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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집무실 층수가 더 높아졌다.

중수부 건물 최상층.

"이야...이게 다 뭐냐..."

"후후, 나가토님이 관백님을 위해 준비해둔 장소랍니다?"

"...애초부터 짬처리 할려고."

나는 한숨을 쉬며 새로운 집무실 의자에 몸을 묻었다.

할 일이야 뭐 똑같지.

일을 처리하고, 나 혼자 처리하기 힘든 일들은 아마기가 도와주고.

"철혈쪽이랑 동맹은 어떻게 됐어?"

"곧 오기로 했어요."

"비스마르크려나?"

"비스마르크님이시겠죠."

"방문일정 확정되면 알려줘. 그리고..샤르데나쪽이나 비시아쪽은?"

"곧 올거에요."

"그럼...적색증축계획을, 시작해봐야겠지? 아마기, 무녀님들 일정은 어떻게 돼?"

"그때쯤은 큰 제사도 없고 해서 괜찮을거에요."

"그럼...우린 우리의 위엄을 드러낸다."

"1항전부터 5항전까지 전부 의장 준비시킬까요?"

"그래야지. 그래야..."

"중앵이니까요. 그리고..협상에서 우위를 가지는건.."

"언제나 힘의 논리가 다였지."

***

대사들이 올때 협상 테이블에서 밀리지 않는 법이 뭘까.

그건, 우리가 이만큼의 무력을 갖추고 있다고 시위하는 것이다.

큰소리 뻥뻥 치는거 같다고?

국제관계에서는 힘이 다다.

유니온, 즉...내 세계의 미국이 세계에 힘을 뻗칠 수 있는 것도, 어마무시한 국력이 있을 수 있으니까 할 수 있는 거다.

우리가 적색중측의 축이 되려면.

결국 상대보다 강하고, 우리가 너희보다 갑임을 알려야한다.

그게, 태어날때부터 군바리였던 내가 세계를 보는 방법이었다.

힘의 논리.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적색중축 결성의 회의가 진행되는 날이 되었다.

1항전에선 아카기,카가,아마기가.

2항전에선 소류와 히류 자매.
3항전에선 치토세와 치요세.

4항전에선 류조와 준요가.

5항전에선 쇼가쿠와 즈이가쿠.

그리고...나가토와 무사시, 시나노.

"...다들 준비 많이 했지? 우리 중앵 진수부의 무력..아니, 중앵 전체의 무력을 보여서 협상에서 우선권을 갖는다. 알겠지?"

"중앵의 힘을, 중앵의 전설을, 중앵을 드높이자!"

"중앵 만세! 관백 만세!"

누군가가 외쳐버린 관백만세에 괜히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단 생각이 확 들때쯤..

회색의 거함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뒤로 속속들이 나타나는 거함들.

"허. 전쟁이라도 하러 온 건가."
비스마르크 츠바이.
프리드리히 데어그로세.
프린츠 오이겐.
론.

그리고...못보던 얼굴, 프리드리히 카를.

"전쟁이라도 준비하는거냐?"

"언제나 대비해야지. 유니온 놈들이 먼저 치지 않는 이상에야 공격하진 않겠지만 말이야"

"Si vis pacem, para bellum, 평화를 바란다면 전쟁을 준비해라."

"...맞는 말이야."

***

아. 비스마르크는 츠바이로 개장되기 전부터 약간의 친분이 있었다.

애초에 그 친분덕에 지금 적색중측을 만들자고 아마기와 얘기가 가능했던거지만.

***

"비시아는 리브레랑 합쳐버렸고..샤르데냐는 회담 2일차부터 온다고 했고..."

"그럼 결국 메인은 철혈과 중앵의 협상이 되겠군."

"뭐, 협상같은게 필요한가? 지금 중앵의 실질적 지도자는 애초에 지휘관이잖아?"

하아.

적당히 하고 관백은 아마기한테 맏길려고 했는데.

이러다 적색중축 전체의 기둥이 되게 생겼다.

"아니 그래. 내가 중앵 관백이라 지도자는 맞는데...너네 뭐, 막 반대! 결사반대! 이런거 없어? 내가 니들 머리 위로 가는건데?"

"뭘. 이미 지휘관이랑 나랑은 알거 다 알고 볼장 다 본 사이잖아?"

"잠시만요 지휘관님. 이건 참모장으로써 못 넘겨듣겠는데요?"

아 씨발.

비스마르크의 폭탄발언.

우리가 언제 그런사이냐고 반박할 틈도 없이

아카기와 아마기가 내 앞으로 들이닥쳤다.

"어머, 이젠 중앵 관백을 넘어 철혈 총통자리도 넘보시나 봐요..? 지.휘.관.님?"

"아냐 아카기, 진짜 난 너희뿐이라니까?"

"지휘관...나와 함께했던 해전의 기억은 잊은거야..?"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비스마르크 씹련아 아ㅏ아아ㅏ..

"흐응..처음 바다에서 지휘관님을 건졌을때 나던 냄새가 이년 냄새였군요...?"

큰일났다.

큰일났다.
아카기 눈이 죽었다.

"아카, 아카기 잠깐만. 진짜 딱 일주일이었어!! 진짜야! 절대 눈 안맞았어!"

"흑, 그럼 지휘관이 이렇게 남겨주고 간 반지는 뭐야?"

아니 이년아 내가 반지를 언제 줬어?
아니 그건 그렇고 중앵 디자인 서약반지는 어디서 난 거야 또?

"야! 비스마르크 이 사기꾼아! 그 반지 중앵꺼잖아!"

"헷. 들켰다."

"에이씨 내가 디자인도 못볼줄 알았나.."

"아마기씨, 아카기씨. 진정하세요. 비스마르크는 진짜 지휘관님을 구해준 거 뿐이니까요."

"휴...데어그로세.."

"그치만 오늘부터 일주일간 중앵 관광 하는덴 어울려주셔야겠어요."

***

협상 조건은 단 하나였다.

적색중축의 총통은 나.

점점 더 지위가 올라가고 있다. 제발. 난 그러기 싫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