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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찬미가
사람들은 향기를 찬미하고, 진홍의 액체를 찬미하며, 그분의 보살핌에 있는 모든 것들을 찬미한다.
태번 • 문 밖, 태번에서의 회견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졌다.
그러나 문 밖에 나타난 것은 주정뱅이들이 떠드는 소리만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 쾅ㅡ "
조지 : 빌어먹을!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물을 섞은 거야?
태번 주인 : 여기서 꺼져라, 입만 열면 헛소리만 늘어놓는 더러운 궁상 놈아!
도둑놈 같은 주정뱅이는 몰래 병에서 빠져나온 코르크 마개를 끝도 없이 핥고 입맛을 다셨다.
태번 주인 : 시끄럽게 야단법석 떨지 마라!
네 주머니 안에 있는 불쌍한 동전 몇 푼을 만져 봐라, 그것들은 고작 그 정도의 가치 밖에 안 돼!
조지 : 더… 좀 더 내오라고, 내가 살 수 있어!
깨끗한 의복을 입은 한 사람은 거리낌 없이 밖의 벽에 기대어 있다.
디케 : 여기서 가장 좋은 백포도주 두 잔을 부탁하오.
주인은 의아한 감정을 일단 제쳐두고, 다급하게 법관 나리를 위해 태번의 문을 밀쳐 열었다.
태번 주인 : 더 필요한 것은 없으신가? 우리 태번이 비록 작은 곳에 불과하지만, 있어야 할 것은 다 있소이다!
물론 메뉴 외의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다고~
그러면서 윙크를 한 그의 노력은 허사로 돌아갔고, 상대방은 전혀 들어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디케 : 나는 사람 하나를 찾기 위해 이곳에 왔소. 이 땅에 대하여 가장 잘 아는 사람.
그러자 옆에 있던 지저분한 머리가 서둘러 다가왔다.
조지 : 나리, 이 제가 바로 당신께서 찾으시던 사람입니다! 무엇을 알고 싶으십니까, 귀족 나으리들의 외도?
아니면 뭔가 자극적인 장소를 찾고 싶으신가요? 자자, 안심하십시오, 제 가격은 상당히 합리적입니다.
그는 벅찬 마음에 감격하여 가슴을 치며 단호하게 말했다.
디케 : 두 잔 모두 그대의 것일세.
조지 : 오~ 나의 나리, 당신을 찬미합니다!
당신과 같은 큰 인물은 이 일을 반드시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문 뒤에서 풍겨오는 와인 향기에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돌려 앞에 있는 사장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조지 : 잘 받아 적으라고! 기억해, 단 반 방울도 섞어서는 안 돼. 나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태번 주인 : 흥.
앞뒤의 그림자가 골목 사이를 누비고 있다.
디케 : 이곳이 그대들의 시장이오?
조지 : 그렇습니다, 존경하는 나리. 다른 마을의 상인들은 모두 우리에게 와서 특산품을 사고 팔지요.
때문에 당신들이 약간의 돈을 쓰기만 한다면, 언제나 좋은 보물을 많이 구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옆에 있는 더 높은 곳은… 황폐화되어 버려지기 전까진 우리의 탑이었습니다.
그는 목소리를 낮추며 앞으로 다가왔다.
조지 : 큰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 후로 아무도 관리하는 사람이 남지 않아서…… 다들 그 안에 구울이 숨어있다곤 하는데…….
나리, 그곳에서 좀 떨어져 있는 곳이 좋겠습니다.
디케가 주위를 둘러보니 오가는 사람이 매우 적었으며, 그들 대부분은 표정이 괴상하고 시선을 얼핏 피했다.
그녀가 옆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 바라보니, 융기된 흙더미가 탑 아래 골목에 숨겨져 있었고, 외딴 십자가만 살짝 보였다.
디케 : 흠……? 이곳은 황량한 것이 시장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묘지에 더 어울리는 것 같군.
디케는 상대방이 말을 받기도 전에 곧장 골목으로 향했다. 골목으로 들어서자 흙더미가 통째로 들어났다.
가장자리에는 시든 들꽃 몇 송이와 엉킨 건초가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상태로 방치되었고, 썩은 나무 십자가가 꽂혀 있었다.
이따금 개미들이 그 위를 기어가곤 했다.
디케 : 이 무덤도 시장의 특산품 중에 하나인 것이오?
조지 : 이건, 이건 아마도…… 새로운… 예전에는 분명 제가 이걸 본 적이 없는….
맞다… 요즘은 확실히 구울에 대한 소문이 많이 나돌고 있습니다만, 다들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 어쩌면…….
그러다 갑자기 다가온 남자는 옆에 서 있던 조지를 매섭게 노려보며 상대를 한쪽 구석으로 밀쳐냈다.
말라기 : 당장 물러가라, 이 더러운 놈아! 네놈이 어찌 법관 나리의 옷을 더럽힐 수가 있겠느냐!
그는 고개를 돌려 숙연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말라기 : 아! 존경하는 법관 나리! 당신께서 마침내 이곳에 당도하셨군요.
우리는 수도원에서 당신을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혼자 바깥에 나와 계십니까?
디케 : 업무 습관일 뿐이오.
그는 깨달음을 얻은 척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두려움에 휩싸인 표정을 지었다.
말라기 : 이 술주정뱅이는 그저 미치광이일 뿐입니다.
만약 그가 당신에게 어떠한 헛소리를 지껄였다면, 넓은 아량을 베푸시어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그는 조지를 노려보며 무의식적으로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말라기 : 아앙? 왜 몸에서 랑그독 루시옹 냄새가 나지? 어디서 이렇게 좋은 포도주를 훔쳤느냐, 이건 범죄다 꼬맹이놈!
조지 : 흥, 나는 훔치지 않았어! …이것은 정당한 나의 노동 보수라고!
말라기 : 잠시 후에 값을 제대로 물도록 하겠습니다! ㅡㅡ법관 나리~
그는 재빨리 새롭게 웃는 얼굴을 지어보였다.
디케 : 나는 아직 그대가 계산해야 할 빚이 하나 더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네.
보고되지 않은 살인 사건, 그렇지 않소?
말라기 : 아니요, 아니요, 무언가 오해하셨습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이 일을 보고하려고 했지만,
다만… 우리는 아직 서류 정리를 완전히 끝마치지 못했습니다.
그는 머뭇거리며 말을 끊었다.
디케 : 괜찮소, 나도 그대들의 지루한 진술조서에 관심을 기울일 생각은 없으니.
이제 그대는 직접 진술할 수 있겠군.
말라기 : 아…
칼자루를 두드리는 높고 낮은 음이 말라기 수도사의 귀에 들려왔다.
디케 : 쓸데없는 걱정은 할 필요 없으니, 계속 하시오.
말라기 : ……사망자는 체세나라고 하는 수도사입니다.
조지 : 아-! 체세나라니….
말라기는 다시 그를 노려보았다.
디케 : 계속 하시오.
조지 : 저는…… 모든 사람들이 그가 바로 숨어있는 구울이라고 말하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말라기 : 그 입 닥쳐, 아니면 이제부터 식량 배급은 필요가 없단 뜻인가?
조지 : ….
주정뱅이는 목을 움츠렸다.
말라기 : 우리의 예비 조사에 의하면, 체세나는 음주 상태에서 실족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약간 당황한 듯 사방을 둘러보았다.
디케 : 진술을 이어나가기 불편한 것이라도 있나, 말라기 수도사?
말라기 : 많은 주민들이 이미 죽은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을 목격한 적이 있다 주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탑에 몰래 들어갔더니 몸에서 항상 이상한 이상한 악취가 난다거나……. 밤에 시신을 업고 시내에 간 적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디케 : 주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소?
말라기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다.
말라기 : 물론 아닙니다, 나리! 시체를 먹는 구울은 분명히 존재하지 않지만-- 확실치는 않지만, 그는 주술사입니다…….
디케 : 허.
말라기 : ……장로회의 어르신들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디케 : 그래서 그대는 그가 주술사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생각하는 것이오?
그는 다가가서 두 사람만이 똑똑히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귓속말을 했다.
말라기 : 나리, 진상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도원에 주술사가 하나 숨어 있다는 것은 어쨌든 떠벌릴 만한 일이 아니지요.
그는 마지못해 눈 앞의 이 미성숙한 나리를 일깨우고 있다.
말라기 : 더구나 큰 전염병이 이미 지나갔는데도 우리를 향한 주민들의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도원이 정말로 우리를 보호할 수 있을까? 그들이 할 수 있을까?"-- 당신도 비슷한 말을 많이 들으셨을 테지요.
주술사건, 아니면 구울이건 수도원에게는 모두 정의롭지 못한 존재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이 이상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상대방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이것은 그로 하여금 자신의 연설에 상당히 만족하도록 했다.
디케 : 충분한 이유로군.
말라기 : 예ㅡ
디케 : 나는 동의하지 않소.
말라기 : 예……?!
그는 화들짝 놀라서 이 젊은 법관을 바라보았다.
디케 : 나는 지금 사건의 진상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잘 모르오.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확신하는 것은
그것이 그대와 내가 나누는 이 가치 없는 대화 속에는 분명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오.
말라기 :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주술사들의 행위는 대부분 종잡을 수 없어 우리는 실질적인 증거를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디케 : 그래서 내가 그대들을 도우러 이곳에 온 것이오.
말라기는 짜증을 참으며 자신의 분노를 억누르려고 애썼다.
말라기 : 당신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 잘 모르는 것 같군요…….
대중들에겐 진정이 필요한 것이지 진실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리. 부디 부탁드립니다ㅡㅡ
디케 : 그대가 해야 하는 일은 내게 효과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 뿐이오.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아니지.
슈각ㅡㅡ
말라기 : 오오, 물론이죠, 물론이죠.
그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디케 : 그대의 협조에 감사를 표하오.
그 차가운 금속의 손잡이는 마침내 만족스러운 듯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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