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흠...어렵게 그 아카시 좆냥이년한테 심판정 자금까지 대가며 힘들게 구했는데...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 해봐야겠어요.“
클레망소는 우선 거울 속 자신의 모습부터 쳐다보았다.
거울 속 클레망소 머리 위에는 3 숫자가 떠 있었다.
“후우...뭐 나쁘지 않은 시작이에요. 전 모항에 온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그래도 지휘관이랑 그런 진도까지 나아갔다는데 의의를 두어야겠죠“
클레망소는 스스로를 위로하듯 혼잣말을 흘렸다.
“어머? 클레망소, 새로운 선글라스인가요?“
뒤돌아본 클레망소의 시야에는 맏언니의 모습이 보였다. 고운 이목구비, 스타일 좋은 몸매, 우아한 금발...그리고 그 위에는....
‘7? 이년봐라...‘
“클레망소?“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잠깐 다른 생각을 좀...“
‘언니...아이리스의 성녀니 온갖 고귀한 척은 다 하면서 지휘관이랑 할건 다 했다 이거지...? 그래도 언니가 지휘관이랑 함께있던 시간 생각해보면 꼴에 성녀 체면 차리느라 적극적으로 하진 못 했나보네. 이대로면 내가....금새 앞질러서....“
“뭐냐 클레망소, 그 소름끼치는 미소는“
리슐리외의 뒤를 이어 장 바르가 클레망소의 서재로 걸어들어왔다.
“후후, 이런 장소에서 우리 세자매가 모이게 될 줄은 몰랐는걸요“
“그러게, 뜻밖이다. 난 리슐리외가 불러서 와봤을 뿐이다“
언니와 닮은듯 하면서도 특유의 거친 면모를 지닌듯한 장바르의 아름다운 얼굴 위로 휘날리는 적갈색 포니테일. 그 위로는 38 이라는 숫자가 떠 있었다.
‘윽...우리 자매 전부 외모는 닮았을 터....역시 장바르처럼 직설적인 성격이 잘 먹히는걸까요...?‘
“클레망소...아까부터 저랑 장 바르를 번갈아 쳐다보며 말이 앖는데...뭔가 고민이라도 있어요?“
“아...아니에요 그냥 요즘 좀 피곤한가봐요“
“그래요? 심판정도 일이 많은가보네요...그래도 잠시 후 모항 종교회의가 있는걸 까먹은 건 아니겠죠?“
“아, 물론 기억하고 있답니다 후후,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그럼 저랑 장 바르는 가 볼게요. 조금있다가 다시 봐요“
리슐리외랑 장 바르가 문을 나서고 클레망소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 맞다...조금있다가 종교 지도자들끼리 모인다고 했었지..하마터면 잊을 뻔했어요‘
“브렌누스? 제 심판정 마차를 준비해주실 수 있나요? 곧 모항 대성당으로 가봐야 할 것 같네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심판관님“
“잠깐 브렌누스, 27번??!! 제 아홉 배???“
“네...?“
“아, 아니에요 브렌누스. 다른이야기 였어요...다른이야기...“
“네....? 네...“
클레망소는 뒤돌아서 달아오른 머리를 식히려 애썼다.
‘안경이 고장난걸까요? 아니면...그 얌전한 브렌누스가..?‘
“하우우우...오늘도 아까 지휘할때 지휘관 너무 멋졌죠...우으....생각만 해도 또 오버히트가....“
고민에 빠진 클레망소의 귓가에 반쯤 울먹이는 알자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레망소는 뒤돌아보며 반사적으로 알자스 머리 위에 적힌 숫자를 읽었다.
‘아 그래! 적어도 우리 순진한 알자스라면....57번??!!!!!!‘
“에헤헤...우리 동생군이 좀 잘생기긴 했지...웅웅 알자스, 나도 그 기분 알 것 같아...핫! 그치만 누나로써 이런 마음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 비틀대는 알자스를 부축하며 방으로 같이 들어오는 쉬프랑의 머리 위에는 68 이라는 숫자가 떠 있었다.
“이...이...당신들! 이 부끄러운줄도 모르는 파렴치한 암고양이년들!!!!“
클레망소는 자기도 모르게 내뱉고 말았다.
“얌전한 년들이 부뚜막에 올라간다더니 뭐 누나????오버히트??? 얌전한 척은 다 하면서 당신들 파렴치해요!!!제일 순진한 척 하면서 새치기 하고 어??? 이런 도둑고양이 같은 지지배들이 아이리스의 수호기사라니??!!“
“시...심판관님...?“
알자스랑 쉬프랑은 눈이 휘둥그래진 채 그자리에 얼어붙았다.
“그...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몰라도 돼욧!!!! 당신들 일주일간 근신처분이얏!!!!!!!!!“
“??????“
이후 씩씩대며 종교모임에 참석한 클레망소가 임플래커블 머리 위에 떠있는 네자릿수를 보고 기절한 건 나중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