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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링 눈나 애호 소설임미다. 


전개상 3화와 이어지지만, 외전 링 야설을 읽고 와야 이해가 더 원활할 수 있음. 


개추를 누르고 댓글을 써 주시면 29포인트가 공짜로 생김 


불쌍한 글쟁이에게 많관부. 


—----


제 2천년기, 1102년 봄. 


5월 8일 14:00. 



의료부에서 위장약을 처방받은 뒤, 나는 서둘러 사무실로 돌아왔다.   


와파린은 입원 치료를 권했지만 그럴 시간조차 아까웠다. 


아무리 니엔의 발암성 훠궈가 속을 태워도, 링을 혼자 두는 것만큼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는 못해. 


아직 휴가 받았다는 얘기도 못 했고, 같이 가자고 권유도 못 했는데. 



“링, 미안해. 많이 늦었….응?” 



그런 마음을 품고 다급하게 문을 열어젖히자. 


별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흠냐.” 



암막이 쳐진 사무실 안에서, 링이 자고 있었다. 


그런데 자고 있는 모습이 꽤나 희한했다. 


박쥐처럼 한쪽 발뒤꿈치를 책장 꼭대기에 걸치고, 꼬리로 천장의 전등을 붙든 채 팔짱을 끼고 곤히 잠든 그녀. 


책상 위에는 술병이 굴러다녔고, 사무실 바닥은 시가 적힌 죽간으로 가득했다. 


고요한 사무실 내부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그녀의 작은 숨소리뿐. 


더없이 기묘하긴 해도, 링이 머무는 공간은 이래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다. 


혹시나 그녀가 깰까 싶어 아무렇게나 흩어진 죽간들을 조심조심 정리하던 와중. 


링이 긴 하품과 함께 눈을 떴다. 


예쁜 속눈썹을 깜짝이며 나를 바라보는 그녀. 



“...하암, 그대여, 왔어?” 


“잘 잤어, 링?” 


“응. 그대의 사무실에서는 잠이 정말 잘 오거든. 점심은 먹었어?” 


“...뭐, 대충.” 


“다행이야. 그대가 어디 가서 배를 곯고 왔으면 마음이 많이 아팠을 텐데.” 



으으읏, 차. 


거꾸로 매달린 채 힘껏 기지개를 켠 그녀는 이내 책장에서 폴짝 뛰어내려 내게 다가오더니. 


그녀의 시가 적힌 죽간을 그러모으는 나를 돕기 시작했다. 



“더 자도 돼.” 


“아냐. 그대의 사무실을 이렇게 어지럽혀 놓고 태평하게 꿈이나 꾼다니, 그건 그대에게 못 할 짓이지. 마음 같아서는 그대를 쉬게 하고, 나 혼자 정리하고 싶은데.” 


“그건 내가 싫어.” 


“그럴 줄 알았어.” 



링의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졌다. 


그 작은 미소가, 니엔의 폭발성 훠궈보다 더 내 심장을 더 뛰게 만든다. 


아, 니엔 하니까 생각났네. 



“어디 갔다 왔는지는 안 물어봐?” 



내 물음에, 링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아니, 궁금할까 싶어서.” 


“죽을 만큼 궁금하긴 한데, 그대에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 싫어.” 


“집착해도 돼. 나도 너한테 집착하고 있으니까.” 


“어머, 그런 거야?”  


“그럼.” 



링한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만약에 그녀가 어느 날 내 곁에서 갑작스럽게 사라져서 두 시간 동안 안 돌아온다면 나는 미쳐 버릴지도 모른다. 


불안장애가 와서 그녀의 체취가 남은 물건을 하나하나 품에 안고, 네 이름을 몇 번이고 부르면서 로도스 함내를 유령처럼 배회하겠지. 


어딜 봐서 이게 어제 연인이 된 사람의 태도인가 싶기도 했지만, 별 수 없어. 


내가 그녀에게 품고 있던 마음은 하루이틀이 아니니까. 


그런 내 생각까지 읽은 걸까, 그녀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럼, 내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인 그대는…나 몰래 어느 미인과 정담을 나누다 오셨으려나?” 


“...그런 농담은 하는 거 아냐, 링.” 


“아하하, 미안.” 



애초에 링만큼 예쁜 사람도 없고. 


링만큼 나를 잘 이해해 주는 사람도 없는 데다가. 


링만큼 내 감정을 요동치게 만드는 사람은 이 테라 전체를 뒤져 봐도 없다. 


그녀를 두고 바람을 피우느니 혀 깨물고 죽고 말지. 



“잠시, 니엔이 불러서 갔다 왔어.” 


“응? 니엔이?” 


“뭐, 상견례라던데.” 



눈을 동그랗게 뜬 그녀에게, 나는 방금 니엔과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물론 몇 가지는 뺐다. 


예를 들면 그년이 내게 방사성 훠궈를 먹인 것. 


뭐, 링에게 쓸데없는 걱정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도, 니엔의 목숨을 붙여 주기 위함도 있었지만…. 


내 입장에서도 이는 보험이다. 


니엔의 가벼운 입이 열려서, 나와 링만의 추억이 로도스 전체에 퍼졌을 때를 위한 보험. 


만약 니엔의 훠궈 이야기를 로도스 내부에 퍼트리면, 켈시를 위시한 의료부에서 박사를 암살하려 한 죽일 년이라고 아우성을 칠 거고.


링은 평소의 여유로운 웃음이 싹 사라진 사나운 얼굴로 니엔의 뚝배기를 깨겠지. 


물론 니엔도 이 사실은 충분히 알고 있을 터. 


섵불리 입을 열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말을 끝내자, 링이 살짝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음, 니엔이 쉐이의 부활을 막는 계획을 내놨고, 그 계획에 끼워 주는 대가로…우리의 어젯밤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고?” 

 

“미안해. 정말 미안해, 링.” 



죄책감이 느껴졌지만, 나와 링 사이에 비밀이 있어서는 안 되는 바. 


숨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그녀에게 이실직고하자, 링은 부드럽게 웃었다. 



“난 딱히 상관없는데? 그대가 부끄럽다면 그건 아주 다른 문제지만.” 


“화 안 내?” 


“화 낼 게 뭐 있어. 나를 생각해서 한 행동 아니야?” 


“그건 그런데.” 



탁, 깔끔하게 만 죽간을 소리나게 내 책상 위에 올려놓은 링이 나를 돌아보았다.  



“그대여, 나는 시인이야. 순간의 영감에 몸을 맡기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오는 모든 이야기를 붓에 담아 써내려가는 사람이란 말이야.” 



가을 하늘처럼 맑은 그녀의 얼굴에, 불쾌감은 전혀 없었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세상에 보여주는 데 익숙해. 거리낄 것도, 부끄러워할 것도 없지. 그리고 그대와의 하룻밤 추억은, 내가 지금까지 써 온 그 어떤 시보다도 아름답고 소중한 걸작이야. 한두 군데 가져다 보여주며 자랑한다 하여도, 화가 나거나 하지는 않지. 그저 그 이야기를 이상하게 곡해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때는 참지 못할지도 모르겠네.” 


“...링.” 


“그대가 그 이야기를 떠들고 다녔어도 그냥 웃고 넘어갔을 텐데, 그 행동의 동기가 나를 위함이었다면 더할 나위 없지. 고마워, 그대여.” 



이게 인간과 쉐이의 차이일까. 


아니, 분명 그런 건 아니겠지.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 주기 위해 일부러 무리하는 건 더더욱 아니고. 


그저 나를 그만큼 아끼기에. 


그리고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 솔직하면서도 자유로운 그녀이기에. 


마음 가는 대로, 날것 그대로의 심정을 내게 이야기하는 것 뿐이다. 



“...좋아해.” 


그런 그녀의 여유가 정말 좋아. 


나와의 추억을 정말 소중하게 여겨 주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안 그래도 예쁜 마음을, 더 아름다운 말로 포장해서 내게 살포시 건네는 그 마음씨가 너무 좋아.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흘러나온 생각에, 링이 한여름의 산들바람처럼 시원하게 웃었다. 



“나도 정말 좋아해, 그대여.” 


“...두 번 다시, 이런 일 없게 할게.” 


“그대가 그걸 바란다면.” 



하지만 니엔 그 아이는 교육이 좀 필요할지도 모르겠네, 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돌리는 링. 


그런 그녀의 모습에, 오늘 아침부터 그녀에게 전하고자 했던 좋은 소식이 문득 떠올랐다. 



“저기, 링. 사실 나, 휴가를 받았어.” 



내가 생각해도 전혀 뜬금없는 소식에, 그녀가 귀를 쫑긋거렸다. 



“응?” 


“이 주 뒤에 염국에서 쉐이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는데, 거기에 내가 참석하게 됐거든. 그 청문회 때까지 쉬다 오래.” 


“...청문회?”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듯, 링은 미약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뒤이은 내 말에, 그녀의 얼굴에서 꽃이 피어났다. 



“그리고…같이 가고 싶은 오퍼레이터 한 명을 대동해도 된대.” 

  

“어머, 정말? 그럼 그대가 데려가고 싶은 이는….” 


“말이 필요해?” 



나는 피식 웃었다. 



“같이 가자, 링. 너랑 함께 가고 싶어.” 



다른 오퍼레이터들에게는 권유조차 하지 않았다. 


각기 사정이 있어 바쁘기도 하고, 이 주라는 시간을 함께 보낼 만큼 친밀한 이도 딱히 없고. 



“그대와 단 둘만의 여행이라니…상상조차 못 했던 호사인걸. 너무 행복해서 지금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 


“아마 내일 바로 출발할 거야. 이 주는 꽤 짧은 시간이니까, 염국 안에서만 돌아다니는 작은 여행이 되겠지만…잘 부탁해.” 


“응, 응.” 



다른 무엇보다, 너와 함께 가고 싶었다. 


이런 별거 아닌 소식만으로 세상을 다 얻은 듯 함박웃음을 짓는 너와. 


꿈에서 함께하는 것을 선택한다면, 여행 따위 몇백 번이라도 갈 수 있는 것을. 


그러지 않고, 우리가 땅을 디딘 이 현실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 몸둘 바를 모르는 너와 함께, 이 세상을 보고 싶었다.  



“...이건, 준비가 필요하겠는걸. 좋아, 그대는 잠시 기다리고 있어. 30분 안에 돌아올게.” 



프로펠러를 돌리듯 꼬리를 힘차게 휘두르던 그녀가 문득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냅다 내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응? 준비?” 



그리고 30분 뒤. 



“좋아, 돌아왔어.” 



그녀가 돌아왔다. 


손에는 뭔가 바리바리 싸 든 상태였다. 



“링, 그거 뭐야?” 


“개인적인 소지품이야. 이건 갈아입을 옷이고, 이건 내가 옥문을 떠날 때 염국 태부에게 받은 소고야. 아, 그리고 이건 내가 제일 아끼는 술병. 또 이건….” 



한껏 들뜬 모습으로 하나하나 물건을 꺼내 놓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살짝 얼이 빠졌다. 


소고는 왜 챙기는 걸까. 



“뭐가 정말 많네.”


“응, 그렇지?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이거야.” 



링이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살랑살랑 흔들었다. 


검은 광택이 나는 카드 한 장. 


한가운데에서 로도스 아일랜드의 회사 마크가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저거, 혹시….


“법인 카드?” 


“맞아. 방금 아미야한테 받아왔지. 그대랑 같이 가게 됐다고 말하니까 별 말 없이 내주던데?” 


“오….” 


“여기서 재미있는 제안을 하나 할게, 그대여.” 



링은 카드를 등 뒤로 숨기고는, 내게 몸을 기울였다. 


바로 코 앞에서, 장난기 가득한 그녀의 눈동자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이 카드, 안 쓰지 않을래?” 


“응?”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어안이 벙벙해진 내게, 그녀가 속삭였다. 



“이 카드를 쓰면 분명 편할 거야. 숙소도 이동수단도 문제 없이 구할 수 있고, 술도 맛있는 음식도 원하는 만큼 살 수 있겠지.” 


“그거야 뭐.” 



로도스가 그렇게 풍족하지는 않지만, 두 사람의 여행 경비를 감당 못 할 정도의 부실기업은 또 아니니까. 



“하지만 그대는 정말 그런 여행을 바래?” 


“...글쎄.” 


“난 말이야, 그대여. 오롯이 우리 둘만의 시간을 한껏 즐기고 싶어. 그대의 손을 잡고 거리를 걷고, 먹어 본 적 없는 음식도 함께 먹고. 때때로는 길을 잃어 헤매거나, 숙소를 구하지 못해 허름한 정자에서 별을 보며 잠들거나 하는 것도, 함께라면 분명 즐거울 거야. 그렇지?” 


“당연하지.” 



그거야 말할 것도 없다.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자, 링이 활짝 웃었다. 



“나는 그대와 그런 추억을 공유하고 싶어. 남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오로지 서로만을 의지하며 나아가는 그런 여행을 원해. 이후 돌아보았을 때, 힘들었지만 그때는 정말 즐거웠지 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기억들을, 그대와 함께 쌓고 싶어.” 



아, 진짜. 


멍청한 짓도 정도껏이지. 


이 법인카드 한 장이면, 최고급 호텔이나 높으신 분들이 이용하는 식당에도 갈 수 있을 거고. 


그녀가 원하는 비싼 술도. 


그녀의 시상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아름다운 곳도 원없이 느끼고 볼 수 있을 텐데. 



“오롯이 두 사람의 힘으로 대지를 거닐어 보자. 돈이 떨어지면, 내가 거리에서 노래를 할게. 그대는 소고를 쳐 줘. 느닷없이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면, 근처의 집 처마 아래로 들어가서 함께 비를 피하자. 추위가 다가올 틈도 없게 서로 꼭 끌어안고 시간을 보내는 거야. 언제까지고.” 


“...링.” 



너는 정말로 욕심쟁이구나.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걸 바라다니. 



“밤에는 들판에 앉아, 값싼 술 한 병을 곁들이면서 미래를 이야기하자.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덧없기에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쏟아질 것처럼 하늘을 가득 메운 별 아래서, 그렇게 우리 둘만의 보물고를 점점 채워나가자.” 



그런 네가 좋아. 


이미 내 마음 속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해 버린 네가. 


다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표정을 내게 드리우고, 어리광을 부리듯 사랑을 속삭이는 네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그 응석을 전부 받아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물론 그대가 싫다면…이 바램은 내 가슴 한구석에 고이 모셔둘게. 과정이 어쨌고 결과가 어떻든, 곁에 그대가 있다면 나는 변함없이 행복할 테니까.” 



그래서 멍청한 짓인 걸 알면서도. 


분명히 속으로 수도 없이 후회할 걸 이해하면서도. 


내뻗어진 네 손을 잡지 않고서는. 



“좋아, 링. 그 법인카드, 쓰지 말자.” 



나는, 이제 살아갈 수 없어.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둘만의 여행을 하자.” 


“정말?” 


“응. 대신 염국까지는 거리가 좀 있으니까, 가는 길에만 버스든 뭐든 타는 걸로. 괜찮지?”   


“...그대여,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뭐가 미안하다는 걸까. 


네가 설령 지금 이 순간 내 가슴에 비수를 박는대도 나는 너를 원망하지 않을 텐데. 


하지만 그럼에도 네가 그렇게 한없이 기쁘다는 듯. 


또 한편으로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해 버린 것이 송구스럽다는 듯 웃는다면. 


여기서는 니엔의 표현을 빌리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겠지. 


나는 피식 웃었다. 



“거, 낭만 뒤지네.” 



—--



제 2천년기, 1102년 봄. 


5월 8일 07:00. 



“박사님, 링 씨. 잘 다녀오세요.” 



우리는 아미야와 켈시의 배웅을 받으며 함선을 나섰다. 



“정말 법인카드가 없어도 괜찮겠나? 아무리 오퍼레이터 링이 곁에 있다고는 해도, 여러모로 불편할 거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박사님. 제가 금방 가서….” 



그 둘의 시선에 서린 일말의 불안감에, 나와 링은 말없이 서로를 마주보고는 웃었다. 



“괜찮아.” 


“...아, 뭐 그러시다면.” 


“갑자기 속이 안 좋아지는군. 빨리 가라. 난 속을 좀 게워내야겠다.” 



갑자기 정색을 하는 아미야와 얼굴이 퍼래진 켈시를 뒤로하고, 우리는 손을 마주잡았다. 



“그럼 갈까, 링?” 


“응, 그대여.” 



꽃이 피듯 환하게 웃는 그녀와 동시에 이 여행의 첫발을 내딛는다. 


우리 둘 중 하나가 없어져도, 나머지 하나에게 살아갈 원동력이 되어 줄 소중한 추억. 


그 추억을 쌓아올리기 위한 여행을. 



쉐이 합체까지, D-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