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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를 것 없는 집무실의 오후시간대.


허나 그 ’평소와 같다‘라는 것은, 보통은 어떠한 연유로 깨지기 십상이다.


지루한 건 죽어도 못 참는 위샤델은 박사를 어떻게 골려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침 옆에 앉아있는 박사를 보니,

그는 오전 업무의 후유증 때문인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멍하니 천장만 올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니면 혹시 조는 걸까.


‘흐응… 대놓고 괴롭혀 달라는 거 아냐 이거?’


속으로 중얼거리던 그녀는, 문득 좋은 생각이 났는지 살며시 장난스런 미소를 짓는다.


물론 박사는 그 사실 조차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지만.


그녀는 마치 가지고 놀 장난감을 발견한 고양이처럼 재빠르게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스윽-


그녀는 앉은채로 다리를 뻗어, 박사의 다리, 정확히는 그의 고간 위에 그녀의 다리를 올려놨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박사는 고개를 돌린다.


“…뭔데?”

“그냥, 심심하잖아.”

“심심한 거랑 다리 올리는 게 뭔 상관인데?”

“좀 대충 알아 들을 때도 되지 않았어?”


위샤델은 음흉한 웃음소리와 함께, 발에 살며시 힘을 준다.


박사는 갑작스러운 자극에 무언가 말을 하려다 말고 입을 다물고 만다.


“어머, 무슨 일이야? 갑자기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아… 진짜 죽는다. 다리 내려, 빨리.”

“왜~? 무슨 문젠데, 응? 말해봐~”


그녀는 일부러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할 때마다 발에 한 번 씩 힘을 준다.

그리고 그 자극은 박사의 고간에 슬슬 무리를 주고 있었다.


“아.. 진짜 좀… 내려 그냥!”

“말을 해야 알지~ 나 앉아만 있어서 다리가 아파서 그래. 응? 이게 뭐가 문젠지 말해줘~”


갈 수록 음흉해지는 위샤델의 말투에 박사는 뒷목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허나 그의 성격상, 자존심 때문에라도 너 때문에 아랫도리에 피가 쏠리느니 어쨌느니 한다- 라는 말을 대놓고 꺼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왜? 흐응~ 부끄러워?”

“미친년이 진짜…”

“에이 참, 원하는 게 있으면 욕이 아니라 부탁을 해야지. 그럼 어디 말해봐~ ‘다리 좀 치워주세요, 위샤델님.’ 하고 말야.“


아, 그냥 확 다리 잡아당겨서 자빠뜨릴까 보다.


박사는 순간 입 밖으로 내뱉을 뻔한 말을 가까스로 삼켰다.


”왜 대답이 없을까나아? 싫어? 그럼 그냥 이대로 있어도 되지~? 응?“


그녀는 말 끝을 점점 약올리듯이 늘이고 있었다.

이대로 그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


박사는 재빨리 의자를 뒤로 밀어서 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덕분에 위샤델의 다리는 그 자리에서 힘없이 떨어진다.


당황한 그녀가 박사의 얼굴을 쳐다보는 사이, 박사는 그녀를 일으켜 세워 뒤에 있던 벽에 그녀를 거칠게 몰아붙인다.


쿵-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그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아… 뭐야, 화났어?”


박사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를 붙들은 채 잠시 쳐다본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미안해…”


위샤델은 박사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린 채 나지막이 중얼거리듯 사과한다.


그런 그녀의 고개를 한 손으로 붙잡고 자신을 바라보게끔 돌린 박사는, 

무언가 말하려는 그녀의 입에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으븝…?”


반강제적으로 말문이 막힌 위샤델은 자기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고 만다.


박사는 아무 말 않고 그녀의 입을 바라본다.


그녀는 박사의 눈치를 보다가, 대충 그가 원하는 것을 이해한 듯, 

박사의 손가락을 아주 살짝, 마치 입을 다무는 것처럼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보던 박사는 다른 한 손으로 살며시 그녀의 머리카락과 뿔을 만지기 시작한다.


위샤델은 마치 새어나오려는 신음소리를 참는 듯이 박사의 손가락을 조금 더 세게 깨문다.


그녀가 내쉬는 따뜻한 숨결이 박사의 손을 감싼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위샤델의 숨소리가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집무실 안은 그녀가 몰아쉬는 숨소리와, 박사의 손가락을 살며시 빠는 야릇한 소리로 가득찼다.


박사는 위샤델이 ‘하아… 하아…’ 하는,

짧게 몰아쉬는, 그리고 끝이 살며시 떨리는 숨소리를 듣고나서야 손가락을 뺐다.


그리고는 그의 고개를 살며시 그녀의 곁으로 가져갔다.


위샤델은 머릿속으로 다음 전개를 그려보고는 살며시 눈을 감고 입술을 살짝 내밀었지만,


예상과는 달리 잠시 기다려도 그의 입이 맞닿는 일은 없었다.


뭐지, 싶어서 눈을 뜬 그녀는 어느샌가 뒤로 물러난 박사를 발견한다.


“아니, 뭔데… 삐졌어?”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허- 하고 한 번 소리를 낸다.

그러나 박사는 그대로 자신의 자리에 앉더니, 위샤델을 바라보며 다시 앉으라는 듯 그녀의 자리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 또 삐졌네. 아니 잠만, 근데 이게 삐질 거까지 있나?’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위샤델은 박사를 노려본다.

그녀가 꽁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쳐다보자 박사는 마침내 입을 연다.


“아까 많이 아팠어?”

“왜, 아팠다 하면 어쩔 건데?”


위샤델은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고는 틱틱대면서 대꾸했다.


“글쎄, 사과해야지.”

“갑자기? 왜 너답지도 않은 소릴 하고 앉았어.”

“…밤에.”


그 대답을 듣자 마자 그녀의 뺨은 순식간에 붉게 믈들었다.


“아하하… 농담도 재밌게 하네.”


그녀는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베베 꼬며 능청을 부린다.

잠시동안 계속 머리만 만지작 거리던 그녀는, 고민을 끝내고 씨익 웃으며 다시 입을 연다.


“흐응~ 근데 어떡하지? 난 밤에 사과받고 싶은 마음이 없는걸.”

“?”

“차라리… 지금은 어때? 응?”


박사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는 망설임 없이 위샤델을 안아올리고는, 침대가 있는 집무실의 안쪽 방으로 향한다.


위샤델은 침대에 눕혀지자 마자 웃으며 양팔을 벌렸다.


‘아, 역시 재밌는 게 최고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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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첨부한 짤을 보다가 문득 소재가 생각이 나서 끄적거린 글임


위샤델은 박사랑 어느 한 쪽만 우위에 있는 게 아니라 주종관계가 왔다갔다 했으면 좋겠어서 써봤어


이런 글쪼가리 같은 걸 창작탭에 올려도 될련진 모르겠다만… 아니라면 떼고

아니면 글 내용이 좀 아슬아슬한데 얘도 문제 있어보이면 탭 바꾸겠음


아 그리고 혹시라도 피드백 주면 고맙겠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