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다 계획대로라고?"


[그래.]


아미야, 정확히는 '마왕'이 답했다.


"광석병은 이 별에 적응하기 위한 인간의 진화 계획... 시테러는 테라포밍을 위한 실험도구... '데몬'또한 '인류'가 남긴 안배...."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인류의 계획이었지. 내가 대폭 수정했지만]


"어째서?"


사리아의 물음에, 그녀는 답했다.


[다시 박사와 만나기 위해. 그리고 박사와 다시금 사랑을 하기 위해.]


"그럴만큼의 가치가, 박사에게 있다고 생각하나? 테라에서 일어난 모든 분쟁, 사건, 충돌이 모두 당신과 박사가 만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사실을 믿으라는 건가?"


'마왕'이 답했다.


[믿으라고 얘기하는게 아니야. 내가 그리 계획했고, 계획대로 모든 것이 진행됐을 뿐이야]


지금 그녀와 대화하고 있는 것은 로도스 아일랜드 사장실에 앉아있는, 우리가 알단 귀여운 카우투스 소녀가 아니었다.


[내가 괜히 '프리스티스'라고 불린 게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거지?"


'마왕'은 이미 역할을 잃은 반지를 매만지며 그녀를 지긋이 쳐다봤다.


"'요구한다' 라... 나는 당신이 응당 해야 할 일을 얘기해주려고 부른 것일 뿐이야."



"박사와 섹스하렴"



사장실의 문을 닫고 나온 사리아는 혼란스러웠다.


'마왕', 아니 프리스티스는 그녀에게 말했다.


박사와 섹스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이자, 이 로도스 아일랜드에 남아있는 모든 여성들의 의무라고.


[원본인 '나'는 죽었지만, 이렇게 '왕관'의 형태로 인격을 보존하는데 성공했지.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지.]


'마왕', 정확히 프리스티스는 '왕관'을 통해 자신의 의식을 업로드 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녀의 의식은 현생 테라인에겐 강력한 힘이었기에, 그에 대한 반동으로 불임이 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사와 나 사이의 아이는 갖고싶었지... 그래서 한가지 방법을 떠올렸지...]


그것은 바로, 현생 테라 종족들의 유전자에 자신의 유전자를 심어놓는 것.


[로도스 아일랜드는 하나의 시험대야. 나의 유전자를 가진, 박사의 아이를 임신할 수 있는 우수한 여성을 선별하기 위한 곳.]


'고작 그딴 일로...'라며 주먹을 쥔 사리아에게 프리스티스가 조소했다.


[아니, 미안하게도 진실만을 얘기했을 뿐이야. 그것이 내가 '인류 테라 정착 계획'을 비틀어버린 이유고]


마음 같아선 당장 눈 앞에 '마왕'을 떄려부수고 싶었다.


[미안하지만 이 테라의 섭리는 모두 내가 만들었어. 그러면 그 섭리에 따라야겠지? 그게 너잖아? 사리아.]



박사의 방 문 앞에 도착한 사리아.


머뭇대기를 반복하다 이윽고 노크를 했다.


"들어와"


박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문 손잡이를 돌려, 박사의 방으로 들어갔다.


일련의 사태가 모두 끝나고, 박사는 마스크와 후드를 벗는다고 들었다.


하지만 대중의 면전에서는 여전히 마스크와 후드를 쓰고 다녔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사리아는 이해했다.



완벽했다.


얼굴, 몸매, 목소리, 향기, 손톱, 머릿결마저.


그녀는 깨달았다. 유전자 레벨에서 그녀는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음을.


'이 또한 그녀의 안배인가'


찰나의 냉철함을 보인 사리아였지만, 이내 그녀의 코끝을 자극하는 박사의 체취에 홀려 사고를 멈췄다.


"사리아, 무슨일이야?"


방긋 웃고있는 박사. 하지만 그녀는 참을 수 없었다.


미친듯한 충동이 그녀를 덮치기 시작했다


닿고 싶다, 냄새를 맡고 싶다, 혀를 섞고 싶다, 살에 닿고 싶다, 교미를 하고 싶다.


엄격함과 공정함을 모토로 살고있는 사리아는, 생에 처음으로 '발정'이라는 감각을 깨달았다.


얼굴에 홍조를 띈 사리아는 이 감각에 저항하고자 머리를 숙였다.


참을 수 없었다. 지금 당장 박사에게 달려들어 교접해야 한다는 충동에 뇌가 마비되기 시작했다.


흥분되어 콧김이 거칠어지기 시작한 사리아에게, 박사가 다가왔다.


"괜찮아?" 하는 말과 함께 어깨에 닿은 왼 손.


그녀는 마지막 이성을 짜냈다


"ㅁ...만물의 진화와... 서, 섭리를 위해..."


순박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는 박사.


"나와... 천박한 교미를... 해주세요..."



사리아는 자신의 옷을 단숨에 찢고, 박사를 침대로 밀어붙였다.


이미 그녀에게 이성따윈 없다.


본능에 충실한 발정난 암컷일 뿐


"ㅈ..잠ㄲ"


박사의 셔츠를 허겁지겁 벗긴 사리아는, 박사의 상반신을 보았다.


손끝, 흉근, 쇄골. 어딜 봐도 사랑스러웠다. 어딜 봐도 그녀의 육욕을 자극했다.


박사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추고 정신없이 혀를 섞기 시작했다.


당황한 박사가 무언가 말을 해보려 했지만, 와이번 중에도 강자인 사리아의 힘에 맞설 수 없었다.


맛있다. 달콤하다. 향기롭다. 흥분된다. 기쁘다. 


박사와 키스하는 사리아는 인생 최고의 황홀감에 숨이 막혀왔다.


이러한 행위가 처음인 사리아를 서툴지만 강한 힘으로 박사의 속옷을 벗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 때, 박사가 살짝 엉덩이를 들고 벌어진 무릎을 모았다.


그러자 팬티가 쉽게 내려갔다.


놀란 사리아가 박사의 입에서 자신의 입을 뗐다.


박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눈웃음을 지었다.


이런 박사의 반응에 이런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유전자는 박사를 향해 발정 시키는 것처럼, 박사를 발정 시킬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미 육욕에 지배당한 사리아의 그곳은 푹 젖어있었다.


"ㅅ...섭리에 맞게... 나랑 섹스해줘... 나와 번식해야 해... 섭리야... 그래 이건 섭리... 섹스는 섭리 섹스 섹스 섹스 섹스"


박사의 성기를 보았다.


그도 흥분하였는지, 그의 성기 역시 잔뜩 커져있었다.


탐욕에 미친 사리아는 단숨에 허리를 내려, 박사의 성기를 자신의 몸에 삽입하였다.


"아"


달았다, 라고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성기가 삽입되자, 폭발 하는 것과 같은 쾌감에 찰나의 순간 정신을 잃었다.


쾌감이 잦아든 사리아는 자신을 되돌아봤다.


누워있는 박사 위에서, 알몸인 상태로 박사를 덮치듯 누른 상태로 가랑이를 벌린 자신의 모습을.


하지만 이미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리아는 이 자리에 없다.


엉덩이와 양 팔에 힘을 담고, 상하로 허리를 흔들었다.


박사의 성기가 꿈틀대는 것이 느껴진다. 살아있는 그의 맛이 느껴진다.


빠르게 움직일 수록 자신의 성기에 비벼지는 박사의 성기가 더 크고 단단해지고 꿈틀거리는 것을 깨달았다.


박사도 흥분했는지 한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쥐어뜯듯이 당기고, 반대쪽 가슴은 물어뜯듯이 유두를 깨물했다.


분명 고통이었어야 할 행위였지만, 그녀는 새된 신음을 내뱉을 뿐이었다.


흥분된다, 맛있다. 더 빨아주고 깨물어주고 괴롭혀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쳤다.


박사가 자신의 가슴을 좀 더 가혹하게 괴롭히기 좋게 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가슴을 박사에게 들이밀었다.


이에 흥분한 박사가 허리를 위 아래로 쳐올리기 시작했다.


방심했던 사리아는 앙 앙 거리는 짧은 신음소리만 낼 뿐, 박사의 행위를 저지하지 못했다.




15분에 회의 있어서 다음화는 나중에 쓸게요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