스타 :

기다리고 있었어. ......너희가 최후의 수를 쓸 이 순간을.


하얀 팬텀 :

......대체......


노나 :

있지. 또 하나의 나랑 다시 한 번 어떻게 해야 좋을지 함께 생각했거든.

내가 새로운 신이 되지 않는...... 하지만 이 세계도 사라지지 않는 길을.


하얀 팬텀 :

......그런 길이 있을 리가 없다.


노나 :

아니..... 분명 이 방법이라면 가능해.

네 덕분에 이 시층에 있는 여러 시대의 수많은 팬텀과 「나」를 이을 수 있었어.

이제부터...... 이어진 「나」와 함께 모든 팬텀이 실로 변할 거야.


하얀 팬텀 :

실로......? 그런 게......


노나 :

알고 있잖아? 너희는 생명이 아닌 의지의 덩어리야.

이 시층에 대한 사라지지 않는 집착이...... 간섭을 반복해 이어진 인과가...... 그 신체를 만든 거야.

.......그러니 실이 될 수 있어.


하얀 팬텀 :

...........! 동포들이 실로 변해 간다......


노나 :

저기... 팬텀.

......나한테도 같은 힘이 흐르니까 네 마음을 조금 이해하거든.

어둠 속에서 혼자가 되느니...... 어떤 형태로든 좋으니까 세상에 관여하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을.

하지만 너희는 세상을 없애는 것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관여하지 않았어. ......그게 아닌 다른 방법을 몰랐어.

......이 시층과 다른 시층을 없애도 너희들의 공허함은 절대 사라지지 않겠지. 그렇다면......

내 고집이라고 해도. 다른 방법으로 너희들에게 세상과의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하얀 팬텀 :

우쭐대지 마라. 뭐가 관계냐......

너희들의 힘으로 실로 바뀌어 소멸하고 있는데. 그 어디에 세상과의 접점이 있다는 거냐.


노나 :

......아니. 너희들의 실은 사라지지 않아. 신인 나와 함께 순백으로 변해 백야 시층으로 돌아갈 뿐이야.


하얀 팬텀 :

돌아간다고......?


노나 :

응. ......그리고. 너희가 이 시층에 몰고 온 모든 것에 관한 모든 인과......

그건 이 시층에서 원래 존재할 수 없는 힘이었어. ......새롭게 태어난 힘이었어.


하얀 팬텀 :

.......................


노나 :

그 힘은 계속 세상과 단절되어 왔어. 하지만 이 방법이라면 세상과 다시 이어질 수 있어.


하얀 팬텀 :

웃기지 마라...... 인정할 수 없다......!


노나 :

너희에게서 생겨난 실은 백야 시층에 돌아간 다음 가능성 중 하나로 떠돌면서 언젠가 누군가의 손에 잡힐 거야.

그리고 그건...... 역사의 흔들림으로 변하겠지.

지금까지 늘어나지 않는 실을 실을 모두 써서 어떻게든 형태를 유지해 온 시층에게...... 처음으로 실타래가 생기는 거야.

이제 계속 꿰멜 필요는 없어. ......누구도 신이 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는 거야.


하얀 팬텀 :

그런 세계는... 우리가 바라는 게 아니다......!

실이 되어도 남는 사념이 세계를 파멸로 이끌 지도 모른다.


노나 :

......응. 너희들에게서 생긴 실이 죽은 시층을 되살리는 결과로 이어질 지는 아직 몰라. 하지만......

그 시대, 그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산 사람들의 손이 언젠가......

......시층이 죽지 않는 결말의 실을 붙잡을 거라고 믿고 있어.


하얀 팬텀 :

그렇군. 실인가......

우리에게 이용당해 온 병아리가 최후에는 우리를 이용하다니.

......불쾌한데도 통쾌하다.

여러 사념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어. 병아리에 대한 증오..... 세계에 대한 원념......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지 못한 회한......

......하지만 그 맨 밑바닥에 남은 조각이 바로... 따뜻하게 빛나는 사념......

이건 안도인가......?

아아...... 떠올라.

나는 계속......

......다시 만나자. 밉고도 사랑스러운 병아리야.


하얀 팬텀 :

어째서...... 어째서 받아들이는 거지.

시층을 파멸로 이끌기 위해 영원토록 시간 속에서 모든 방법을 써 왔다.

그 집념을 어떻게 버릴 수 있지......!


노나 :

......아마 네게 얽힌 실은 다른 팬텀보다 복잡하겠지.

하지만 단순히 세상의 파멸만을 바랬던...... 그 시간은 충만했을까?


하얀 팬텀 :

말하지 마라......!


노나 :

......분명 세상을 저주하는 동안 정말로 돌아가고 싶었던 곳을 알 수 없게 됐을 거야.

이 다음에 네가 바라는 돌아갈 길이 있을 지, 없을 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찾지 못해도 더 이상 혼자가 될 일은 없어.


하얀 팬텀 :

닥쳐..... 닥쳐라, 닥쳐......!!

우리에게도 네게도, 원래부터 돌아갈 곳은 없었다......!


미유 :

아니...... 설마 길동무로 삼으려고.....!?


하얀 팬텀 :

같이 가자..... 병아리여. 우리와 다른, 실로서의 재생도 이루지 못하는 그 몸으로 영원토록 시간의 어둠을 함께 방황하자.


노나 :

...............!


알도 :

노나!!


하얀 팬텀 :

병아리와 함께 한 너희도 마찬가지다.

함께 시간의 섭리 바깥으로 쫓겨나 어둠을 떠도는 먼지가 되자.


야쿠모 :

저 새끼가...... 지랄 마!


세스타 :

자기가 사라질 운명이라고 이런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을......!


노나 :

팬텀......


팬텀 :

.....무슨 생각이냐.


노나 :

이 세상으로 다시 한 번 돌아갈 수 있어도...... 돌아가더라도......

......지금의 너는 분명 계속 불안하고 외로워서 견디지 못 하겠지.


세스타 :

노나.....? 뭘 하려는 거야......?


노나 :

그러면..... 마지막까지 지켜 볼게.

최후의 한 명이 될 때까지, 내가 함께 있어 줄게. 그러니까......

......모두를 두고 가자.


알마 :

노나.....! 이게 뭐야..... 뭐 하는 건데.....!?


꽃피우는 츠키하 :

두고 가자니..... 뭐야? 싫어. 노나랑 같이 못 간다고!?


노나 :

괜찮아. ......분명 이게 마지막이 아닐 테니까.


마리엘 :

무슨 말이에요, 노나 씨......!


하얀 팬텀 :

......놈들을 각자의 시대로 돌려보낼 생각인가.

소용 없다. 어느 시대로 보내도 너와 이어진 실을 통해 곧바로 주박을 걸 수 있다.


노나 :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하얀 팬텀 :

지금 무슨 짓을..........


노나 :

일순 전의 내가 마지막으로 한 거랑 같아.

모두가 갖고 있는... 나와의 연결과 기억을, 일단은 전부 잘라냈어.

이제 원래 시대로 돌아가도 넌 쫓아갈 수 없어.


하얀 팬텀 :

......그렇게까지 하다니.


노나 :

모두에게 행복한 내일을 주고 싶어.

......아~아. 사실은 모두와 같은 내일을 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마음 어딘가로 알았어. 나한테는 너무 과분한 미래라는 걸.


하얀 팬텀 :

.................

난 모두와 다르게 너희들의 분신이니까.

짊어진 운명도...... 그 고통까지도 이해하는 건, 나 뿐이잖아?


하얀 팬텀 :

......그래.


노나 :

자, 가자. 네가 또 하나의 나와 하나가 되어 실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있을게.

......모두 안녕.


 .........노나!!


노나 :

어..........?


알도 :

가지 마...... 노나......!


노나 :

알도......!?

어라? 대체 어떻게......?


알도 :

......윽......!!


노나 :

어라..... 어라.....? 힘이 부족했던 걸까......

미안.....! 바로 마법을 다시 걸게......


알도 :

그런 거 안 해도 돼! 난 내 의지로 여기에 남은 거야.


노나 :

......기억도 선명하게 남아 있어......

어째서...... 어째서 마법이 제대로 안 걸린 걸까......?


알도 :

노나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그래.


노나 :

............!

......미안. 나 정말 고집불통이구나.


알도 :

고집대로 한 거였다면 나도 이런 곳에 안 남았을 걸.

하지만...... 여기에 계속 있을 순 없을 것 같아.

그러니까 이것만은 전하게 해 줄래?

.....나는 역시 포기할 수 없어.

겨우 노나를 희생하지 않고 맞이하는 미래를 찾았는데. 그런데......!


노나 :

알도......

지금도 희생할 생각은 없어. 그냥... 내가 그렇게 하고 싶었을 뿐이야.

......괜찮아. 모두와 헤어지는 건 아주 잠시 뿐이니까.


알도 :

잠시라니......

정말로 팬텀들이랑 가야 하는 거야?


노나 :

응. ......어째선지 이 아이들을 그냥 둘 수 없었어.

그리고 알도랑 다르게 나는 이 아이들과 같은 힘으로 움직이니까 실을 끊어도 금방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모두를 보내고 이 아이들이 새로운 세계로 돌아갈 때까지는 여신인 내 안에서 지켜보려고.


알도 :

그 다음엔 어떻게 할 거야?

여신도 팬텀들도 언젠가는 사라져. 그러면 남겨진 노나는......


노나 :

......분명 어딘가에 도착하겠지.

얕보면 곤란해! 나 이래봬도 견습 신이거든?

꼭 이 세상으로 돌아올게. 그게 어떤 곳이고 어떤 시대가 될지는... 그 때가 되지 않으면 모르지만.

이래봬도 돌아가는 길 찾는 게 특기니까!


알도 :

노나......


노나 :

나에겐 이제 돌아갈 곳이 있어. ......그러니까 이 아이들이 돌아갈 길도 찾아 주고 싶어.


알도 :

.................

......알았어. 그럼 적어도 나와 이어진 실은 이대로 끊지 말아 줘.


노나 :

사실 그러고는 싶지만...... 알도를 위해서라도 끊어야 해.

여기에는 아직 수많은 팬텀들의 사념이 몰아치고 있어. 그 중에 아직도 알도를 말려들게 하려는 아이가 있을 지도 몰라.

만약 뭔가 잘못돼서 알도가 희생당하면 나는...... 아무리 후회해도 모자랄 것 같아.


알도 :

하지만......


노나 :

.....그리고. 실이 끊기는 게 이별인 건 아니야.

기억나? 알도랑 처음 만났을 때 나랑 코클리아를 이은 실은 완전히 끊겨 있었어.

하지만 알도랑 함께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더니 다시 이어졌어.


알도 :

....................


노나 :

사람과 사람...... 소중한 것을 잇는 실은 분명 인과와 관계만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겠지.

손을 뻗고 싶다는 바람만 있다면 몇 번이든 실을 이을 수 있어.

......그러니까 여기서 실을 끊고 알도가 나를 잠깐 잊어버려도......

다시 만날 수 있어. 그 때도 찾아 줄 거잖아?


알도 :

............!

......응. 꼭 찾을게.


노나 :

약속했으니까! 거짓말 하면......?


알도 :

......케이크 100개, 였지.






https://youtu.be/EQz7AE21Rik?t=5860


......시간이 된 것 같아.

잘 가라는 말은 싫어. 대신해서 할 말이 있을까?


그러면... 이렇게 말하자. ......또 보자. 노나. 


응!

......또 보자. 알도.



そっと願った忘れないで欲しいと

솟토 네가앗타 '와스레나이데 호시이'토

문득 빌었던 '잊지 말아줘' 라는 소원은


青く光る花のように

아오쿠 히카루 하나노 요오니

푸르게 빛나는 꽃처럼


英雄が名乗る

에이유우나 츠보미가 나노루 하타

영웅같은 꽃봉오리가 칭하는 깃발


花咲楽園が照らした

하나에무 라쿠에은가 테라시타 아카츠키

꽃피우는 낙원이 밝히는 새벽빛


どれかひとつもかけてはいけない記憶

도레카 히토츠모 카케테와 이케나이 키오쿠

그 무엇 하나도 빠져선 안 될 기억


出会えた奇跡が頬を流れ

데아에타 키세키가 호호오 나가레테모

만났던 기적이 뺨을 타고 흘러도


名前のない空を守りたい

나마에노 나이 소라오 마모리타이

이름 없는 하늘을 지키고 싶어


ずっと一人で彷徨う時の中

즛토 히토리데 사마요우 토키노 나카

계속 혼자서 헤메이던 시간 속에서


名前を呼ぶ声がしたの

나마에오 요부 코에가 시타노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어


心まで染めてく君の言葉

코코로마데 소메테쿠 키미노 코토바

마음까지 물들이는 너의 말


私の願いごと抱きしめてくれたの

와타시노 네가이 고토 다키시메테 쿠레타노

내가 바란 것을 살며시 안아줬어


さよならの意味はもう色を変えていく

사요나라노 이미와 모오 이로오 카에테 이쿠

작별의 의미는 이미 색을 바꿔가


あふれた思いが時を越えく生った

아후레타 오모이가 토키오 코에쿠낫타

넘치는 마음이 시간을 넘어 생겨난


君が笑う明日も叶えたい

키미가 와라우 아스모 카나에타이

네가 웃는 내일도 이루고 싶어


泣きたくなりほど大切な君が

나키타쿠 나리호도 다이세츠나 키미가

울고 싶을 정도로 소중한 네가


見つけたあの花も

미츠케타 코노 하나모

찾은 이 꽃도


忘れない

와스레나이

잊지 않을게









피네 :

......오빠......알도 오빠!


알도 :

으, 응......?


피네 :

오빠! 아침이야, 일어나! 햇님이 벌써 페카리나무 위에 걸렸어.


알도 :

흐아암~......그러고 보니 마을에 쉬려고 돌아왔었지.

좀만 더 자게 해 줘......


피네 :

오빠 정말......오늘은 바르오키 경비대 훈련에 나가는 거 아니었어?


알도 :

엑! 그랬었지! 큰일이다.....바로 나가야겠어.

......응? 이게 뭐지. 실자락 같은데......


 실자락을 얻었다.


알도 :

이런. 지금은 서둘러야지. 일단 두고 갈까.


Quest Complete




 노나가 파티에서 이탈했습니다.





알도 :

이상하네. 그냥 실자락일 텐데 왠지 버릴 수가 없어......

그리고...... 희미하게나마 빛나고 있어. 이건 대체 뭘까......?







실자락

신비한 색으로 빛나는 작은 실자락.

버리는 건 쉬울 텐데도 결코 버려서는 안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