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났다고 하면 사무실분위기 가라앉고
비명인지 고함인지 그날 누구 한명 찍히면 하루종일 난리인 이 여자
요즘 마음에 드는 경리에게 같이 영화보러 가자고 말해보려고
영화표 두개 준비하고 책상에 올려뒀었는데
그걸 이 여자가 봐버린거다
"이 영화표는 또 뭐래?"
아..좆됐다..
하루종일 털리는게 무서웠던 나는
"방금 우연히 표가 두개 들어왔는데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어서요 혹시 주말에 시간 되세요? 하하하"
농담처럼 넘기려했는데 생각보다 놀란건지 잠깐 흠칫거리던 그녀는
"표 집어넣고 업무에나 집중하세요"
생각보다 간단히 물러났다
농담으로 능글맞게 넘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찰나 개인톡이 와있다
'주말에 시간 괜찮아'
이제와서 농담이라고 하면 노처녀 히스테리까지 더해진 폭격을 맞아야했기에 주말에 그녀와 영화를 보기로했다
평소에 하던 얇은 화장이 아니라 힘껏 신경쓴듯한 느낌에 옷차림까지
진심이라는걸 나도 알수 밖에 없었다
"나 이렇게 남자랑 데이트하는거 진짜 오래간만이야"
설레고,기대되고,기쁘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 그녀에게 뭐라 더 말할수 없었다
그렇게 영화보고 저녁도 먹고 나쁘지않게 끝내고 바로 다음 월요일부터 그녀는 조금씩 다른사람이 되어갔다
눈에 띄게 미소가 많아졌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것이다
눈치 빠른 여자직원들은 남자 생긴거 아니냐며 놀라는 눈치
나 진짜 어떻게 해야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