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어때, 이 정도면 대충 알아들었지?”
“……아, 예.”
장장 30분가량 ‘지휘관 동지가 북련에 넘어와야 하는 10가지 이유’를 들은 사내의 동공은 텅 비어있었다. 말 그대로 혼이 쏙 빠진 느낌, 신난 건 그녀뿐이었다.
내용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무사히 연설을 마친 그녀의 능력이 대단하게 느껴질 따름, 중간중간 과격한 몸짓에 흔들리는 가슴을 바라본 게 전부였다.
이미 장점 여섯 번째: ‘보드카 무한 복사 가능’을 설명하기 시작한 때부터 지휘관은 당일 저녁은 무엇을 먹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으니까.
오늘 저녁 담당이 누구였더라. 제발 시리우스만 아니면 좋겠는데.
아니면 그냥 여기서 먹고 갈까. 어차피 일 처리도 다 해놨다는데, 나 보르시 한 번도 안 먹어 봤잖아, 이따 배고프니까 해달라고 말해야겠다.
“그래서! 이젠 마음이 좀 변했어?”
“어……글쎄.”
장고 끝에 저녁은 보르시로 결정한 사이, 크론슈타트의 브리핑은 끝난 지 오래였다. 허리춤에 손을 얹으며 가슴을 펴는 모습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답은 내놓을 수 없었다. 애초에 집중하지 않았으니까. 그저 멍청한 표정을 그려 보이는 게 전부, 크론슈타트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역시 지휘관 동지야. 정말 괴물 같은 정신력이군.”
‘하지만 이토록 굳은 심지를 지닌 만큼, 우리 북련에 들어온다면 그 이상으로 큰 도움이 되겠지.’ 그녀가 한 마디 짧게 덧붙였지만, 그다지 영양가 있는 말은 아니었다.
“그럼 됐어. 신사적으로 나서는 것도 여기까지야.”
하며 한 걸음, 그녀가 지휘관에게 다가선다. 일전에 내려다보던 것과 같은 구도였지만, 분위기는 온전히 달랐다.
특히 지휘관에서 그것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녀가 심각한 수단을 사용할 줄 알았던 그때의 선득함이 아니었다. 무슨 헛짓거리를 하려나.
솔직히 이쯤 가니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티 나지 않게 곡선을 그린 지휘관의 입술이 이를 방증했다.
“이, 이것만은 쓰지 않으려 했는데…….”
허나 머뭇머뭇, 어째서인지 그녀의 행동에는 주저함이 가득했다. 그늘져 잘 보이진 않아도 볼가가 붉게 달아오른 것이 느껴질 정도, 다리도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그러니까…….”
이는 목소리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한껏 망설임이 가득한 몸짓과 함께, 그녀는 지휘관 앞에 조심스레 쭈그려 앉았다.
그가 강력한 이질감을 느낌과 동시에 세차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였다. 사내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정보를 짜맞췄다.
회유와 설득이 통하지 않으니 행동으로 나서겠다는 선언, 여태까지의 당당함은 싸그리 증발한 채 망설이는 그녀, 구태여 의자에 앉은 본인 바로 앞에 쭈그려 앉는 체위.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고간에 손을 뻗는 행위까지 합쳐지면…….
“자, 잠깐!”
완성된 퍼즐은 그를 진실로 인도했으나, 답을 알아냈다는 쾌감보다는 당황의 비중이 조금 더 짙었다. 황급히 소리쳤으나,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그녀의 손은 긴장과 주저함에 휩쓸려 떨릴지언정 멈추지는 않았다. 턱, 그녀의 고운 손가락이 지휘관의 바지 지퍼를 잡고, 그대로 내려버린다.
드러나는 건 속옷, 척 보기에도 묵직한 그의 물건이 천에 감싸인 채 나타난다. 꿀꺽, 크론슈타트가 긴장을 목울대로 넘기며 억지로 웃었다.
“다, 다, 다 알고 있어, 남자들은 이렇게 하면 다 너, 넘어온다며?”
눈동자에 경도 8.0의 지진이 요동치는 와중에도 말을 끝맺은 것은 참으로 대견했지만, 이는 칭찬할 것이 아니었다. 말릴 새도 없이, 크론슈타트는 팬티 밑 지휘관의 물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움찔, 전조 없이 들어오는 자극에 지휘관의 허벅지가 옅게 떨렸다. 최근 들어 행위를 하지 않아 여러모로 쌓여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크게 이를 악문다. 그녀의 손길에서 벗어나 잠시 정신을 가다듬을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다. 크론슈타트가 떨리는 목소리로 한 마디 덧붙였다.
“예, 예상보다 크지만 이 정도는 아직 상정 범위 이내야, 나 혼자서도 충분히…….”
어색하기 짝이 없는 손길이 그의 물건을 사정없이 훑는다. 팬티 위에서 행해지는 행위였지만 지금의 그로서는 참기 힘든 수준이었다.
따라서 차츰 피가 쏠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는 곧 그의 물건이 단단해짐과 동시에.
“에……?”
크게, 아주 크게, 부풀어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론슈타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의 입장에서 마주한 물건은 처음부터 거대했으니까. 이미 흥분한 상태라 믿었으니까.
허나 완전히 흥분한 상태의 그의 물건은 그녀의 상식을 아득히 초월한 무언가인지라, 당장이라도 팬티를 찢고 나오는 게 아닐까 착각할 지경이었다.
“아, 아까 그게 저, 저, 전부가 아니었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그녀는 그의 물건에 손을 뻗고 있었다. 본능에 의거한 행동이라 봐도 좋았다. 손가락은 이미 팬티를 내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툭, 마침내 드러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의 물건, 잔뜩 성난 지휘관의 그것이 크론슈타트의 코 앞에 당도한다. 그녀의 머리가 새하얘지는 순간이었다.
이상하다. 분명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 이, 눈앞의 흉악한 물건은 대체 뭘까.
무심코, 크론슈타트는 이 흉악한 물건이 자신의 몸을 휘젓는 상상을 해버렸다, 안쪽으로부터 천천히, 그녀의 약점을 마구 긁어내리며, 애정을 담아 다정하게.
“…….”
쿵, 쿵, 그녀의 심박이 빨라지고, 그에 따라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입이 벌어진다. 간단히 말하면, 흥분했다는 뜻이다.
“크론슈타트……크론슈타트……!”
지휘관이 무어라 열심히 말하고 있지만, 지금 그녀에게 닿을 리 만무했다. 이미 눈앞의 물건에만 집중하고 있는 크론슈타트는 본능에 따라 그것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
아주, 부드럽게 말이다.
본인은 인지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당장이라도 물건을 입에 담으려는 듯 물건을 가까이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본능에 의거한 행동이었다.
하아, 하아, 거칠고 간드러지는 숨결이 자꾸만 귀두에 닿는다. 자극이 배가 되어 지휘관의 성기에서 쿠퍼액이 새어 나오고, 그것을 윤활제 삼아 크론슈타트는 애무를 지속한다.
일종의 순환이자 하나의 굴레처럼, 크론슈타트는 가만히 그것을 반복했다. 이미 반쯤 정신을 놓은 그녀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오로지 지휘관의 흉악한 물건, 그뿐이었다.
본인은 인지하지 못했으나, 스타킹, 특히나 팬티는 진즉에 젖어있었다. 땀이라 하기엔 너무나 끈적한 액체, 무엇인지는 구태여 언급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아랫배가 간지러운 느낌, 난생처음 겪는 감정은 그녀의 마음을 적잖게 혼란스럽게 했지만, 여자로서의 본능은 그것을 갈구하고 있었다. 손은 멈추지 않았다.
“하아……하아…….”
거친 숨소리는 두 명 모두에게 해당하는 사항, 지휘관은 자꾸만 강해지는 자극을 참기 위해, 크론슈타트는 자꾸만 강해지는 흥분에 의해.
행위가 반복될수록, 그녀의 손놀림은 차츰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주무르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지휘관의 약점을 찾아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흡사 뱀에 비유하고 싶다. 천천히, 조심스레, 허나 또 상냥하게, 한 손으로는 기둥을 그러쥔 채 반대 손으로는 귀두를 손바닥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문지른다. 바로 옆에서 닿는 숨결은 덤.
성기에서 느껴지는 떨림의 크기가 곧 그가 느끼는 감각의 크기와 같다는 걸 깨달은 지금, 지휘관은 크론슈타트의 손길에 놀아나고 있었다. 뱀의 혓바닥이 귀두 뒤쪽을 핥은 순간, 가장 큰 떨림이 느껴졌다.
“여, 여기구나……그렇지? 지휘관 동지, 여기가 제일 기분 좋은 거지?”
크론슈타트는 지휘관의 약점을 찾았다는 막연한 기쁨에 살짝 어긋난 미소를 그려 보였다. 이젠 본래 목적도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그대로 이행한다. 최대한 다정하게, 귀두 뒤쪽을 애무한다. 가끔은 살살 손톱으로 긁기도 하며, 가장 큰 자극을 주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반복한다. 집요할 정도로, 그가 가장 기분 좋아하는 곳을 집중적으로, 가장 큰 쾌락을 선사하겠다는 일념 하에, 마치 사랑하는 연인 사이의 행위와 같이.
“마, 말해줘, 지휘관 동지, 기분 좋지? 응? 지금 나 때문에 기분 좋지?”
벌벌 떨리는 선홍빛 목소리는 안 그래도 임계점에 도달해 있던 지휘관의 감각을 마침내 뚫어버렸다. 지휘관의 성기가 크게 요동치는 순간이었다.
크론슈타트는 직감했다. 이는 사정의 진조라고, 그녀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귀두를 감싸 쥐어 문질렀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사정이 이어졌다.
“아……아아……읏…….”
뜨겁고 끈적한 액체가 자신의 손바닥을 적시는 내내, 그녀는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는 사정이 끝나고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손을 가득 메운, 무겁다고 느껴질 수준의 백탁액을 보며, 크론슈타트는 미친 듯이 흔들리는 감정을 도저히 감내할 수 없었다.
때문에 그녀가 한 줌 이성을 되찾은 것은 가히 기적과도 같았다. 가까스로 정신줄을 붙잡은 크론슈타트는 겨우겨우 준비한 대사를 읊었다.
“어, 어때 지휘관 동지, 이, 이제 북련에 넘어올 의향이…….”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우람하게 서 있는 그의 물건을 보면.
“이, 이건…….”
“후우…….”
그녀의 말이 끊기며, 그가 거친 숨결을 내뱉는다. 동시에 크론슈타트는 또다시 마른침을 삼키며 아랫배의 아찔한 감각을 느낀다.
“여, 역시 지휘관 동지야, 한 번으로는 어림도 없구나.”
애써 당당하게 말하는 목소리와 달리, 현재 그녀는 떨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손도, 발도, 눈동자도, 하다못해 느껴지는 기운마저도.
반대로, 지휘관은 약간 굳어 있었다. 화났다는 건 아니었고, 무언가, 무언가 자신의 내제된 무언가를 강제로 억누르고 있는 느낌, 호흡만큼은 여전히 거칠었다.
“그럼……특별히 준비된 두 번째 단계로 가야겠어.”
새빨간 거짓말, 이미 계획이고 뭐고, 날아간 지 오래,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냥 순수히, 크론슈타트는 지금 이 상황을 보다 오래 지속하고 싶었다. 그게 전부였다.
백탁액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장갑을 벗어 던지고, 그녀가 지휘관의 물건에 조금 더 다가간다. 한 번 더 크게 숨을 삼킨 후, 손을 등 뒤, 브래지어의 후크로 옮긴다.
평소라면 조금의 실수도 없이 이행했어야 하는 행동이지만, 긴장과 흥분으로 점철된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겨우겨우 후크를 풀어낸 뒤, 그녀는 브래지어를 벗어 조심스레 옆으로 던졌다.
출렁, 하고, 지지할 물건이 없어진 그녀의 가슴이 크게 흔들린다. 워낙 큰 가슴을 가지고 있던 그녀였던 만큼, 그 파괴력은 남성의 본능을 이끌어 지휘관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고는 머뭇거리면서도 망설임 없이, 모순되게 움직이는 그녀가 상의를 천천히 젖혀 드러낸다. 평소에도 보이는 매력적인 점 하나, 그 옆으로 조금씩 이동하면.
“흐읏…….”
분홍색 첨단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내고, 그녀는 옅은 신음을 흘린다. 다른 여인들과 다르게 함몰되어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매력이었다.
그 풍만한 가슴이 흔들리는 광경은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무게와 질감을 사내에게 이해시켰다. 또 그런 흉악한 물건으로 자신에게 무엇을 할지까지도 역시.
“지금 설마……읍!”
그가 다시금 입을 열지만, 크론슈타트는 가슴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아 버렸다. 갑작스레 이어진 행동에 지휘관은 무심코 숨을 크게 들이쉬었고, 그녀의 향기를 모조리 집어삼켜 버렸다.
여체 특유의 부드러운 향기, 단순히 크다는 표현으로는 한참 부족한 가슴에 짓눌려 그것을 만끽한다. 지휘관의 물건이 한 층 단단해졌다.
“……부끄러우니까 말하지 마……지, 지금부터는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이어서는 천천히, 얼굴부터 아래로 훑어 내려간다. 목, 가슴, 계속해서 아래로, 마치 거대한 혓바닥이 그의 몸을 핥는 듯했다.
그 부드럽기 짝이 없어 쾌락만을 가져다주는 흉악한 물건이 복부에 도달했을 때쯤, 크론슈타트는 가장 부끄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다음은……가, 가슴으로 해줄게…….”
단순히 생각해둔 거랑 달리 살 좀 붙이니까 이리저리 바뀐 부분도 있고 결정적으로 분량이 계속 늘어나서 이번화에 야스는 몬했음... 무조건 하긴 할 건데 잘못하면 다음화에서도 밀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