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 박사의 연인 1
https://arca.live/b/arknights/52626524
샤이닝 박사의 연인 2
https://arca.live/b/arknights/53579470
로도스 내부 의료부
-치이이이- 가습기에서 새하얀 증기가 올라온다.
그 옆엔 환자복을 입고 곤히 자고 있는 박사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켈시가 있었다.
"으음.."
가습기의 하얀 증기가 박사를 간지러 피운다. 박사는 간지러운 듯, 코끝을 움찔하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박사! 일어났구나!"
켈시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몸을 밀착하며, 박사를 꼭 껴안는다.
"...누구시죠?"
박사는 불쾌한 듯, 켈시를 살짝 밀쳐내며 말했다.
"아.. 박사는 까먹었겠구나, 나는 켈시야, 당신의.. 애인이지."
켈시는 밀쳐진 팔을 쓰다듬으며 어색하게 말했다.
"..애인..? 당신이??"
"그래.. 당신하고 나, 우리 둘은 무척 깊은 사이였어.. 결혼까지 약속했지. 자, 봐"
켈시는 왼손을 펼쳐 보이며 약지 손가락을 가리켰다.
"당신과도 똑같은 게 있잖아, 봐봐."
켈시는 박사의 손가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말이군.."
박사가 고개를 숙여 손을 들춰보자, 왼손 약지에도 켈시와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있었다.
"그렇지? 당신과 나는 때려야 땔 수 없는 깊은 사이라고, 자 이제...누나라고 불러봐..♡"
켈시는 천천히 박사에게 다가와, 박사의 얼굴에 자신의 뺨을 비비며 유혹하듯이 귀에 속삭였다.
"... 당신과 내가 약혼한 지 얼마나 됐지?"
박사는 고개를 켈시 반대쪽으로 휙 돌리며 냉정하게 말했다.
"어..? 그.. 한 2년 정도..?"
켈시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듯, 말을 버벅거리며 말했다.
"그럼, 이 약혼반지를 끼지는 2년 정도 됐다는 얘긴가?"
박사는 추리하듯 턱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그.. 그래?!! 그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우린 계속 같이 지내왔건 거라고, 박사!"
켈시의 초록빛 눈 속에서 조바심이 비춰 보인다.
"그래? 그럼.."
박사는 왼손 약지에서 반지를 훅 빼버리곤, 가습기 옆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손을 쫙 펼치곤 말했다.
"2년 동안이나 끼고 있었는데 손가락에 반지 자국이 전혀 보이지 않는 건 왜지?"
"...! 그..그건.."
켈시는 정곡을 찔린 듯 아무 말도 못했다. 사실 박사와 연인 관계인 건 샤이닝이지, 자신이 아니니까, 그렇다고 해도, 박사가 기억을 잃은 지금이라면, 자신이 연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건만, 박사의 직감은 의외로 날카로웠다.
"이따위 장난은 다신 치지 마. 네가 정말로 내 연인 이였다면, 이따위 짓 하지 않아도, 처음 보는 순간 내가 알 수 있었겠지.
박사는 켈시를 노려보며 손가락으로 경고하듯 켈시를 가리켰다.
"....나의 어디가.. 부족한데..."
켈시의 초록빛 눈에서,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부족하고 말과의 문제가 아니야,"
박사는 켈시쪽으로 고개를 돌리곤 말했다.
"연인 이란 건 그 사람의 본질 그대로를 좋아하는 거지, 그 사람의 지위, 재력, 외모... 이런것들은 하나도 보지 않고 말이지...."
박사는 갑자기 무언가가 떠오른 듯, 말을 멈추고 머리를 손으로 붙잡으며 괴로워했다.
"크으윽... "
머릿속에 여러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수많은 인물, 수많은 장소, 그 모든 곳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한 여자가 있었다. 큰 뿔에 눈으로 만든듯한 새하얀 백발, 하지만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고 흐릿하게 보였다.
"하아..하아.."
박사는 어지러운 듯, 탁자에 손을 기대며, 켈시에게 물었다.
"그녀는.. 내 진짜 연인은 어디 있지..?"
켈시는 우느라 붉어진 눈시울을 보이기 싫은지, 고개를 떨구며, 손으로 출구를 가리켰다.
"...나가봐.. 가서 네 진짜 연인을 찾아."
박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통을 참으며 벽을 집고 천천히 문밖으로 나섰다. 진짜 연인을 찾기 위해, 그녀를...만나기 위해.
문밖을 나서는 박사를 보며, 켈시는 왼손에 낀 반지를 쳐다보고는 즉시 빼서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주저앉으며 박사 앞에서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흐윽...흐읍..흐으..흐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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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샤이닝, 박사의 연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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