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가는 오늘도 숨죽여 운다.
꼬마기와 꼬카기에게 오늘도 한바탕 시달리고 서럽게 운다.
혼자 아무도 찾지 않는곳에서 품속에 숨겨놓은 인형을 꺼낸다.
흰머리, 흰꼬리의 푸른 눈. 그녀를 닮은 인형을 꺼낸다.

 카가는 오늘도 숨죽여 운다.
인형을 꼬옥 끌어안고 자장가를 불러주며 서럽게 운다.
대답이 없는 인형을 보면서, 차가운 인형의 촉감을 느끼며 운다.
우리딸, 엄마가 미안해. 지금부터는 엄마랑 마음껏 놀자.

 카가는 오늘도 숨죽여 운다.
단잠을 깨우는 알람같은 꼬마들의 목소리에 서럽게 운다.
상처받은 마음속에서만 사는 딸에게 사과를 하고 눈물을 닦는다.
우리딸, 엄마가 미안해. 다음엔 꼬옥 엄마하고만 같이 놀자.

 카가는 오늘도 숨죽여 운다.
아카기도 아마기도 지휘관도 모른다. 다이호도 다는 모른다.
카가의 마음이 얼마나 상처입고 망가졌는지는 모항 아무도 모른다.
카가의 인형에 짙은 눈물자국의 존재를 아무도 모른다.

 카가는 오늘도 숨죽여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