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나가! 더러운 감염자 새끼야!!" 

 

태양이 머리 위를 넘어 내려가려는 낯, 한 차례 작은 비명과 함께 한 붉은빛 머리색을 한 자라크 소녀가 가게 입구로부터 튕겨져 나왔다. 그 소녀는 화가 나기도 억울하기도 한 듯, 입술을 깨물고 상기된 얼굴로 가게 안을 쏘아봤다. 

가게 주인에게 싸움을 걸 기세로 일어났으나 주위의 이목이 집중돼있음을 깨닫고는 그녀의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 지장이 생기기 전에 가게 주인에게 속으로 욕 한 바가지를 쏟아내며 빠른 몸놀림으로 인파를 빠져나갔다. 빠져나가는 소녀를 비웃듯 하늘은 푸르렀고 태양은 빠져나가는 소녀의 붉은빛 머리를 더 빛나게 했다.

 


이러한 소동이 잦았던 이 도시는 카시미어의 카바렐리아키로 합병되기 전부터 일찍이 발달한 상업 도시였다. 발달한 상업 도시란 풍부한 물자, 일자리, 그리고 약간의 비합법적인 수요가 있기 마련이고,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목적을 가진 여러 종족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광석병 환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치료할 수도 없고 전염까지 되는 광석병 환자들은 사람들에겐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광석병이란 이유로-광석병 환자가 사망에 이르러야 전염이 되는 것을 알면서도- 박해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에 주저가 없었다. 그 대상이 작은 소녀여도 말이다. 살았던 곳을 뛰쳐나와 정처 없이 헤매던 소나가 이 도시로 오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길을 따라가다 여러 사람이 마차를 이끌고 가는 것을 보고 몰래 뒤따라왔기 때문이다. 

  

소나는 이 도시에 혼자 정착하면서 3년가량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필사적으로 살아왔다. 그녀는 광석병 환자에 대한 사람들의 혐오와 공포를 몸으로 뼈저리게 느꼈고, 아무리 배고파도 나무뿌리나 이파리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는 것을 배웠으며, 소심하고 착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용당하는 것을, 나에게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으면 배신을, 같은 처지에 친분이 있더라도 계기만 있다면 관계가 파괴된다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그녀는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고 노력했다.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선 더럽고 힘든 일이라도 가리지 않고 했으며 몸을 파는 창관에 들어갈 생각도 했지만, 그곳에 일하기에는 소나는 작았고 팔 언저리에 광석병의 각인이 새겨져 있었다. 이런 작은 소녀가 미천한 일이라도 할 수 있는 도시로 오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소나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빈민가의 한구석 터에서 종이상자와 여러 고철 덩어리를 기둥 삼아 만든 소나의 생활터로 돌아온 소나는 생각에 잠겼다. 오늘처럼 실수로 광석병 환자라는 것이 들통난다면 보수를 못 받는 것은 물론이고 소문이 점점 퍼진다면 소나가 지금까지 생계를 이어올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심부름이나 비합법적인 일들도 끊길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 도시에서 나가야 했고 다른 도시를 찾기에 소나는 적합한 여건이 아니었다. 전부터 고민하던 전단지를 구석에서 꺼내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지하 기사 모집. 숙식 제공. 감염자도 가능'

 

소나는 기사라는 직종과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체념하고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 미련은 가지고 있었다. 이제는 없는 그녀의 아버지가 기사였기에, 또래보다 빠른 몸놀림이 자랑이었고 본인도 아버지를 따라 기사가 된다는 상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미련을 떨쳤다. 아버지는 TV에 등장하는 지하 기사와는 거리가 있는 기사였고 그녀도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있다면 쇠도리깨를 들고 생활 터전을 빼앗으러 온 사람들을 내쫓은 경우일까. 하지만 앞으로의 대비를 해야 했기에 다른 도시의 위치, 앞으로의 저금 계획, 그 돈을 모으려면 하루에 한 끼는 고사하고 이틀에 한두 끼 먹으면 다행일까 하며 암울한 앞날을 저주하고 있는 찰나 사람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까지 몇 번째로 쫓아내는 건지, 지겹지도 않나?' 같은 생각을 하며 마중을 나가는 수고를 들이려는 소나는 발소리가 한둘이 아닌 꽤 다수 사람의 발소리로 늘어나는 것을 듣자 긴장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에게 무슨 볼일이지. 아니지 지나가는 걸 수도 있잖아….'라며 밖으로 나온 소나는 사람들의 눈이 본인을 향하고 있고, 손에 횃불이나 고철 막대기 같은걸. 쥐고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무슨 일이야? 아무리 못 배우고 가진 게 없어도 이렇게 남의 사는 곳 앞에서 모여있으면 실례란 걸 알 텐데"

 

사람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는걸. 본 소나는 긴장했지만, 겉으로 필사적으로 감추며 능청스럽게 얘기했다.

그러자 파이프 같은걸 든 남자가 위협적으로 겨누며 입을 열었다.

  

"닥쳐!! 너 감염자라며?? 당장 여기서 나가!!"

 

남자가 소리를 지르자 주위 사람들도 이에 호응하듯이 욕과 나가라는 말을 한 두 차례 쏟아냈다. 

그 말을 들은 소나는 평소였으면 똑같이 욕이나 날려주고 자리를 피했겠지만,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그 대신 소나는 얼굴이 상기되며 전에 없었던 분노를 느끼고 있었고, 본인도 내심 놀라워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잖아?? 근데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거야….' 그 이유는 소나 자신도 몰랐다. 

낯에 쫓겨났을 때 참았기 때문일까. 혹은 광석병 환자라고 당해왔던 지난 3년 동안의 불합리한 취급에 이제서야 분노하는 걸까. 아니면 방금까지 이제 내 곁에 없는 가족 생각을 했기 때문일까. 

 

 

소나는 분노하여 뺨이 상기 되고 억울했는지 분노했는지 눈 끝에 눈물을 맺힌 채 매서운 눈빛으로 대치하고 있는 사람들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연장 같은 걸 들고 있는 사람과 전부 싸울 정도로 이성을 잃진 않았다. 그대로 수십 분 같은 몇 초간의 대치가 이어지자 소나의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사람들은 긴장된 혹은 공포로 연장을 든 손을 떨고 있었다. 그것을 보자 '그래 이 사람들은 내가 무서울 뿐이야.'라는 생각과 함께 소나의 분노도 이내 잠잠해졌다. 한 번 한숨을 쉰 소나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말했다.

 

"기다려. 지금 알아서 꺼져줄 테니까"

 

그 말은 들은 사람들은 안도했는지 긴장을 풀었다. 하지만 다음 소나의 말을 듣고 이내 다시 긴장하며 굳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갈 때까지 누구 한명도 움직이지마. 누구 한 명이라도 움직이면 내가 피를 보더라도 너네들 다 감염시켜버릴 거야"

 

수 분 후 소나는 가지고 있던 약간의 돈, 옷가지를 챙긴 가방, 호신용 쇠꼬챙이 같은 것을 들고 사람들 앞에서 사라졌다.

 


떠나는 소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른 곳으로 향했고, 그녀에 손엔 지하 기사를 모집한다는 전단지가 들려있었다.










ㅎㅇ 플레임 테일 외전 2화임

으아아 이게 아니야 ㅇㅈㄹ하면서 글을 몇번씩 갈아치우다가 유기한 후

록라 어제 첫클하고 대회소설 유기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고 다시쓰러왔슴


챈이 근데 가독성 좋게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아는 독타들은 팁좀


11월이 31일까지 있다고 생각한 멍청한 글싸개라 30분 쉬고 다음 화 쓰러갈꺼임


다음 화 안에 끝낼 수 있을지 걱정 되긴함..



암튼 잡설 집어 치우고 용어 해설임


카시미어, 카바렐리아키

불꼬리가 고향을 잃고 어린 시절 생계를 보낸 곳은 상업도시임 근데 설정에도 상업도시 이름은 없었음;;

대신 카바렐리아키에 합병되었다고 했는데 테라 맵 2.0에는 카시미어 카바렐리아키가 따로 있어서 다른 나라인가 했는데

3.0은 카바렐리아키는 없어지고 카시미어 밖에 없었슴;; 그래서 그냥 내맘대로 카시미어 안의 도시이름이라고 정했는데 정확히 알면 나도 알려줘



불꼬리 광석병 걸린시기가 정식 스토리랑 좀 다름


불꼬리 광석병 증상은 지하 기사에 입단한 후에 발현한지 얼마 안됐다고 함

( 플레임테일은 감염자 기사로의 진로를 발견했다. 당시 플레임테일은 광석병에 걸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기사경연에 대한 훈련도 받지 못했으나 생계를 위한 길은 그리 많지 않았다.  )


근데 나는 입단 전에 생계를 이을 때 부터 광석병 증상이 있다고 글을 싸질렀는데

불꼬리 고향이 재앙으로 쓸려갈 때 부모 찾으려고 이곳 저곳 뒤지면서 재앙으로 생성된 오리지늄 지역에 많이 노출 되면서

이때부터 광석병에 걸린걸로 했슴;; 1을 보면 알겠지만 바로 떠난 것도아니고 한동안은 거기 계속 있었거든



빨리 쉬고 다음 꺼 쓰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