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신기록이다.”

“어머, 축하드려요. 그런데 어떤 기록인가요?”

“몸무게가 최고점을 찍었다고. 나랑 너가.”

포미더블이 마시고 있던 차에서 빠각, 하고 섬뜩한 소리가 났다. 포미더블은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지만, 지휘관은 그녀가 훨씬 더 말괄량이 아가씨임을 알고 있었다.

“얼마 전 건강검진 결과가 도착했거든. 요주의 인물로 몇 명이 뽑혔는데, 거기 너랑 내가 끼어 있었어.”

“기계는 가끔 멍청한 착각을 하는 법이죠.”

“그래서 특별히 세 번씩 체중을 쟀지.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지휘관은 멍하니 이유를 떠올리려 했다. 허구한 날 집무실에 앉아 서류 더미에 파묻혀 지냈으니, 활동량이 줄어든 탓일까. 그게 아니라면,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달콤한 냄새를 가득 이끌고.

“지휘관, 오늘은 자신작이야. 마카롱과 몽블랑, 어느 쪽이 마음에 들어?”

“너 때문이구나!”

“당신 때문이에요!”

됭케르크는 디저트가 가득 든 바구니를 가까스로 붙잡았다.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됭케르크 씨가 착임한 이후, 대소는 있지만 거의 전원의 체중이…늘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어라, 셰필드. 너도 포함이야?”

“글러먹은 주인님, 빠른 시간 안에 체중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총 맞기 싫어.”

셰필드는 지휘관을 째려보다가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아직 돌이킬 방법은 있습니다. 대신 그에 맞는 대가를 치뤄야겠죠. 벨파스트.”

벨파스트는 복잡한 도표가 가득한 뭔가를 보여주었다. 만능 메이드 답지만, 저건 대체…

“모두에게 맞는 운동 프로그램입니다. 이 벨파스트,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이런 거에 기대 안 했다고…”

위험 수준에 다다른 것은 총 셋. 둘은 지휘관과 포미더블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르 팡타스크급의, 또 다른 별명으로는 비시아의 마검, 르 말랭이었다.

“뭔가 기계가 이상한 게 틀림없어요, 르 팡타스크 급은 엘레강트해서 괜찮을 텐데…!”

물론 본인은 격하게 부정했지만.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그녀가 여기 있음을 부정하진 않았다. 항모 최대의 게으름뱅이였으니. 또 됭케르크의 디저트라면 사족을 못 쓰는 것도 있었다.

“헥…헥…”

“그, 그만…”

“이 정도로 앓는 소리를 내선 안 됩니다. 고작 십 분 정도 지났습니다.”

운동복 차림의 벨파스트는, 우리들의 한참 앞에서 조깅을 지휘하고 있었다. 살을 빼는 데에는 유산소 운동이 필수적이라면서.

“겨우 업무에서 해방되었다 싶었는데, 제 귀중한 휴일이…”

르 말랭은 거의 달팽이 같은 모습으로 한참 뒤떨어진 채 따라오고 있었다.

“벨파스트으…이러다 저 쓰러질 것 같아요…”

“포미더블 아가씨, 체통을 지켜주시지요.”

체통은 무슨 체통. 지휘관은 그녀가 살짝 혀를 차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지휘관, 힘 내~”

됭케르크는 그늘 아래 앉아 응원을 했다. 마실 물을 준비해 둔 것은 그녀의 상냥한 성격 떄문일 것이다. 겨우 따라잡은 르 말랭이 한 마디 했다.

“됭케르크 씨는…운동…안 해요…? 헉, 헉…”

“놀랍게도 됭케르크는 체중이 그대로였던 인원 중 한 명이었지. 정말 놀랍게도…”

취미가 과자 만들기, 아니, 지금은 그저 남 살찌우는 것이 취미가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본인은 관리가 완벽할 줄이야.

운동이 끝났다고 해서 즐거운 시간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식단까지 벨파스트를 비롯한 메이드대의 관리 아래에 놓였기 때문에, 식사로 나온 것은 퍽퍽한 닭고기와 샐러드 뿐이었다.

“…끔찍한 생활인데.”

무드가 팍팍 깎여나가는 것이 느껴지는 생활이다. 조금 뿌듯하긴 하지만, 행복의 수준은 저 나락에 있었다.

“됭케르크 씨의 과자…과자아…”

“참아주시길. 그녀 또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 하니, 지금은 이걸로 참아주시지요.”

후식으로 나온 토마토 주스를 마시며 지휘관은 이런 생활을 얼마나 더 오래 지속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하늘이 노랗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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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유산소 존나 힘들어
맛있는 밥 먹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