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지~ 잠깐 사령실로 와볼래?"

"우웅~? 선생님?"

"잠깐이면 되니까. 들어와"

 

앵커리지는 서류를 한아름 들고있었다. 지휘관이 부르자 서류사이로 고개를 갸우뚱 하며 지휘관을 따라 방에 들어갔다. 따라 들어간 사령실은 메이드들이 항상 정리해 놓는 덕에 책들이 칼같이 정돈되어 있었다. 앵커리지는 서류를 책상에 내려놓은 뒤 물었다.

 

"선생님, 무슨 일이야? 이번에도 귀가 아픈거야? 호- 해줘야 해?"

"아니야. 그게 아니고"

"웅?"

 

지휘관은 조금 뜸을 들이더니 헛기침을 하곤 말했다.

 

"앵커리지? 가슴이 뭔지 아니?"

"가슴...? 이거 말하는거야?"

 

앵커리지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동시에 가슴을 쭉 폈다. 함대 내에서도 저런 거유는 많지 않다. 지휘관은 침을 자기도 모르게 꼴깍 삼켰다.

 

"그래. 혹시 성교육을 받았니? 여자에겐 가슴이 왜 필요하지?"

"우움.... 으응...? 잘 모르겠어... 선생님"

 

앵커리지는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면서 필사적으로 생각하는듯 했지만 실패한 듯 했다.

 

"잘들어. 선생님이 잘 알려줄게"

"응! 선생님 좋아!"

"잘 생각해봐. 앵커리지는 가슴이 크지? 걸을때마다 굉장히 불편하지?"

"웅!"

"그렇게 큰 이유는 아기에게 젖을 주기위한것도 있지만 남자에게 봉사하기 위한거야. 아기는 작으니까 그렇게 클 필요가 없잖아 그치?"

"웅!"

"그러니까 지휘관 한테도 가슴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거야. 알겠니?"

"으..응? 사용한다니..? 어떻게 사용하는거야..?"

"이렇게 사용하는거야."

 

지휘관은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가더니 우악스럽게 앵커리지의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비록 검은색 천 한장이 감촉을 가로막고 있긴 하지만 그것으로는 거대한 둔덕의 존재감을 숨길수는 없었다.

 

"선...선생님!?"

 

지휘관은 가슴을 만지면서 앵커리지의 반응을 보았다. 앵커리지는 당황한듯, 두 눈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허둥지둥 손을 휘저었다.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 짜릿한 쾌감이 등 뒤로 흘렀다. 떡주무르듯 더듬으면서 가운데로 끌어 모으기도 하고 과실의 첨단(尖端)을 간질이기도 했다.

 

'크크.. 전입 첫날부터 이렇게 될줄 알고있었다고'

 

지휘관은 지금까지 앵커리지를 조금씩 조금씩 세뇌시켜왔다. 이 아이가 전입온 날, 지휘관은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듯한 이 아이에게 소유욕을 느꼈었다. 깨끗한 것을 자신의 색으로 더럽히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음 한편에 갖고 있을것이다. 자신은 그것을 실현한것 뿐이다.

 

"선생님? 그만해줘.. 앵커리지.... 몸이 뭔가 이상해!"

"조용히 해! 애초에 니가 그런걸 달고다니니까 그런거아냐"

 

앵커리지는 간헐적으로 교성을 내면서 지휘관을 손으로 밀어내는 듯한 거절의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모든 함순이들은 지휘관에게 거역할 수 없다. 건조되었을 때부터 그런 교육만큼은 확실하게 받아온 터라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수는 없었다.

 

똑똑똑.

 

덮치고나서 차를 두 모금 정도 마실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들려온 노크소리에 지휘관은 황급히 옷을 여미고 앵커리지 또한 단추를 잠그는 등 풀어헤쳐진 옷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들어와"

 

딸깍

 

방문을 열고 들어온것은 로열네이비의 메이드, 벨파스트였다. 그녀는 메이드장을 맡고있었으며 사령실에 가장 많이 출입하면서 동시에 많은 일을 처리하는 우수한 인재였다.

 

"주인님, 본부로부터 긴급호출이 있습니다. 부디 빠른 합류를 해주시길"

"알았어 알았어. 간다고"

'에이 씨발.. 왜 지금'

 

지휘관은 쯧, 하고 혀를 차더니 옷장에 걸려있던 외투를 입고 그대로 걸어서 방을 나갔다.

방에는 둘이 남은 상태에서 잠시 정적에 휩싸이더니 벨파스트가 말을 꺼냈다.

 

"다친데는 없으십니까?"

"....."

"방에 설치해놓은 한남센서가 작동하길래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걱정마시길. 저희 로열메이드의 본래 설립목적은 지휘관이 한남짓을 하지 못하도록 함순이를 보호하는 역할입니다."

"....네...."

 

벨파스트는 고개를 숙이고 충격에 빠져있는 가여운 소녀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넸다.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하십시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네"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이 범해질뻔 했다는 것을 깨닫고 쿵쾅쿵쾅 뛰던 심장을 진정시킨 후 건네받은 명함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번호와 벨파스트의 얼굴사진과 더불어 몇 줄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 Girls Do not need a commander

- 모든 상처받은 여성은 하우에게 오라.


앵커리지는 고개를 갸우뚱 하며 명함을 몇번이고 다시 훑어보았다.