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타운, 몸은 좀 어때?"

"아.."

그가 들어왔다. 햇살과도 같은 미소를 지으며. 가상공간에서 지키려 했던 그 미소를 지으며 내 방에 들어왔다.
나는 그곳의 요크타운이자 이곳의 요크타운.

"괜찮아요, 지휘관님."

"괜찮다니 다행이네. 사과라도 깎아줄까?"

"좋아요."

그는 내 곁에 앉아 익숙한 손길로 사과를 깎는다. 
저 손으로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줬겠지?

나는....저 손에 기댈 자격이 있는걸까...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쉬어지질 않는다. 다시 나는 전장으로 돌아가고, 그곳에서 내 몸이 부서지고 다치는 느낌이 든다.

가상공간에서 있던 전투였을까 ㅡ 아니면 과거의 내가 겪은 기억일까. 

눈앞이 캄캄해지고. 곧 쓰러질것만 같았다.

"괜찮아? 요크타운. 정신좀 차려봐."

"괜찮, 괜찮아요.."

"얼굴이 창백해. 정말 괜찮은거 맞아? 정밀검사때도 문제야 없긴 했는데..."

"그냥, 가벼운 PTSD에요."

"그건 가벼운게 아닌데."

그는 두툼한 손을 뻗어 날 안았다.

"모항에서 여자 후리고 다니는 새끼 말이라 믿음직스럽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크타운. 날 의지해줘."

그 묵직한 음성이 얼마나 나를 떨리게 했던지.

"네에..."

"그나저나 엔터프라이즈 얘는 왜 안와? 언니 깨어났다고 한지가 언젠..."

"제가, 오지 말라고 했어요."

"?"

"지휘관님을 독차지하고 싶었거든요."

나는 그를 자연스럽게 침대에 눕혔다.

사과가 갈색으로 변해가고 있었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난 오늘 그의 사랑이 필요했고.

그는 날 사랑한다고 확신했으니까.

"사랑해요 지휘관님. 평생"

"나도."

"그래놓고 또 다른애들한테 가서 사랑한다고 하실거죠? 저 질투 많아요?"
"아하하..."

"그치만 이해는 해드릴게요. 모항에 남자는 하나니까..대신 오늘은..."

"그래. 오늘은 요크타운 꺼 할게."

***


잠 안오는 김에 생각나는대로 써서 올려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