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주포, 커다란 함체, 거기서 나오는 위압감

그야말로 남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웅장하게 만드는 전함


왜 현재는 이런 개간지나고 커다란 군함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된걸까? 간단하게 알아보자

"거함거포주의"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말 그대로 "커다란 함체와 커다란 주포를 지닌 전함이 해군력의 중심이다" 라는 뜻으로 1906년 영국이 드레드노트급 전함을 건조하면서 시작됐어


(영국의 드레드노트급 전함)


당시 영국이 건조한 드레드노트는 타국 전함들의 8인치 주포를 막아낼 방어력 뿐만 아니라 12인치 주포를 5개나 장착했는데 여기에 거함에 한번도 사용된 적 없는 증기터빈을 장착해 21노트나 항해 할 수 있었어


그야말로 씹사기캐 그 자체였던 드레드노트의 등장으로 미국, 일본 등 열강들은 충격에 빠졌고 드레드노트를 기준으로 드레드노트의 이전에 건조된 배들은 전) 드레드노트 (일본의 미카사)가 있고 그 이후 2차대전 종전까지 건조된 전함들은 슈퍼 드레드노트로 분류하게 되었지


전함이 얼마나 큰지 실감이 안난다고?

대한민국 해군 이지스함인 새종대왕함 배수량

(배가 밀어내는 물의 양)이 7600톤인데


미국이 마지막으로 건조한 전함인 아이오와의 "기준" 배수량은 46000톤, 만재는 58000톤이 넘어


배수량만 놓고 봐도 전함이란 놈이 얼마나 거대한지 알겠지?


저때 전함의 위상은 현재로 치면 핵무기로 봐도 될 정도였어 전함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설계부터 시작해 건조비용.. 다 만들면 유지부터 관리, 보수 등등 엄청난 돈이 들어갔으니까


일본, 세계에서 가장 거대했던 야마토급 전함은 일본 국가예산 5%를 잡아먹었고.. 즉, 이러한 전함을 더 크고, 더 강력하게, 더 많이 보유한 국가는 곧 열강이고 바다를 장악 할 수 있었다는거야


근데 이런 전함 간 포격전으로 해전을 결정하던 메타를 뒤집는 사건이 발생해


(영국의 타란토 공습으로 침수된 이탈리아 전함 콘데 디 카보우르)

(일본의 진주만 공습)

타란토 공습은 1940년 영국의 항공모함 퓨리어스가 항공기를 발진하여 이탈리아의 타란토에 정박해 있는 전함을 공습한 사건으로 이탈리아 전함 리토리오, 콘데 디 카보우르, 카이오 투일리오 3척이 피해를 입었는데 역사상 처음으로 항공모함이 전함을 공격한 사건이였어


"엥 항모가 전함을 공격한게 최초라고??"

응 최초야 저때 항모의 역할은 전함의 주포성능이 좋아지며 포격전이 장거리로 변화되면서 정찰기를 발진시켜 전함에게 보고해주는 따까리 역할을 했거든 근데 그런 항모가 전함을 줘팬거야


타란토 공습이 있은지 13개월 후 일본이 이를 모방하여 1, 2, 5항전을 필두로 한 항모 6척을 보내 미국의 진주만을 공습하여 전함들을 개박살냈는데 타란토와 진주만은 항모-함재기의 집단운용에 의한 원거리 목표 타격, 그 중심에는 전함이 아닌 항모로 변하는 시작점이였어


(미국의 에식스급 항공모함)

이런 해전의 새로운 메타를 빨리 인지하고 받아들인건 미국이였어 진주만 공습으로 인해 자신들의 주력이였던 전함들이 대거 침몰, 대파되었는데 항모들은 대서양, 태평양에 있어서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거든


살아남은 몇 안되는 항모들로 둘리틀 공습, 산호해 해전, 미드웨이 해전 등 여러가지 굴려보니까 "와 ㅅㅂ 항모가 존나 쎈데??" 라고 빠르게 알아차리고 전함 건조를 뒤로 미루거나 해서 나중엔 에식스급 항공모함을 24척이나 뽑아내며 진주만으로 빚진 일본에게 몇곱절로 줘패버렸지


말레이 해전, 진주만 공습 등 "항공기를 이용해 적함을 공격한다"라는 해전 메타를 바꾼건 일본이였나 아이러니하게도 해전이 가면 갈수록 전함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어 그 이유는 열강들이 "전함 그만 좀 만들자" 라고 조약한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 때문이였는데


이걸로 전함을 많이 보유하지 못하게 되면서 일본은 울며겨자먹기로 조약을 속이거나 하기위해 건조 중이던 대부분의 전함을 항모로 바꿔야 했고(아카기, 카가) 전함이 많았던 영국, 미국보다 우위를 점할려면 어쩔수 없이 항모로 승부를 봐야 했으니까


근데 일본이 조약에서 탈퇴하자 이왕 탈퇴한거 더 큰 전함을 만들자고 주장한 거함거포주의자들과 항모가 주역이 될 것이라며 항모를 만들자는 항모파가 갈라져 싸우다 대본영은 결국 희대의 세금낭비 야마토 호텔을 만들어버렸고.. 항모 집단운용이라는 신박한 메타를 선보였으나 정작 구시대적인 마인드 등 여러가지 사건으로 제대로 써먹지를 못한 케이스라 볼 수 있지


???: "이겨야 한다"


(오키나와에서 폭발한 야마토의 모습)

태평양 전쟁 막바지인 오키나와 전투에서 일본 최대크기의 전함인 야마토가 미 해군 항공대의 공격으로 격침당하면서 사실상 거함거포주의가 완전히 몰락한 사건이였어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아이오와급 전함 뉴저지)

항모의 거대화와 함재기의 크기, 성능이 좋아지면서 전함은 항모를 적 함재기들로 부터 지킬 대공지원, 상륙작전 등에서 엄호사격을 하는 등 2선에서 머물다 대함 미사일, 핵무기까지 등장하면서 대다수의 전함들은 스크랩, 핵실험 표적으로 처리 되는 등 완전히 멸종하게 되었지만


그나마 미국은 종전 후 아이오와급 전함들을 한국전쟁, 현대무기로 개장시킨 뒤엔 재취역시켜 걸프전 등에서 유용하게 써먹고 박물관으로 전시하는 등 지금도 미국으로 가면 아이오와급, 사우스다코타급, 노스캐롤라이나급 전함을 볼 수 있지


전함은 과연 다시 나올수 있을까? 


Ex) 하와이에 있는 미주리 보고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