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옛날 옛적에

02. 닉시관
03. 농담의 나라





04. 견본품



A 나이트
"오신 김에 앉으시죠, 마침 청중이 부족하다고 느낀 참입니다."


마치 소더비의 방에 티폰 장난감이 진열되어 있듯, 이터니티의 TV 프로그램 <투나잇 쇼>와 같은——

방 주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물건들이 많았다.

검틀 위의 무기, 그리고 표지에서 희미하게 농담 모음집임을 알 수 있는 탁자 위의 누렇게 바랜 책.

그리고 방의 구석에는 커다란 기름통이 놓여져 있고, 가까이에서 벽난로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안 리
"나이트 씨! 기름은 불 옆에 두면 안 돼! 그러다 불나!"


A 나이트
"걱정 마십시오, 안안 리 양, 이 불길은 필부의 추억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안정적이고, 온화하며, 과하게 뜨거워지거나 모든 것을 태우려는 야망 따위가 생길 일은 없죠."


A 나이트가 불길을 건드리자, 불길이 마치 온순한 망아지처럼 A 나이트의 손을 둘러쌌다.


안안 리
"나이트 씨, 당신은 갑옷이잖아, "금은 불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으니—— 당연히 불이 무섭지 않겠지."


방 한 쪽에는 여러 종류의 트럼펫이 놓여 있었고, 책상 위에는 다채로운 색의 깃발들이 놓여 있었다. 그 수가 얼마나 많은지 어지럽혀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재빠른 손 하나가 작은 녹색 나무 조각새의 방향을 조절했다.


안안 리
"이건 어디다 쓰는 거야? 좀 돌리면 더 예쁠 것 같은데."


A 나이트
"이전에 필부가 '기사 농담 축제'를 위해 준비한 것입니다."


올리버 포그
"기사 농담 축제?"


A 나이트
"고인에게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필부는 이게 아주 흥미롭게 느껴지더군요."

"쉽게 말하자면, 농담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둥글게 앉아 뽑힌 순서대로 자기 농담을 말하는 것입니다."

"도저히 농담이 생각이 안 난다면,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해도 좋습니다."

"필부가 그 나무 조각 아래에 특별한 장치 하나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A 나이트가 손가락을 뻗어 꼬리깃을 살짝 건드렸다.


나무 조각새
"딸깍딸깍"


작은 새가 돌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노란 부리가 올리버 포그의 앞에서 멈췄다.


A 나이트
"지금이 기사 농담 축제 도중이라고 치면, 다음 타자는 '올리버 포그' 인 겁니다."


올리버 포그
"꽤 재밌을 것 같네."

"그렇지만 가방 안의 사람들은 모두 자기 할 일 하느라 바빠."

"버틴도 폭풍우 때문에 쉴 날이 거의 없고."

"아마 대부분은 이 농담 축제에 참여할 시간이 없을 걸."

"...나 원 참, 휴가가 필요한데."


A 나이트
"모두가 바쁘기 때문에 필부가 이 축제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선 요새 사람들 얼굴의 웃음기와 웃음소리가 사라진 것을 눈치 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필부가 농담 축제의 연습으로 기사들의 이야기를 낭송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 이야기로 여러분들이 유머 감각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아니면 최소한 잔뜩 늘어진 신경을 좀 풀 수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안안 리
"아아! 이야기 낭송회같은 건가?"


APPLe
"기사 농담 축제에 레퍼토리를 추가하는 건 어떨까요?"

"기사도 정신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 나이트
"이전에 필부가 미스터 X에게 사라고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는 약간은 무모해 보이는 기사 롤랑이 그의 절친 올리비에와 무어인들의 여왕 브라미몬드를 배알합니다."

"그들은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일을 겪지만,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맞이합니다."

"흠..."


햇빛이 비스듬히 스며들어오고, 창 밖에서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A 나이트
"이런 좋은 날씨는 필부에게 수백년 전 어느 오후를 떠올리게 하는군요."

"그 무렵에 필부는 옛 친구들과 자주 다과회를 가지곤 했죠."

"그 중에는 아주 용감한 여기사도 한 명 있었습니다. 필부는 그녀를 매우 존경합니다."

"그녀는 페르구스라는 거인과 악전고투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역사에는 그녀의 공적이 기록되어 있지 않았기에, 필부는 그녀의 불평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또 실은 그 전투에는 필부도 참여했습니다. 필부는 이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찰리 양이 필부에게 이걸 연극으로 각색해도 되겠느냐고 물어본 적도 있었죠."

"부디 필부가 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

05. 숫돌과 같은 길



• 기울임꼴로 작성된 부분은 스토리 중간에 포함된 내레이션을 의미함.

• 오역이 있을 수 있고, 지적을 받으면 판단 후 수정할 것임.
잘못된 지적을 받았다고 화 안내니까 제발 그냥 이거 아니다 싶으면 혹시 모르니까 지적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