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에 치여 관사 침대에 누워 가만히 바깥을 보며 생각중이었다.


..


4월 23일...어제 무슨 날이었나.

뭔가 자꾸, 까먹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캘린더 앱을 열었을 때, 난 그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


아카기의 생일이었다.


"으어어? 아카, 아카기?"


"예..지휘관님?"


살짝 구슬픈 얼굴로 날 쳐다보는 아카기, 항상 내 생일은 꼭꼭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해주던 그녀에게, 어마무시한 실수를 했음을 깨닫았다.


"아카기...나 진짜 잘못했어."


"흥, 뭔데요?"


"어제 생일이었지..?"


"....네. 드디어 알아차리셨네요?"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인간의 목숨은 생각보다 질기니까.


"......제가 대역죄인입니다. 마누라 님."


"흐끅 지히간님은..바빠서, 기억 못 하신건가요? 아카기는 아무리 바빠도 사랑하는..흐끅, 지히간님..아니, 남편 생일은 꼭 챙기는데.."


진짜 내가 대역죄인이다.


카가나 아마기가 아는 순간...아니, 이미 알았겠지. 내일 비서함이 아마기와 카가인것만 봐도 난 내일 죽었다.


"흐아아아아아앙..."


난 아카기를 안았다.


"진짜 미안해 아카기, 진짜...뭐라 변명도 안할게. 진짜 내 잘못이니까 이건..아무리 바빠도 사랑하는 사람 생일을.."


"흐으으..진짜. 너무해요...서약까지 해 놓고, 전 매년 지휘관님 생일 기억하는데에..."


"아카기. 진짜 미안해.."


"미안하면 행동으로 보여줘요."


"으응..?"


"....저 닮은 딸 낳고 싶으시다면서요?"


나에게 올라타는 아카기.


"오늘만큼은...정말 봐주지 않고 짜버릴거에요..♡"


"아하하...그걸로 화가 풀리면, 얼마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