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시작하자마자 지들만 아는 이야기하는 5장 

특히 소네트 처형 재판에서 펼치는 변론은 정말 능능아가 따로 없는듯


하지만 모든 작품의 요소는 현실의 특정 요소를 과장해 표현한 거라 할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숫자박이의 기행도 실제 인간들의 행동을 암시한다고 말할 수 있어

중섭을 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가 -를 암시한다고 말하는건 그렇고

이 글에선 아페이론 학파의 행동 원리를 이해해보는 정도만 이야기하려 해



서론:  본 글의 해석관


결국 해석에 정답은 없고, 모든 사람은 나름의 기준으로 해석하게 돼. 그래서 먼저 그동안의 스토리를 해석했던 방향을 정리할게.


우선 자유와 규범을 대립해서 볼 때 상위 개념으로부터의 전개과정은 다음과 같아

규정하기 ->절대성 -> 규율, 규범

현상을 그대로 보기 ->상대성 -> 자유

리버스 1999의 스토리는 모두 규율과 자유의 대립이 아닌 절대성과 상대성의 대립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마도학자와 인간을 구별짓는 거대 그룹인 재단과 재건 그리고 인간중심주의 집단 사이에서 피해를 보는 개인들의 투쟁이라고 말할 수 있어


마도학자와 인간을 구분하고 마도학자를 차별했던 인간은 물론이고

순혈 마도학자를 위주로 선별하고 인간을 배척하는 재건

인간과 마도학자의 화합을 이야기하는 재단은 

버틴에게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어. 마도학자와 인간의 경계를 나누고 폭풍우로부터 구제하는 자들을 선별해 나간다는 점에서. 


우선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성을 이야기한다(규정하는 것을 거부한다)는건 이런걸 의미해

1) 흑인도 백인과 동일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자유가 있어 -> 자유를 중심으로 이야기

2) 너희가 흑인이라 부르는 사람도 인간이야 -> 인간이라는 생물학적 기준외에 다른 기준은 무의미함


스토리를 하나씩 되짚어 보면

1~2챕터: 순혈 마도학자를 중심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재건과의 갈등

3~4챕터: 인간과 마도학자의 화합을 말하는 재단의 규율, 자유를 갈망하는 개인(버틴)사이의 갈등

투스페어리와 블로니: 인간 세계로 편입하고 싶었고 실제로 잘 지내는줄 알았으나 결국 마도학자라는 이유로 완전히 그룹에 들어가지 못한 자들

갈라보나: 과학 증명을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할 뿐이었으나 마도학자라는 이유로 연구 성과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함

쿠마르: 마도학자임에도 힘이 비정상적으로 약해 버림받고 끝내 재건에게서도 버림받음

이번 사이드 스토리의 소피아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규율로부터의 해방을 이야기한다기 보단 마도학과 인간을 경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야기라 생각해

실제로 버틴은 오로지 폭풍우의 해결에 관심을 가지고 오는 존재 막지않고, 가는 사람 보내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배신한 메스머 주니어



리버스 세계는 마도학자를 특별한 능력을 쓸 수 있는 종족으로 정의하는데 굉장히 애매한 부분이 많아

그들은 다른 종족으로 구분되지만 대다수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있어. 그러니 인간으로부터 차별 받은거고


그런데 aPPle을 비롯한 각성자, 그리고 피클즈는 인간이 아닌데 이들도 인간의 모습을 한 마도학자와 같은 종족이 되는걸까?

제시카는 탄생의 근원조차 알 수 없고

쿠마르는 순혈 마도학자임에도 "특별한 능력"이라 부를 수 없을 정도지


무엇보다 마도학자와 인간 사이의 경계에서 가장 애매한 존재는

슈나이더라 할 수 있어. 슈나이더는 공식적으로 마도학을 쓸 수 있는 인간이라 하는데 

마도학자의 정의가 마도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마도학자라 정의되어야하지 않나?

그럼에도 슈나이더는 작중에서 인간으로 언급되고 

실제로 폭풍우의 희생양이 되었지.


마도학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마도학자가 아닌 자들을 선별했다는 점,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슈나이더의 비극은 곧 마도학자와 인간을 경계짓는 행위가 가져오는 비극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어. 사실 폭풍우 자체가 그러하지.

따라서 나는 버틴이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닌 마도학자와 인간을 경계짓는 것에 대항하는 거라 말하는거야.


본론1 진리와 수학



사실 진리라는 것의 정의부터가 험난한 길이지만 5장의 인물들의 말, 

그리고 해석관에서 사용된 절대성과 상대성의 투쟁을 바탕으로 유추하면 진리는

어떠한 상황에도 변하지 않는 이치

라고 할 수 있어. 

예를들어 지구중심설은 반박되었지. 반박되기 전까지는 "진리"로 여겨지지 않았겠어? 


단순히 우리가 지금 진리라 부르는 것이(혹은 사실이라 부르는 것이) 언제나 틀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실이 있을 수도 있겠지

그래서 그들이 추구하는 진정한 진리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 그 자체를 말하는게 아닌가 싶네



5장의 제목은 동굴속의 죄수. 많은 사람들이 아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이야.

처음에 지나가듯 현상을 이야기했는데 아페이론 학파의 행동원리를 설명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현상과 실재를 이야기해야 해


현상이란 우리가 보고듣고 느낄 수 있는 것이야.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이론상" 감각할 수 있는 것들을 포함해

실재는 감각과 별개로 존재하는 것을 말해

보는 것 외에 별개로 있다? 는 당시에 상상하기 어려운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게 동굴 설화인거지


만약 동굴밖 세계가 있다고 가정하면 그 세계가 더 낫지 않겠어? 라는 뜻이야

이 가정은 황당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논의되고 있는 이야기야. 

대표적으로, 매트릭스. 씹덕들이 좋아하는 통속의 뇌.


그러면 동굴 밖이나 찾지 왜 숫자박이가 된걸까? 

그건 수학이 불변에 가깝기 때문이야.

불의 세기에 따라 모습이 바뀌고, 결국엔 사라지는 그림자와 달리 동굴밖 세계는 영원해. 그리고 영원에 가까운게 수학인거지

1+1=2라는 항등식은 영원히 틀리지 않아.


그들이 추구하는 진리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이치고

영원성을 가진 수학이야말로 진리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어.

다음 챕터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진리가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할 말 없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진리는 이 수학적 진리가 아닌가 싶네


이 구도를 따라오면 세가지 의문이 발생해

1) 왜 진리를 찾아야 하는가(왜 실재가 더 나은가)

2) 왜 그들의 진리 탐구는 볼품없는가(소네트에 따르면 비이성적인가)

3) 실재란 근본적으로 존재하는가


5장의 주제는 진리란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찾아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이 세가지 의문에 플레이어가 답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어.



본론2 왜 진리를 찾아야 하는가(왜 실재가 더 나은가)



아페이론 학파의 행동이 능능아처럼 보이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위의 생각이 들기 때문이야. 

진리가 뭐라고 떨어진 것도 못 줍고 콩도 못 먹나

하지만 처음에 이들의 기행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지? 그 부분을 살펴보자


첫번째, 사람은 불완전한 것을 참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이건 진화론적으로도 설명 가능해 

여러가지 근거가 있지만 어쨋건 이 경향은 문명 발전의 핵심이 돼


불변하는 지식과 실재에 대해 이야기했지. 이들이 정말로 존재하는가는 둘째치고, 

만약 있다면? 그걸 찾아 나서지 않겠어?


어떤 사람들은 정리 정돈을 참지 못해. 

어질러놓고 사는 사람들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지

숫자박이들도 마찬가지야. 단지 정리 정돈의 완전함을 추구하는 것과 지식의 완전함을 추구하는 것. 방향의 차이지


두번째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야. 

좀 더 현대적으로 말하면 심리적으로 편하기 때문이야.


외부사람들이 보기엔 말도 안되지만, 그들은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숫자가 존재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터이니까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이유를 밝혀내는 거야(우리가 보기엔 이유를 만들어주는거지)

아무 의미없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바보같지만 우리 현실에서 너무 자주 일어나.


큰 사고나 병에 걸리면 가장 먼저 "내가 뭘 잘못했길래"라고 말해

사람들은 명품을 사거나 씹덕 캐릭 스킨을 사는걸 보고 왜 사냐고 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날 보면 날 좋아하나? 라고 생각하는 반면

직장 상사가 날 보면 뭘 잘못했나? 라고 생각하지


사실 모든 현상은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야. 거기에 이유와 의미를 붙여나가는 거지.

그리고 아페이론 학파들이 숫자에 의미부여 하는 것도, 멍청한 궤변론을 펼치는 것도 근본적으로 똑같아

단지 우리가 현실에서 우리의 행동 경향과 부여된 의미에 납득할 수 있는건 또다른 아페이론에 속해 있기 때문이지.


마지막은 인식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인데 안그래도 긴 글이니 넘어가자.


어떤 사람은  숫자박이를 이해할 수 있을거고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병신같다고 생각할 수 있을거야. 


본론3 본질적으로 비슷하지만 왜 그들의 행동이 그렇게 보일까?


너무 당연하지만 현대인의 관점에서 이미 반박되었기 때문이야.

우리는 숫자로 사람을 정의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재판은 궤변이 아닌 증언과 증거의 입증으로 결정될 때 더 합리적이고 정의롭다는 생각이 받아들여진 상태이지.

또 피타고라스는 콩의 영적인 힘이 있어(좋다는건지 나쁘다는건지는 모르지만) 먹는 것을 금했는데 고대부터 먹어온 동양인들은 이게 말도 안된다는걸 알고있잖아?


바꿔 말하면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아직 반박되지 않은 것일수도 있어.

그리고 이게 재건과 재단을 벗어나 버틴이 추구하는 방향이 되는거지.



작중에서 궤변 재판에 대한 버틴의 행동은 소네트의 모습과 대비되는데,

소네트는 재단의 이성에 부합하지 않아 그들을 비이성적이라 생각했고

버틴은 그저 상황을 이해하고 반박해 나갔어.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평소 접근방법이 드러났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룹 외부에서 보면 비이성적인 모습을 보이는 단체는 아페이론만이 아니야. 

재건은 말할 것도 없고 재단도 마찬가지. 


본론4 실재란 존재하는가



정답은 없어. 다만 실재를 찾아가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우리가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자연cosmos은 모두 현상이라 할 수 있어. 

실재란 존재하는가? 라는 말은 바꿔말하면 현상을 규정지을 수 있는가? 라는 말이 돼.

우주는 그냥 거기에 있을 뿐이야.

그것에 대해 어떤 사람은 신이 만들었다고 말하는거고

어떤 사람들은 태초에 불꽃놀이가 있었다고 말하는거지.

어쩌면 모든 것은 우연일지도 몰라. 거기에 우리가 과학, 종교, 도덕등 이유를 붙여나가는거고


마도학자들도 마찬가지야. 각성자들이 그냥 거기있는 것처럼

마도학자들도 그저 마도학자로 태어났을 뿐이야. 인간도 마찬가지.

그 모두를 종족으로 묶어 선별하는 것은 폭풍우고 

노아의 방주에 들어갈 대상을 선별하는 것은 재단과 재건, 아페이론이지.


그리고 버틴은 노아가 되길 거부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것이 맨 처음의 해석관이 돼. 


사실 버틴이 그렇다는건 추측이지만 이 스탠스를 명백하게 표방하는 마도학자가 있어.


다음 글은 레굴루스와 무리수, 그리고 세레스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