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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오더 발진 10일 전-—


"곧 24대 아크 함대의 워프 가동 시험이 있을 예정이니 선실 내의 모든 메크는 밖으로 대피해주시길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곧 24대 아크 함대의-"


선실 내부를 걷고 있는 매우, 매우 초조해보이는 녹색의 초췌하고 빼빼 마른 메크. 그의 이름은 하이-빔, 그가 올라타 있는 9번째 아크의 함장이 될 자였다. 


쉰 목소리로 굉장히 빠르게 궁시렁대는 하이-빔. "밖으로 대피하라고? 내가 함장인데 내 함선 하나도 맘대로 못 들어가? 머,멍청한 놈들. 내가 왜 이 자리에 올라서까지 경비들을 피해야 하는 건ㄷ-"


복도를 조심히 걷던 그는 떠다니는 구체의 감시 드론이 보이자 재빨리 구석으로 숨었다. 그는 눈알을 굴리며 벽에 딱 붙은 후, 드론이 지나갈 때까지 숨 죽이고 기다렸다. 드론의 렌즈에서 쏘아대는 붉은색 스캔용 레이저가 방향을 돌리자, 그는 재빠르게 기관실로 향했다. 


기관실에는 가동 준비 중인 양자 엔진이 괴기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세상 모든것에는 항상 겉으로 보이는 그 이상이 있다지." 하이-빔은 엔진을 보며 한 쪽 입고리만 올라간 미소를 지었다. 그는 엔진에 손을 대려다 멈칫 하고 팔목에서 홀로그램 문서를 꺼냈다.



"코드 13. 코드13... 그 놈이 누구든 간에, 무슨 일을 벌이든지 간에 내가 그 전에..."


하이-빔은 엔진 패널을 전개해 문서 칩을 입력하고 모니터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쿵. 


기관실 문이 닫혔다.


암흑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하이-빔은 그 순간 얼어붙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스파크를 누군가 거머쥐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노,놀래키려는 거면 그만 둬." 하이-빔은 암흑을 향해 외쳤다. 기관실을 빼곡히 채운 파이프와 기분 나쁜 장치들 사이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실루엣이 그림자만을 비추며 대답 없이 돌아다닐 뿐이었다. 


"테스트 발진까지 1 파티클."


선실 안을 가득 채우는 기계음. 


하이-빔은 손에서 블래스터를 전개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내가 맡을 함선에서 누군가를 쏘고 싶지는 않아."


발소리.


"제발. 누구던지 간에."


빨라지는 발소리.


"읍-!!"


둔탁하고도 신속한 마찰음, 그리고 침묵.


"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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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오더 발진 9일 전-


"이게 워프 중에 양자 생성기 옆에 서 있으면 안되는 이유인가."


"도가 지나쳐, 하울러."


"도, 도. 그놈의 도. 무슨 의미가 있냐." 


"다른 메크도 아니고 우리 함장이잖아."


"우리 함장이 될 '예정'이었지."


수많은 기자 메크와 카메라 드론이 몰려있는 아크-9의 기관실. 양자 엔진과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스파크가 꺼져버린 것으로 보이는 하이-빔의 몸이 섞여있었다. 끔찍한 광경이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조타수 아트파이어와 항해사 하울러. 


둘은 자신들의 함장이 될 예정이었던 메크의 잔혹한 시체 앞에서 몸 둘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들도 불려온 것에 불과했으니까. 뒤에선 기자 메크들이 너도 나도 현장을 취재하려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아트파이어와 하울러는 서로에게 눈짓을 주고 받더니 함께 외쳤다. "다들 꺼져주시겠어요."


꺼져주는 기자들. 


하울러는 고개를 숙이곤 하이-빔의 옵틱을 이리저리 살폈다. 


"뭘 봤길래 이리 고통스럽게도 가셨을까." 


"엘리트 가드에 맡길 문제야. 우리는 이 함선을 예정대로 띄우기만 하면 돼. 그게 우리 일이다." 아트파이어가 딱 잘라 말했다. "엔진을 고치는게 우선이야."


하울러가 한숨을 푹 쉬고는 대답했다, "새 함장을 찾는 것도 우선이지."


엔진 패널 아래에 조용히 반짝이는 문서 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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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MTE 스타일의 트포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을 써보고 싶어서 연재하고 있는 작품의 서곡임


트포판 스타트렉이라 생각하면 편할듯


시대 배경은 대전쟁 훨씬 이전으로 오토봇 디셉티콘 구분이 없는 노바 프라임 시절


자세한 설정과 스토리는 1화부터 본격적으로 소개할 예정이야


다들 취향에 맞으면 좋겠네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