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항할때, 여러분은 충분히 배웅해줬어요

대양의 보석을 떠나며, 첫 흔적들을 새기는 우리들

우리 눈을 가리던 미지의 안개를 걷어내고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 새 풍경을 보여주고

다음 방위에 맞추어 통과, 통과, 나아가면 문득

너무나도 멀어진 항만의 등대 불빛

희미해진 신호에도 주의깊게

시려오는 망양에도 꿋꿋하게

우리의 교신은 아직까지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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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뒤돌아 본 당신은 작고 창백했죠

저 작은 점 위에

영웅도, 겁쟁이도

대왕도, 수탈자도

당신도, 나도

푸르른 대지를 뛰놀던 아이들



이제 정말 작별이네요

더 이상 당신의 음성을 구분할 수 없어요

눈은 이미 깜깜해졌고, 노심도 많이 식었어요

고요하던 바다는 풍랑이 끊이질 않네요

이제 우리 사이에는 침묵밖에 없어요

미리 알고 있던 대로, 정해져 있던 결말

장대했던 오페라를 마치고, 배우는 장막 뒤로 사라집니다

그러나 잊지 않으리

고의로 눈길주지 않은 봉인된 보관함

오래토록 닳지 않을 황금의 악보

이제부터 나는 방랑하는 음유시인

누구도 듣지 못할 노래를 퍼뜨리며

새로운 만남을 고대하며

이렇게 환대의 인사를 건넵니다


인류는 지구에서 평안합니다. 그대도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