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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지휘관님. 저, 느꼈어요. 지휘관님과 함께 있으면 적을 죽일 때보다 더 충실한...."


론은 행복에 비틀거리며 복도를 걸었다.

지휘관의 냄새를 맡은 것이다.


지휘관이 모퉁이에 있었고.

론은 그 냄새를 맡자마자 해롱해롱해지는 정신을 가누지 못하고 그곳으로 이끌려 갔다.


"츄릅-"


그런데 모퉁이 너머에서 키스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


무슨 소린가 보니...

지휘관이 다른 여자와 키스하고 있었다.


"이....."


론은 눈을 부릅뜨면서 모퉁이의 벽 모서리를 꽉 움켜쥐었다.


뿌드드득-


손가락이 벽을 박살내며 파묻힌다.

이가 갈리자 손톱으로 철을 긁는 듯한 기이한 소리가 났다.

론의 증오가 사방팔방으로 뻗어 가며 지휘관과 함순이를 덮쳤다.


"읏?!"


키스하고 있던 두 사람이 그 증오의 파장을 느끼고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부서진 벽을 발견한 지휘관이 식겁하면서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고.

암살 당할 처지에 놓인 함순이와 함께 공포에 떨었다.


그러나 론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어째서.... 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


론은 복도를 걸으며 중얼거렸다.


"나만을.. 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나만을...."


론의 걸음걸이는 어쩐지 힘이 없었다.


지휘관과 서약한 지 어연 몇 년.

지휘관은 다른 여자들과 몸을 섞었고...

론은 아직도 그것이 용납되지 않았다.


사실, 알고 있었다.

모항에 보지는 수백이 넘는다.

자지는 하나.


그러나 그 자지를 두고 쟁탈전을 벌일 수는 없다.

서로 죽이고 싸우는 전쟁이라면 자신 있지만....

지휘관이 그것을 원치 않는다.


'저는 행보칼수가 엄서요....'


론의 생각이 거기에까지 미쳤다.

독점하고 싶다.

사로잡고 싶다.

포박하고 싶다.


오직 나만의.

나만을 위한.

나만에 의한....


그런 남편이 되어 주길 바랐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넘치는 이 질투심을 대체 어떻게 해야.....'


본래 론은 전투에 모든 감정을 맡겼다.

적을 찢어발기는 것에 쾌락을 느꼈고.

적을 무참히 죽이며 존재함을 느꼈으며

적의 공포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느꼈다.


물론, 결혼을 통해 조금 바뀌긴 했다.

지휘관과 주변의 보지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살해욕구가 아닌 질투.

문제는 그 질투를 해소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지, 잠깐.....'


론은 우뚝, 멈춰 섰다.

마치 광인이 목표물을 포착하듯이 눈을 희번득 떴다.


"그래."


그녀의 눈에 광기가 번뜩였다.

지금 상태라면... 지휘관조차...


"질투야말로 저의 감정, 저의 힘, 저의..... 원동력....!"


론은 희번뜩 눈을 뜨며 새로운 목표에 눈을 떴다.


"이 질투로 지휘관을 덮어버린다면."


론은 실제 광인처럼 히히 웃으면서 키득거리는 소리를 흘렸다.







"아, 론......"


며칠 뒤, 지휘관은 론을 계속 찾아다녔다.


"어머나, 지휘관."


론이 싱긋 웃으며 그를 보았다.


"저기, 말이지...."


다른 함순이와 교제하는 모습을 론에게 보였다.

그녀가 주변에 있는 걸 알았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거다.

이는 최소한의 예의였다.

론의 질투는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섰으니까.


론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질투를 유발하는 행위는 최대한 자제했다.

특히나 론이 보는 앞에서는.


그러나 복도에서의 키스로 그것이 깨어진 직후.

지휘관은 론을 달래주기 위해 계속 찾아다녔다.


"같이 저녁 먹으러 갈까?"


물론, 지휘관도 바보는 아니었다.

대놓고 질투심을 풀어주려고 왔다고 밝히는 건 도발하는 거나 다름없는 일.

하루를 투자해 그녀의 기분을 풀어줄 생각이었다.


"좋아요."

"응?"


론이 너무 순조롭게, 그리고 부드럽게 대답해서 오히려 지휘관이 놀랐다.


"후훗, 왜 그러세요, 지휘관?"


시원시원한 미소.

그러나 어쩐지 무기를 숨긴 포식자 같은 표정이었다.


'설마.. 잘 못 느낀 거겠지.....?'


지휘관은 불안한 마음을 애써 숨겼다.


"아, 아니.... 음, 가자. 뭐 먹고 싶어?"
"저는....."


론이 묘하게 색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바짝 붙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그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속삭인다.


"당신을 통째로 잡아먹고 싶어요."

"하.. 하하....."


평소였으면 섹스 얘기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러나 오늘은 두려웠다.


"저에게 먹혀주시겠어요? 지휘관?"

"저기... 그... 음... 섹스 얘기 맞지....? 꼴리네. 론의 쫀득보지를 맛볼 수 있다면 나도...."

"흐응....."


음탕한 이야기를 꺼냈으나, 론은 흥미가 없는 듯했다.

그녀가 눈을 감으며 그의 목덜미 냄새를 맡았다.


"이 냄새. 공포를 느끼고 계시는군요."

"저기... 론.....?"


지휘관은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제가 전장에서 적을 찢어죽일 때, 저를 가장 흥분케하는 감정이 바로 공포였지요."

"저, 저기, 론.....?"


론이 지휘관의 주변을 맴돌았다.

마치 먹잇감을 휘감는 뱀처럼.

끈적하고도 서늘한 살기를 풍기며 그의 곁을 맴돌고, 손가락으로 몸을 훑는 등 성추행하면서 그에게 속삭인다.


"공포. 절망. 좌절.... 이런 것들은 제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줘요."

"에, 에이.... 우리는 적이 아니잖아... 응....?"

"맞아요."


론이 지휘관의 등 뒤에서 그를 와락 껴안았다.


"지휘관은 저의 적이 아니죠."

"그치....?"


찔리는 것이 있는 지휘관은 최대한 그녀에게 맞춰주고 있었다.

이런 촌극으로 그녀가 만족한다면, 그걸로 되었다.


"당신은...... 나의 먹이니까요."

"네?"

"제가 당신을 완전히 삼켜 버린다면."

"저기요?"

"누구도 널 가져갈 수 없을 거야!!!"


엄청난 급발진.

순간, 지휘관은 진짜로 자신을 잡아먹을 생각인 건지 두려워졌다.


"뭐, 물론 어디까지나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론이 다시 잔잔한 템포로 돌아왔다.


"......."

"어머, 긴장하지 마세요. 지휘관. 저랑은 이미 수십, 수백 차례 몸과 마음을 교환했잖아요?"

"어쩐지... 오늘의 론은 처음 서약했을 때 같네."

"후훗, 그렇다면 저의 처녀를 다시 맛보실 수 있으시겠네요."


론이 싱긋 웃는다.


"자, 저의 방으로. 오늘은 제가 지휘관을 초대할게요. 조금 갑작스럽지만. 초대에 응해주실거라 믿어요."

"물론이지."


지휘관은 방금 론의 모습이 쌓인 울분을 푸는 스트레스 해소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 장난이라면 얼마든지 응해줄 수 있다.

연인이 강간 플레이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휘관도 진심으로 겁에 질렸다기보단, 그녀의 장단에 맞춰준 것이다.


"방으로 가요, 나의 사랑."


론이 손을 건넸다.


"응."


지휘관은 그녀와 함께 방으로 향했다.


"자, 아~"

"아, 아~"


방에 도착했더니 바로 식사가 시작됐다.

론은 지휘관을 의자에 앉혀놓고, 자신은 그의 허벅지에 앉아 그에게 음식을 먹였다.


연인들이 흔히 하는 그런 자세였다.


"어떤가요? 지휘관?"

"맛있어. 정말 맛있어."

"후훗. 오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음식이에요. 자, 한 입 더 드세요. 아~"


그녀가 다시 한 번 먹음직스러운 양념 소시지를 입에 넣어주었다.

달콤하고 짭짤한 맛.


방금 있던 협박?에 비하면 지금 이 야하고 달달한 분위기는 아주 좋은 징조였다.


지휘관은 론이 직접 먹여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그녀의 정성을 느끼고.

론은 자신의 정성을 먹으며 행복해 하는 지휘관을 보며 기쁨을 느낀다.

훌륭하고 또 정석적인 연인이었다.


"어때요?"

"맛있어, 진짜 맛있어."

"맛이 이상하진 않으시고요?"
"응응, 또 줘. 아~"

"아~"


론이 모이를 먹이듯 계속 요리를 먹였다.

그럴수록 론의 미소는 짙어졌다.


"간이 조금 세지는 않았나요?"

"조금 세긴 한데, 괜찮아. 맛있어."

"후후후.... 지휘관도 방심할 때가 있군요."

"응.....?"


론의 얼굴에 음영이 졌다.

그녀가 사악한 마녀처럼 미소를 지었다.


"약효과가 들 때가 됐을 텐데."

"어.....?"


지휘관이 당황했다.

그러자 론이 웃는다.


"어머, 지휘관. 설마 제가 먹으면 안 되는 약을 탔겠어요."

".....그건 그렇지."

"그냥~ 조금, 몸이 뜨거워지는, 그런 약이에요."

"미약?"

"미약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자, 보세요. 아앙~"


이번에는 론이 직접 자신의 요리를 먹었다.


"저도 먹었어요. 안심하시겠지요?"

"난 무슨 수면제 먹이고 강간하려는 줄 알았지."

"후훗... 지휘관. 저는 당신이 저를 느낄 수 없게 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오....."

"이렇게.... 두 눈을 마주보고."


론이 그의 넥타이를 풀면서 셔츠 단추를 하나씩 푼다.


"서로의 숨결을 느끼고."


그녀가 키스를 할 것처럼 얼굴을 가까이 했다.

입술이 붙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가....

뜨거운 숨결만을 남기면서 닿을 듯 말듯 애를 태웠다.


"하아... 하앗....."


지휘관은 점점 몸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더웠다. 단순히 몸만이 아니라 마음과 자지가.


"서로의 감정을 느끼고."


론이 반쯤 벗겨진 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그의 심장 박동을 느낀다.


"쿵, 쿵, 쿵..."


그녀가 빨리 뛰는 심장 박동을 목소리로 내며 흉내 냈다.

그리고 손을 좌우로 벌려 셔츠를 펼쳤다.

그러자 지휘관의 다부진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로의 욕망을 느끼는. 이런 걸 좋아해요."


론은 그의 바지가 팽팽하게 부풀어 있는 것을 보았다.

마찬가지로, 그녀의 젖꼭지도 팽팽하게 부풀어 있었고.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아 확실하게 도드라졌다.


"저 혼자만으로는, 사랑을 쌓을 수 없으니까."

"그건... 확실히 그렇지."


지휘관은 슬슬 정신이 멀어지고 있었다.

조금만 방심하면 욕망에 져서 론을 강간해버릴 것 같았다.

어쩌면... 그게 론의 노림수일지도.


"며칠 전의 일로, 저는 또 한 가지를 깨달았어요."

"응.....?"

"쌓인 질투심은 직접 해소할 수 없잖아요?"

"......."

"지금까지는 당신께 아양 부리는 것으로 해결했지만......"


론이 그의 몸에 끈쩍하게 달라붙었다.

마치 뱀처럼.


"이제 그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겠어요."

"음......"


지휘관은 무언가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머리가 너무 뜨거워져서 무슨 말을 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괜찮아요. 지휘관. 저는 질투를 초월할 방법을 찾았기에."

".....어떻게?"


간신히 그것을 물었다.


"제가 질투하는 것이 아닌....."


론이 그의 뺨과 목을 쓰다듬으며, 그의 쇄골에 머리를 누이고 찰싹 달라붙었다.


"저를 질투하게 하는 거지요. 어머나, 지휘관의 자지.. 이렇게나 단단하게....."


론이 한손으로 그의 자지를 어루만졌다. 물론 바지 위로였지만.

그럼에도 그의 자지는 지금까지 역사에 손 꼽을 정도로 단단하게 부풀어 있었다.


"오......"


론의 크나큰 발전이었다.

그러니까... 이 상황.

극도로 애태워서 최상의 쾌락을 줘 각인시키겠다는 게 그녀의 목적인 듯했다.


"그거 아시나요, 지휘관?"

".....뭐를...?"


지휘관은 갈증을 참으며 물었다.

보지를 범하고 싶었다.

당장 론을 무책임하게 범해서 임신시키고 싶어졌다.


"상대의 양쪽 귀를 막고서 딥키스를 하면... 엄청 흥분한다고 해요."


론이 그의 쇄골에 키스하며 가슴과 목을 쓰다듬었다.


"읏.... 하악....."


약기운으로 오감이 민감해진 지휘관은 그 손길 하나하나가 펠라처럼 느껴졌다.


"귀를 막으면...."


론이 끈적하게 달라붙으면서 양손으로 그의 귀를 막았다.

그러자 소리가 차단됐다.


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신 보인다.

그녀의 입모양이.


[혀를 섞는 소리나.]


론이 혀로 자신의 입술을 음탕하게 핥았다.


[심장 박동 소리.]


귀가 막히자, 지휘관은 쿵쾅거리는 자신의 박동을 들을 수 있었다.

쿵쿵쿵쿵, 하며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혀와 혀가 맞닿고, 침과 침이 섞이면서 나는 야하고 음란한 소리가....]


론이 속삭이면서 점점 다가온다.


[뇌에 직접 들리는 것처럼 리얼해서 엄청 야한 기분이 든다고 해요.]


이윽고, 론의 입술이 지휘관의 눈앞에 당도했다.

지휘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자 그 소리가 그의 몸 속 전체에 울려 퍼지며 거대하면서도 사방이 막힌 듯한 밀폐감을 선사했다.


꿀꺼어억.....


그 밀폐감에서 오는 감정은 굉장했다.

사로잡혔다.

포박당했다.

독점당했다.


지휘관은 느꼈다.

론이 의도한 것이 대체 무엇인지.


-자, 지휘관님. 저를 받아들여주세요.


론이 입술을 맞췄다.


단순히 입술과 입술이 닿았을 뿐인데.

그 소리는 자지를 보지 입구에 비비는 것처럼 질척거렸다.


-츄릅 츄르르르릅. 츄로오옵


단순히 혀와 혀가 얽히는, 매일매일 하는 행위였을 뿐인데.

그 소리는 확성기를 틀어놓고 귀에 때려박는 것처럼 웅장했다.


-하악...! 하앗...! 츄읍... 하앗....!


계속해서 이어지는 소리의 쾌락.

그 중간중간 더해지는 숨소리마저 지휘관의 자지가 뜨거운 보지에 휘감긴 듯한 느낌을 주었다.


-파핫.....!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진다.

이어서 론이 귀에서 손을 뗀다.


삐이이이이-


손바닥으로 막혔던 고막에 바람이 통하자, 귀가 먼 것처럼 소음이 들렸다.

어쩌면, 그 찰나의 순간 귀가 멀었을지도 모른다.


"아..... 읏.......!!"


차단됐던 모든 소리가 돌아오는 순간.


지휘관은 마치 아주 길고 거센 사정을 한 것처럼 몽롱한 쾌락에 빠졌다.

그리고 서서히. 아주 서서히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는데.....


그런 그의 눈에 보인 것은 뱀 같은 혀를 낼름거리며 웃는 론이었다.

그 눈.


적을 완전히 굴복시켰을 때 오는 만족감에 가득찬, 포식자의 눈.


사로잡혔다.

포박당했다.

독점당했다.


지휘관은 느꼈다.


귀를 막힌 그 순간.

빠져나갈 수 없는 늪에 빠졌다는 것을.


"자, 지휘관..... 어떠셨나요?"


지휘관은 통째로 잡아먹혔다.


마음.

감정.

소리.

그리고 감각까지.


그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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