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모음집 : https://arca.live/b/arknights/70277024


가비알은 아카후알라에서 나고 자랐다. 비록 여러 지역을 오가며 희석되었다고는 하나, 그녀의 사고방식엔 고향의 전통문화가 남아있었다.

성적으로 개방된 분위기도 그 중 하나다. 비록 다른 남자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한 적은 없지만 성적인 영역에서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개방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이 그녀의 특징이다.

아마 자신보다 강한 남자만이 자신을 안을 수 있다는 그녀의 다짐이 아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수 있겠으나,

그녀는 고향 아카후알라에서도 최강의 대전사로 손꼽힐 정도의 강력한 오퍼레이터.

여태까지 그녀의 마음에 든 남성은 없었기에 그녀는 아직까지도 처녀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저기, 가비알?"

"으응? 뭐라고 했지?"

넋놓고 박사의 고추를 감상하던 가비알이 그제야 정신을 차리곤 대답했다.

"착정 말이야. 이제 슬슬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아, 그래. 착정. 착정하기로 했지.

어느새 입가에 흐른 침을 닦으며 가비알이 생각했다.

원래 그녀는 순순히 착정 작업에 따라줄 생각이 없었다.

아무리 로도스 아일랜드 내에서도 고위층에 속한 박사라고는 하지만 자신을 이긴 남성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자신을 이기지 않고서는 자신의 몸을 허락할 수는 없다. 애초부터 가비알에게 박사를 사정시킬 계획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상식 밖의 사이즈와 형태를 가졌다는 와파린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이 자리를 수락하지도 않았을 터.

그저 그 크기와 모양이 어땠길래 그런 말을 한 걸까. 라는 단순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가비알은 박사의 사무실을 찾아왔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박사의 페니스를 마주했을때,

'우... 우와...'

아카후알라 최강의 전사, 위대한 가비알도 그 위용에 잠시 숨을 잊어야만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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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 뜨거워."

톡, 하고 가비알이 조심스레 손가락으로 박사의 고추를 건드렸다.

아직 제대로 기지개조차 켜지 못한 채 늘어져 있는 고추. 하지만 그 크기는 다른 티아카우 남성들의 발기한 사이즈보다도 거대했다.

'아직 발기도 안 했을텐데, 벌써부터 이 크기라니...'

그녀의 고향, 아카후알라에서는 대전사를 가리는 제전 이외에도 다른 축제가 존재한다.

서로의 힘을 겨루어 대전사를 가려내는 것이 아닌, 서로의 꼬리를 겨루어 보다 아름다운 꼬리의 소유자를 가리는 축제.

꼬리에 환장한 아다크리스 종족답게 그 위용은 대전사 축제에 버금간다. 온갖 부족의 구성원들 모두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제 꼬리를 흔들어대며 축제를 즐기는 것이다.

그 축제의 백미 중의 백미는 쌍꼬리 댄스배틀이다.

오로지 남성들만이 참여가능한 이 배틀은 뒷꼬리와 앞꼬리를 흔들어 자신의 야생성과 남성성을 겨루는 종목으로서, 이 종목의 승자는 그 해 축제의 우승자로 뽑히게 된다.

그리고 과거 아카후알라에서 수많은 우승자의 앞꼬리를 보아왔던 가비알은 이 자리에서 장담할 수 있었다.

역사상 그 어떤 우승자를 데려오더라도, 박사의 앞꼬리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테라 상의 모든 암컷 종족을 정복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압도적인 남성성을 자랑하는 괴물의 위용이다.

가비알은 자신이 전사이기 전의 한 마리의 암컷으로서, 시작도 전에 이미 패배해버렸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