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기에 삼류 막장드라마처럼 보이는 이 이야기는

독일 작곡계의 거장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걸작 오페라, <장미의 기사>다.

오늘은 바로 요 오페라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갑자기 왜냐고 묻는다면 이번 사츠키의 스킨 모티브가 요거임


*위 이미지는 글의 내용과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아내/남편과는 별개로 젊고 어린 애인을 하나쯤 따로 두는 게 자연스러웠던 당시 귀족 사회

주인공 '옥타비안'은 17세의 미소년으로 그 스스로도 젊은 백작이자 또한 공작부인의 애인이기도 했다.


이야기는 어느 날, 옥타비안과 공작부인이 밀회를 즐기던 중 공작부인의 무례한 친척 '오크스'가 쳐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참고로 저 이름은 황소라는 뜻으로, 저돌적이고 앞만 보는 오크스의 성질을 은유하고 있다.


본래 오크스는 신흥 귀족 가문의 딸과 결혼할 예정이라 옛 풍습에 따라 예물을 인도할 '장미의 기사'를 소개시켜 달라고 하기 위해 공작부인을 찾아왔는데


하필이면 밀회를 들키지 않기 위해 하녀로 여장하고 있던 옥타비안이 난봉꾼인 오크스의 눈에 띄고 만 것이다.

오크스는 여장한 옥타비안에게 추근덕대고,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참던 공작부인은 오크스에게 장미의 기사로 옥타비안을 추천하게 된다.


결국 옥타비안은 장미의 기사로 오크스의 장미 헌정식에 참석하게 되는데

오크스의 결혼 상대, 신흥 귀족의 딸 조피에게 은 장미를 바치면서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결혼을 앞두고도 다른 여자에게 껄떡거리는 오크스의 모습에 질린 조피 또한, 이 여자처럼 예쁘장한 미청년에게 끌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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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피를 껴안고 희롱하려 드는 오크스는 그녀의 마음속에서 평가가 극도로 낮아진다.

결국 옥타비안과 오크스가 결투를 벌일 정도로 상황은 악화되고, 이 결혼식을 끝내기 위해 두 사람은 계획을 짜는데...

그 계획이란 바로 오크스가 여장한 옥타비안에게 반했던 걸 이용하여, 그를 함정에 빠트리는 것이었다.


결국 오크스와 (여장한) 옥타비안은 여관에 가고, 오크스는 (여장한) 옥타비안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그녀를 침대로 쓰러트린다. 하지만, (여장한) 옥타비안이 (여장 안 한) 옥타비안과 너무 닮았기 때문에 망설이고 마는데...


그 순간! 조피와 하인들, 경찰이 뛰어들어와 바람 현장을 적발한다. 결국 오크스는 파혼되고, 조피와 (여장 안 한) 옥타비안은 연인이 된다는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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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재미있는 이야기 중 하나는 '장미의 기사'라는 관습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의 진행을 위한 장치인 셈.


설명만 보면 그냥 싸구려 연극 같지만 <장미의 기사>는 음악적, 문화적, 예술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오페라이며 당시 상류층의 모습과 청춘들의 불타는 사랑을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감각으로 버무려 낸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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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흥미가 생긴다면 <장미의 기사> 오페라를 한 번 보는 것은 어떨까?


사츠키의 스킨 명칭은 <은장미>이며

이것은 작중 이야기에서 장미의 기사가 신부에게 건네주는 은장미를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 사츠키가 사실은 여장한 보추라는 대담무쌍한 해석을 꺼낼 수도 있지만

재기발랄한 성격, 속박하는 현실, 벗어나기 위한 노력 등등을 미루어 봤을 때

이번 사츠키 스킨의 모티브는 옥타비안보다는 그의 연인, 은장미를 받은 신흥 귀족의 딸 조피로 보인다.

하녀 마리안델(여장한 옥타비안)일 수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복장 자체가 좀 귀족적인 드레스에 가까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