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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씬 없이 이야기 전개하는 파트라 바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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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파린은 박사의 데이터가 정리된 차트를 살펴보고 있었다.

각 날짜 옆에는 최소 3개, 많게는 5개 정도의 데이터가 기록되어 있었다.

그 말인 즉슨 매일 3회에서 5회 정도의 착정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는 뜻.

'정력 하나는 대단하네. 아츠를 사용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야.'

아무리 튼튼한 테라인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꾸준히 정액을 착취당하면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박사는 다르다. 그의 말대로라면 깨어난 이래로 매일 최소 4번은 자위행위를 해왔다고 했으니까.

그조차도 일과에 지장이 가지않기 위해 자제한 횟수라고 했다. 마음만 먹는다면 하루에도 6회 이상까지도 가능할 터.

게다가 정력만 왕성한 것도 아니다. 크기라도 작다면 모를까. 하체에 달린 그것은 남성기라기보다는 흉기에 가까웠다.

공포심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의 흉악한 생김새까지 고려한다면 단순 짝짓기만으로 테라 상에서 그를 이길 수 있는 수컷은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진정하자, 진정해. 와파린, 너는 의사야. 한낱 암컷이 아니라고.'

어느새 박사의 페니스를 떠올리며 비부를 만지작거리던 와파린이 고개를 흔들었다.

툭툭, 두 뺨을 가볍게 쳐 신경을 환기한 와파린은 다시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비단 정력과 페니스만이 아니라 박사의 정액도 여러모로 특이한 점이 있었다.

1회 사정량부터 일반 남성의 3배가 넘어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자수는 5배를 상회했다.

놀라운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첫 사정한 정액과 연달아 4번째 사정한 정액 사이에 와파린은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6회가 넘어가면서부터 서서히 그 양과 질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조차 일반 남성의 것보다는 우월한 수준.

그 말인 즉슨 박사의 정자 생성량을 사정량이 미처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

일상생활에 지장이 간다고 호소하던 것도 이해는 간다. 고환에 정액이 고인 것을 뛰어넘어 흘러넘칠 지경이었을 테니까.

물론 이 모든 특이사항보다도 중요한 한 가지 특징이 있었다.

바로 박사의 정자가 오리지늄을 제거한다는 것.

물론 오리지늄을 없애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허나 포인트는 박사의 정자는 큰 반응없이 오리지늄을 소멸시켰다는 것에 있었다.

몇 주에 걸쳐 뽑아낸 수십 개의 정액 샘플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별다른 소음도, 열도, 화학적 반응도 없이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오리지늄은 정자와 반응해 사라졌다.

세기의 대발견이다. 이를 잘만 이용한다면 이 지긋지긋한 광석병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도 있다.

그를 위해서는 다른 임상실험체가 필요하다.

와파린, 그녀 자신은 불가능했다. 그녀는 감염자가 아니었으니까.

보안상의 이유로 인해 외부인을 끌어들일 수도 없다. 보안등급을 고려한다면 오퍼레이터로 범위를 좁히는 것이 좋다.

동성보다는 이성이 그나마 불쾌감이 덜어질 테니 여성 오퍼레이터가 좋을 것이고, 기왕이면 착정 작업을 동시에 해 줄수 있는 인원을 고르는 것이 좋겠지.

빠르게 차출 목록을 줄여나가던 와파린의 눈에 한 여성 오퍼레이터의 이름이 들어왔다.

'이 아이가 좋으려나.'

대상을 정한 와파린은 태블릿을 조작해 그녀를 호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