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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아마기, 막료회의가 언제였지?"

"다음주쯤일거에요."

"아직 세이렌의 동태는 감지된거 없지?"

"네. 아직은 바다가 조용해요."

"하...왠일이래. 이새끼들이 조용하고..."

"벚꽃철이니 꽃구경이라도 간게 아닐까요?"

"그랬으면 좋겠다..."

실없는 농담을 하며, 마지막 업무 정리를 하고, 진수부를 나섰다.


"그나저나, 관백 건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뭔 소리야 진짜. 난 그냥 군바리인데.."

"그냥 군바리시라기엔...두달간 너무 큰 업적을 세우셨는걸요. 그리고 지휘관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저희는.."

"에이, 아마기. 난 권력은 관심 없어."

"후후, 전 그런 지휘관님의 수수한 면도 좋답니다?"

"그치? 그럼 역시 추천건은 없던걸로..."

"그치만, 이런 비상상황에는 굳건한 권력자가 있는게 좋다구요?"

"아니, 도대체 무사시나 시나노는 뭐하고 왜 날?"

"무녀님들은 나가토님을 보좌하실 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고, 그리고 나가토님 자체도...중앵을 위해서라면 관백이 필요하다고 하신게 그분이셔요."

씨발 자기들 일 짬처리 할 사람이 필요한거겠지.
"곧 막료회의가 열릴거고, 아마 거부자 없이 통과될거에요."

....

"제발 반대해주면 안되겠어 아마기? 난 전적으로 외부인이잖아..."

"어머? 나가토님의 명령에 토다시는거에요?"

"아잇..."

"후후. 도망갈 곳 따윈 없다구요?"

하아, 젠장...언제나 군대에선 적당히가 중요하다더니. 이런거 때문에 그러는거였구나...

막막한 내 미래...

"아마기 언니~지휘관님~"

"왔나."

도크에 도착하자 오늘 훈련을 마치고 들어온 아카기와 카가가 보였다.

"훈련은 어땠어?"

"성과가 있어요! 저번에 짜주셨던 C2작전을 써보니까 효율이 4배정도 상승했어요."

"음. 좋은 작전이다 지휘관."

"그거 뭐, 아마기가 짜준거 내가 약간 수정한거 뿐인데."

"후후, 그래도 빈 곳을 찾아서 해결해주신게 지휘관님이시잖아요?"

"그건 그렇지."

"그러니까, 유능한 우리 남편님이 관백을 하셔야겠죠?"

"관백 건, 아직 통과 안 된겁니까?"

"아니. 다음주 막료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했어. 아마 만장일치가 아닐까?"

"음, 지휘관의 능력정도면 관백 정도의 지위는 있어야죠."

시발 카가 너마저...

"왜 나만 반대하는 건데?"

"그야 뭐, 능력이 있으면 지위는 따라오는거니까요?"

아니...

대학원에 납치되는 느낌이 이런걸까....

한숨을 쉬며 진수부의 집으로 돌아왔다.

"쉬고 계세요? 오늘은 아카기표 특제 돈코츠 라멘을 준비할테니까요?"

"기대할게?"

"후후, 기대하셔요?"

***

"흐아아아암..."
"일어나셨어요?"

"으응...아마기, 아카기랑 카가는 어디갔어?"

"아, 먼저 훈련한다고 나갔어요. 새 전술을 시험하고 싶다나?"

"아...우리도 그럼 출근할까?"

"네."

중앵의 벚꽃이 핀 길을 따라 진수부를 거닐며 걸어갔다.

"아 맞다, 아마기 오늘 도시락 반찬은 뭐야?"

"부타노가쿠니에요. 얼마전에 돼지고기가 되게 좋은게 많이 들어왔더라구요?"

"아하."

"아직 3일은 더 먹을 수 있어서 볶아먹고 구워먹고..."

...아. 갑자기 제육 땡기네. 고춧가루 있나 보고 한번 만들어줘야겠다.
"그러면 오늘 저녁은 내가 해줄게."

"좋아요! 다들 일찍 들어오라고 연락해둬야겠네요~"

퇴근하기 전에 마늘같은거 미리 사서 들어가야겠다.

핸드폰에 미리 제육볶음 레시피를 저장해두고, 일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아 맞다. 오늘은 긴급어전회의가 있을 예정이에요?"

씨발.

잘 넘어가나 했더니 결국 내 도주극은 이렇게 허무하게 월요일 출근이란 것으로 끝나버렸구나.

주말 내내 신사 근처에 코빼기도 안 비쳤고 축객령까지 써붙여놨는데도 이런 일이...

"그러니까..도.망.가.지.마.세.요.?"

아마기의 눈빛을 보니 정말 더 도망갔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아내의 말은 잘 들어야지. 암.

"....아무튼 비상 막료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오늘 회의 안건은, 지휘관을 우리 중앵의...관백으로 추대하자는 안건이다. 혹시 반대 의견 있으면 말해라."

"나 반대한다."

"지휘관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는다."

이런 씨발.

하쿠류에게 '나좀 살려다오!' 란 눈빛을 보냈는데.

"나 의견 있다."

"하쿠류씨? 이상한 의견내면 이따 아시죠?"

"히이익..."

아마기의 기세에 눌려버렸다.

...
"짐은 반대하지 않겠다. 지휘관이 온 이후에 끝도 없이 높아지는 중앵의 명예도 그렇고, 내 업무도 그렇고. 외부인이라지만 특별 대우 해줘도 좋다고 생각한다."

"1항전 아마기도 찬성합니다."

"애초에 1항전 자매들이 밀었지 않느냐.. 안그런가? 아카기?"

"당연하죠. 저희 부군...아니 지휘관님이 세운 전공이 어디 하나두개에요?"

무슨...시발 애초에 이 회의는 나를 관백으로 만들기로 작정한 회의였군..

"아. 그리고 관백, 거절하겠다면 중수부 관사는 압수야?"

에이씨. 갑 위에 슈퍼 갑이라더니. 제기랄...

"자. 그럼 투표 해볼 필요도 없을거 같은데요?"

"Zzz...에, 무슨 투표 말이냐?"

"지휘관을 관백으로 앉히자는 투표 말이다."
"아. 그거...후암, 난 찬성..어차피 나가토쨩도 찬성이잖아? 그대여..도망갈 생각 말고 받아들이게."

에라이 이 미친 똥여우년아. 니들 업무 나한테 다 떠넘긴다는 소리를 예술적으로도 말한다!!

***

결국 투표는 하긴 했다.

찬성 7표,반대 0표, 수면 기권 1표..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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