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광석병과 오랜 연구로 지친탓일까, 독타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린 에이야퍄들라는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보고서에 사인 해달라고."

"...아...네...사인 말인가요...알겠어요, 선배."


에이야파들라는 독타가 로도스 내부에서 잦은 성희롱과 음담패설을 입에 달고 산다는 소문이 생각났지만, 좋아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고는 이내 그럴리 없다는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죄송해요,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그렇구나. 에이야는 정말 꼴림이 많은 것 같아."

"네?"


보청기의 결함 탓일까, 또다시 독타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고민이 많을 것 같다구."

"아...그래도 선배와 로도스 분들이 신경 잘 써 줘서 괜찮아요..."

 

에이야는 대화의 주제를 돌려려 했다.


"이번 작전은 꽤나 난항이었죠?"

"그래도 에이야가 순산형이여서 좋았네."

"네?"


에이야파들라는 자신의 두 귀를 의심하며 말했다.


"에이야가 순살해줘서 좋았다고."

"아...네."


독타는 에이야퍄들라를 살펴보다 문득 무엇인가 생각난 듯이 말했다.


"아, 그러고보니 오늘은 교미회가 있는 날이네."

"네?"


에이야퍄들라는 오늘 도대체 몇 번이나 '네?' 라는 질문을 해야하는 것일까? 라며 속으로 한탄했다.


"같이 갈래?"

"싫어요..!"


에이야파들라는 얼굴을 벌겋게 만들며 부끄러운듯이 고개를 숙이고, 개미가 기어들어가는듯한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선배랑 단 둘이라면...좋..."

"가기 싫으면 됐어. 이번 교류회 동행은 아미야에게 부탁해야겠네."

"아...교류회...말이었나요..."

"그럼, 이만 퇴근해도 좋아."

"아...네..."



에이야퍄들라는 사람 좋은 미소를 하며 자신을 배웅해주는 선배를 보고, 오늘 있던 모든 일이 그저 자신의 난청으로 인한 오해이며,  그 야릇한 오해를 한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다시는 이런 오해를 하지 않기로 맹세했다.


그러나 에이야파들라는 자신의 뒤로 음흉한 웃음을 짓는 독타의 모습을 끝끝내 보지 못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